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8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80화(1181/1201)
(그래, 내 직속 후배였지. 내 인생에서 아내와 딸보다 더 믿을 수 있는 녀석을 꼽으라고 하면 바로 그 녀석 이름을 입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믿을 수 있는 녀석이지.)
“아니, 그게 무슨….”
내가 어리둥절해하자, 초연호는 대답이 아닌 헛기침을 하며 몸을 획 돌릴 뿐이었다.
(일단… 그렇게 알고 있어라. 그럼….)
“아, 네….”
초연호는 마치 급한 볼일이 있다는 듯이 사후 세계로 돌아가 버렸다.
그가 헛기침하고, 몸을 돌리고, 갑자기 사후 세계로 간 이유는 단순했다.
“여기서 뭐 해요?”
“아, 바람 쐬고 있었어요.”
화장실에서 나온 초서현이 베란다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초서현의 알몸 때문에 놀라서 황급히 떠난 건가 싶었지만….
‘민망해서 가셨나 보네.’
초서현은 알몸이 아닌 목욕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초연호는 익숙하지 않은 딸이 맨살을 드러낸 채 다가오니, 민망함을 느끼고 부랴부랴 떠난 듯 보였다.
‘뭐, 매일 보던 딸이라도 저런 모습으로 나타나면 민망하겠지만….’
당황한 초연호의 모습을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내가 갑자기 웃자, 초서현이 입술을 삐쭉 내밀며 내 옆구리를 쿡쿡 찔러왔다.
“아까 화장실에 있었던 일 말하지 마요.”
“아….”
웃는 내 모습을 오해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초서현의 투덜거림에 오히려 잊혀질 뻔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영상으로 남겨둘 걸 그랬네요. 아까 모습 귀여웠는데.”
“으씨…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아야!”
초서현은 또다시 내 옆구리를 쿡쿡 찔러왔다.
다만, 아까와 다르게 통증이 느껴질 정도의 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던 초서현은 완전히 어둠으로 뒤덮인 주변을 보며 내게 물었다.
“그런데 옷은 왜 입었어요?”
초서현의 말대로 나는 옷을 입을 상태였다.
내가 옷을 입은 이유는 순전히 초연호 때문이었다.
초연호를 소환할 때, 예의를 차리기 위해 목욕 가운이 아닌 옷을 갖춰 입은 것이었다.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초서현은….
“…가려고요?”
내 복장을 오해하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나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요. 주무시길래, 그사이에 먹을 거라도 사 오려고 했죠.”
“…그냥 룸서비스 시키면 되지.”
초서현은 내가 떠나지 않을 것처럼 태도를 취하자, 안심했는지 배시시 웃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내 팔짱을 끼며 흥얼거렸다.
“마침 분위기도 좋으니까, 여기서 먹을래요?”
“좋죠.”
그렇게 나와 초서현은 객실 베란다에서 야경을 구경하며 식사를 즐겼다.
..
..
나와 초서현이 호텔에서 나온 건 다음 날 점심때쯤이었다.
나는 나오자마자 바로 작별 인사를 건넸지만….
“흥… 혼자 또 어디를 가려고요?”
초서현은 투덜거리며 내게 달라붙어 왔다.
나는 그런 초서현의 행동에 난처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빨리 홍미선에 대해서 알아봐야 하는데….’
나도 초서현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의문이 산더미같이 쌓였고, 하나라도 더 많이 풀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내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초서현의 투정을 받아내는 순간….
띠리링.
“응?”
초서현의 스마트 워치에서 알람음이 들려 왔다.
초서현은 혹시라도 내가 도망갈까 싶은지 내 팔짱을 강하게 끌어안은 채 스마트 워치를 확인했다.
그렇게 화면을 확인한 초서현의 얼굴은….
“아니, 왜 하필 지금….”
“…?”
당황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한동안 투덜거리던 초서현은….
“잠깐 통화 좀 할게요.”
내 팔짱을 낀 채 스마트 워치로 통화하기 시작했다.
스마트 워치로 통화하는 초서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여과 없이 구경할 수 있었다.
당황함이 가득한 초서현의 얼굴에는 불편함이 한 꼬집 정도 섞여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인상을 쓰며 통화를 하던 초서현은 전화를 끊고 나서 내 팔짱을 놓아줬다.
