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220)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19화(220/1201)
그리고 되도록 저 여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고….
나는 일단 바로 그녀의 대기실 입장을 요청해봤다.
내가 보낸 요청 메시지를 본 건지 세인트블루는 당황한 목소리를 냈다.
(아….)
“사람은 직접 보고 이야기하는 게 좋죠.”
내 말을 들은 세인트블루는 잠시 고민하더니, 내 요청을 수락했다.
..
..
“정확한 내용까지는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상황 같네요.”
“네….”
세인트블루는 직접적인 개인정보 말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같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근래 중요한 임무가 있었고, 임무에 문제가 생겨서 징계를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그동안 쌓아 올린 실적이 있어서 그런지 큰 징계가 아니라는 소식을 들었지만, 남자친구를 만나기는커녕 전화 통화조차 못 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징계가 다 끝나면 만날 수 있는 거 같아요. 오늘도 직장에 가서 계속 기다렸는데, 대화 한마디 못 나눴어요….”
“이런… 힘드셨겠네요.”
이해할 수 없었다.
버그킬러라는 녀석 게임으로만 봐서는 개찌질한 놈인 거 같은데, 그런 놈이 뭐가 좋아서 이런 여자가 붙어 다니는 거지?
세인트블루가 망토를 쓰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서 그렇지 얼굴만 놓고 보면 아나운서 느낌도 물씬 풍기는데….
첫인상이라는 게 무섭다.
내가 느끼는 버그킬러에 대한 평가는 벌레 그 자체였다.
초서현에게 했던 행동을 생각하면 그것 말고는 도저히 평가를 내릴 수 없었다.
버그킬러가 내 목숨을 구해주지 않는 이상, 그 녀석은 평생 내게 벌레와 다름없는 존재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일단 징계가 인사발령인데, 아마 근무지가 변경될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같이 신청했고요.”
“아….”
따라가지 말지….
그냥 떨어지지….
도대체 이런 여자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녀석을 따라가는지 모르겠다.
‘…잘 생겼으면 좋겠군. 한여름의 얼굴처럼 와락 구겨주게.’
[….]‘생각해보니까, 한여름 그 새끼는 그렇게 구겨져도 잘 생겼었지. 개가튼….’
존나 이기적인 유전자….
결국 세인트블루는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찾아갔지만, 남자친구를 못 만났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울한 상태로 잠들고 싶지 않은 나머지 기분이라도 풀겸 게임에 접속해서 나를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접속했는데, 내가 보이지 않아서 결국 대기실에 혼자 앉아서 잡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에이… 저 혼자 기다린 건데요.”
“시간이 많이 늦기는 했지만, 이왕 만난 거 한 판이라도 해볼까요?”
“네, 좋아요.”
세인트블루는 평소처럼 발랄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게임을 하는 중간에 풀어져서 자러 갈 때쯤에는 근심을 내려놓은 듯한 밝은 목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역시 연승은 기분을 풀어주는 뽕 맛이 있는 것 같았다.
..
..
나는 기상하자마자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일요일 오전인 만큼 식당은 한산하다 못해 여유가 넘치고 있었다.
어차피 수업도 없겠다. 굳이 아침을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기 때문인 거 같았다.
사실 나도 굉장히 귀찮았고, 그런 귀찮음을 감수하고 이렇게 식당에 나온 이유는 성수아 때문이었다.
그녀라면 분명 아침 식사를 하러 오리라 생각했다.
‘피곤해서 쓰러졌나? 안 오네….’
전날 연락할까 했지만, 내가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
거기다 성수아는 나보다 먼저 기숙사에 들어갔다고 했으니 분명 자고 있으리라 생각해서 따로 전화하지는 않았다.
‘성수아랑은 전화가 어색하기도 하고….’
[초서현과는 통화하지 않으셨습니까?]‘그건 그때 안부를 물어봐야 해서 한 거였지.’
성수아를 구하고 초서현에게 전화 통화를 건 이유는 성수아는 괴생명체에게 위협을 당한 상황이라 정신이 없을 거라고 판단해서 초서현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 초서현과 전화 통화를 하라고 하면 별 생각 없이 전화를 걸 수 있겠지만, 성수아는 용무가 없다면 전화를 걸기 꺼려질 거 같았다.
또 반대로 VR 안에서는 성수아랑 전혀 어색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문자를 할까했지만, 그것도 결국 하지 못했다.
괜히 문자에 깨면 그건 그거대로 민망할 거 같아서….
