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8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84화(1185/1201)
(그… 지금 기숙사 앞인데 혹시 뵐 수 있을까요?)
나는 예상치 대답에 당황하며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내려서 건물 입구 쪽을 확인했다.
내가 고개를 내리며 바라보자….
(아, 교관님.)
단아한 옷차림의 서지은이 내 쪽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나는 얼떨결에 손을 흔들어 주며 서지은의 주변을 확인했다.
역시나 서지은 혼자가 아니었다.
서지은 주변에는 경호원 다섯 명과….
‘같이 왔네?’
서가의 비서인 이소현도 있었고, 그녀 또한 나를 향해 올려다보는 중이었다.
다만, 나를 향해 방긋 웃고 있는 서지은과 다르게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지만….
‘쟨 또 왜 저렇게 화가 나 있대….’
나는 이소현의 표정을 통해 그녀의 심기가 불편한 것을 캐치하며 스마트 워치에 목소리를 흘려 넣었다.
“금방 내려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네, 교관님. 천천히 내려오세요.)
나는 서지은의 배려심 넘치는 대답을 듣고는 재빠르게 방을 정리하고는 기숙사 건물 밖으로 나왔다.
기숙사 입구를 나오자마자 서지은이 다가오더니, 내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해 왔다.
“방학 중인데, 갑자기 전화드려서 죄송해요.”
“아냐, 그런 걸로 사과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나 연락하라고 한 건 내 쪽이잖아.”
“그래도 귀찮아하실 거 같아서….”
“아냐, 전혀 귀찮지 않아. 문제 생기면 새벽이라도 괜찮으니까, 전화해.”
“아…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서지은의 환한 미소를 보며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다섯 명의 경호원은 검은색 양복에 선글라스를 끼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하지만 그 경호원들 중심에 있는….
‘…착각이 아니네.’
이소현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아니… 불만이 아니라, 분노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려나?
‘설마 그동안 연락 안 했다고 저러는 건가?’
내가 그렇게 이소현의 눈치를 보고 있자, 앞에 있던 서지은이 내게 한 걸음 더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그… 교관님….”
“어? 어어…? 왜?”
“혹시 식사하지 않으셨다면… 같이 저녁이라도….”
서지은의 말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가며 주변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는 동시에 주홍색 분노로 물든 이소현의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왜 저런 표정 짓는지 물어봐야 하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자.”
“아! 그, 그러면 지금 바로 차를 대기시켜서….”
“응? 차를 왜? 구내식당 저기 있잖아.”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 멀리 있는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 거리를 차 타고 갈 필요는 없지. 애초에 영사관 안에 차를 들일 수도 없고.”
“아… 그, 그렇죠.”
“자, 가자.”
“…네.’
그렇게 나는 서지은과 이소현, 그리고 다섯 명의 우락부락한 경호원들과 같이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
..
방학이라 그런지 구내식당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기다란 테이블 하나에 두세 명씩 앉아도 될 정도로 허전했다.
심지어 그 적은 인원에 교관이나 생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곳에서 식사하는 모두가 영사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었다.
미화원, 경비원, 수리공 등등….
하지만 교관이나 생도가 단 한 명도 자리하지 않던 구내식당에….
“아,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그… 네. 그냥 학교에 방문한 김에 교관님께 안부 인사드리고 싶어서….”
나와 서지은이 자리하며 유일한 교관과 생도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서지은과 마주 보며 식사했고, 경호원들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식사했다.
참고로….
‘관자놀이 뚫리겠네….’
이소현도 경호원들과 같이 앉은 채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밥 먹고 나서 따로 물어봐야겠네.’
나는 궁금증을 잠시 옆으로 밀어 넣으며 이소현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리고 서지은과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운이 좋았네. 나 그동안 밖에 있다가 조금 전에 학교 돌아왔거든.”
“아… 아아! 우, 운이 좋았네요. 하하….”
“…?”
서지은은 마치 목에 가시가 걸린 듯이 안절부절못하는 중이었다.
서지은의 모습을 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더 걸렸다.
“서지은 생도. 이 시간에는 학교는 무슨 일이야?”
서지은은 분명 학교에 방문한 김에 내게 연락했다고 말했다.
