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19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1193화(1194/1201)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 안에 사람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중 제일 먼저 들어온 인물은 다름 아닌….
“아가씨!”
이소현이었다.
이소현은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그녀의 안경은 하얀 김으로 코팅되어 있었다.
거기다 평소 말끔하던 정장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기까지 했다.
“아가씨, 다치신 곳 없으신가요!?”
이소현이 얼마나 서지은과 신아현을 걱정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소현을 안도시키는 서지은.
“소현 씨, 저는 괜찮아요.”
“하아… 정말 다행….”
하지만 기껏 안도시킨 이소현의 마음을….
“교관님께서 절 지켜주신 덕분에 상처 하나 나지 않았어요.”
“….”
내 손을 꽉 잡으며 산산이 무너뜨려 버렸다.
서지은이 애틋한 표정과 함께 내 손에 깍지를 끼자, 나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소현.
나는 황급히 서지은의 손을 풀고는 변명하듯 주제를 바꾸기 시작했다.
“서지은 생도의 어머니부터 확인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 사, 사모님!”
이소현은 정신을 차린 듯 황급히 신아현의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우리 못지않게 먼지에 뒤덮인 신아현.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던 이소현은….
“어…? 사모님 상태가….”
바로 뭔가 이상함을 깨달은 듯 그녀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아현은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시체 취급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산 사람과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허둥지둥 신아현의 상태를 확인 중인 이소현.
서지은은 그런 이소현을 보더니, 나를 힐끗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내 눈치를 보는 서지은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왜 내 눈치를 보는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이소현이 입이 무겁다고 해도… 굳이 알려줄 필요까지는 없겠지.’
내가 고개를 젓자, 서지은은 얕은 한숨을 쉬고는 이소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까 교관님께서 괴한과 싸울 때, 어머니의 침상도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 목소리를 내셨는데… 아마 그 충격으로 상태가 회복되신 게 아닌가 싶어요.”
믿기 힘든 황당한 설명.
하지만 이소현은 그런 황당한 설명을….
“그, 그렇군요.”
믿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애초에 식물인간이 된 이유도, 치료법도 전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희망을 얻었다.
희망이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희망을 생겼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중일 것이다.
한동안 신아현의 상태를 확인하던 이소현은….
“지금 당장 사모님을 다른 병원으로 모셔야 할 거 같습니다.”
자신이 데리고 온 의사와 경호원들에게 명령을 내려 신아현의 침대를 옮기기 시작했다.
참고로 나와 서지은도 따라갔다.
서지은이 따라간 이유야, 당연히 친모가 걱정되었기 때문이었고.
내가 따라간 이유는….
“교관님… 같이 가주시면 안 될까요?”
그런 서지은이 또 내 손을 잡으며 부탁해 왔기 때문이었다.
서지은이 내 손을 잡자, 이소현이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마치… ‘너 아가씨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애써 웃으며 서지은이 잡은 손을 살며시 풀었다.
“그래, 물론 가야지. 가자.”
나는 두 사람의 시선을 외면하며 신아현의 침대를 황급히 따라갔다.
‘후우… 가서 한번 주의 줘야겠네….’
아까 입맞춤한 뒤 갑자기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서지은.
그런 그녀를 혼내겠다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스킨쉽하고 싶은 욕망은 나도 가지고 있고,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니까.
하지만….
‘나중에 학교 가서도 저러면….’
시도 때도 없이 그런다면 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다.
영사관 직원들 앞에서.
생도들 앞에서.
교관들 앞에서.
그래,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켜도 무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초서현이랑 성수아한테 들키면 귀찮아진다….’
그 두 사람에게만큼은 절대 들켜선 안 된다.
물론, 두 사람의 성격을 생각하면 오늘의 사정을 들으면 한두 번 정도는 웃으며 넘어가 줄 것이다.
하지만….
‘계속되면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아무리 초서현과 성수아가 교육자 자질을 가진 교관일지라도 여자는 여자다.
서지은이 선을 넘는 행위를 계속 반복한다면 두 사람은 교관이 아닌 여자로서 서지은을 대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걱정하며 신아현이 올라탄 구급차에 이소현, 서지은과 같이 탑승했다.
나는 좁아지는 구급차 문틈 사이를 바라봤다.
어수선한 인파 속에서 세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이 요양병원을 테러하고, 신아현의 병실에서 나와 싸웠던 괴한들이었다.
아까는 인식 저해 망토로 신분을 숨겼지만, 지금은 망토를 벗고 인파 사이에 묻혀 조용히 도망치는 중이었다.
