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252)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51화(252/1201)
사실 교관 입장에서 굳이 이런 부탁을 할 필요가 없지만, 그녀는 원래 탑의 소속이라 그런지 열정적으로 그쪽의 일을 돕는 듯했다.
서지은은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민폐를 끼치면….”
“그건 우리 쪽에서 책임을….”
성수아가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이었다.
조금 전까지 옅은 미소로 서지은 옆에 서 있던 기철호가 입을 열어서 성수아의 말을 끊었다.
“성수아 교관님. 어떻게 책임을 진다는 말씀이시죠?”
“그건…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저희가 나서서….”
“결국 문제는 생긴다는 말씀이군요?”
“그건….”
아까까지 신사답게 미소를 지으며 성수아를 대하던 기철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그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표정에는 아까와 같은 온화함이 담겨 있었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성수아를 거칠게 다그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다치는 건 저희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가씨께서 다치면 그건 어떻게 책임을 지실 겁니까?”
“….”
“저번에도 성수아 교관님을 믿고 아가씨께서 등교하셨지만, 영사관이 습격당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아가씨께서 그곳에 계셨더라면….”
다그침은 어느 순간 질타로 변하기 시작했다.
서지은은 기철호의 모습에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매번 볼 때마다 침착하고, 차분해 보이던 서지은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니 신기하긴 했다.
하지만 신기한 건 신기한 거고, 지금 성수아의 질타를 듣고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평생 안에서 쭈구리고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지금 아가씨게 무슨 말버릇을….”
“세형 씨….”
“아가씨, 제가 다 해결하겠습니다.”
“…네.”
이상하다.
분명 겉으로는 누가 봐도 서지은이 주인이고, 저 기철호라는 녀석은 그녀의 수발을 드는 역할을 하는 집사였다.
하지만 지금 태도를 보면 기철호가 서지은의 위에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나는 이질적인 부분을 제쳐두고 할 말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겁먹고 안에서 떨고 있어봤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이대로 안에 틀어박혀 있어봤자 서지은 생도는 그저 침대맡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그림자를 기다리는 식일 뿐….”
“그만하시죠. 지금 그쪽 분께서 그렇게 입을 놀리실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만.”
“….”
그렇게 모두가 침묵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을 때, 입을 연 건 다름 아닌 서지은이었다.
“교관님 말씀이 맞아요. 계속 이대로만 있는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겠죠.”
“아가씨. 위험합니다. 제가 다 해결할 테니….”
“아버지께서 모든 사람의 선망에 대상이 된 건 안전을 지향해서 그런 게 아니잖아요.”
“….”
서지은은 아버지라는 단어로 기철호의 입을 막고 나서 나와 성수아에게 겸허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일 시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간에 맞춰서 등교하겠습니다.”
“그래, 우리도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준비를 해놓을게.”
“….”
그렇게 성수아와 나는 서지은을 설득하고 저택을 나올 수 있었다.
***
성수아와 성수호가 떠나고 나서 기철호는 서지은을 방문까지 데리고 간 다음 차분히 입을 열었다.
“아가씨,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요?”
“…격변하던 시대를 바로잡은 영웅이셨습니다.”
서주호.
서지은의 아버지인 그는 마냥 돈이 많은 재벌이 아니었다.
경영, 리더쉽, 사업… 모든 것에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 더 나아가서 영웅으로서의 재능과 책임을 지니고 있던 인물이었다.
현재 최고의 영웅을 한 명 꼽으라고 하면 모든 사람이 초강현을 지목했지만, 불과 십 년 전에는 모든 사람이 서주호라고 말할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서지은이 어렸을 때 죽었고, 지금은 역사 속에 이름만을 남긴 채 사라진 존재였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 언제나 보좌해주던 기철호.
비록 초인적인 능력은 없었지만, 비서와 집사 일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서주호의 옆에서 그의 빈자리를 확실히 지켜줬다.
서지은은 기철호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요.”
“….”
기철호는 눈을 감고는 고민하더니, 서지은을 보면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알겠습니다. 내일 입고 가실 생도복과 짐을 챙겨 놓겠습니다.”
“고마워요, 세형 씨. 그럼 부탁할게요.”
“네, 분부대로….”
서지은은 무뚝뚝한 표정을 풀고 기철호에게 미소를 지어준 뒤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기철호는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옆에 서 있던 메이드에게 명령했다.
“아가씨의 생도복을 준비해주세요. 여벌도 챙기시고… 그리고….”
메이드는 기철호의 명령을 최대한 집중하며 들었고, 그는 마지막으로 몇 마디를 덧붙였다.
“아가씨의 생도복은 필히 저한테 가지고 오세요. 전투 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제가 마지막으로 체크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메이드가 떠났다.
아무도 없는 복도.
