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2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25화(1126/1201)
방에 들어오자마자 태연하게 나를 맞이하던 아리엘.
나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그런 아리엘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루이스의 마나 잔류야 내 실력으로도 쉽사리 감지 하지 못했기에 아리엘이 모를 수 있었다.
아니, 에드가 호위츠의 방에서 나오는 마나 잔류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려고 노력했었다.
마나 잔류라는 것도 어느 정도의 마법력이 받쳐줘야 무의식적으로 캐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마법력이 어느 정도 받쳐준다고 해도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가령 지금 나와 같이 침대에 앉아 있는….
“후우~ 남자랑 방에 단둘이 있는 건… 처음이라 긴장되네.”
술에 취한 아리엘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그녀가 술에 취한 탓에 마나 잔류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내 크나큰 착각이었다.
아리엘은 술에 취한 목소리로 횡설수설하며….
“수호야, 너는 어때?”
종이에 또박또박 글씨를 써서 내게 보여줬다.
<너도 지금 마나 잔류 느껴지는구나?>
나는 그런 아리엘의 말에 대답하며….
“아리엘 선배랑 단둘이 있으니까… 저도 긴장되네요.”
그녀가 건네준 쪽지에 글씨를 써서 대답해 줬다.
<네, 들어오자마자 느껴졌어요. 선배도 이미 알고 계신 거군요? 두 사람은 언제부터 저런 짓을 한 거예요??>
아리엘은 순식간에 써나간 내 손에 놀란 표정을 짓다가 쪽지 내용을 확인하고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흐흐… 전혀 긴장한 얼굴이 아닌데? 너는 여자한테 인기 많아서… 이런 일 많았을 거 같은데…?”
웃는 모습은 연기가 아닌 진심으로 미소를 짓는 중이었다.
<두 사람이라… 대단하네. 나는 한쪽은 확신했어도, 남은 한쪽은 몰랐었는데….>
역시 아리엘도 루이스의 마나 잔류를 느끼지 못한 모양이었다.
아리엘이 슈트라 학교의 성적이 좋은 것과 별개로 마법력 자체는 나보다 많이 뒤처지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나는 다시 쪽지에 글씨를 적으며 대답했다.
“하하… 경험이 많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누구랑 같이 있느냐가 중요하죠. 저는 지금만큼 긴장한 적 없었어요.”
<제 착각이 아니라면 둘 다예요. 그런데… 언제부터 저런 거예요?>
아리엘은 내 쪽지보다 내 말이 나오는 입술을 멍하니 바라보는 중이었다.
중간에 정신 차리더니, 대답하며 쪽지에 글씨를 써넣었다.
“흠… 그건 내가 학생회장이라 긴장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수석 졸업생이라…?”
<첫날부터 그런 거 같아. 첫날에는 술에 많이 취해서 착각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적당히 마신 뒤에 자는 척하면서 제대로 체크했어.>
일단 한 가지 사실이 확정됐다.
루이스는 몰라도, 에드가 호위츠는 첫날부터 아리엘의 방에 감청 마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아리엘은….
“전부다죠. 학생회장이고, 수석 졸업생이고, 동시에… 아리엘 선배니까요.”
<그러면 왜 지금까지 아무 말 하지 않으셨어요? 혹시 직접 나서시는 게 부담스러우시면 제가 가서 한마디 할게요.>
남자가 자신의 방을 감청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간 것이었다.
아마 아리엘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현재 여행을 제안하고, 주도하는 것이 자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문제를 거론하면 분위기가 악화하는 것을 물론이고, 여행이 시작과 동시에 무산될 것을 우려해서 희생정신으로 참았던 것일 것이다.
‘왠지 어제부터 술을 적게 먹더라니….’
감청하는 건 참아도 혹시라도 자신이 실수로 이상한 말을 할 것을 우려해서 술도 적게 마신 듯 보였다.
나는 그런 아리엘의 참을성과 그녀의 참을성을 이용해서 몰래 엿듣는 두 새끼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두 사람도 화가 났지만, 피해자인 아리엘에게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왜 이런 걸 참아?’