얼굴을 처음 봤음에도 내가 녀석들을 알아차릴 수 있던 이유는….
‘아르모니아, 나 지금 움직이기 힘들 거 같거든? 저 녀석들은 레나랑 루나한테 처리해달라고 부탁해 줘.’
녀석들 머리 위에 대놓고 떠다니는 기질창 덕분이었다.
아르모니아는 내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듯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혹시 모르니, 문주아도 같이 보내겠습니다.]‘아, 그래 그게 좋겠네. 그렇게 해줘.’
상대는 문주아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동료.
직접 만나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렇게 아르모니아와 말을 마친 나는….
‘다른 곳은 어떻게 됐는지 확인 봐야겠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서 뉴스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
“사, 살려줘…!”
한 남자의 간절한 목소리.
하지만 그 절한 부탁은 아쉽게도….
서걱!
“커억!”
그 남자의 마지막 유언이 되었다.
남자의 목에 검날이 빛처럼 지나갔고, 그로 인해 갈라진 그의 목에선 붉은 생명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동안 목을 잡고 캑캑거리던 남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닥에 쓰러지며 숨을 거뒀다.
그렇게 모든 게 끝나고 마침표가 찍히는 듯한 상황에….
“야! 걔 죽이면 안 된다니까!”
한 여자가 끼어들며 다른 컨셉의 상황을 이어 나갔다.
큰 소리를 낸 여자가 망토를 벗자….
“내가 아까 한 말 안 들었어? 역용술사 쓸만해서 살려야 한다고 말했잖아!”
살기가 그득그득 담긴 문주아의 얼굴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에 비해 역용술사를 죽인 당사자는 망토를 계속 쓰고 있는 상태로 차분히 대답했다.
“주인님의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차분히 대답하는 여자의 이름은 레나.
“하아… 저 능력 진짜 괜찮은데….”
문주아는 ‘주인님’이라는 존재가 거론되자, 차마 레나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투덜거릴 뿐이었다.
문주아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한쪽에는 죽은 역용술사와 피가 묻은 검을 갈무리하는 레나가 있었다.
다른 쪽에는 상급 영웅에 준하는 괴한 둘과….
“…저 여자는 또 누구야?”
레나와 똑같은 망토를 쓴 여성이 다소곳한 자세로 서 있었다.
문주아가 여자라고 칭한 이유는 단순했다.
“가슴에 왜 두루마리 휴지를 넣고 왔어?.”
대놓고 여자의 체형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주아의 말을 들은 여성은 조신하게 가슴을 가리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런 상스러운 말을….”
가슴을 가리고 불쾌함을 드러내는 여자는 루나였다.
루나 또한 신분을 숨기기 위해 인식 저해 망토를 착용하고 있었다.
문주아는 불쾌함을 드러낸 루나의 모습에 낄낄거리며 웃었다.
“이야… 상스럽다니, 나 살면서 저런 말 처음 듣네.”
“….”
루나는 대화 나누길 포기한 듯 고개를 돌렸다.
문주아는 그런 루나의 모습에 웃음을 서서히 지우기 시작했다.
‘하아… 또 여자네.’
문주아가 루나에게 장난을 친 건 그저 친해지기 위함이 아니었다.
자기도 모르게 질투심을 드러낸 것이었다.
‘하아… 다 죽이고 싶다.’
예전이었다면 농담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달려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참자, 참아…. 그런 짓한다고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사실 이득이라면 있었다.
지금 느끼는 질투심에 대한 해소.
하지만 문주아는 이제 자신의 감정 해소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짓한다고 나를 봐줄 것도 아니잖아. 오히려 싫어하겠지.’
성수호의 애정을 원할 뿐이었다.
문주아는 머릿속에 성수호를 빼곡 채우며 간신히 분노를 조절했다.
그리고 그렇게 분노를 조절하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는 짓은 얌체 같은데, 능력은 보통이 아닌가 보네.’
문주아가 말하는 얌체란 마법사를 뜻하는 것이었고, 그녀가 루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바로 마법 응용이었다.
상대는 상급 영웅 둘.
나름 기습과 전투에 재능이 있는 문주아라도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루나의 서포트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전투 시간은 불과 5초.
그리고 합류한 뒤 세 사람을 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5시간.
너무 허탈해서 황당할 정도였다.
문주아가 봤을 때는 비효율적인 방식이었지만….