그런 곳에서 기철호는 주머니에서 쌀알만 한 반짝이는 큐빅을 꺼내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호랑이 자식은 호랑이라는 건가…. 거의 다 된 줄 알았는데, 길들이기가 쉽지 않군.”
그는 인상을 찡그린 채 자신의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성수아는 차를 운전하는 중에 내 쪽으로 힐끗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같이 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제가 괜히 나서서 곤란하게 만든 게 아닌가 걱정이네요.”
“설마요. 오히려 성수호 교관님이 아니었으면 서지은 생도를 설득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전에 입학도 간신히 설득해서 데리고 온 것이라고 말해줬다.
견학 건도 사실 갈지, 말지 이야기가 논의되는 와중에 습격받은 터라 가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고 한다.
“언제나 느끼지만, 성수호 교관님은 대단하네요.”
“네? 제가요?”
“후후… 뭐랄까… 가끔 어린애 같다가도 어떤 때는 인생 경험 많은 선생님 같아요.”
“어… 그거 칭찬이죠?”
“그럼요!”
성수아는 크게 웃으면서 대답하고는 갑자기 조용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할 말이 없어서 뻘쭘해서 그런가 싶어서 뭔가 주제를 꺼낼까 고민하고 있자, 성수아가 침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까는 죄송해요.”
“네? 뭐가요?”
“그… 제가 이상한 걸로 몰아세웠잖아요.”
나는 그제야 성수아가 박희연과의 관계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던 것을 떠올렸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아서 잊고 있었는데.
“그게 뭐 죄송할 일인가요. 박희연 영웅님이랑 안 좋은 일이 있었나요?”
“그게… 예전에 과격한 선배님 중에 한 분이라서 걱정돼서요.”
성격이 좀 털털하고, 이기적이긴 하지만 과격하다고 하기에는 좀 애매했다.
사실 생도 시절에 정말 그런 성격이었을지는 몰라서 성수아가 저렇게 타인에 대해서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스마트 워치가 마침 망가져서 연락처를 못 드렸는데…. 뭔가 다른 생각이 있으셨나 보네요.”
“다, 다행이네요! 나쁜 분은 아닌데… 친해지면 좀 귀찮아 질 수도 있어요.”
어마어마한 견제구만….
그렇게 박희연에 관한 이야기는 마무리되고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서 다시 화제를 돌렸다.
“이세형 씨 였나요?”
“네.”
“갑자기 돌변해서 놀랐네요.”
아까 성수아를 거칠게 타박하던 집사.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었다.
“평소에는 괜찮은 분이세요. 아마… 지은이랑 관련돼서 그런 걸 거예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흐음….”
신경 안 쓰고 싶어도 안 쓸 수 없었다.
가명을 쓰고 있고, 악마 같은 기질, 그리고 갑자기 돌변하는 성격, 그리고… 이상한 주종관계.
‘뭐, 오랫동안 지내서 오히려 교육 담당 같은 걸 수도 있겠네.’
집사란 하인이 아니다.
그 집을 이끌어가는 보좌관 같은 역할을 하는 자들이다.
집주인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낼 수 있는 존재들이니까.
‘뭐… 나중에 또 만날 일 없었으면 좋겠네.’
아까의 논쟁으로 첫인상이 그렇게 좋지 않아 보였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떠오르는 게 있었다.
‘아르모니아, 그 서지은의 부모는 유명한가?’
[일단 저희 쪽에 넘겨준 기본 정보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아하니 일반인이 아닌 듯한데 스마트 워치로 검색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그래, 나중에 해봐야겠다. 정말 유명한 사람이면 몰라도 문제니까.’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서지은이 선망의 대상이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면 유명한 인물이니 알아둬서 나쁠 건 없으니까.
..
..
“주말에 모이게 해서 죄송합니다. 일단 본론부터 말씀드리면 마과 견학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교장의 말에 회의실에 있던 마과 교관과 보조 교관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몇몇 교관들이 교장에게 우려의 표시를 했지만, 교장은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내비쳤다.
“걱정하시는 부분들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생도들의 안전이 미래의 안전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이번에 탑에서 현성들께서 직접 생도들을 지시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
교장의 말은 어마어마한 여파를 몰고 왔다.
그나마 얌전히 있던 성수아가 토끼 눈을 뜨고 교장에게 진짜냐고 물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중요한 건 이번에 마과 교관님들께서….”
교장이 입을 열려는 순간 회의실 문이 열이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마침 회의실 문 근처에 서 있던 나는 입장하는 인물과 바로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응? 저번에 그 꼬마구만.’
탑의 수장이다 뭐다 했던 꼬마였다.
그녀도 들어오자마자 나와 눈이 마주쳤고, 나를 하염없이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기질이나 볼까 싶어서 통신으로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회의실에 있던 전원이 기립하더니, 놀란 표정으로 꼬마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예, 예리엘 님!?”
