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9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92화(1193/1201)
“교관님!!!”
서지은의 목소리와 함께 세 괴한이 서로 마주 보더니….
“저 새끼, 누구지? 봤던 거 같은데….”
“와씨… 이 새끼 진짜 빡통이었네. 아까 봐놓고 까먹었어?”
“씨발, 나 안면인식 장애 있어서 그래!”
“하하하, 변장 능력자가 안면인식장애라니….”
서로 낄낄거리며 농담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들의 태도를 통해 서지은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교관님의 실력을 모르고 있어….’
그들이 성수호를 얕잡아보는 것을 넘어서서 사실상 없는 존재 취급하는 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수호는….
“야, 저 새끼 보조 교관이라고 안 했어?
“보조 교관이면 어느 정도 수준이지? 하급? 중하급?”
“멍청아, 보조 교관은 애초에 정식 영웅도 못된 녀석들이야. 등급 자체가 없어.”
정식으로 영웅 등급을 받지 못한 보조 교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긴 어떻게 올라왔대?”
“등반 능력 있나 보지.”
“크흐… 기어 올라가는 장면 재미있을 거 같은데 놓쳐서 아쉽네.”
괴한들은 성수호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그저 낄낄거리며 웃고 떠들 뿐이었다.
그렇게 괴한들이 웃고 떠드는 사이에….
“서지은 생도, 어디 다친 곳은 없어?”
성수호가 서지은에게 다가와서는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 두려움에 지배되었던 서지은은 성수호의 얼굴을 바라보자….
“으읏… 네. 저는… 괜찮아요.”
두려움이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싹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두려움이 있던 자리에는….
‘차… 창피해….’
아까까지 애처럼 울었던 자기 모습에 창피함이 꽉 들어차기 시작한 것이었다.
창피함을 느낀 서지은은 부랴부랴 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먼저 닿은 건 그녀의 옷소매가 아닌….
“내가 여기에 남아 있었으면 이런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미안하다.”
“아…!”
성수호의 옷소매였다.
성수호는 서지은을 아이 취급하듯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서지은은 얼굴에 성수호의 옷소매가 문질러지자, 야릇한 기분을 느끼는 동시에….
‘…애 취급하는 거 같아.’
묘한 불만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성수호의 행동에 불만은 가진 게 아니었다.
성수호가 애 취급하는 듯한 행동을 끌어낸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것이었다.
그렇게 괴한들끼리 시시한 대화로 떠들고, 성수호와 서지은 쪽은 묘한 분위기를 끌어내고 있을 때….
“야, 정신 차려. 우리 빨리 끝내고 떠야 한다고.”
아까부터 조용히 참고 있던 괴한이 투덜거리며 분위기를 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수호와 서지은 쪽 분위기만 망쳐졌을 뿐, 괴한들 쪽은….
“아….”
“그래, 그래. 슬슬 떠야지.”
정신을 차리며 자세를 잡았다.
서지은은 그런 셋을 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좀 더 시간을 끌었으면 했는데….’
서지은은 갑자기 나타난 성수호 덕분에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지은이 품은 희망은 승패가 아니었다.
‘아무리 교관님께서 실력을 숨기셨다고 해도… 저 모두를 상대하는 건 무리야.’
시간 벌기.
소성 요양 병원은 정·재계의 유명 인사를 고객으로 받고 있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국가 주요 기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취급을 받는 시설이었다.
‘3분… 최소 3분 안에는 출동할 거야.’
서지은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세를 잡았다.
불리한 상황임에도 서지은이 아까와 다르게 의욕을 불태울 수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교관님께서 다치는 일이 생겨선 안 돼!’
성수호의 존재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서지은의 그런 자신감은….
“서지은 생도, 너는 나서지 말고 내 뒤에서 최대한 어머니를 지켜.”
“…네?”
성수호에게 가로막히며 맥 빠진 듯 풀려버렸다.
나쁜 의미가 아니었다.
성수호의 말 한마디가 서지은의 심장을 평온하게 만든 것이었다.
성수호를 향하던 무한한 신뢰.
그 신뢰가 서지은의 마음은 안정적인 상태로 만든 것이었다.
‘아, 저, 정신 차려!’
하지만 서지은은 엉망진창이 된 병실 내부 모습 덕분에 정신을 차린 긴장을 되새기며 말했다.