그러고는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하아… 저도 불러서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누가 불렀나요?”
“…예리엘 님이요.”
“아….”
그렇게 한동안 내게 불평, 불만을 쏟아내던 초서현은….
“…연락 좀 자주 해요.”
“명심할게요.”
그렇게 나와 인사를 주고받은 뒤, 황급히 호텔을 떠나갔다.
예리엘 덕분에 초서현을 떨어뜨릴 수 있었던 나는 즉시 초연호를 소환했다.
대낮에 소환된 초연호는 한동안 태양을 감상하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내게 물었다.
(서현이는?)
“만날 사람이 있다면서 갔어요.”
(그래….)
초연호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초연호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하루 종일 초서현과 붙어 있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처럼 딸의 사생활까지 엿보는 듯한 느낌으로 붙어 있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초연호에게는 초서현에 대한 그리움보다 죄책감이 더 많은 상황일 테니까 말이다.
“나중에 또 불러드릴게요.”
(…고맙다. 이번에 나를 부른 이유는?)
“어제 했던 대화를 마저 끝내고 싶어서요.”
홍미선에 관한 이야기.
초연호는 어제 내가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는지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제 말했다시피 미선이가 서현이에게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다.)
초연호는 진심으로 홍미선에 대한 칭찬을 일장 연설 늘어놓기 시작했다.
영웅심, 배려심, 협동심, 희생정신까지….
초연호가 말한 홍미선은 영웅의 자질을 가진 여자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독 임무 수행 능력이 떨어졌던 게 흠이었지.)
바로 실력이었다.
홍미선의 실력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중상급 영웅 수준이라는 것.
그 중상급 영웅 수준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서포트 한정이었다.
초연호의 말대로 단독 임무 수행 능력이 떨어져서 실제 등급은 중급 영웅이었다.
(아, 20년 전의 이야기니까 지금은 다를 수도 있겠지.)
거기다 초연호가 홍미선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를 굉장히 잘 따랐지. 그 녀석 덕분에 몇 번이나 위기 상황을 넘기기도 했고.)
홍미선은 초연호의 부사수 역할을 담당했고, 서포터 능력이 뛰어난 덕분에 초연호의 위기를 몇 번이나 구해줬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선이가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어.)
“혹시 초서현 교관님의 정체를 몰라서 그런 건 아닐까요?”
그나마 존재하는 가능성.
초서현과 초연호의 관계를 모르고 그런 학대를 저지르는 것.
하지만 내 말을 들은 초연호는 오히려 질색하며 대답했다.
(그건 말도 안 된다. 서현이가 태어났을 때, 미선이가 직접 서현이에게 선물까지 건네준 적도 있다. 내 딸을 모를 리가 없어.)
“….”
(거기다 내 딸이라서 혹독하게 가르쳤다면 이해라도 가지. 미선이는 후배한테 손찌검은커녕 잔소리도 못 하는 애였어. 생도에게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
초연호의 입에서 나오는 홍미선은 초서현의 꿈속에서 등장한 홍미선과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았다.
초연호의 말을 들을수록 머릿속이 정리되기는커녕 오히려 복잡해졌다.
마치 나도 초강현에게 마기를 주입 당하는 기분이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
[일단 홍미선에 대해서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그래….’
나는 즉시 종이를 꺼내서 연필로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초연호는 갑자기 스케치를 시작한 내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의아한 표정은….
(…대단하군. 설마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웠나?)
내 일취월장한 그림 실력에 경악하듯 눈을 놀라움을 드러냈다.
나는 초연호의 질문에 어색한 미소로 대답하며 계속 스케치를 이어 나갔다.
순식간에 끝난 스케치.
내가 스케치를 끝내자마자 초연호는 놀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그래, 맞다. 이 애가… 미선이가 맞다.)
초연호는 놀라움은 금세 실망감으로 변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말한 홍미선과 자신이 아는 홍미선을 다른 존재라고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홍미선을 정확히 그려내니 그 부정이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아냐… 미선이가… 내 딸에게 그랬을 리가….)
“일단 동일 인물은 맞나 보네요.”
(그래….)
이곳의 능력자, 소위 영웅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은 노화가 더디게 진행된다.
