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80)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79화(1180/1201)
초서현의 머릿속에 마기를 흘려 넣는 초강현.
예전의 나였다면 진작에 뛰쳐나가서 초강현의 머리를 부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지나온 과거야.’
나는 과거의 모습에 분노하기보다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초서현을 구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정보라도 놓치지 않고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분을 삭이며 바라보고 있자….
“응?”
초강현이 의아한 목소리를 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들켰나?’
하지만 내 걱정이 착각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었다.
“내게는… 동생이… 어… 없어….”
초서현은 초강현에게 마기를 주입 당하면서도 기억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었다.
초강현은 자기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을 보며….
“역시 제가 생각한 사람이 맞네요.”
오히려 기분 좋은 듯이 웃기 시작했다.
초강현은 마기 주입을 유지하며 초서현에게 마지막 말을 건넸다.
“부디 누나는 전에 만났던 가족들처럼… 망가지지 말아 주세요.”
초강현의 그 말과 동시에….
‘…이게 끝인가.’
다시 노이즈가 뒤덮이며 꿈이 초기화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알아낼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노이즈에 점점 파묻혀 가는 어린 시절의 초서현을 보며 다짐했다.
‘이 악몽에서 꼭 끄집어내 줄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나는 그렇게 다짐하며 침몽을 해제했다.
..
..
눈을 뜨기도 전에 아르모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래 걸리셔서 걱정했습니다.]‘아… 미안.’
나는 사과하며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봤다.
침몽 할 때만 하더라도 황금빛으로 가득했던 객실은 어느덧 붉은 빛으로 뒤덮여 있었다.
딱 봐도 저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붉은 빛으로 덮인 이불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들어 올린 이불 속에는….
“푸으브브….”
초서현이 나를 꼭 끌어안은 채 웅얼거리는 중이었다.
나는 꿈속에 놓고 온 초서현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며 나를 끌어안고 있는 초서현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흐이이….”
“….”
내가 쓰다듬자 배시시 웃는 초서현.
나는 초서현의 웃음을 구경하자, 아르모니아가 내게 궁금증을 드러냈다.
[오래 걸린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아, 그거….’
나는 초서현의 꿈속에서 본 장면을 가감 없이 아르모니아에게 전부 털어놓았다.
초강현의 정체와 능력, 그리고 초서현의 과거와 상처 등등….
나는 침몽을 통해 봤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은 뒤,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아르모니아, 기질창으로 마기에 대해서 알 수 없어?’
[죄송합니다, 저도 찾아보려고 시도했지만….]아쉽게도 기질창으로 마기에 대한 정보를 알 수는 없었다.
참고로 기질창이 마기에 대한 정보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기질창이 마기의 하위 호환이라서가 아니었다.
[마기에 감염된 사람의 기질에는 증상만 표기되어 있었습니다.]‘마기 자체에 대한 설명은 없고?’
[그렇습니다. 만약 마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초강현의 기질창을 보면 될 것입니다.]마기에 대해서 알려면 초강현의 기질창을 봐야 하지만, 정작 나는 초강현의 기질창을 보지 못한다.
‘알 수 없다는 이야기구나.’
[그렇습니다.]아르모니아가 저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알아보는 건 무의미할 것이다.
그래도 마냥 아쉽지만은 않았다.
“흐브으으….”
나는 나를 껴안은 채 내 옆구리에 숨을 불어 넣는 초서현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일단 필요한 정보는 알아냈으니까.’
초서현 덕분에 귀중한 정보를 대거 챙길 수 있었다.
나는 속으로 초서현에게 감사의 말을 남기며 그녀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초서현은 내가 떼어내려고 하자, 미소를 거두고 웅얼거리며 나를 꽉 끌어안았다.
설마 깬 건가 싶었지만….
“가즈마….”
그냥 껴안고 있던 내가 떠나가려니 잠결에 나를 저지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초서현의 모습에 쓰게 웃으며 설득하듯 다독였다.
“화장실 가고 싶거든요? 이것 좀 놔주세요….”
“가즈마….”
“….”
한동안 초서현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고 나서야 간신히 침대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나는 침대에 나오자마자 바로 옷을 챙겨 입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폐를 터트릴 듯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화장실을 전부 채울 정도로 크게 내쉬며 결의가 담긴 목소리를 내뱉었다.
“…부르자.”
나는 그렇게 말하며 영혼 소환술을 시전했다.
영혼 소환술을 시전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남성이 내 앞에 등장했다.
그 남자의 정체는….