“교관님, 저들 실력… 보통이 아니에요. 같이 싸우는 쪽이….”
“내 말 들어.”
“읏….”
성수호를 만나기 전, 서지은의 말을 자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일단 두 사람이 있었다.
기철호와 이소현.
하지만 기철호나 이소현조차도 서지은의 말을 자를 때는 눈치를 보며 정중한 태도를 취했다.
심지어 담당 교관인 성수아나 교장조차도 서지은의 말은 함부로 자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서지은은 평생 겪지 못했던 무례함을 연속으로 경험했다.
“나는 보조 교관이고, 너는 내 말을 따라야 하는 생도다. 졸업하기 전까지는 쓸데없는 말대꾸하지 마.”
단 한 사람에게 말이다.
서지은의 말 한마디면 당장 퇴직당할 수 있는 존재.
그런 존재가 서지은의 말을 끈 자르듯 툭툭 잘라버리는 것이었다.
애 취급을 넘어서서 혼나기까지 한 서지은.
하지만 서지은은 성수호에게 그런 취급을 받자….
‘내가 그렇게 애처럼 보이나….’
서가의 인물이 아닌 여자 서지은으로서 불만을 느꼈다.
물론, 그런 불만은 오래가지 않았다.
“뭐? 뒤에 숨으라고? 저 새끼 미쳤나 본데?”
“여기까지 왔으니, 제정신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괴한들이 성수호의 말을 듣고는 어처구니없는 반응으로 분위기를 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잔소리를 계속 퍼붓던 괴한이….
“빨리 처리하고 튀자.”
손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활과 화살을 꺼내더니, 성수호의 머리를 향해 쏘아 버렸다.
‘아, 안돼!’
뒤늦게 반응한 서지은은 황급히 그림자를 꺼내 성수호를 보호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림자의 반응은 늦었고, 성수호의 머리로 향하던 화살은….
파카아아악!
공중에서 산산이 부서지는 결말을 맞이했다.
“어…?”
서지은은 박살 난 화살에 놀란 표정과 함께 어버버하며 성수호의 모습을 확인했다.
아까까지 빈손으로 서 있던 성수호는….
‘뭐, 뭐지…?
여전히 빈손으로 괴한들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하지만 서지은의 집중된 의문은 한 비명에 의해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끄아아아악!”
비명은 괴한 쪽에서 들려왔다.
괴한 쪽을 바라본 서지은의 눈동자에 들어온 건….
“끄아아악! 씨바아아알!”
“뭐, 뭐야!?”
“어, 언제!?”
어깨를 부여잡고 비명 지르는 괴한과 그 괴한의 상태를 보며 허둥지둥거리는 두 명의 괴한이었다.
‘어, 어떻게…?’
분명 성수호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심지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건 서지은뿐만이 아니었다.
“너 이 새끼… 뭐 한 거야?”
상급 영웅에 준하는 능력을 지닌 괴한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거기다 놀란 나머지 깐죽거리던 표정조차 싹 사라졌고, 더 나아가서 살기까지 풀풀 풍기는 중이었다.
그렇게 살기를 드러내며 질문을 던진 괴한은….
“큿!?”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으으….”
“흣….”
다쳐서 피를 쏟아내는 괴한과 안면인식장애로 욕을 먹던 괴한도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서지은은 그런 세 괴한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이 보는 인물.
그 인물이….
‘무, 무슨 표정을 짓고 있길래….’
자신을 등 뒤에 세운 성수호였기 때문이었다.
상대는 서가에서 운영하는 요양 병원을 테러한 녀석들이었다.
보통 녀석들이 아닌 만큼 웬만한 기선 제압으로는 저런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런 불가능을….
“혹시라도 말하는데… 아까 서지은 생도한테 한 말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적당히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성수호가 가능으로 만들어 내는 중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성수호도 괴한들을 기선 제압만으로 도망치게 만들지는 못했다.
“하하… 요새 보조 교관은 그냥 멋으로 뽑진 않나 보네.”
깐죽거리던 괴한이 다시 분위기를 잡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시간만 널널했다면 한판 붙어 보고 싶긴 하지만….”
“크르르르륵…!”
옆에 대기하고 있던 마인들을 조종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본인도 마인들처럼 몸을 낮추며 돌진 자세를 취하더니….
“그래도 어떤 놈인지 궁금하니까, 한번 붙어보자고!!”