예리엘처럼 말도 안 되는 동안을 갖진 못하지만, 40대까지 20대의 외모를 유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초서현을 학대할 당시의 홍미선과 초연호의 부사수 시절 홍미선의 외모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지금도 크게 차이는 없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러면… 일단 찾으러 가보죠.”
홍미선 수색을 시작했다.
..
..
홍미선을 찾는 건 초연호의 과거를 찾는 것만큼 어려웠다.
20년 전에 홍미선이 살던 집은 이미 재개발이 이루어져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20년 전에 초연호가 소속한 조직의 건물은 공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이라면 초연호의 과거를 찾을 때는 힌트가 없어서 막막했지만….
(그 녀석이 다니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홍미선을 찾는 건 초연호의 힌트 덕분에 어느 정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홍미선의 출생지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수색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색한 끝에 내가 마주한 건….
“…여긴 힘들겠는데요.”
(….)
영사관이었다.
물론, 영사관은 내 직장이고, 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는 장소이긴 했지만….
“여기 정보는 전부 디지털이고, 거기다 보안도 제가 뚫을 수 없어서 힘들 거 같아요.”
(…아쉽군.)
초연호는 진심으로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선이가 그럴 리가….)
그는 어떻게든 홍미선을 찾아서 자신의 부정을 증명하고 싶어 했다.
나는 그런 초연호의 모습을 보며 영혼 소환술을 시전했다.
그리고 홍미선의 이름을 검색한 결과….
‘…역시 동일 인물은 없어.’
영혼 소환술 리스트에 홍미선의 이름은 주르륵 나열되었지만, 내가 찾는 홍미선은 뜨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살아 있다는 건데….’
예전이었다면 홍미선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했을 것이다.
하지만 홍미선에 대한 인식이 바뀐 지금은 그런 분노가 전혀 일지 않았다.
‘만약 진짜 악인이면 그때 죽어도 늦지 않으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홍미선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일 좋은 방법이 하나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고개를 저었다.
‘바로 찾아가면 모양새 빠질 거 같은데….’
예리엘.
예리엘이라면 내 부탁을 흔쾌히 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내 정체를 알고 있는 듯한 예리엘의 태도를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그녀를 만나기 꺼려졌다.
‘일단 여기서 중단해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는 순간이었다.
띠리링!
“응?”
스마트 워치에서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스마트 워치 화면에 뜬 발신자는….
‘…교장?’
영사관의 교장이었다.
갑작스러운 교장의 연락에 당황한 나는 부랴부랴 전화를 받았다.
“네, 성수호입니다.”
<아, 성수호 교관님. 갑자기 연락해서 죄송합니다. 혹시 시간 되십니까?>
“네, 됩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혹시 학교 내에 있다면 지금 바로 교장실로 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공교롭게도 나는….
‘…설마 감시 중인가?’
현재 영사관 입구에서 서성거리는 중이었다.
나는 직장인의 불편함을 품은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대답했다.
“네,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아하, 잘됐군요. 그러면 바로 와주십시오. 그럼….>
교장은 그 말을 남기고는 전화를 끊었다.
내가 그렇게 전화를 끊은 뒤, 한숨을 쉬자….
(…예전이나 지금이나 상급자의 전화는 불편한가 보군.)
초연호가 나를 보며 피식 웃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초연호의 웃음에 게슴츠레한 눈으로 되돌려줬고, 초연호는 내 눈빛을 보더니, 헛기침하며….
(일단 나는 가볼 테니, 필요한 일이 있으면 불러라.)
그렇게 변명하듯 황급히 말을 내뱉고 사후 세계로 떠나가 버렸다.
그렇게 사라진 초연호의 모습은….
“…부전여전이네.”
초서현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나는 그렇게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며 축 늘어진 어깨로 영사관에 들어섰다.
..
..
영사관에 들어가자마자 즉시 교장실로 향했다.
교장실 앞에는 비서가 대기하는 중이었고, 비서는 내 모습을 보자마자 즉시 몸을 돌려서 문을 열어줬다.
“들어가시죠.”
“감사합니다.”
나는 비서가 열어준 문을 통과해 교장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들어간 교장실의 소파에는….
“하하하, 갑자기 불러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당연히… 응?”
40대의 우락부락한 신체를 가진 교장과….
“어서 와요.”
나를 보며 미소를 짓는….
“안녕하십니까, 예리엘 님.”
예리엘이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