내가 제일 먼저 떠오른 인물은 성수아와 교장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만났다는 건 학업 문제일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보조 교관인 나도 서지은의 방문을 그냥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내가 그렇게 묻자, 서지은은….
“아, 그, 그게… 별일 아니에요! 치, 친구를 만나러 온 거라….”
“…?”
나도 모르게 의아한 표정으로 서지은을 바라봤다.
‘얘한테 친구가 있었나?’
딱히 서지은의 인성을 의심한 게 아니었다.
서지은은 마나 폭주 때문에 1학년 때부터 휴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나 폭주가 잠잠해진 건 최근.
2년을 넘게 휴학을 한 탓에 친구를 사귀고 싶어도 사귀지 못했다.
그 사실은 보조 교관인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하지만 일순간 문뜩 한 사람이 떠올랐다.
‘아, 송아라랑 아는 사이라고 했지?’
전에 서지은은 내게 송아라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물은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이 직접 마주한 걸 본 적이 없어서 그저 라이벌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친했나 보네.’
이렇게 직접 학교까지 찾아온 것을 보면 친구라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혹시 아라 말하는 거니?”
“아, 네! 마, 맞아요. 아라… 아라랑 만나고….”
이름은 괜히 말했나?
캐묻는 느낌이라 당황한 듯 보였다.
나는 서지은에게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래, 친구랑 만나는 거 좋지. 그래도 너무 늦게까지 만나지는 마. 요새 뉴스 봤지?”
“아… 마인이요?”
최근 티비에서 쉴 새 없이 나오는 덕분에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최근 도심에서도 출몰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밤 중에는 너무 돌아다니지 마.”
내 딴에는 걱정이 되어서 한 말이었지만, 내가 한 말은 누가 봐도 잔소리처럼 느껴질 법한 말투였다.
심지어 내가 내뱉고도 잔소리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내 잔소리를 들은 서지은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교관님 말씀 명심할게요.”
오히려 웃으며 내 잔소리에 담긴 걱정을 이해해 줬다.
그렇게 서지은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다.
‘자, 이제 가기 전에 이소현을 불러서….’
당연히 서지은이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이소현을 따로 부르려고 했지만….
“교관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마법 좀 한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나는 질문에 질문으로 응수하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해가 사라진 지는 이미 오래전이고, 달과 별들이 하늘을 잠식하는 중이었다.
“오늘은 너무 늦은 거 같은데….”
내가 말꼬리를 흐린 이유는 내 입장 때문이었다.
서지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빨리 귀가시키고 싶었지만, 보조 교관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생도가 와서 도움을 요청하는데 매몰차게 내칠 수 있는 보조 교관이 몇이나 될까.
‘…있긴 하겠지.’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대충 넘어가는 보조 교관이 대부분일 것이다.
교관에게 치이고, 생도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존재.
처음에는 신입 사원처럼 열과 성을 다해 교관을 보조하고, 생도를 가르치지만….
‘뭐, 월급쟁이의 한계니까 어쩔 수 없겠지.’
어느 순간 그 열성을 잃게 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보조 교관의 입장일 뿐, 나는….
“그래, 이왕 만난 거 봐줄게. 그래도 너무 오래는 안돼. 내가 귀찮아서가 아니라, 아까 말했다시피 요새 위험하니까 말이지.”
“아! 그럼요! 자… 잠시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서지은은 내 허락이 진심으로 기뻤는지 환하게 웃었다.
나는 그런 서지은의 웃음을 보며 허락하길 잘했다고 생각했고….
‘어이구, 땅 꺼지겠네.’
거리를 두고 한숨을 크게 내쉬는 이소현을 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소현을 불러서 따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그, 그럼 빨리 대련실로….”
“아, 그래.”
서지은이 내 팔을 잡고 끌고 가며 결국 나중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
..
영사관 대련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교관용 대련실, 생도용 대련실.
교관용 대련실의 경우에는 생도용 대련실에 비해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지만, 생각보다 잘 쓰이지 않는다.
교관들은 정식 영웅이고, 교관 복무 중에 굳이 귀찮은 훈련을 자처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최근 쓰인 일이 있다면….
‘오현민 강냉이 털어낼 때 아주 잘 썼지.’
아마 그때 이후로도 따로 누군가가 이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와 서지은은 그렇게 이용률이 낮다 못해 바닥을 뚫고 들어간 교관용 대련실로 향했다.