“끼에에에엑!”
마인 넷과 함께 성수호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성수호를 향해 달려드는 존재들을 보며 서지은은 황급히 팔을 들어 올렸다.
‘서, 서포터를!’
경호원들이 괴한과 싸울 때, 서지은은 그들을 서포터 하며 엄호했었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지만, 결과는 경호원들이 쓰러지며 처참히 패배해 버렸다.
그런 경험을 지니고 있던 서지은은….
‘이번만큼은 교관님을!’
이번만큼은 그런 결과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 모든 마나를 끌어내며 팔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끼에에에엑!”
“끄에에에에엑!”
“어!?”
성수호에게 달려들던 마인 넷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지옥 유황에 빠진 듯 망자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케에엑….”
죽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바닥에 힘없이 고꾸라져 버렸다.
괴물들의 모습을 본 서지은은 그들이 쓰러진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사, 상태 이상 해제…?”
마인을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는 능력.
그런 능력을 성수호가 쓴 것이었다.
죽은 마인들의 모습에 놀란 건 서지은뿐만이 아니었다.
“이런 미친… 상태 이상 해제?”
설마 성수호가 상태 이상 해제를 쓸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괴한들도 마찬가지였다.
성수호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쓰러진 마인들을 한 뒤, 다시 고개를 들어 멈춰 선 괴한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급하다고 하지 않았어? 빨리 덤비는 게 어때?”
괴한을 향해 처음으로 웃음소리를 내며 도발을 걸기 시작했다.
아까 괴한이 보여준 깐족거리는 태도와 호승심을 생각하면, 도발의 가치로서 충분해 보였다.
그렇게 성수호의 도발에 걸려든 괴한은….
“씨발!!!”
바닥에 연막을 터트리더니,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서지은은 그렇게 도망치는 괴한을 향해 그림자 마법을 쓰려고 했지만….
‘아냐… 그냥 도망치게 두는 쪽이….’
괜한 짓으로 간신히 벗어난 위험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품으며 팔을 내렸다.
하지만 그런 서지은의 생각과 다르게….
파아아앙!
“끄아아아아악!”
도망치던 괴한은 무언가에 당하듯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쏴아아아악!
병실에 퍼져 있던 연기가 갑자기 한군데로 야구공 크기로 뭉쳐졌고, 주변 시야가 순식간에 확보되었다.
“끄으으으….”
“씨, 씨발… 도대체….”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흘리는 두 명의 괴한.
그리고 그런 괴한을 보며….
“환자 있는 병실에서 먼지 날리는 짓 하면 안 되지.”
여유롭게 마법으로 연기를 한 손 위로 모으는 성수호.
‘이게 무슨….’
서지은은 멍하니 성수호의 등 뒤를 바라봤다.
상급 영웅에 준하는 괴한 두 명.
영웅들이 기를 쓰고 달려들어도 잡기 힘들다는 마인.
그리고 그런 존재들을….
“서지은 생도, 다친 곳은 없어?”
사실상 놀아주듯 가볍게 처리한 성수호.
성수호가 몸을 걱정하는 눈빛으로 서지은을 바라보자, 서지은의 마음속에는 한가지 욕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면….’
성수호를 향해 달려들고 싶었다.
이 상황을 빌미로 나오지 않는 눈물을 흘리며 성수호의 동정심을 끌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 기회를 이용하면… 교관님과… 입술을….>
서지은의 머릿속에 악마의 속삭임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성수호의 목소리가 서지은의 머릿속에 잠식해 있던 악마의 속삭임을 씻어내 줬다.
“괜찮으면 어머니 상태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아…? 아아! 네!”
서지은은 후다닥 몸을 돌려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했다.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한 서지은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하아… 내가 무슨 생각을….’
조금 전 머릿속을 잠식했던 악마의 속삭임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미 평생 갚아도 모자랄 정도로 큰 은혜를 입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아시면… 싫어하시겠지.’
서지은은 그런 상황에서 더 큰 은혜를 받았음에도 그 은혜를 이용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고 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 것이었다.
그렇게 서지은이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때….
“씨발, 그냥 지금 터트려!!”
“응?”
갑자기 괴한이 고함을 터트리는 것과 동시에….
콰아아앙!
병실에 있던 마인의 몸이 전부 터지면서 보라색 안개를 퍼트린 것이었다.
