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18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183화(184/1201)
이대로는 진짜 죽도 밥도 안 돼서 남의 따까리를 하면서 빌빌거릴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야 회귀가 있으면 그 정도까지는 안 가겠지만….’
[그런데 한봄은 왜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그러게.’
한봄은 회귀 후에 기억이 있으면서도 티를 전혀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걸 잘 활용해서 나에게 다가오기도 했고….
그런데 무슨 목적인지 갑자기 한여름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하긴 저 새끼 저대로 두면 진짜 답 없긴 하겠다.’
한여름은 내 타겟이고 계속 데리고 가야한다.
그래야지 계속 멘탈을 터트릴 수 있을테니까.
내가 그렇게 눈을 감고 고민하고 있자, 한봄이 쭈뼛쭈뼛 조용히 말했다.
“부탁드릴게요… 진짜 오빠… 이대로는 정말 위험해 보여서 그래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뭐든 할 테니까….”
“흠… 알겠습니다.”
“!!”
한봄은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렇게 부탁하시는데, 내칠 수는 없죠.”
“고, 고마워요!”
“단! 조건이 있어요.”
나는 한봄에게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내서 보여줬다.
“…이게 뭐예요?”
“마나 계약서예요.”
..
..
내가 마나 계약서를 꺼내든 이유는 심플했다.
한여름이 사냥 중에는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이런저런 지시를 내린다고 해도 한여름이 잘 따라올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한여름이 지적하는 부분은 내용이 아니었다.
“…이걸 네가 왜 가지고 있어?”
“응? 어제 구했는데.”
“…어떻게?”
“내가 말해줘야 하나? 그런 것까지?”
“….”
내가 가진 마나 계약서를 보고 나서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아마 전 회차에 붉은 초승달과 만나고 나서 써봤던 경험이 있어서 이게 뭔지는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마나 계약서의 출처까지는 알아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한여름의 상태를 무시하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일단 니 상태가 너무 심각해. 도와주긴 하겠는데, 최소한 사냥 중에는 내 말을 듣는다는 조항이 들어가야겠다.”
“개소리 하지 마… 내가 할 거 같아?”
한여름은 눈 안에 살기를 담아서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할 리가 없겠지. 대기 마을에서 당한 것을 잊을 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몇몇 가지 조건을 더 붙였다.
“내 말을 듣는 건 전처럼 강제가 아니야.”
“…?”
“일단 3만 포인트로 시작이야. 사냥하는 동안 니가 내 말을 잘 들으면 온전히 니 꺼야. 하지만 말을 개떡같이 듣는 순간 천 포인트씩 까는 거지.”
사냥을 시작하면 내가 가진 3만 포인트를 걸고, 말을 안 들을 때마다 천 포인트씩 까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좀 더 해보고 니가 잘 수행하면 1만 포인트씩 올려줄게.”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뭔데?”
그냥 길들이기라기에는 나름 파격적인 대우였다.
한여름은 내 말을 단 1도 듣지 않는다고 해도 본전이니까.
이 계약은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내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니 녀석 사람 만들려고 한다. 왜?”
“….”
“단, 전처럼 내게 공격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당연히 넣을 거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말이지.”
한여름은 포인트에 솔깃했는지 내 말에 특별한 대꾸를 하지 않았다.
나는 머뭇거리는 한여름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그리고 끝까지 말 잘 들으면 내가 그날 벌어들인 포인트도 덤으로 줄게.”
“…좋아.”
이를 으드득 갈더니 한여름은 승낙했다.
‘한여름… 궁하긴 했구나. 3만 포인트에 이걸 넙죽 받아들이네.’
나는 한여름에게 마나 계약서를 건네줬다.
한여름은 받아든 계약서를 한참을 바라보며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심각한 표정으로 오랜시간 꼼꼼히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몇 줄 된다고 그걸 삼십 분을 넘게 보냐.”
“시끄러워….”
고작 해봐야 열 줄도 되지 않는 문장을 삼십 분을 넘게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무슨 꼼수를 부린 게 아닌가 걱정하는 것 같았다.
한여름은 그 후로 삼십 분을 더 보고 나서야 마나 계약서에 사인했다.
..
..
계약서의 내용은 단순했다.
사냥하는 동안 내가 한여름에게 전투에 도움이 되는 것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불만을 제기하거나 내 말에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천 포인트가 깎이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계약은 현 시간부로 시행되었다.