‘지금이라도 문자를 해볼까?’
[이참에 전화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아잉, 부끄러웡.’
[….]뭐지? 침묵에서 혐오감이 느껴지는 건 착각이겠지?
그렇게 아르모니아의 침묵을 몸소 맛(?)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 등 뒤를 툭툭 건드려왔다.
나는 뒤 돌아봐서 상대방을 바로 확인하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성수아였다.
분명 성수아인데….
평소에 보던 싱그러운 미소를 지닌 성수아가 아닌 살짝 초췌한 표정으로 힘겹게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의 성수아였다.
다만 자주 보지 않으면 인지하기 힘들 정도의 수준이었다.
성수아는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다행이에요. 정말 걱정했는데.”
“죄송합니다. 사정이 있어서….”
나는 초서현에게 했던 설명과 똑같은 설명을 해줬고, 설명을 들은 성수아는 바로 웃으면서 답해줬다.
“괜찮아요. 다음부터는….”
“…?”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하세요.”
성수아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나에게 보여준 표정과 사뭇 달라 보였다.
‘뭐지? 피곤해서 그런가?’
[수호 님, 이것을….]아르모니아는 내 앞에 성수아의 기질을 띄워줬고, 그녀의 기질에 내가 처음 보는 게 두 개 달려있었다.
-[집착], [질투심]-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성수아가 집착과 질투심이라니….
‘뭐야? 언제지?’
[확실한 건 습격 당시까지는 없었다는 것입니다.]‘그런데 대상이 누구지? 나? 초강현?’
중간 상황을 전혀 모르니,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한창 기질에 집중하고 있을 때, 성수아가 나에게 다가와서 내 이마에 손을 올리며 속삭였다.
“혹시 어디 아프신가요?”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꼭 그래 주세요.”
성수아는 평소와 같이 싱그러운 미소를 보여주며 나를 데리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
..
성수아와 식사를 하고 나서 느낀 점이 있다면….
‘…착각 아니지?’
[제삼자인 제가 보면 착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그녀가 뭔가 변했다는 사실이다.
식당 테이블은 건너편의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직사각형의 테이블들이 기다랗게 연결된 구조였다.
원래 성수아는 나와 식사를 할 때, 건너편에 앉는 편이었다.
그랬던 성수아가….
“오늘은 성수호 교관님이 좋아하는 중식이네요.”
“하하….”
바로 옆에 바싹 붙어 앉아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도 별로 없겠다 나쁠 이유는 없었다.
문제는 내가 뭣도 모를 때 이런 행동을 해왔다면 얼씨구 좋다 하고 넘어갔겠지만, 지금 그녀의 기질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꽤 난처한 상황이었다.
일단 질투심의 대상이나 집착의 상대가 누군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누가 봐도 집착은 수호 님에게 하고 있습니다.]‘….’
그야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주긴 했지만… 저렇게 집착할 만한 수준인가?
성수아가 나름 영웅 생활을 해와서 그런 거에 크게 연연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동료들을 구해주고, 도움받은 일이 꽤 있었을 텐데….
내가 기질이 생긴 원인에 대해서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아르모니아가 한 가지를 떠올리며 통신으로 말했다.
[혹시… 어제 옥상에서 초서현과 있었던 일을 본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상황극?
사실 상황극이라고 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초서현의 궁술을 옆에서 봐줬다.
비록 나는 궁술에 관해서 아는 게 쥐뿔도 없었지만, 그냥 그녀의 몸을 이리저리 만지는 재미로 가르쳐줬다.
평소라면 레나가 감지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레나 씨를 워프 케이프 안에 대기 시키는 바람에 눈치채지 못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약 정말 성수아가 그 모습을 보고 집착과 질투심이 생겼다면 꽤 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도통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었던 성수아의 마음을 천천히 들어갈 계기를 마련한 셈이니까.
다만 그게 무조건 좋은 방향이라는 법은 없다.
‘그게 진짜면 진짜 좋은 상황이네.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어떤 문제입니까?]아르모니아가 질문을 할 때, 마침 옆에 있던 성수아가 고개를 돌려서 나를 보고는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어디 아프신가요? 밥을 한 숟갈도 뜨지 않고 계시네요.”
“아뇨, 괜찮습니다.”
나는 최대한 웃어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힘없이 바라보더니, 성수아가 주위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게 최대한 작게 속삭였다.
“아니면… 혹시 제가 옆에 있어서 불편하신가요?”
“에이, 설마요.”
