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26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60화(261/1201)
지금 사실상 싸울 수 있는 건 나 뿐이었다.
성수아의 입장에서 동료를 버리고 가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옆에 있는 생도의 안위도 분명 중요했다.
성수아는 눈을 질끈 감고 현실을 파악했는지 서지은의 팔을 붙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믿을게요.”
“교, 교관님!”
“예리엘 님은 찾으면 꼭 데리고 올게요!”
다행이었다.
성수아가 나를 버리고 갔다기보다는 나를 어느 정도 믿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었다.
전에 보여줬던 실력이 있으니, 믿고 있겠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나는 두 사람이 떠나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 바로 활시위에 평범한 화살을 건 뒤에 동굴 벽을 향해서 쐈다.
타앙~
마법진을 사용하지 않은 화살은 벽을 튕기며 쇳소리를 내었고, 그 쇳소리는 동굴을 울리며 저 멀리 퍼져나갔다.
“—__—!!”
“반응은 있네.”
혹시라도 두 사람이 달려가는 소리를 쫓아가서 놓칠까 싶었지만, 화살 소리에 반응하고는 내 쪽으로 달려오는 듯싶었다.
그리고 바로 저 멀리서 방향을 꺾어서 모습을 드러내며 내 쪽으로 달려왔다.
망토는 이미 군데군데 불타서 누더기에 가까웠고, 아까 내가 뚫어놓은 어깨의 구멍은 그대로였다.
나는 초전도체 화살을 활시위에 걸면서 말했다.
“일단 한 발 쏴보자.”
파아아앙!
한쪽 팔을 제대로 못 쓰는 것을 노려서 그쪽을 향해 화살을 날렸지만, 옆으로 구르듯이 회피했다.
‘…피할 줄도 아는구만.’
[아까 관통한 화살과 성수아의 마법이 효과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아르모니아의 말대로 처음 봤을 때 느껴졌던 압도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지금은 꽤 지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번 회피한 것만으로 옆으로 굴러서 헐떡이며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계를 하면서 계속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성수아 찾나?’
망토 일부분이 불에 타서 어느 정도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괴생명체들이 그저 괴성을 지르고, 좀비처럼 달려드는 표정이었지만 녀석은 달랐다.
사람의 얼굴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나를 경계하면서 누군가를 끊임없이 찾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지금 저 녀석의 행동은… 내게 기회였다.
‘…쏘자.’
일단 1단계 화살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금 지쳤다고 해도 또 화살을 낚아채면서 내게 달려오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아르모니아, 레나 대기 시켜줘.’
[차라리 지금 레나 씨를 보내는 게….]‘아니, 최후의 수단이야.’
아까 봐왔던 괴생물체라면 몰라도 마법을 쓰는 녀석은 레나가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웠다.
나는 활시위에 화살을 걸고는 최대한 화살에 집중했다.
지금까지 2단계로 해결되지 않는 적은 없었다.
하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법이다.
환경과 상대가 지금까지 만난 녀석들과 판이하게 다른 녀석이었다.
동굴이 무너질 수도 있었고, 어쩌면 최악의 상황에는 상대가 내 공격을 막거나 회피할 수도 있었다.
“—__——ㅡㅡ—!!!!”
녀석은 지금까지 질러왔던 괴성을 넘어서는 소리를 지르며 내게 달려오며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저 괴물 같은 괴물을 상대하려면….
‘이거 말고는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 녀석이라는 거지!’
나는 통신으로 외치며 활시위를 놓았다.
***
드르르르르….
“응?”
예리엘은 날아가는 중에 던전 내부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감지하고 잠시 멈춰 섰다.
예리엘은 주위를 보다가 중얼거리며 다시 날아갔다.
“기믹인 줄 알았네. 그런데… 지금 이 방향 맞는 거겠지?”
예리엘은 성수호가 알려준 방향으로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지나칠까 싶어서 중간중간마다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날아가기를 십여 분이 지나서 두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예리엘 님!”
“괜찮니?”
예리엘은 두 사람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바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도하는 것과 동시에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나머지 한 사람은?”
“혼자 막고 있어요! 빨리 가야 해요!”
성수아는 예리엘에게 최대한 요약해서 단시간에 모든 상황을 설명했고, 성수호가 위험하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예리엘은 갈등할 새도 없이 두 사람을 공중에 띄우며 입을 열었다.
“여기는 오히려 위험해. 차라리 나랑 같이 가자.”