“아… 미안해요. 마침 지나가는 길에 탑과 관련된 이야기가 들려서 들어와 봤어요.”
그녀는 나를 힐끗 바라본 뒤 교장에게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
“갑자기 들어와서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마침 제가 요청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제 입으로 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서 들어왔어요.”
예리엘이라고 불린 꼬마는 마과 교관들에게 차분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마과 견학은 진행한다는 건 들은 거 같고… 마과는 생도가 적어서 모든 생도가 견학에 참석한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기과와 다르게 마과는 학년이 오를 때마다 생도의 숫자가 현격히 줄어드는 편이다.
다치거나, 재능이 없어서 좌절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마과의 생도 숫자는 입학생과 졸업생이 10배가 넘게 차이가 나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우등생인 마과 생도들을 따로 선별할 이유도, 추첨으로 고를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견학에는 여러분이 직접 참여해줬으면 해서 제가 직접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아….”
마과 교관 중에 안도하는 사람은 그나마 성수아 정도였다.
다들 살짝 난처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냥 생도들을 가르치는 것도 귀찮은 부분이 많은데, 직접 현장에서 견학까지 뒷바라지하는 건 그들이 바라는 일이 아니었을 테니까.
하지만 다들 그런 불만을 쉽게 표정에 담지는 않았다.
‘그룹 회장이 와서 어깨 툭툭 두드리면서 프로젝트를 하나 맡기는데, 거기에 한마디를 할 미친놈은 없겠지.’
나는 속으로 낄낄 웃으며 예리엘을 바라봤다.
‘아르모니아, 기질 좀 보여줘.’
[알겠습니다.]‘흠… 생각보다 가명을 쓰는 사람이 많네….’
지금까지 가명을 쓴 고충신이나 기철호와는 다르게 좀 귀여운 느낌이었다.
=====
이름 : 온아름
-기질-
[마법], [일편단심], [지고지순], [차분함]….=====
외형으로 보면 나름 무표정에 조용조용해서 성격을 알기 애매했지만, 기질을 보면 딱 선인의 기질을 타고난 게 보였다.
다만 중간마다 [의심증], [꿰뚫어 보는 눈] 같은 기질을 보면 외형과 다르게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왜 저렇게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지….’
[일단 상대가 상대인 만큼 의심을 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싫어! 꼬맹이가 나한테 눈싸움을 걸었는데, 이대로 물러날 내가 아니지!’
[….]예리엘이 눈을 감으면서 눈싸움은 내 승리가 되었다.
그리고 내 승리와 함께 보상으로 회의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
“자, 그럼 오늘 회의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다들 내일 견학을 준비해주세요.”
그렇게 회의가 마무리되고, 회의실을 나와서 바로 성수아와 대화를 시작했다.
“아마 이번 주에는 쭉 같이 있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마과 견학은 각자 맡은 반에 있는 교관과 보조 교관이 합을 이루어서 진행하게 되었다.
굳이 섞을 필요가 없을 테니 당연한 결과였다.
마과 견학에는 뭔가 준비를 해야 하나 싶어서 성수아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려는 찰나였다.
“자주 보네.”
“아! 예리엘 님.”
예리엘이 다가와서는 다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설마 눈싸움에서 졌다고 해코지하려고 온 건가!?’
[…그 정도로 유치한 인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뭐지? 나 돌려 까는 건가?
성수아는 바로 분위기를 파악하고 예리엘에게 나를 소개해주기 시작했다.
“아, 예리엘 님. 여기 이분은 저랑 같이 마과를 담당하고 있는 성수호 교관님이세요.”
“안녕하세요. 보조 교관 성수호입니다.”
“그… 성수호 교관님….”
“…?”
성수아가 나를 보면서 난처한 얼굴을 하고 있는 중에 예리엘이 내게 손을 뻗어서 악수를 청했다.
“예리엘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나도 손을 뻗어서 예리엘의 앙증맞은 손을 쥐는 순간이었다.
파앗!
“!!”
“어!?”
“응?”
예리엘이 나와 악수하자마자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악수를 풀고 자신의 팔을 전광석화의 속도로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놀란 건 예리엘뿐만이 아니었다.
나도 놀랐고, 그 모습에 성수아도 놀라서 나와 예리엘을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그… 혹시 제가 무슨 실례를 했습니까?”
“….”
예리엘은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나를 굉장히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수십 초 정도 경계하는 눈빛으로 보면서 손바닥을 주무르더니 다시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미안해요. 갑자기 전기가 올라서….”
“…네.”
내 손에서 피카츄마냥 천만 볼트라도 흘렀나?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에 예리엘은 성수아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성수아에게 말했다.
“잠깐, 따로 얘기 좀 할 수 있겠니?”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자리를 빠지겠습니다. 그럼 이만….”
나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그 자리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그렇게 자리는 떠나는 와중에도 예리엘의 눈빛은 계속 내게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