내가 그렇게 얼굴에 화를 드러내며 아리엘을 바라보자, 아리엘은 그런 내 모습에….
“흐응… 언제나 생각하지만… 수호, 너는 말재주가 있는 거 같아. 다른 애들이 말하면 화날 만한 말도 네가 말하면 이상하게 기분 좋단 말이지….”
오히려 웃음을 참기 힘들다는 듯이 더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환하게 웃으며 쪽지로 대답했다.
<안돼, 하지 마. 기분은 나쁘지만, 이런 식으로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저 둘은 몰라도 하넬로네랑 밀레나의 기분까지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아리엘이 어느 정도 얌전한 것도, 두 사람의 도청 의도를 다른 식으로 해석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직접 이렇게 쓰는 건 창피하지만… 두 사람은 예전에 나한테 고백한 적이 있었어. 그때 거절했는데, 아직 미련을 못 버려서 저러는 것 같아.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루이스의 고백은 어제 직관했고, 에드가 호위츠의 고백은 침몽을 통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리엘이 직접 말해주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아리엘의 대답이 들어 있는 쪽지를 보자마자, 그녀가 이 역겨운 상황을 참고 있는 제일 큰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버지가 통곡한 이유를 좀 알 거 같네.’
자기희생.
장녀로서 가족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승계 자리를 버리고, 슈트라에 입학한 아리엘.
그런 아리엘의 숭고한 희생은 칭찬받아 마땅하고, 나 또한 존경하는 부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달랐다.
아리엘은 학생회장으로서 멤버들의 실수와 역겨운 행위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참는 중이었다.
‘참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나는 아리엘의 아버지가 가진 마음을 이해하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넬로네 선배랑 밀레나 선배는 무슨 소원을 빌었나요?”
하지만 아리엘은 그런 내 표정에 오히려 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달라붙어 왔다.
평소의 아리엘과 너무 달랐다.
‘…뭐지?’
평소의 아리엘이었다면 내 심각한 표정을 보며 눈치를 봤으면 봤지, 이런 식으로 유혹하듯 달라붙어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리엘은 나와 딱 달라붙은 듯이 밀착하며 대답과 쪽지에 글씨를 썼다.
“두 사람은 재미없는 소원만 빌었어. 그냥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지. 슈트라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두 사람에게 진짜 잘해줄 생각이야.”
<하넬로네랑 밀레나는 걱정하지 마. 두 사람은 술에 취해서 마나 잔류를 감지하지 못했어.>
두 사람이 알았다면 진작에 큰 소란이 났을 것이다.
나도 그런 소란을 바라지는 않았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나는 안도하며 아리엘의 쪽지를 간신히 건네받았고, 쪽지에 글씨를 쓰며 엿듣는 놈 중 한 명에게 어퍼컷을 한 방 먹였다.
“하하… 가끔 눈치 없이 이상한 소원을 비는 얼간이가 있긴 하지만, 하넬로네 선배랑 밀레나 선배가 그런 분들은 아니죠.”
움찔!
내 어퍼컷이 제대로 먹혔는지, 루이스의 움찔거리는 기척이 벽을 뚫고 여과 없이 내 피부로 흘러 들어왔다.
나는 루이스에게 한 방 먹였다는 생각에 속으로 웃으며 쪽지를 완성했다.
<두 분에게 비밀로 하신 건 잘하셨어요. 그런데 왜 저한테는 바로 그 사실을 말씀하신 거죠?>
아리엘은 내가 오자마자 이미 완성한 쪽지를 내게 보여줬었다.
즉, 내가 감청 사실을 몰랐더라도 아리엘이 알려줬을 것이다.
아리엘은 내 말에 대답하며 쪽지를 써서 보여줬다.
“눈치 없는 소원이라… 슬슬 내가 소원을 빌 차례라서 일부러 눈치 보라고 밑밥 던지는 거 같은데?”