‘…그 녀석 주변에는 이런 여자들만 있다는 거네.’
한편으로 성수호에게는 그런 비효율조차 가볍게 꺼내쓸 수 있는 카드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번 계기로 한 가지 사실을 더 깨달을 수 있었다.
‘…전부 여자겠지?’
성수호가 보여준 여성 편력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합리적인 추측이었다.
오히려 남자가 있는 쪽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딱히 성수호의 여성 편력을 욕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며 루나를 보자, 다른 질투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여자한테도 얼굴 보여줬겠지?’
성수호는 아직 문주아에게 정체를 숨기는 중이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른다.
그저 알고 있는 거라고는 들을 때마다 기분 좋게 만드는 목소리.
품에 안겼을 때마다 심장을 떨리게 만드는 체형.
그리고….
‘…아, 또 하고 싶다.’
존재하지 않았던 문주아의 성욕을 낙인처럼 새겨준 자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렇게 성수호에 관한 생각을 떠올리며 볼케이노처럼 솟아오르던 질투심을 잠재울 수 있었다.
다행히 질투심을 잠재운 타이밍에….
“자, 그러면 복귀하죠.”
“아, 그래.”
레나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문주아는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모여서 찾는데 5시간. 죽이는데 5초. 정리하는데 50분….”
원래는 철저하게 정리하기 위해 아무리 못해도 50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정리 시간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정리도 빠르네.’
루나의 마법 덕분에 5분 만에 정리를 마칠 수 있었다.
또다시 질투가 생겨나려는 찰나….
“…나도 같이 가자고?”
“네. 오늘은 주인님께서 할 말이 있다며 지하 시설로 데리고 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 그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성수호가 부른 거다.
가야 하는 게 당연한 상황.
비록….
‘하아… 도대체 무슨 능력을 쓰길래 저렇게 아무런 기기 없이 대화를 주고받는 거지?’
또다시 질투심이 피어올랐지만 말이다.
‘으으… 참자. 참으면 알아서 알려주겠지. 빨리 가서 만나자.’
하지만 문주아는 성수호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 덕분에 그 질투심을 전부 참고 레나와 루나의 뒤를 따라갔다.
..
..
“아, 늦었네. 미안.”
성수호가 지하 시설에 나타난 건 새벽쯤이었다.
문주아는 성수호의 사과를 웃으며 받아줬다.
“뭐, 바쁘면 늦을 수도 있지.”
문주아는 오래 기다리긴 했지만, 딱히 불쾌함이나 불만을 느끼지는 않았다.
애초에 약속을 늦는 건 별로 신경 쓰는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약속에 늦어도 약속 자체가 이행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문주아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성수호 한정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과를 웃으며 받아준 것과 별개로 문주아는 다른 불만을 토했다.
“야, 그 역용술사 죽이라고 했다며? 눈깔이랑 뇌는 장식이지만, 나머지는 쓸만한 녀석이었단 말이야.”
남자라고 옹호하는 게 아니었다.
역용술사는 문주아가 노리는 진짜 인재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
문주아는 지난 일을 트집 잡을 정도로 뒤끝이 있는 여자도 아니었다.
물론, 그것도 성수호 한정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문주아가 이렇게 뒤끝 있는 것처럼 의견을 피력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다음에는 나랑 직접 말하면 안 돼? 중간에 누가 끼니까 제대로 대화가 안 되잖아.”
성수호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싶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예스만 떨어지면… 내가 무덤 만들어 주고, 매년 제사도 치러주마!’
문주아는 역용술사에게 기도했다.
‘그러니까, 빨리 뭣 좀 해봐! 죽어서라도 쓸모 있게!’
문주아에게 있어서 역용술사의 능력보다 이번 일이 더 큰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문주아의 간절한 기도는….
“…뭐, 그러자.”
허무하게 해결되었다.
문주아는 너무 허탈한 나머지….
‘…무덤 패스다. 너 없어도 잘 되네.’
망자에 대한 예우를 쓰레기통에 던지며 성수호에게 달려들었다.
“흐흐, 좋아. 그거 어떻게 쓰는 거야? 뇌에 심을 박나? 머리 뚜껑 열어야 해?’
“…그런 짓 안 해.”
비록 성수호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질겁하는 그의 표정이 예상되었다.
그렇게 문주아는 성수호의 질색하는 목소리에 즐기며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문주아의 날아가던 기분은 하늘에서 멈추지 않았다.
“야… 너 내 정체 알면… 평생 숨길 자신 있어?”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