“네!”
예리엘은 그렇게 두 사람을 데리고 성수호를 놓고 온 장소로 재빠르게 이동했다.
두 사람이 달려왔던 거리는 고작 3분도 걸리지 않아서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이게….”
도착하자마자 성수아는 허망한 눈을 하며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았다.
아까 성수호가 자리하고 있던 곳은 던전 자체가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였었다.
공간이라는 표현을 하기에 무색하게 막힌 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힘없이 주저앉은 성수아를 보면서 예리엘은 곰곰이 생각했다.
‘…정말 이 돌무더기에 파묻힌 건가?’
예리엘의 마음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든 생각은 책임과 귀결되었다.
‘일단 돌아가자. 시신 회수보다 두 녀석을 데리고 가는 게 우선이야.’
냉정하다 못해 잔인할 수 있는 생각이었지만, 예리엘은 두 사람의 안전을 우선시하기로 결심했다.
예리엘은 허망한 눈으로 돌무더기를 바라보는 성수아와 서지은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일단 돌아가자. 가서 다시 수색 인원을 보내고….”
“…먼저 가세요.”
성수아는 돌무더기 쪽으로 다가가더니,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저는… 저는 어떻게든 더 찾아보겠어요….”
“성수아….”
성수아는 평소에 보여줬던 침착하고 사분사분한 모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눈에는 절망과 광기를 담은 채 돌무더기 앞에서 작은 돌들을 맨손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그만….”
예리엘이 안타까운 눈으로 성수아에게 중얼거리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뒤편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성수아 교관님, 그만 하세요.”
“응?”
“어?”
예리엘과 서지은이 뒤를 돌아서 경계하는 모습으로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어둠 속에서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성수호가 나오며 간신히 말했다.
“성수아 교관님… 그러다가 손가락 다쳐요.”
예리엘의 도움으로 나와 성수아, 서지은은 전부 던전 밖으로 안전하게 나올 수 있었다.
밖은 이미 해가 저물어가는 저녁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던전 밖으로 나왔음에도 내 마음은 마냥 편치 않았다.
‘괴물 같은 녀석… 아니, 정말 괴물이지. 설마 거기서 살아서 그렇게 도망칠 줄은 몰랐네.’
던전 내부가 무너진 건 순전히 2단계 화살을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쏜 화살을 맨손으로 튕겨낸 괴물 때문이었다.
그 말도 안 되는 공격을 말도 안 되는 신체 능력으로 튕겨내고, 그 덕분에 던전이 무너져서 거기에 파묻힌 것이었다.
그 이후 건너편에서 울음소리를 내는 것을 확인하고, 확인 사살을 하고 싶은 마음에 뒤편으로 갔지만, 이미 도주한 뒤였다.
‘다음에 만나면 어떻게 상대하지?’
그동안 필살기(必殺技)라고 생각했던 내 능력이 처음으로 필살(必殺)을 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만약 처음부터 정면승부를 했으면 반드시 필패했을 것이다.
[만나지 않는 게 중요하지만, 다음에 만날 것을 대비해서 슬슬 기본 능력치를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그래, 슬슬 능력치 올리는 것에 집중해야겠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닌 이상 내가 가진 능력의 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살 수 있는 확률을 좀 더 올려줄 테니까.
‘뭐… 일단 살았으니까. 다행이지. 그런데 성수아… 너무 껴안는데?”
예리엘이 우리를 띄워서 이동하는 내내 성수아는 내게 떨어지지 않고 속삭이듯 중얼거려왔다.
그리고 그 중얼거림은 밖에 도착해서도 멈추지 않았다.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에요.”
“죄송합니다. 갑자기 난리 통에 던전이 무너져서 잠시 대피해 있다는 게….”
성수아가 이렇게 걱정해줘서 좋기는 한데, 너무 밀착한 상태였었다.
예리엘은 그런 성수아를 보면서 나무라듯이 말했다.
“그만하는 게 어떻니? 누가 보면 실종된 아이를 찾은 부모인 줄 알겠네.”
“…네.”
아까 성수아의 모습에 진득하게 미소를 지어주던 예리엘도 그녀의 과장된 행동이 슬슬 눈에 거슬리는 모양이었다.
거기다 던전 밖에는 와글와글한 사람들도 붐비어서 성수아의 행동도 마냥 보기 좋은 행동은 아니었다.