<수호야, 부탁이야. 저 두 사람의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나를 도와줘.>
아리엘의 목소리에는 내 고막을 간질거릴 정도로 장난기가 가득한 것에 비해서 쪽지에 담긴 글씨에는 진지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치 인격이 이중으로 나뉜 듯한 아리엘.
아리엘은 몰래 엿듣는 자들에게는….
“혹시라도 그렇게 말해서 내가 가벼운 소원을 빌 거로 생각한 거라면… 오산이야.”
남자를 유혹하는 가벼운 여자의 인격을 거짓으로 보여줬고, 정작 같은 침대에 앉아 있는 내게는….
<두 사람의 마음을 정리하고, 떼어내고 싶어. 제발 부탁할게.>
애절한 모습을 보여주며 내게 부탁하는 중이었다.
궁금했다.
“하하… 말씀해 주세요. 선배의 소원이라면 뭐든 들어드릴게요.”
아리엘은 무슨 소원을 말하려고 하기에 이렇게 수많은 밑밥을 깔았던 것일까?
“흐…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면… 후회할지도 모르는데?”
아리엘은 내게 간절한 눈빛을 쏘아내며 감청하는 두 남자에게도 들릴 정도로 강하게 침을 삼켰다.
침을 간신히 삼킨 아리엘은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소원을 말하며….
“내 소원은….”
떨리는 손으로 인해 엉망으로 쓰인 필체를 보여줬다.
“수호야, 나랑 사귀자.”
<졸업… 아니, 이번 여행이 끝날 때까지라도 좋아. 저 둘을 속일 수 있도록… 제발 내 소원을 받아줘.>
아리엘은 내게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전부 털어놓으며 도움을 요청하는 중이었다.
아리엘이 소원을 말하자,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가 격분한 듯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그런 두 사람의 인기척을 즐기며 다시 아리엘의 상태를 바라봤다.
간절한 눈동자로 내 대답을 기다리는 아리엘.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까지 우주를 누비며 밥 먹듯 연기해 온 나는….
‘이야… 군인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전술 능력이 좋네. 이 상황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네.’
아리엘이 나를 속이기 위해 연기하는 중이라는 것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리엘은 감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내 남심을 자극하는 중이었다.
그녀가 왜 이런 연기를 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미로에서 했던 것처럼 말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거겠지.’
자신의 마음만 보여줘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 상황을 이용해서 내 마음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리엘이 이렇게 연기를 하며 심지어 이런 상황을 이용한다는 건….
‘…정말 끝났네.’
아리엘이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셈이었다.
남을 속이는 것을 싫어하는 아리엘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나와 이어지려고 하는 중이었다.
아까까지 아리엘의 아버지와 한마음으로 이어진 듯 답답함을 느끼던 나였지만….
‘내가 매듭지으려고 했는데, 직접 나서주네.’
다시 그녀의 아버지가 혐오하는 남자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여색을 즐기는 남자. 그것도 평생 애지중지하며 길러온 딸의 마음을 거둬간 남자로.
‘이런 쓰레기 같은 사위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따님에게는 최고의 남자로 남을 테니, 용서해 주세요.
나는 아리엘의 아버지에게 미래에 저지를 죄를 미리 참회하며 아리엘을 바라봤다.
아리엘은 호기롭게 소원을 말한 뒤, 달달 떨리는 손으로 종이에 글씨를 엉망진창으로 휘갈겨 쓰는 중이었다.
<이게 얼마나 무례한 말인지 나도 잘 알고 있어! 그저 두 사람을 떼어내고 싶어서! 무리한 부탁이었다면 미안해! 혹시라도….>
아리엘이 저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단순했다.
루이스의 고백 소원을 듣고 나서 그에게 치졸한 행위라며 매도했던 아리엘.
아리엘은 어제 루이스가 빌었던 고백 소원과 정확히 똑같은 소원을 내게 빌었다.
아리엘은 어제 루이스의 고백을 받으며 불쾌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기분 나빴다면 정말 미안해! 나는 그저….>
혹시라도 내가 그 불쾌함을 느꼈을까 하는, 걱정을 넘어선 두려움을 느끼는 듯 보였다.