“야! 정면에서 알짱거리지 말라고 했지! 그럼 원거리가 뭘 못하잖아!”
“그럼 어떡해! 오른쪽에 이미 몇 마리가 있는데! 내가 몰리게 생겼잖아!”
“왼쪽은 니 딸 칠 공간 남겨놓은 거냐?”
한여름의 머리 회전이 얼마나 엉성한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내가 이런저런 명령을 내리면 일단 잘 따랐다. (포인트가 걸려서 그런 듯했다.)
문제는 평생 자기중심적으로 삶을 살아왔던 녀석이라 그런지 응용이 개판이었다.
받아들이고 나서 그걸 이용하는 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런 씨발….”
“천 포인트 회수.”
“씨발, 왜!”
“욕했잖아. 당연한 거 아냐?”
“으그그극!”
욕설도 분명 불만의 한 종류였다.
대놓고 욕하는 걸 내가 참아줄 이유가 없었다.
나는 열심히 싸우는 한여름을 놓고, 한봄에게 지시를 했다.
“한봄씨는 멀리서 회복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연습해보세요.”
“아! 네!”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
굴욕이었다.
평생 이런 굴욕은 없었다.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이 모든 시간 동안 우월한 위치에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는 삶을 즐겼었다.
여자들은 언제나 몸 바쳐서 뭐든지 해왔고, 남자들은 시기와 질투를 보이면서도 그의 곁에서 콩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굽신거리기 일쑤였다.
그에게 딴지를 걸거나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의 인생에서 단 한 명만 빼고….
“끝!”
“하아, 하아, 하아!”
한여름은 종료 휘슬을 들은 풀타임 경기를 치른 선수처럼 땅바닥에 누워서 토하는 듯이 숨을 쉬었다.
숨이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성수호가 타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체력이 너무 부실한데….”
“카하… 하아… 이런 씨발….”
“천 포인트 차감.”
“혼잣말이야!”
“혼잣말이면 욕해도 된다고 생각하나?”
“…?”
성수호는 갑자기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컨셉으로 뒷짐을 지고 콧바람을 내면서 입을 열었다.
“또 천 포인트 감점.”
“뭐야!”
“농담~”
“으드드드드드득!”
한여름은 싱글벙글 웃는 성수호의 얼굴에 칼을 꽂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일어나서 칼질하기는커녕 성수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조차 못 할 정도로 지친 상태였다.
‘죽여버리겠어…. 포인트만 좀 모아서 스킬 좀 올리면 나중에는 혼자서도 사냥할 수 있어….’
처음에 마을에 와서 그는 어떻게든 단체 결투에서 그에게 한 방 먹일 방법을 알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한여름도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그가 가진 능력이 그냥 포인트로 레벨을 올린다고 해서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포인트뿐만이 아니야. 이 새끼 가지고 있는 능력을 모조리 알아야 해….’
하지만 이미 악감정만 넘쳐나는 상태에서 알려달라고 알려줄 것 같지 않았다.
한여름이 지친 상태로 누워있을 때, 한봄이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고생했어. 일어나.”
“하아, 하아…아냐. 잠깐 쉬다 갈 거야.”
“그래.”
한여름은 거칠게 숨을 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레드 소환사 녀석들 저번에 나타났는데, 왜 안 나타나지? 설마 혼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젠장… 일단 만나려면 혼자 있어야겠어….’
한여름은 전에 만났던 레드 소환사들을 만나기 위해서 남아있기로 했다.
그렇게 남아있는 한여름은 한봄과 성수호를 봤다.
서로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지만, 작은 소리로 말하고 있어서 도통 들리지 않았다.
‘던전이야…. 던전에서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일단 던전을 들어가면 안 돼….’
한여름은 던전 안에서 성수호가 자신의 여동생에게 파렴치한 짓으로 꼬드겼다고 판단했다.
사실 그거 말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던전을 들어가기 전에는 한봄이 성수호에게 호감을 내비치는 어떠한 전조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한봄이 성수호의 가면을 벗기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나섰을 정도였다.
누워있는 한여름에게 한봄이 다가와서 말했다.
“힘들어도 여관에서 쉬어야지.”
“아냐. 후우… 좀 쉬다 갈 거야 먼저 가.”
“알았어. 어차피 근처는 다 잡았으니까… 조심하고….”
한봄의 말대로 주위에 있던 몹들은 이미 다 잡은 상태였다.
성수호와 한봄은 자리를 떠났고, 한여름은 누워서 레드 소환사들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
..
