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6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164화(165/1201)
-[더위에 취약]-
그야 기질에 있기는 하지만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렇게 마른 몸으로 더위를 많이 타다니.
대부분 여자들은 오히려 추위를 많이 타지 않나 싶었다.
‘이게 더운가?’
[밀폐와 더불어서 수로의 특성상 습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아르모니아는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 습한 것만으로도 땀이 주룩주룩 난다고 설명해줬다.
‘어제는 괜찮지 않았나?’
[땀이라는 게 원해서 조절 가능한 게 아닌 만큼 한번 땀이 나기 시작하기 쉽게 멈추지 못하는 모양인 것 같습니다.]아마 평범한 던전이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지금 이 장소는 완전히 외부와 밀폐된 곳이었다.
수로에는 냄새나는 물이 계속 흐르고 있고, 석고벽은 만지기 싫을 정도로 찐득한 이끼가 껴있었다.
실바람 한줄기 흐르지 않는 이곳은 한봄에게 최악의 장소였다.
한봄은 수로를 걸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들리지 않게 최대한 조용히 숨을 내쉬면서 손부채질을 열심히 했다.
“후우… 후우….”
그나마 다른 사람들처럼 역동적으로 사냥하는 일이 없어서 아직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다만 아직 몸은 쌩쌩해 보이지만, 저런 식으로 던전을 진행하면 남들보다 빨리 지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좀 도와줄까.’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마법진을 생성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흐야야약!”
“흐앗! 왜? 무, 무슨 일이야!?”
한봄의 괴상한 외침에 다들 놀라서 그녀를 바라봤고, 바로 옆에 있던 민하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한봄을 봤다.
한봄은 당황한 채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아… 가, 갑자기 오한이 들어서… 죄송해요.”
“후우… 깜작이야….”
다들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다시 수로 안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봄은 사람들의 시선이 다른 쪽으로 향하자, 그녀는 바로 나를 바라봤다.
혹시? 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한봄은 피식 웃더니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풍속성의 장점… 선풍기 대용으로 쓸 수 있다… 메모….’
[그래도 주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급한 상황에 마나를 써야 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적당히 조절하면서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응, 알았어.’
나는 그렇게 한봄의 땀을 식혀주면서 파티원의 뒤를 따라갔다.
..
..
그렇게 1시간 정도를 걷고 나서 우리는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원해서 가지는 휴식 시간이 아니었다.
우리는 수로를 탐색하던 중에 세 갈래의 길을 놓고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를 하고 있었다.
“어쩌죠….”
지금까지 오는 길이 높이가 30미터가 넘는 대형 수로였다면 지금 앞에 있는 세 갈래로 갈라진 수로들은 높이가 5미터 정도 되는 통로로 되어 있었다.
문제는 세 갈래.
“흠…. 아무리 생각해도 인원을 나눠서 진행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의견을 낸 것은 양지현이었다.
혹시라도 한쪽이 막혀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서 인원을 나누자는 이야기였다.
다른 사람들도 양지현의 말에 동의하는 듯한 눈치였다.
둘레가 고작 5미터밖에 되지 않는 수로를 파티원이 전원이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렇게 다들, 인원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게꼬수가 채팅을 쳤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야
“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저년 이상한 짓을 할 게 뻔한데, 너무 순순히 따라가는 거 아니냐?
게꼬수가 말하는 저년은 양지현이었다.
아무리 외부에서 침입할 수 없고, 던전 내부에 몬스터들이 약하다고 해도 파티원 안에 적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이 행동하는 것은 위험한 행위였다.
내가 게꼬수의 조언을 한창 듣고 있을 때, 양지현이 종이에 뭔가 작성해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 이런 식으로 조를 짜서 진행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1조. 박선희, 손혜은, 박진희
2조. 민하연, 한봄, 한여름
그리고 3조는….
“3조는 저와 성수호 씨가 같이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양지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
..
나와 양지현은 같은 조가 되어서 수로를 탐색했다.
민하연은 양지현의 의견에 불만을 표했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일단 미녀 삼총사는 같은 조를 짜는 것이 합당했다.
제피룸 마을부터 계속 이어져 온 파티 플레이 덕분에 성격은 달라도 세 명의 궁합이 상당히 좋았다.
문제는 나머지 멤버.
민하연과 내가 조가 되면 자연스럽게 한여름, 한봄, 양지현이 한 조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 양지현은 실력을 숨긴 상태였고, 한여름은 도움이 하나도 안 되고 있었다.