아리엘의 반응을 보며 나는 속으로 웃었다.
‘저런 모습도 이제 더 이상 못 보겠지.’
영혼이 뽑혀 나간 것처럼 당황한 모습의 아리엘.
아마 이런 아리엘의 모습은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 될 것이다.
모든 경험에는, 처음에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나는 그런 아리엘의 모습을 추억으로 간직하며….
“선배.”
“어으…?”
쪽지에 알 수 없는 말들을 휘갈겨 쓰는 아리엘의 손을 잡고 멈춰 세웠다.
당황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아리엘에게 나는 예전에 같이 백마를 탔을 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어떤 녀석인지는… 선배도 이제 잘 알죠?”
“아….”
아리엘은 내 목소리에 달달 떨던 손과 목을 진정시키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잘… 알아.”
“그러면 말씀 해주세요, 제가 어떤 녀석인지.”
“뛰어난 마법 재능과 실력, 그리고 노력하는 모습도….”
“그런 거 말고요.”
“읏….”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에서 강압적인 형태의 목소리로 바뀌어서 아리엘을 압박했다.
“제가 남자로서 어떤 인간인지 알고 있는 것과 느끼고 있는 것까지 다 말해주세요.”
지금 내가 내뱉는 목소리는 아까 미로에서 들려줬던 목소리였다.
아리엘은 내 변한 목소리에 움찔했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표정을 다듬었다.
그리고 평소 학생회장으로서의 다부진 표정과 차분한 목소리로 내가 어떤 남자인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성수호는… 여자를 좋아해.”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일단 접근하고 보지. 심지어 교제 중인 여자가 있어도 말이지.”
“알려진 교제 상대는 루나 슈타트펠트. 그리고 비밀리에 교제 중인 상대는… 하넬로네와 밀레나, 두 사람이지.”
하넬로네와 밀레나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루이스의 옆방 쪽에서 움찔하는 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리엘은 그런 기척을 느끼지 못한 채 계속 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루나라는 애뿐만 아니라, 하넬로네와 밀레나와도 이미 잠자리를 가졌겠지.’
“아마 세 여자 말고 더 있을 거야. 내가 아는 성수호는… 한번 마음에 든 여자에게 일단 접근하고 보는 성격 같으니까.”
아리엘은 내 치부를 말하고 있음에도 마치 남편 자랑을 하듯 으스대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게… 내가 알고 있는 성수호라는 남자야.”
나는 직설적으로 털어놓은 아리엘의 일장 연설에 살짝 놀랐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는 물었다.
“하하… 잘 아시네요. 그렇게 절 잘 아시면서 그런 소원을 비신 건가요? 제가 아는 선배는… 저 같은 남자를 혐오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아리엘은 루이스를 통해 내 여성 편력을 알게 되었고,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나를 증오했었다.
그리고 아리엘은….
“맞아, 수호 네 말대로 나는 너 같은 남자를 싫어해.”
태연하게 내 말에 맞장구쳤다.
나는 그런 아리엘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갑자기 나 먹이는 건가…?’
하지만 아리엘은 내 눈을 피한 채 말을 이어 나갔다.
“교제하는 여성이나 아내가 있음에도 다른 여성에게 손을 뻗는 남자… 내가 인생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이지.”
아리엘은 태연하게 대답한 뒤에 깊은 한숨과 함께 또렷한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 남자가 너라면 상관없어. 아니, 너니까 상관없어.”
전혀 공정하지 못한 형태의 용서.
“다른 남자는 안되지만, 너는 그래도 돼.”
단 한 남자에게만 무한한 면죄부를 주겠다고 나서는 아리엘.
나는 아리엘의 말을 듣는 순간….
‘아, 맞다. 기질….’
예전에 봤던 아리엘의 기질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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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명령에 절대복종], [강한 남자에게 매료], [일편단심], [피학욕구], [가부장주의]====================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그 아버지의 사상을 완벽하게 주입받은 아리엘.