“뭐야, 또 뭔 짓을….”
처음에는 느긋한 목소리로 짜증을 내던 성수호는….
“응…? 서지은!!! 눈 감고, 숨 참아!!”
“!?”
서지은을 와락 끌어안고는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아버렸다.
서지은은 어리둥절한 상황 속에서….
‘교, 교관님… 손바닥….’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한 생각은 잠시뿐, 금세 성수호가 한 말을 떠올리며 눈을 꽉 감았다.
그렇게 눈을 감고 성수호의 손바닥 감촉(?)을 느끼며 기다리자….
“이제 눈 떠도 돼.”
성수호의 손바닥이 입술에서 떨어져 나가버렸다.
서지은은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며 성수호의 말대로 눈을 뜨고 주변을 확인했다.
마인이 터지면서 생겨난 보라색 안개는 전부 사라져 있었고….
“도, 도망간 모양이네요.”
아까 쓰러져 있던 괴한들도 사라져 있었다.
“저 녀석들은 됐어. 어때? 몸 상태는 괜찮니?”
하지만 성수호는 그런 괴한들 따위는 관심 없다는 듯이 서지은의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과할 정도로 심각한 표정으로 서지은의 상태를 점검하는 성수호.
아까까지 여유롭던 것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서지은은 움찔하며 자기 몸 상태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저는 괜찮아요. 아까 들이마시지 말라고 해서 마시지 않았고, 눈도 잘 감았어요. 그리고 소….”
“소…?”
“아, 아니에요. 교관님께서 손으로 막아주신 덕분에 흡입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순간, 손바닥 이야기까지 꺼낼뻔한 서지은은 움찔하며 표정 관리에 나섰다.
‘내가 무슨 생각을….’
변태 취급당할 뻔했다는 사실에 서지은은 심장이 터질 듯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서지은의 소녀 감성은….
“이런, 씨발!”
“!?”
성수호의 분노한 표정과 소름 끼치는 욕설에 깨질 듯 큰 충격을 받아버렸다.
처음에는 성수호가 자기 생각을 읽어서 화난 건가 하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서지은 생도! 어머니!”
“…네?”
서지은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성수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도착한 곳에는….
“끄으으으윽!! 커으윽!”
그동안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던 신아현이 목을 잡고 발작을 일으키는 중이었다.
서지은은 기괴한 신음을 흘리며 발작하는 신아현의 모습에 조금 전까지 품고 있던 쓸데없는 생각을 떨쳐낸 뒤 어머니에게 달려들었다.
“엄마!!! 왜, 왜 그래!?”
“커어어억!”
신아현은 서지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발작을 일으키며 괴물처럼 신음을 터트릴 뿐이었다.
서지은은 그런 신아현의 모습을 보며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나면….
“어, 엄마아아! 정신 차려어어!’
더 이상 자신의 엄마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었다.
서지은은 괴로움을 토하는 신아현을 껴안으며 성수호에게 애절한 비명을 터트렸다.
“교, 교관님! 우리 엄마…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
서지은의 애절한 비명에도 입술을 질끈 깨물며 침묵하는 성수호.
그리고 그렇게 침묵하던 성수호는….
“서지은 생도, 내가 말했지?”
경련을 일으키는 신아현의 몸에 손을 올린 뒤, 씁쓸한 미소와 함께 속삭이듯 말을 건넸다.
“내가 어떻게든 해주겠다고?”
“교, 교관님…?”
서지은은 성수호의 모습을 보며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성수호가 신아현을 구할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 방법이….
“조금만 참고 있어.”
성수호에게 뭔가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교, 교관님… 자, 잠시만…. 그러지….”
서지은의 본능이 당장 성수호에게 달려들어서 그의 행동을 막으라고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성수호의 실행력은 서지은의 본능보다 훨씬 빨랐다.
성수호가 눈을 감고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커으으….”
고통에 몸부림치던 신아현의 몸이 순식간에 진정되면서 창백했던 그녀의 몸에 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대로….
“크으….”
신아현의 몸 위에 올렸던 성수호의 팔은 생기를 잃어가듯 창백해졌다.
“교, 교관님! 잠시만요! 그만….”
서지은이 벌떡 일어나서는 성수호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끝났다.”
“아….”
성수호가 눈을 뜨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며 신아현의 몸에서 손을 떼어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서지은은 턱을 덜덜 떨며 신아현과 성수호의 상태를 번갈아 봤다.