(…이제는 평생 안 부를 줄 알았다.)
초연호였다.
나는 초연호가 나타나자마자 내게 살기를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 등장한 초연호는 몸을 옆으로 돌린 채 한쪽 눈으로 나를 힐끗 바라보는 중이었다.
나는 의외로 침착한 초연호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해하며 물었다.
“…괜찮으세요?”
(…괜찮지 않다.)
“하하….”
나는 오히려 저렇게 대답해 준 초연호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내가 만약 초연호의 입장이었다면 지금 당장 칼을 뽑아서 숨 쉬듯 살기를 내뱉었을 테니까 말이다.
초연호는 차분한 표정으로 내 어색한 웃음을 구경하더니,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처음에는 내 뇌가 뒤틀릴 정도로 화가 났었다.)
초연호는 나와 초서현의 관계를 알았을 때의 감정을 설명했다.
사랑하는 딸.
그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하필 여성 편력을 지닌 남자였다.
그런 사실을 알고 차분할 수 있는 아버지가 몇이나 될까?
아니, 있기는 할까 싶었다.
딸이 없는 나도, 잠깐 상상한 것만으로 분노가 스멀스멀 피어오를 정도인데 말이다.
하지만 설명하는 내내 초연호의 얼굴에는 분노가 아닌 서글픔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가 서글퍼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화낼 자격이 없더군.)
“….”
(애초에 내가 그 애를 그렇게 남겨두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여색이 심한 나보다 자식을 남겨 두고 떠난 자기 잘못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렇게 초연호의 한탄을 듣다 보니 고민이 강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말해줘야 하나?’
내가 초연호를 부른 이유는 그저 사과하고 싶은 이유 하나 때문이 아니었다.
초서현을 농락하고 있는 초강현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괜히 말했다가 오히려 폭주하는 거 아니려나?’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말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왜?’
초연호는 현재 내 든든한 아군 중 한 명이었다.
지금 그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정신까지 불안하게 만들어 봤자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르모니아의 생각은 달랐다.
[불안함을 품어야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수호 님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아하….’
아르모니아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지 않아도 초연호라면 나를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 딸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내게 남아 있던 불신조차 무시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다.
[무엇보다 나중에 들키면 오히려 일이 복잡해질 것입니다.]‘그렇겠네.’
그렇게 아르모니아의 설득에 넘어간 나는 즉시 초연호에게 진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혹시 초서현 교관님에게 남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남동생? 이번에도 내 기억이 왜곡된 건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서현이 말고 어떠한 자식도 없었다.)
“그게….”
내 설명을 한창 듣던 초연호는….
(서현이가… 그런 녀석에게 기억을 조작당했다고…?)
지금까지 내게 보여줬던 분노를 전부 합쳐도 부족할 정도로 강한 분노가 온몸을 뒤덮는 중이었다.
마치 생면부지의 사람을 죽여서라도 분을 풀고 싶어 하는 악귀 같은 표정을 짓는 중이었다.
“일단 진정하세요. 그 초강현에 관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그래… 말해라….)
초연호를 진정시킨 뒤, 초서현의 기억을 조작한 초강현에 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초강현에 대한 부분을 설명해 줬다.
내가 굳이 필요 없어 보이는 초강현의 대외적인 부분을 설명한 이유는 단순했다.
“아시겠죠? 지금 제가 상대하려는 놈은 보통 놈이 아니에요.”
(그래, 이해했다. 만약 네 말대로라면… 나를 포함한 최상급 영웅들 전부가 덤벼도 이기기 힘든 녀석이라는 거군.)
초연호가 이성의 끈을 다시 붙잡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최상급 영웅으로 살아본 그라면 잘 알 것이다.
위기의 상황에 필요한 감정이 분노가 아닌 이성이라는 것을….
냉정함을 되찾은 초연호는 한숨과 함께 나지막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영웅들의 영웅이라… 강한 것보다 그쪽이 더 문제군.)
초연호의 말대로 초강현의 제일 큰 위협은 그의 평판이었다.
초강현이 악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믿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런데 평온한 시기에 갑자기 초강현과 적대한다?
모든 사람이 나를 괴인 추종자로 몰고 가며 제거하려 들 것이다.
나는 초연호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러니까 최대한 신중히 진행해야 해요.”
(이해했다. 그리고….)
“…?”
초연호는 조금 전까지 풀풀 풍기던 분노를 싹 감추며 내게 고개를 숙였다.
(고맙다, 내 딸을 도와줘서….)
“….”
