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6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62화(1161/1201)
위르겐과 노라의 모습에 기절한 루나.
참고로 루나의 기절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이 있다면, 두 번으로 끝났다는 것이었다.
성수호는 눈물로 죽은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는 루나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하긴 이런 상황에서도 맨정신을 유지하는 게 이상하지.’
루나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시기는 루나가 한창 어린 시절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자라야 할 시기에 부모님과 이별을 한 것이다.
거기다 슈타트펠트 가문이 멸문한 이유를 자기 때문이라며 자책하며 살아왔다.
루나는 인생의 반을 그런 자책 속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왔다.
책망과 고독.
그 책망과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희망인 슈트라 졸업을 향해 달려가던 루나.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루나가 책망과 고독에서 벗어나게 해준 존재는 성공이 아니었다.
“수호 씨… 정말 고마워요.”
성수호.
성수호 덕분에 루나는 엉망진창으로 이탈해 나가던 인생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갑자기 말을 걸어온 루나의 목소리에 성수호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응? 두 분은?”
10년을 넘게 만나지 못했던 부모님을 마주했다.
당연히 하고 싶은 말이 산처럼 쌓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성수호는 자리를 비켜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화는 해가 저물어 갈 때까지 이어졌다.
루나는 어둠으로 뒤덮인 묘소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제 이기심 때문에 수호 씨 일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아니, 며칠 정도는 더 있어도 괜찮은데….”
성수호가 슈트라에서 많은 시간을 소요한 건 사실이었지만, 며칠 정도 더 체류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성수호는 루나를 위해서라면 더 많은 시간도 이곳에서 보낼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루나를 그런 성수호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수호 씨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아….”
다른 분들이란, 함선의 식구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비록 지금 함선 식구들은 위르겐과 노라만큼 소중한 가족은 아니었지만….
“그분들에게 저를 선택해 준 수호 씨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루나는 그런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는 것이었다.
루나의 말에 성수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중에 또 올 수 있으니까.”
“…고마워요.”
루나는 또 올 수 있다는 성수호의 말에 울먹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떨어진 곳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위르겐과 노라를 보며 물었다.
“수호 씨, 아까 그 말씀… 사실인가요?”
생뚱맞은 루나의 질문.
“응, 사실이야.”
그리고 생뚱맞은 루나의 질문에 생뚱맞게 대답하는 성수호.
루나는 이미 몇 번이나 들었던 동일한 대답을 또 듣고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엘루아… 그분이 클라우디아 님이셨다니… 그리고….”
루나는 성수호를 통해 학장과 장난스럽게 대화를 나누던 여학생이 자신의 선조였다는 사실과….
“학장님께서 저의 선조이셨다니….”
슈타트펠트 가문의 당주들도 몰랐던 비밀까지 알게 되었다.
사실 그런 비밀 자체는 알고 놀란 수준에 그친 정도였다.
루나가 성수호의 말을 듣고 경악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러면…클라우디아 님께서 살아나신 것처럼….”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능력.
루나는 그런 능력이 존재한다는 것에 경악했고, 그리고 그 능력을 통해….
“저의 부모님도… 다시… 살아나실 수 있을까요?”
위르겐과 노라를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한 줄기의 희망을 잡은 것이었다.
성수호는 루나의 말을 듣고는 쓰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가능하지. 그런데… 그건 그 능력을 가진 당사자한테 직접 부탁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어떤 분이신지…?”
“한나 씨야.”
“아….”
루나는 바로 성수호의 대답을 듣자마자 바로 강한나의 모습을 떠올렸다.
초면에 친근하게 인사를 건넸음에도 냉랭하게 받아친 여자.
심지어 그 이후로 대화도 주고받지 않았다.
루나 쪽에서는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강한나 쪽에서 대화를 원치 않는 듯이 바로 끊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루나가 딱히 강한나를 싫어하거나 한 건 아니었다.
왜냐하면….
‘…내 예전 모습이랑 비슷하네.’
한때 루나도 강한나처럼 사람과 거리를 두려고 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루나는 강한나의 모습과 예전 자기 모습이 겹치는 것을 느끼며 성수호에게 말했다.
“네, 제가 직접 가서 부탁드릴게요.”
“혹시라도 부담 갖지 마. 한나 씨가 겉으로는 까칠해도 속은 소녀소녀하니까.”
성수호가 그렇게 루나를 위로하자….
[칭찬 고마워요. 이따 복귀하면 소녀소녀한 마음 제대로 보여드릴게요.]‘….’