“다행이네요. 괜한 소리를 했네요. 식사하세요.”
성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내 눈에 비친 성수아의 눈빛이 살짝 무섭게 느껴졌다.
..
..
아침 식사를 마무리하자마자 성수아는 내게 바로 동물의 마을을 플레이하자고 제안했다.
게임을 하기에는 굉장히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바로 승낙했다.
게임 시작 전에 초서현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음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음으로 미뤘다.
‘오늘은 무조건 성수아한테 맞춰줘야겠다.’
[개인적으로 적당한 집착과 질투심이 있는 건 긍정적으로 봅니다만….]‘맞아. 적당하면 최고지.’
하지만 적당한지 알려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게 최고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그건 불가능하다.
그나마 침몽으로 엿볼 수 있지만… 그것도 완벽한 건 아니니까.
정말 나한테 집착을 하는 건지, 그게 애정인지, 아니면 그저 동료애인지….
‘그런데 만약에 저게 과해지면 진짜 위험해지는 거지.’
그냥 평범한 집착을 넘어서면 그 순간 끝이다.
임무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넘어서서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그건 바로 성수아에게 생기는 문제다.
지금 나는 한 여자만 평생 바라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만약 성수아가 내게 품은 감정이 애정이 아니더라도 그녀의 곁을 떠나는 상황을 언제나 상정해놔야 한다.
“일단 접속해보자.”
나는 그렇게 VR 헤드기어를 착용한 뒤 게임에 접속해서 동물의 마을 중앙에서 눈을 떴다.
그리고 내 옆에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내려다보는 성수아가 있었다.
“저희, 아침에 이렇게 접속하는 거 처음이죠? 너무 좋네요.”
분명 성수아는 자애로운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지만, 아까 식당에서 그녀가 보여준 미소는 분명 평소와 달랐다.
나는 성수아의 미소를 보면서 덩달아 미소를 지어줬다.
“저도 오랜만에 접속해서 좋네요.”
그녀를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성수아가 얀데레가 될 리는 없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나는 성수아의 손을 잡고 게임을 시작했다.
***
어둠에 휩싸인 공간 한가운데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스포트라이트 한가운데에는 단 한 사람만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주위에 비치지 않는 어두운 공간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웃기지 마! 내가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는데!”
하지만 남자의 외침 후 아무도 없어 보이는 어둠 속에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고충신… 니가 저지른 실수를 생각하면 우리도 편의를 많이 봐준 거다.”
“네 녀석 때문에 자칫 실패를 넘어서서 우리가 했다는 사실이 들통날 뻔했어.”
“그래, 니 녀석 능력은 그래도 우리에게 꽤 큰 도움이 됐으니까. 그 정도 선에서 넘어간 거다.”
어둠 속에서 몇몇 남자들의 대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그들은 고충신에게 이번 임무의 실책을 생각하면 굉장히 편의를 봐준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고충신은 어둠 속 존재들의 말에 콧방귀를 끼면서 중얼거렸다.
“웃기지 마…. 내가 왜 그런 짓을!”
“일 년!”
“읏….”
고충신은 어둠 너머에서 들려온 중저음의 큰 목소리에 움찔했다.
지금까지 들려오던 목소리들과는 중압감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아까 외쳤던 남자는 목소리를 낮추고 흥얼거리듯 말을 읊었다.
“영웅 사관 학교의 스파이로 일 년간 잠입하고, 내 명령을 잘 따르면 단장 자리를 내어주겠네.”
“!!”
그 말과 동시에 고충신은 놀란 표정을 지었고, 어둠 속에서도 파도치듯 대화들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고충신은 표정을 가다듬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 말… 정말입니까?”
“그럼… 단, 들키지 않고 임무에 착실히 수행했을 때의 이야기라는 거 명심하게.”
고충신은 잠시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하아… 알았습니다. 영사관 경비로… 잠입해보겠습니다.”
성수아는 옷을 입은 채로 침대 위에 누워서 중얼거렸다.
“…안 와.”
성수아는 성수호에게 전화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 화면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초서현과 성수호의 관계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성수아를 구해준 성수호는 그녀가 아닌, 옆에 있던 초서현에게 통화를 했다.
위급한 상황임에도 성수아의 머릿속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먼저 자리 잡아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사건을 해결하고 나자, 이번에는 성수호가 실종됐다.
성수아는 진심으로 그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옆에 있는 초서현도 만만치 않게 성수호를 걱정했다.
아니, 자신보다 더 간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성수아는 초서현이 남자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