초연호의 모습을 본 나는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고마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말을 바꾸지. 나를 이렇게까지 도와줘서 고맙다.)
“…그건 감사히 받을게요.”
그렇게 나와 초연호 사이에 있던 불신은 초강현이라는 존재로 인해 싹 다 지울 수….
똑똑똑똑똑똑!!
“응?”
(응?)
나와 초연호 사이에 흐르던 차분한 분위기가 거친 노크 소리에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나와 초연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 바라보다가 노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화장실 문.
그곳에서 초서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빠, 빠, 빠!! 빨리 나와요!! 나, 나! 화, 화장실…! 그, 급해!!)
쾅쾅! 쾅쾅! 콰콰쾅!
얼마나 급한지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니라, 부술 것처럼 치기 시작했다.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초연호를 바라봤고….
“….”
초연호도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빨리 열어줘라.)
“…네.”
나는 초연호의 말을 듣자마자 즉시 화장실 문을 열었다.
그렇게 열린 화장실 문밖에서 초서현이 밀어닥치듯 들어왔다.
화장실에 들어온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끄아아! 저, 전화 통화하는 중에 미안한데! 나, 나! 도, 도저히 참을 수가!!”
초서현이 알몸 상태로 화장실 안으로 뛰쳐 들어왔다는 사실이었다.
“아….”
(큭….)
알몸으로 들어온 초서현의 모습에 당황한 나는 초연호의 눈치를 봤고, 초연호는 초서현의 몸을 보자마자 기겁하며 고개를 홱 돌렸다.
초연호는 눈을 질끈 감은 채 한마디를 남기로 화장실 벽을 통과해 나갔다.
(남은 대화는 밖에서 하지.)
그렇게 초연호가 벽을 통과하고 나가자, 초서현의 외침이 내 귓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빠, 빨리 나가요!! 나, 나 싸, 쌀… 쌀 거 같아아아!! 빨리이이!”
초서현은 진짜 그 자리에 소변을 지릴 것처럼 안장다리를 한 채 그 자리에서 콩콩 뛰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초서현의 모습에 실실 웃으며 장난기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급하시면 그냥 싸셔도 되는데.”
“@#$(@#$*#!!!”
콱! 콱!
초서현은 괴상한 언어를 쏟아내며 내 등에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 알았어요! 나갈게요!”
나는 등허리 추간판이 나갈 정도로 아픈 통증에 결국 백기를 들고 화장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내가 나가자마자 문이 ‘쾅’ 하고 닫힌 뒤, 화장실 안에서 강한 물줄기 소리와….
(흐아아아… 싸는 줄….)
초서현의 넋이 빠진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초서현의 넋이 나간 목소리에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며 초연호를 찾았다.
초연호는….
‘저 정도면 내가 한 말을 못 들으셨겠네.’
창밖에 있는 베란다에 서서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는 중이었다.
나는 즉시 베란다로 나가서 초연호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처음부터 자리를 잘 잡았어야 했는데.”
(…네가 사과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초연호는 화장실 쪽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서현이의 밝은 모습을 보니, 기분이 나아졌다.)
“…자주 뵐 수 있게 해드릴게요.”
(고맙다.)
다행히 초연호는 초강현의 말을 듣고 내게 향했던 분노를 전부 털어낸 모양이었다.
하지만 초연호는 바로 미소를 거두며 내게 물었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서현이 몸에 상처가 많던데… 혹시 싸우다 다친 상처인가?)
“아… 그게….”
나는 홍미선에 대해서 말해줘야 하나 마나 망설였지만….
‘그냥 지금 빨리 털어내자.’
그렇게 생각하며 초연호에게 사정을 설명해 줬다.
당연하게도 초연호는 이번에도 내 말을 듣자, 온몸을 떨며 분노를 표출했다.
(서현이에게 그런 짓을 한 녀석이… 누구지…?)
나는 막 화장실을 나온 초서현의 모습을 보며 대답했다.
“홍미선이라는 여자예요.”
(…영웅인가?)
‘네, 주무기가 채찍일 거예요.”
(설마 그 애가….)
초연호의 반응을 보니,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한 다음 목표는 홍미선이었고, 찾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초연호가 한 말은 오히려 내 기대와 완전히 거리가 먼….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아는 미선이라면… 그 애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
“어? 아는 사람인가요?”
오히려 충격적인 정보였다.
(그래, 내 직속 후배였지. 내 인생에서 아내와 딸보다 더 믿을 수 있는 녀석을 꼽으라고 하면 바로 그 녀석 이름을 입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믿을 수 있는 녀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