..
“젠장 꼬였어!”
한여름이 소리를 지르면서 마을로 돌아왔을 때는 칠흑같은 어둠이 한여름을 반겨주고 있었다.
원래라면 자신에게 거래를 걸어야 하는 레드 소환사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거기다 던전에 관한 이야기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시발… 도대체 어디서 뭐가 틀어진 거야….”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면서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 안에 들어가자마자 한여름의 눈에 띈 건 양지현의 설명을 듣고 있는 파티원이었다.
한봄은 여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고, 한여름을 보고는 손짓을 했다.
“야, 빨리 와.”
“내가 야라고 하지 말라고 했지.”
“아이씨… 짜증 나게 할래? 빨리 안 와?”
한여름은 한봄의 기세에 눌려서 짜증을 내면서도 빈자리을 찾아서 앉았다.
그리고는 한봄을 향해서 물었다.
“야, 무슨 일이야? 이거 왜 모인 거야?”
“다른 마을로 가려는 계획 짜는 중이야.”
..
..
“그럼 내일 오전에 모여서 던전에 들어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네.”
원래라면 오늘 오전 중에 패거리와 트러블이 일어나고 점심쯤에 던전을 탐색하자고 양지현이 제안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회차는 달랐다.
패거리들이 시비를 걸지도 않았고, 한여름 몰래 성수호와 계약서도 작성했다.
한봄은 성수호를 힐끗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끙… 내가 다르게 행동해서 그런 거겠지?’
마음 한켠에 불안감이 싹튼 한봄이었지만, 그래도 미래를 알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다시 사그라들었다.
조금씩 바뀌더라도 던전 안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안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성수호의 태도.
아까 한봄은 한여름을 버리고 성수호와 같이 마을로 돌아올 때 그에게 한 가지 제안했다.
(저도 마나 계약서 쓸게요.)
(네? 아뇨. 한봄씨는 이미 잘하시잖아요. 아! 혹시 제 포인트 탐나세요?)
(저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하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너무 귀찮은 부탁을 했다고 생각해요. 거기다 아저씨 손해만 보는 거잖아요….)
한봄이 제안한 건 한여름이 실수하면 그만큼 자신이 보상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저씨 포인트 많으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
(…?)
(만약 저 녀석이 실수할 때마다 부탁 하나씩 적립해요. 나중에 내가 식사 당번이나 설거지 당번 같은 거 해줄게요.)
(굳이 그렇게까지….)
(그럼 하는 걸로!)
한봄은 성수호에게 계약서를 받아 낸 다음 억지로 사인을 받아냈다.
이미 호감이 있는 남자였다.
과연 그가 저 계약서를 가지고 어떻게 나올지 한봄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안 건드리면 그건 그거대로 화날 거 같은데.’
민하연은 건드렸는데, 자신은 손끝 하나 대지 않는다?
한봄은 차라리 강간을 당하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이미 호감이 있는 남자였다. 오히려 강간에 대한 불안감이 1급수 물에 씻기듯 깨끗하게 씻겨 나간 상태였다.
한봄은 입술을 내밀다가 한여름의 상태를 점검했다.
여전히 성수호를 노려보고 있었다.
‘멍청이… 그렇게 하면 할수록 더 힘들게 할 거라는 생각은 안 드냐?’
그가 한심하게 보였다.
하지만 한봄은 그가 한심해 보이면서도 이해하고 있었다.
‘나도… 아저씨 안 만났으면 그 쓰레기들한테 굽신거리면서 살았겠지?’
그런 녀석들의 몸종이 되느니 자살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한봄이지만,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결국 목숨은 소중하니까.
그렇게 그에 대한 고마움이 피어날 때 민하연이 성수호에게 다가가서 장난스럽게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한봄은 민하연을 보면서 죄책감과 질투심, 부러움 모든 것이 섞이면서 자책감이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자책감도 그녀의 행동을 막지는 못했다.
‘한동안만… 좀만 친해질 때까지만….’
그녀는 성수호와 민하연에게 다가가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같이 야식?”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수로 던전으로 들어가서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투에 돌입했다.
나는 한여름을 향해서 소리쳤다.
“덩치가 큰 몬스터는 최대한 무릎을 노려!”
“하앗! 크아악! 아파아아앗!”
“아니! 아무리 그래도 다리를 대놓고 노리면 죽여달라는 거잖아! 생각을 좀 해!”
나는 한여름을 향해서 윽박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