“교관님,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서 죄송해요….”
원래라면 생도용 대련실을 이용해야겠지만….
“아냐, 괜찮아. 마땅한 장소가 거기밖에 없으니까 어쩔 수 없지.”
비상시, 해체술을 쓰기 위해서라도 감시 장비가 없는 교관용 대련실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었다.
사실 공실에서 몰래 훈련해도 되겠지만….
‘그런 곳에서 훈련하면 이상한 오해를 하겠지.’
이소현과 경호원을 떼어 놓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교관용 대련실이 아무리 감시 장비가 없더라도 상식이 있다면 이상한 짓을 안 할 거로 생각할 테니까 말이다.
물론, 서지은이 나와 단둘이 훈련하고 싶다는 말에 이소현과 서지은이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지만 말이다.
나는 이소현과 실랑이를 벌이던 서지은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소현이 하는 말이면 무조건 끄덕일 줄 알았는데… 의외네.’
서지은은 어떻게든 내 비밀(해체술)을 지키기 위해서였는지 이소현과 말싸움에 가까울 정도로 큰 목소리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상황이었다.
“그… 성수호 교관님. 아까 상스러운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상스럽다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마. 자, 도착했다.”
교관용 대련실은 보조 교관인 나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었기에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소요한 탓에….
“혹시라도 늦게 귀가하는 건 걱정하지 마세요. 정 여의치 않으면 기숙사에서 자고 갈게요.”
서지은의 귀가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이었다.
물론, 경호원이 있는 만큼 늦게 귀가하더라도 큰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지은은….
“이렇게 시작한 거… 제대로 교관님께 훈련받고 싶어요.”
복잡한 절차를 거쳐서 간신히 시작한 훈련을 짧게 끝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서지은의 열정은….
“그래, 이왕 하는 거 오늘 제대로 봐줄게.”
나에게도 온전히 전해져 왔다.
서지은은 2년 가까이 제대로 된 수업을 받지 못한 만큼 몰아서 훈련을 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자, 그러면 시작하자. 일단 대련부터.”
“네!”
나는 그런 서지은의 태도에 만족하며 그녀의 마법을 봐주기 시작했다.
서지은이 그림자 마법을 펼치자, 그녀 주변에 있던 그림자들이 살아 있는 생물체처럼 움직이며….
쏴아아악!
내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거기다 대단한 건….
‘이야… 분리도 된다고?’
하나였던 그림자가 순식간에 여러 명으로 나뉘어졌다.
물론, 분리되면서 생기는 문제도 존재했었다.
새까맣게 짙었던 서지은의 그림자는 여러 개로 나뉘며 옅어졌고, 옅어진 만큼….
‘단일의 적을 상대 할 때는 오히려 별로네.’
약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제일 큰 문제는….
“후우… 하아….”
서지은의 마나가 순식간에 소모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갑자기 소모되어서 그런 것일 뿐, 마나 탈진에 걸린 건 아니었다.
가령 체력이 좋은 육상 선수라고 해도 100미터 달리기를 전력 질주로 뛰면 숨이 차는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일단 아무 말 하지 말고 봐주자.’
지적하는 건 대련이 끝나고 나서 해줘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서지은의 맹공을 피했다.
그렇게 20분을 넘게 대련한 결과….
“하아악… 후으윽….”
내게 맹공을 쏟아내던 서지은의 그림자들은 내게 어떠한 생채기도 내지 못한 채 합쳐진 뒤에 원래 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숨 쉬는 데에 집중하면서 내 말 들어.”
“하악… 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서지은에게 다가가 그녀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조언 자체는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투 지식을 전해주며 그림자 마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조언에도 불구하고….
“하아… 후우…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벼운 조언임에도 불구하고 서지은은 마치 비법을 전수 받는 것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귀담아들었다.
‘…되게 부담스럽네.’
서지은의 표정이 얼마나 진지했냐면, 오히려 조언한 내가 죄책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렇게 조언을 건네는 중에….
“오! 진짜 있었네?”
“?”
이 넓은 훈련실에 한 여자의 목소리가 꽉 채울 듯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의 근원지에는….
“와! 지은아! 진짜 오랜만이다!”
내가 가르치는 생도, 기과 우등생 송아라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