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38)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37화(1137/1201)
나는 클라우디아를 따라 학장의 저택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는 길에 궁금했던 점을 천천히 묻기 시작했다.
“그 정복 어디서 났어요?”
클라우디아가 정복을 입고 있는 건 딱히 이상하지 않았다.
그녀는 처음 봤을 때부터 루나나 카린과 동년배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덕분에 오히려 정복이 그녀에게 더 잘 어울렸다.
클라우디아는 정복 망토를 살짝 휘두르며 흥얼거렸다.
“어디서 나긴, 그 양반이 준 거지.”
“아….”
설마 학장에게 그런 취향이 있는 줄은 생각도 하지 못….
“너 이상한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냥 학교 내부 돌아다니기 편할 거 같아서 내가 하나 구해달라고 부탁한 거야.”
“…이상한 생각 안 했는데요?”
“얼굴에 구라라고 떴는데?”
“….”
역시 보통 여자가 아니다.
‘내 연기를 저렇게 쉽게 간파하다니….’
[….]나는 또 궁금한 점을 물었다.
“굳이 왜 직접 오셨어요?”
사실 그녀가 내 기숙사에 있는 건 딱히 놀랄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녀는 영혼 상태일 때부터 육체를 얻고 난 뒤에도 나랑 계속 같은 방에서 지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좀 상황이 달랐다.
“그 복장으로 남자 기숙사 왔다가 걸리면 귀찮아질 수도 있잖아요.”
현재 클라우디아는 여자 정복을 입고 기숙사를 몰래 잠입한 상황이었다.
들켜도 학장이 잘 무마하겠지만, 애초에 무마하는 상황 자체가 안 나오는 것이 베스트일 것이다.
클라우디아는 피식 웃으며 내게 말했다.
“내가 그 양반한테 제일 집중적으로 배운 마법이 뭔지 알아?”
“뭔데요?”
“이거야~”
저 멀리서 갑자기 나타난 경비원을 보자마자 바로 마법을 구사하는 클라우디아.
그녀의 마법과 함께….
“하아암… 벌써 졸리냐….”
경비병이 우리를 투명 인간 취급하듯 못 본채 태연하게 지나쳤다.
인식 저해 마법은 슈트라 학교에서도 배우는 마법 중의 하나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금세 얼굴에 놀라움을 띄울 수밖에 없었다.
“오… 마법진 형태가 신기하네요?”
내가 배우던 마법진의 형태와 살짝 결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마법진의 형태만 다른 것이 아니라, 마나 잔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능숙함까지….
클라우디아는 내 놀라는 모습에 으스대며 웃기 시작했다.
“저 양반이 제일 먼저 가르쳐준 마법이야. 가르치려고 마음먹었는데, 죽어 버리면 곤란하다면서.”
“….”
웃으면서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지만, 본인이 웃으니 딴지를 걸진 않았다.
“이 마법이 날 몇 번이나 살려줬지. 정작 전쟁 끝나고 더 이상 쓸 필요 없을 때, 죽어버렸지만.”
그렇게 클라우디아는 외출하듯 남자 기숙사를 빠져나온 뒤, 내게 좀 더 설명을 이어 나갔다.
“처음에는 그 양반이 직접 오려고 했어. 그런데 혹시 모르잖아. 내가 없는 사이에 발작할지…. 그래서 내가 직접 데리고 오겠다고 했어.”
“아하….”
“일단 상태는 네가 알던 그때랑 얼추 비슷해졌어. 다만 나도 그 양반의 속마음까지 완벽하게 아는 건 아니니까.”
클라우디아의 말에 따르면 학장의 상태가 많이 호전된 듯 보였다.
물론 그녀의 말처럼 겉으로만 호전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일단 지금까지 궁금했던 모든 점이 해소되었다.
그렇게 클라우디아와 걷다 보니 어느새 학장의 저택에 도착하게 되었다.
“후우… 다 왔다….”
“…? 힘드세요?”
기숙사에서 학장의 저택까지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 편이긴 하지만, 숨을 몰아쉴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혹시 육체가 문제가 있나 걱정하려는 순간….
“그게… 체력 쓰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어이구, 힘들다….”
“….”
클라우디아는 젊은 시절 요절하고, 몇백 년을 넘게 영혼 상태로 지냈다.
심지어 반지 때문에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한 장소에 몇백 년간 머물러 있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육체로 돌아다니는 게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 체력 좀 기르세요.”