본인은 열심히 뭔가 하긴 하고 있지만, 방해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한봄은 힐러이기에 전투에 도움이 안 됐다.
결국 민하연도 양지현의 제의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나와 양지현은 한 팀이 되어서 수로를 진행했다.
마친 마주한 몬스터 한 무리를 손쉽게 도륙하고 나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일단 잠시 쉬죠.”
“….”
나는 따로 대답하지 않고 그냥 양지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궁금했다.
저 인피면구 안에 어떤 얼굴이 숨겨져 있나.
양지현은 내 분위기가 아까와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아채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혹시 여자친구분이랑 같이 못 간 게 아쉬우신가요?”
“…아뇨.”
“죄송합니다. 그래도 던전의 위험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녀가 눈을 감고 내게 잔소리하듯 말을 시작할 때였다.
“그러니 양해를…! 무, 무슨 짓을….”
그녀가 눈을 뜨고 나를 봤을 때, 나는 이미 그녀를 향해서 화살을 겨누고 있었다.
나는 그 상태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동안 침착하게 말하던 양지현은 내 모습에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서, 설마 그 일로 화가 나신 겁니까?”
“내가 그렇게 쪼잔해 보여?”
“그, 그럼 왜….”
나는 당황한 양지현을 향해서 냉기가 서린 목소리를 담아서 그녀에게 말했다.
“그 인피면구 안에 어떤 얼굴이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말이지.”
“!!”
양지현은 당황함을 넘어서서 경악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덮여 있던 인피면구를 화살로 툭툭 건드리면서 입을 열었다.
“내가 벗겨줄까? 아니면 벗을래? 내가 벗기면 다시는 쓰기 힘들 텐데….”
“….”
양지현은 입술을 이빨로 깨물면서 조심스럽게 인피면구를 벗기 시작했다.
비싼 물건이라고 했으니, 아마 손상이 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싶은 모양이었다.
양지현이 쓰고 있던 인피면구 안에는….
‘…대박.’
내 기준에서 그냥 지나치기 힘든 미녀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예쁜데?’
인피면구 안에 있는 양지현의 얼굴은 내가 그냥 지나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쁜데? 수준이었다.
수준만 따져보자면 미녀 삼총사에 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예쁜 외모였다.
민하연과 한봄 사이에 끼기에는 아쉬운 그런 외모.
하지만 일단 외모는 둘째치고 중요한 건 지금 상황이었다.
‘일단 기선 제압은 됐고….’
[다음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사칭이나 해볼까?’
사칭으로 유명한 게임이 떠올랐다.
장르는 무협인데, 일생을 삼류 무사로 살던 자가 어찌어찌 강시까지 되어서 죽은 뒤, 환생하는 게임.
내가 그 게임을 하면서 느낀 건 하나였다.
회귀로 인해서 얻은 힘과 정보가 곧 개연성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었다.
비록 지금의 경우에는 회귀보다는 침몽의 능력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전에 몰래 엿들었을 때, 양지현은 내 실력을 이미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조직의 기밀을 좀 던져주면 쉽게 넘어오지 않을까?
‘뭐, 안되면 한여름 죽게 만들어서 회귀해야지.’
[….]비록 내가 하는 회귀는 아니지만, 어떤 식이든 그 녀석을 죽게 만들어서 회귀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나중에는 한여름 내 손 안 더럽히고 죽이는 방법좀 연구해봐야겠다.
나는 양지현이 벗어서 들고 있는 인피면구를 보면서 말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이런 곳에서 귀한 물건을 보는군.”
“…당신은 누구시죠? 어떻게 이걸….”
끼이익….
나는 활시위를 당기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내가 그걸 말해줘야 할 이유는 없겠는데?”
“윽….”
양지현의 볼에 내 화살촉이 닿았고, 그녀는 최대한 숨을 고르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속인 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건 피치 못할 사정이….”
“하… 목숨을 구걸하다니, 붉은 초승달도 갈 데까지 갔군.”
“!”
아까보다 훨씬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인피면구를 간파한 것도 신기한데, 자신의 정체까지 알고 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일 것이다.
거기다 이곳은 1층.
0층에서 막 올라온 놈이 붉은 초승달이라는 조직을 알고 있을 리 만무할 테니까.
나는 대충 들리게 혼자 중얼거렸다.
“열심히 만들어놨더니, 개판이 됐군.”
“서, 설마….”