아리엘에게 있어서 결혼은 사실상 영혼을 걸고 맺는 혼례나 다름없었다.
그야, 살다 보면 저런 기질들도 점차 바뀌고, 더 나아가서 없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기준으로, 아리엘에게 있어서 연애라는 건 그저 호감 있는 남자와의 교류가 아닌….
‘이야… 나 아리엘한테 진짜 인정받은 거구나.’
자신이 인정하는 남자에게 복종하는 행위였다.
아리엘이 에드가 호위츠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한 명만 결정해야 한다는 본능으로 인해 자신보다 떨어지는 에드가 호위츠에게 단 1의 호감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이상한 오류가 보일 것이다.
루이스.
루이스의 출신과 재능을 고려하면… 아리엘이 인정할 정도로 괜찮은 남자에 속했을 것이다.
하지만 루이스의 고백을 거절한 아리엘.
아리엘이 루이스의 고백을 거절한 이유는 단순했다.
‘휘유… 하마터면 뺏길 뻔했네~’
딱 하나였던 티켓이 이미 내 소유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리엘이 직접 건네준 건 아니고, 아리엘이 내 이름을 직접 작성했다는 것이지만….
나는 내게 무한한 면죄부를 읊어주던 아리엘을 보며 쪽지에 글귀를 적은 뒤에 그녀에게 보여줬다.
<이제부터 전부 진심이에요.>
“….”
아리엘이 내 쪽지를 보자마자 멍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더 이상 비밀 대화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암시하듯 손으로 남은 종이를 손으로 구겨버린 뒤 저 멀리 던져 버렸다.
그리고 말했다.
“아까 저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 하나 놓치신 거 있어요.”
“…뭔데?”
불안한 눈으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아리엘.
나는 그런 아리엘의 상체를 천천히 밀어내며 침대에 눕힌 뒤에 그녀를 내려다보며 비릿한 목소리를 흘렸다.
“제가 여자를 좋아하는 건 맞는데… 여자를 고를 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게 있어요. 뭔지 아세요?”
“외… 외모?”
아리엘은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돌렸다.
이 여자는 아직도 자기 외모에 자신이 없는 것 같았다.
‘…인터넷에 이 얼굴 올리고 이런 말 했다는 거 알려지면 폭격 맞겠네.’
얼굴만으로도 배우가 될 법한 여자가 자기 외모에 너무 자신감이 없었다.
“외모는 당연히 중요하죠. 그건 이미 고려 대상 같은 게 아니에요.”
“어…? 음…?
나는 그런 아리엘의 모습에 속으로만 한숨을 쉬며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태도예요.”
“태도…?”
“네, 제가 선배한테 원하는 건 딱 하나예요.”
나는 고개를 슬며시 아리엘에게 내리며 말했다.
“순종.”
“아….”
“저는 예쁘고, 말 잘 듣는 여자가 좋아요. 제가 이런 남자인데도… 사귀고 싶으세요?”
나는 차가운 눈으로 아리엘을 응시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내 서늘한 눈동자와 다르게 아리엘의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아리엘의 홍조가 입술처럼 새빨개지자, 지금까지 숨을 참아왔던 것처럼 숨을 내뱉었고.
“푸후후….”
숨을 고른 아리엘은 내 귓속에 간신히 들어올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가 그런 남자니까… 사귀고 싶은 거야.”
“…후회하지 마세요.”
내가 지금 내뱉은 대답의 의미를 알아차린 아리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후후… 내가 후회할 여자로 보여?”
“…아뇨. 처음부터 그렇게 보지 않았어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상체를 내렸고….
“흐으으읍!?”
아리엘에 입술을 처음으로 맛보기 시작했다.
“츄으읍… 츄르릅… 하읍….”
나는 그렇게 아리엘과의 첫 키스를 나누며….
‘소리만 들으면 섭섭하지? 걱정하지 마라. 내가 미리 방에다가 선물 좀 넣어 놨으니까… 그걸로 밤새 즐겨라.’
루이스와 에드가 호위츠의 방에서 느껴지는 격렬한 반응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