“시끄러워 임마… 내가 이래 봬도 전쟁 때는 7일 동안 잠도 안 자고 전투를 치른 몸이야.”
“네, 네… 들어가시죠. 장군님.”
“하여간 요즘 것들은… 나 때는….”
나는 그렇게 클라우디아에게 장난을 치며 같이 학장의 저택에 들어갔다.
그렇게 저택에 들어가자마자….
“…오셨군요.”
“…안녕하세요.”
학장이 차분한 표정으로 맞이해 줬다.
아니, 차분한 표정이라기보다는….
‘예전처럼 돌아가려면 좀 걸리려나…?’
차분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강하게 느껴졌다.
다만, 이 부분에 관해서는 무작정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 모습이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테니까.’
클라우디아가 말해준 학장은 희대의 살인마 같은 수준이 아니었다.
신이 악마를 죽이기 위해 악마가 되어서 강림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악마는 얼마 전… 나 때문에 다시 한번 튀어나올 뻔했고 말이다.
일단 그 감정을 원치 않게 한 번이라도 느꼈으니, 다시 전처럼 돌아가는 데에는 좀 시간이 걸릴 듯 보였다.
‘학교 운영만 지장 없게 했으면 좋겠는데….’
학기마다 순위 발표식을 진행했던 학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사정을 알고 있는 나야 딱히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지만, 사정을 모르는 교수들과 학생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남는 사람한테 피해주고 싶지는 않은데….’
슈트라 학교의 위상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컸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이곳에 남게 될 여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
‘일단 오늘은, 어떤 상태인지 확인만 해보자.’
나는 그렇게 걱정하며 천천히 학장의 저택에 들어섰다.
..
..
학장은 나와 거실 식탁에 앉자마자 클라우디아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그 부탁이란, 자리를 비워 달라는 것.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저 이야기를 나누려는 것뿐이니까.”
“어이구… 걱정 안 하게 생겼어요? 예전 같았으면 귀찮다며 지팡이로 머리를 후려쳤을 양반이 조곤조곤 말하는데?”
“….”
이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를 듣다 보면 클라우디아가 아니라, 내가 지팡이로 머리를 후려 맞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정작 학장은 웃음을 띠며 고개를 저었다.
“허허허… 나는 이렇게 많이 변했는데… 당신은 하나도 안 변했군.”
“에휴… 이러다가는 또 말 길어지겠네. 일단… 방에 가 있을게요.”
클라우디아는, 걱정이 담긴 눈으로 나와 학장을 번갈아 보더니, 한숨을 쉬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거실에는….
“….”
“….”
학장과 나, 단둘이 남게 되었다.
학장은 고민을 몇 번이나 곱씹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숨기는 것도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으니, 그냥 이대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더 이상 차단 마법이 의미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어차피 아르모니아에게 숨긴 내용은 학장과 주고받은 거래 내용뿐이라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시죠.”
“…좋습니다. 그럼, 전에 했던 질문…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학장은 꿈틀거리는 미간을 다시 진정시킨 뒤, 내게 질문을 건넸다.
“그녀는 진짜입니까? 가짜입니까?”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질문을 한 대상자가 어떤 사람인지 떠올리니, 곧바로 질문이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진짜입니다.”
“….”
신으로 숭배받으며 살아온 인간.
하지만 그렇게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그조차 불가능한 것이 있었다.
죽은 자를 살리는 것.
학장이 이렇게 끝없이 의심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정말 믿기 힘든 이야기군요.”
자신조차… 심지어 자신을 신으로 만들어 준 저 너머의 존재조차 죽은 자를 살리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생뚱맞게 클라우디아를 데리고 왔으니, 그의 입장에서 클라우디아는 부활이 아닌 기억의 복제품처럼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학장이 말하는 진짜와 가짜의 의미는 단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부활과 클론.
나 또한 그 둘을 똑같이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학장이라고 해서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다.
학장은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다시 한번 내게 질문을 건넸다.
“그럼… 어째서 그들은 클라우디아를 거짓이라고 말하는 겁니까?”
“….”
학장은 클라우디아와 지내며 그저 마음의 안정만 취하며 시간을 떼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을 이 세계의 신으로 만들어 준 그들에게 클라우디아에 대한 진실을 끊임없이 갈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아… 아르모니아, 이거 어떻게 대답해야 해?’