까칠한 강한나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루나는 강한나의 목소리와 당황해하는 성수호를 보며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속마음 말할 때는 조심해야겠어….’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야 조절할 수 있다고 하지만, 속마음을 정확히 통제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더 나아가서 통신으로 전달할 속마음과 혼자만 생각할 속마음을 정확히 구분하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루나는 성수호와 대화를 마친 뒤, 위르겐과 노라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아버지… 어머니… 꼭… 다시 올게요.”
(그래… 몸조심하고….)
(우리는 신경 쓰지 말렴. 너도 알겠지만… 영혼이 뭔 일이 생기기야 하겠니.)
위르겐과 노라는 어떻게든 웃으며 루나를 배웅하려고 했지만….
(크읏… 빠, 빨리 가거라.)
(흐으윽… 루나야, 꼭 다시 와야 한다? 알았지?)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눈물에….
“흐으으윽! 네! 꼭… 꼭 올게요! 그때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걸맞은 자식이 되어서 올게요! 흐으윽!”
루나도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런 다시 통곡을 터트리는 루나의 가족.
하지만 그중 한 명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루나야, 이제 네 삶만 살거라! 이 못난 아비에게 잘 보일 필요 없어! 내가… 내가 너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크으윽!)
위르겐은 루나의 부친이었지만, 한편으로 슈타트펠트 가문의 가주이자, 아틀러의 영주이기도 했다.
슈타트펠트 가문과 아틀러를 물려받게 될 루나가 혹시라도 탈선할 것을 우려해서 언제나 혹독하게 훈육한 것이었다.
원래라면 시간이 지나며 부녀지간의 오해를 풀었겠지만….
(루나야…. 나는 네 아비 자격이 없다. 내게 화풀이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 하거라….)
위르겐은 그런 시간을 부여받지 못한 채 죽어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니에요,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를 강하게 길러주신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까지 버틸 수 있었어요.”
루나는 위르겐의 부족한 시간에 자신의 시간을 넣어서 오해를 풀어낸 것이었다.
위르겐의 훈육은 분명 거칠었다.
하지만 그 거친 훈육 덕분에 루나는 가시밭길도 걸을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시밭길을 걸으며 루나는 깨달은 것이었다.
“아버지… 저는 단 한 번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정말 감사드려요. 저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힘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루, 루나야… 나는… 크으윽….)
그렇게 위르겐의 마음속에 맺혀 있던 루나에게 향하던 강한 죄책감은….
(여보… 우리가 다 실패했지만… 자식 농사 하나만큼은 성공한 것 같소….)
(후후… 흐윽…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루나에 의해서 풀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죄책감을 풀어낸 위르겐은 성수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간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너에게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염치없게도 하나 더 부탁하마. 부디… 루나를 잘 부탁한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데리고 올게요.”
위르겐은 본능적으로 대답한 듯한 성수호의 모습에 오히려 감동한 듯이 울먹였다.
(…정말 고맙다. 그리고… 루나를 좋아해 줘서 정말 고맙다.)
위르겐은 성수호의 여성 편력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말을 건넨 것이었다.
위르겐도 이제 알게 된 것이었다.
(루나 속을 썩이는 건 내가 뭐라고 하지 않겠다. 하지만… 속을 썩여도 좋으니, 잡고 있는 손만큼은 절대 놓지 말아 주게.)
“네, 절대 놓지 않을게요.”
성수호가 그렇게 대답하자….
“흥… 속을 썩이지 않을 거라는 말은 하지 않으시네요.”
루나가 피식 웃으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루나도 아는 것이었다.
위르겐이 딸 앞에서 저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성수호의 여성 편력을 고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한동안 울음소리로 이어지던 작별 인사는….
(자, 이제 가보거라.)
(루나야… 우리 신경 쓰지 말고 네 몸만 신경 쓰렴.)
“저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꼭 다시 올게요.”
그렇게 루나와 성수호는 위르겐과 노라와의 배웅을 받으며 함선으로 복귀했다.
..
..
루나는 함선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한 사람과 독대했다.
그 인물은 바로….
“무슨 일 때문에 부르셨어요?”
강한나였다.
강한나는 방금 전까지 루나가 죽은 부모님과 재회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감동적인 재회를 봤음에도 강한나의 표정은….
“빨리 용무 말해주세요. 가서 그 인간한테 소녀소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퉁명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루나는 그런 퉁명스러운 강한나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미소로 입을 열었다.