양지현은 볼에 화살촉을 그으면서 고개를 돌린 뒤, 나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타, 타케이치 소우타님?”
“….”
덫에 걸렸다.
..
..
나는 양지현에게 거짓말을 뱉어서 내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해줬다.
거짓말의 내용은 뻔했다.
알 수 없는 녀석들에게 죽을 뻔했고, 오랜 기간 비밀 장소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가 0층으로 가는 방법을 알아서 신분 세탁을 위해 0층으로 갔다.
거기다 실제 이름과 외형도 바꿨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우연히 1층에서 만나게 된 거라는 식이었다.
솔직히 내가 거짓말하는 처지긴 했지만, 양지현이 내 말을 믿을까 싶었다.
정확한 설명 하나 없이 그냥 대충 히든피스 같은 거 찾은 다음 우연히 0층으로 가는 통로를 알았다 같은 개소리였으니까.
하지만 양지현의 생각은 달랐다.
“그, 그렇군요….”
“믿지 못하겠으면 안 믿어도 돼.”
“아, 아닙니다!”
이곳은 위그드라실.
말도 안 되는 일이 매일 일어나는 게 당연한 듯한 세상이다.
히든피스 같은 게 존재하는 세상이고 나 같은 실력자는 이제 소환이 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일단 한번 기선 제압을 제대로 해놓으니, 양지현은 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듯 보였다.
“혹시라도 료스케 그놈한테 말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내가 수장의 실명까지 거론했으니 아마 내 정체에 대해 의심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양지현을 앞장세워서 수로를 다시 탐색했다.
“그런데 너희들 무슨 일을 하고 있었던 거냐? 저번에도 여관 뒤에서 쑥덕거리더니.”
“보, 보셨습니까!?”
“그렇게 대놓고 모이면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지.”
“죄, 죄송합니다….”
자기들 딴에는 밤중에 몰래 모여서 만난 것인데, 쉽게 들켰다는 사실에 기운이 빠진 듯 보였다.
양지현은 내 정체를 확신하고는 모든 것을 설명했다.
일단 그들이 이 행동을 벌인 이유는 내가 추측한 대로였다.
이 위그드라실에서 비전투원(힐러나 연금술사 같은 직종)들이 레드 소환사가 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붉은 초승달 조직이 레드 소환사 집단이라는 것이다.
실력이 좋은 자들이 많아도 서포터가 부족하니, 점점 입지가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수장인 료스케라는 녀석은 전쟁이 발발한 틈을 타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1층을 점령하고 인재를 포섭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만약 1층을 완벽하게 점령하면 새로 오는 소환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마을의 무리 밑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미래를 바라보고 생각한 계획이었다.
문제는 거의 다 되어가는 중에 내가 방해한 것이고….
“크음…. 그냥 재수 없게 굴어서 한 방 먹여준 거였는데.”
“괜찮습니다. 어차피 그들은 저희 조직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포인트로 매수한 녀석들이라고 설명했다.
위층에서 전쟁이 발발했고, 쫓기듯 도망치는 녀석들을 포인트로 매수해서 마을을 차근차근 먹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봄은 어디까지나 조직원으로 포섭하려고 한 인재일 뿐이었다고 설명해줬다.
그 외의 이유는 딱히 없다고 한다.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양지현은 잘 걷다가 갑자기 내 앞에 무릎을 꿇더니 죄를 불 듯 말하기 시작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한참을 침묵하며 땀을 삐질삐질 흘리더니 간신히 입을 열었다.
“타케… 아니, 성수호 님의 살인 의뢰를 받았습니다.”
“….”
누가? 나를?
그렇게 의문이 드는 순간 딱 한 명이 떠올랐다.
‘한여름… 뭐, 너밖에 없겠지.’
[….]양지현은 조직원들을 한여름에게 접선하게 만들어서 내 살인 의뢰를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살인 의뢰를 하려면 한여름이 포인트라던가 뭔가 보수가 될 만한 게 있어야 한다.
그 녀석 살인 의뢰를 넣을 정도로 포인트가 있던가?
거기다 양지현은 한여름이 그들을 찾아간 게 아니라, 자신들이 먼저 접선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의문을 가질 때, 양지현이 의뢰 조건을 말해줬다.
“저희가 살인을 해주는 대신에 그에게 협력을 받기로 했습니다.”
“어떤 협력?”
내 물음에 양지현을 나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한봄이… 레드 소환사가 되도록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