나는 이 말에 대해서 어떠한 대답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와 조디악은 거래를 주고받는 관계였지만, 정작 나는 그들과 단 한 번도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다.
최근에는 실체 하는지도 의심이 들 정도였다.
조디악에 대해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인물은….
[….]아르모니아뿐이었다.
그리고 그 아르모니아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 말만 한 뒤….
‘어… 저기… 아르모니아…?’
통신을 끊어 버렸다.
‘…뭐지? 나 좆된 건가?’
지금 이 상황이,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역시 이번에도 대답하지 못하시는 건가 보군요.”
“아니, 그게….”
자칫 절체절명의 상황이 또 벌어질 수도 있는 위기의 상황임은 분명했다.
‘설마 버린 건 아니겠지.’
나는 그렇게 기다려 달라고 말한 아르모니아의 말을 믿으며, 그녀가 올 때까지 시간을 끌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건넨 질문은….
“클라우디아랑 지내는 건 즐거우셨나요?”
“….”
“….”
마치 할 말 없는 아빠가 아들에게 ‘학교생활은 어때?’라고 말한 기분이었다.
학장은 평온한 표정으로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즐거웠습니다. 그것도… 예전 그녀가 살아 있을 때보다 더 큰 즐거움을 말입니다.”
미소와 함께 대답해 줬다.
그것도 짧은 대답으로 끝내지 않았다.
“제 머리는 그녀가 가짜라고 계속 말하지만… 제 마음은 도저히 그녀를 가짜로 받아들이지 못하겠더군요.”
“….”
학장이 끊임없이 의심하고, 이런 말을 건네는 이유.
그건 그가 그만큼 이성적인 인물이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이성적인 인물의 판단력조차 엉망으로 만든 것이 바로….
‘…도대체 뭐 하는 녀석들일까?’
조디악이었다.
조디악이 악의 집단이라는 건 애초에 내가 함선에 소환됐을 때부터 아르모니아를 통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악이라는 개념을 좀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조디악의 인물은 딱 두 명.
학장과 마왕이다.
초기에는 악을 표방하며 싸워나가는 존재들.
하지만 세계를 평정하고, 안정을 되찾는 순간… 선과 악은 양면의 카드처럼 뒤바뀌게 된다.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된다.
대표적인 세계가 이곳 슈트라이고,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학장이었다.
이 세계에 사는 그 누구도 이 세계가 악으로 물들었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누구도 학장으로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선과 악을 결정하는 건 색깔이나 형태가 아닌 시점의 변화일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조디악이 겉으로만 악의 집단이라고 표명할 뿐, 진짜 악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피폐한 학장의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른 녀석들에게 악한 짓하는 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왜 학장한테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조디악이 학장 같은 인물을 선택하고, 이용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신의 재화인 에넬을 모으기 위해서.
그렇다면 자신들에게 에넬을 모아주는 학장을 위해 기본적인 복지를 해줘야 하는 것이 정상 같지만….
“그리고… 그들도 클라우디아가 가짜라고 계속 제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죠.”
“….”
오히려 그를 망가뜨리는 것이 목적이라는 듯이 계속 그의 정신을 몰아세우는 중이었다.
그렇게 학장의 불안정한 모습을 보며 걱정하고 있자….
파아앗!
“음!?”
“오….”
갑자기 식탁 옆으로 무지갯빛 기둥이 쏟아내 내려오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놀란 표정의 학장과 다르게 나는 차분한 표정으로 빛기둥을 감상했다.
누가 나타날지는 이미 예상이 되었기에 딱히 놀라….
“…응?”
…지 않을 줄 알았지만, 나는 예상보다 놀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빛기둥 속에 있던 인물은 예상대로 아르모니아였다.
하지만 그렇게 등장한 아르모니아는….
“아르… 모니아?”
내가 아는 아르모니아가 아니었다.
언제나 현대복을 입던 아르모니아였지만, 지금 그녀의 몸에는…
“갑작스럽게 준비하느라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풍스럽지만, 별처럼 새하얀 궁장 형태의 옷을 입고 있었다.
사실 복장은 신선해서 살짝 놀란 수준이었다.
내가 아르모니아를 보고 놀란 진짜 이유는….
“아르모니아… 나 보여?”
하얀색 글씨로 괴상한 언어들이 잔뜩 새겨진 검은색 안대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