“함부로 이런 부탁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저희 부모님을 다시 소생시켜 주실 수 있을까요?”
루나는 얼굴로 웃고 있었지만, 속은 웃지 못하는 중이었다.
강한나의 태도가 불만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제발… 무슨 일을 시켜도 괜찮으니까… 제발….’
그저 강한나의 입에서 거절의 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꽉 차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루나는 얼굴로 웃으며 속으로는 애간장을 태우며 강한나의 입술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하지만 한편으로 루나는 확신했다.
‘분명 거절하실 거야. 그렇다면 거절하는 이유를 알고,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서….’
강한나가 거절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거절 후에 대처를 계획하는 순간이었다.
“그러죠.”
“무, 뭣 때문에 거절하… 네…?”
루나는 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놀라서 토끼 눈으로 강한나의 표정을 바라봤다.
강한나는 루나를 힐끗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뭐예요? 설마 제가 당연히 거절할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아, 아니에요! 그, 그게 아니라… 부, 부담되는 일이시라고 들어서….”
“맞아요. 쉽지는 않죠. 두 분의 육체를 만들려면… 최소 넉 달은 걸릴 거예요.”
죽은 자를 살리는 게 가능하지만, 그게 쉬울 리가 없다는 건 루나도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루나는 친분도 없는 자신을 위해 강한나가 그 고생을 할 리가 없다고 추측한 것이었다.
그런데 강한나는….
“시간 떼우기 딱이네요. 완성되면 알려줄게요.”
오히려 취미 생활이 늘어났다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흔쾌히 수락한 강한나의 모습에 루나는 불안감을 드러내며 물었다.
“호, 혹시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뭐든 할게요.”
루나가 불안한 이유는, 강한나가 순순히 승낙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강한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제가 그 남자랑 거리 두라고 하면 어떻게 하실래요?”
“읏…!”
루나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만들었다.
무리한 부탁을 해올 거라고는 진작에 예상했다.
하지만 설마 성수호와 관련된 부탁을 해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낯을 가리긴 해도… 나쁜 분은 아닌 거 같았는데….’
루나는 불쾌함이 아닌 의아함을 느꼈다.
성수호의 설명에 의하면 강한나는 낯을 가리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지금 루나의 눈앞에 있는 여자는….
‘설마 수호 씨 앞에서 숨기고 있던 본성인가?’
사리 분별을 못하는 여자처럼 보였다.
승낙과 거부의 문제가 아니었다.
강한나의 말은 루나뿐만 아니라, 함선에 있는 모든 사람의 관계가 어그러질 정도로 위험한 발언이었다.
성수호 중심으로 이루어진 단체에서 성수호를 걸고넘어진다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루나는 매몰차게 강한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아버지… 어머니….’
위르겐과 노라를 살리고 싶다는 욕구가 심장을 통해 서서히 전신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루나가 갈등하는 사이에….
“거기서 그런 고민을 하시면 안 되죠.”
“…네?”
강한나는 한숨을 쉬며 루나에게 잔소리하기 시작했다.
“부모님 문제가 걸려 있으니 고민하는 것도 이해해요. 그래도 그 남자랑 관련된 일에는 고민하시면 안 돼요.”
“아….”
루나는 그제야 강한나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강한나는 루나에게….
“이제부터 당신이 하는 모든 거래는 사람 대 사람으로 이루어져야 해요. 절대 여자로서 손해 보는 거래는 하면 안 돼요. 그게 그 남자를 위한 일이에요. 아셨어요?”
함선의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는 것이었다.
루나는 그런 강한나의 조언을 듣자마자 그녀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도 나처럼 진짜 수호 씨를 좋아하는구나.’
루나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강한나가 루나의 부탁을 순순히 받아들인 건 동정심이나 친분 때문이 아니었다.
애정.
그저 성수호에게 향하는 애정 하나로 루나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었다.
루나는 강한나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해 주신 조언… 평생 가슴속에 새기고 살아갈게요.”
“훗… 당신이 한 말이 진심인지는 차차 확인할게요. 속마음을 잘 아는 방법은….”
강한나는 그렇게 말꼬리를 흐리며 몸을 돌리더니….
“계속 같이 지내는 것밖에는 답이 없으니까요. 그럼, 이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루나를 떠나갔다.
그렇게 떠나간 강한나의 뒷모습을 보며 루나는 미소를 지었다.
“수호 씨 곁에는 좋은 사람만 있네.”
루나는 강한나 덕분에 부모님과 떨어지며 생긴 우울함을 씻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