언제나 죽을 듯이 창백한 몸을 유지했던 신아현은 어느새 생명을 부여받은 것처럼 편안하게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그에 비해서 성수호는….
“크흠….”
괴로움을 토하며 신아현의 몸 위에 올려놨던 팔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는 중이었다.
겉으로 보면 그냥 피가 한동안 안 통해 저린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봐온 서지은은 진실을 알 수 있었다.
“교, 교관님… 왜… 왜 그러셨어요…?”
성수호가 신아현이 가지고 있던 알 수 없는 병을 자기 몸속으로 옮겼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성수호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쓴 미소를 지었다.
“위급한 상황이라 준비 없이 진행했는데… 다행히 잘 된 거 같다. 어머니는 무사….”
“어머니가 문제가 아니잖아요!!!”
서지은은 성수호에게 달려든 뒤, 그의 팔을 꽉 끌어안으며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구해달라고 해서 죄송해요… 저 때문에 흐으으윽….”
“서지은 생도, 울지 마. 나는 괜차….”
“저한테 넘기세요! 그냥… 저한테… 흐으으으윽!”
“….”
서지은은 성수호의 팔을 부둥켜안은 채 통곡하듯 울었다.
죽고 싶었다.
자신의 욕심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가 정체불명의 저주를 받았다.
이것만큼 괴로운 일이 어디 있을까?
그렇게 서지은이 성수호의 팔을 끌어안으며 통곡하자….
“서지은 생도, 내 말 들어.”
“끄으윽… 네헤….”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끄흐으윽….”
자기 몸속에 저주를 품었음에도 서지은을 위로하는 성수호.
서지은은 그런 성수호의 모습을 보며….
<지금이라면 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거야.>
<최고야, 분위기도 좋아.>
<오히려 평생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이라고!>
악마의 속삭임에 저항할 힘을 잃고, 순식간에 지배당하기 시작했다.
“아….”
그렇게 악마의 속삭임에 지배당한 서지은은….
“츄읍!”
“읍!?”
성수호의 목을 끌어당기며 입맞춤했다.
***
성수호는 갑자기 입술 안으로 들어온 서지은의 혓바닥에 놀랐지만….
‘뭐, 이왕하는 거….’
결국 서지은의 마음을 받아들이며 그녀에게 최고의 첫키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나는 서지은과 키스를 나누며 아까 일을 떠올렸다.
마인들이 터지면서 마기 액체로 추정되는 연기가 퍼졌다.
다행히 평범한 사람은 큰 문제가 없는지 나와 서지은은 별 탈 없이 지나갔지만….
‘마기… 진짜 골치네.’
마기에 잠식되었던 신아현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줘 버린 것이었다.
안개를 흡입하자 마인으로 변해가기 시작한 신아현.
원래는 포기하려고 했었다.
신아현이 아무리 서지은의 친모라고 해도 내 영혼에 손상을 주면서까지 그녀를 살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밀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살렸다.
내가 신아현을 살리려고 시도한 이유는 가능성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서지은의 비명과 동시에 나는 한가지 기질을 떠올릴 수 있었다.
[상태 이상 면역을 가지고 있어서 천만다행입니다.]상태 이상 면역.
예전에 에브리카 테러 당시, 한 여자아이가 가지고 있던 특수 능력이었다.
그 여자아이를 만난 덕분에 배울 수 있었다.
그 이후에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러게… 사실 나도 긴가민가하긴 했어.’
오늘은 [상태 이상 면역] 덕분에 모든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영혼으로 마기를 유도하고, 내 몸속에 넣었다.
하지만 [상태 이상 면역]이 자동으로 발동하더니, 마기들이 알아서 소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지은도 구하고, 서지은의 친모가 가지고 있던 [마기 잠식]도 치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
“츄으으읍… 교관님… 츄릅….”
서지은과 키스를 나눌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츄읍… 평생… 평생 교관님을 위해서… 살게요. 츄으읍….”
서지은의 오해가 추가되었다.
오해를 풀고 싶어도 내가 가진 모든 사정을 설명하지 않은 한 오해를 푸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위이이이잉! 위이이잉!
‘뭐… 이것도 괜찮겠지.’
나는 서지은의 오해와 밖에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를 즐기며 서지은과 키스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