유명한 약혼자가 있는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안겨서 중얼거리는 게 좋은 모습일 리는 없으니까.
예리엘은 성수아와 서지은을 보면서 말했다.
“일단 두 사람은 본래 자리로 돌아가고….”
“…?”
예리엘은 나를 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잠시 남아서 이야기 좀 하죠.”
“네.”
“예리엘 님….”
성수아가 뭔가 낌새를 차리고 나와 예리엘을 멈춰 세우려고 하자, 예리엘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마. 문제가 될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니까.”
“…네.”
성수아는 예리엘의 말에 바로 조심스럽게 뒷걸음질했고, 예리엘은 그 모습에 다시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를 따라갔고,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은 예리엘은 조용히 이야기를 진행했다.
“…솔직히 모르는 것투성이네요.”
“네?”
“마법도 신기하고… 활 솜씨도 신기하고… 거기다 성격도 신기하고.”
“….”
문제가 될 만한 이야기라고 하지 않겠다는 것 치고는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를 읊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뭐… 세상에 내가 모르는 것들도 많겠죠. 아까 괴수들처럼 말이죠.”
예리엘은 표정을 풀면서 나를 올려다봤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부른 게 아닌데…. 할 이야기는 아까 있었던 내기에 관한 거예요.”
“내기… 말씀이신가요?”
“아까 당신이 말한 대로 가니까. 성수아와 서지은과 마주칠 수 있었어요.”
“아….”
아까 통신으로 만약 가는 길이 맞으면 보상을 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그냥 분위기 전환 삼아서 했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진심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딱히 할 부탁이 없는데.’
아까 일을 비밀로 해달라는 게 베스트였지만, 그건 오히려 더 의심을 사는 행동일 뿐이었다.
그리고 비밀과 관련된 부탁은 애초에 의미 없는 부탁이니까.
예리엘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꽤 오래 걸리는 거 보니까. 나한테 단물 다 빨아먹을 부탁이 뭔지 고민하는 것 같네요.”
“하하….”
이건 시험이었다.
과연 내가 어떤 부탁을 해오는 인간인지 알기 위한….
‘무슨 부탁을… 아!’
[…?]나는 예리엘을 내려보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예리엘 님, 그럼….”
***
“….”
성수아는 생도들을 모아놓고 손톱을 깨물면서 불안에 떨었다.
‘이상한 오해 하시는 거 아니겠지?’
성수아의 기준에서 성수호는 분명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실력이 있는 자였다.
하지만 영웅으로 활동하지 않고, 그저 10000등 이상의 존재로 영사관에 보조 교관으로 취직했다.
영웅 협회에 정식 영웅으로 등록되지 않는 자 중에 이름을 떨친 사람도 분명 존재했다.
비율로 따지면 소수점 밑으로 파고들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평범한 영웅들보다 훨씬 유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성수아는 성수호를 그런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성수아는 그를 꾸준히 봐왔고, 그의 성품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예리엘은?
‘오해하기에 충분해….’
전에 VR 기기에 들어가서 성수호의 신체 측정을 해달라고 했던 예리엘이었다.
성수아가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생도들과 기다리는 사이에 예리엘이 저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성수아는 성수호 없이 혼자 걸어오는 예리엘을 보면서 더욱더 불안감이 증폭했고, 그녀에게 달려가서 상황을 물었다.
“예리엘 님… 성수호 교관님은 어디로….”
“아, 부탁을 들어준다고 했더니 견학을 일찍 마쳐도 되겠냐고 부탁하더라.”
“…부탁이요?”
예리엘은 성수호와 있었던 일을 전부 가감 없이 사실대로 이야기해줬다.
“누구 생일? 그거 챙겨줘야 한다고 그러더라.”
“….”
성수아는 아까 성수호의 등에 업혔을 때의 일을 떠올렸다.
한창 성수호 등에 업혀 가는 중간에 깼고, 하필 깨어난 타이밍에 서지은과 생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었다.
(여자들은 뭔 선물을 좋아할까?)
(어느 정도 호감이 있나요?)
(꽤?)
(오르골 어떠세요?)
(아하….)
성수아는 두 사람의 대사를 머릿속에 재생시키며 볼을 발그레 띄우며 생각했다.
‘다음 주 내 생일인 거 어떻게 아신 거지?’
그리고 생각했다.
‘설마 당분간 외출이 힘들어서 내 선물을 미리 구입하시려는 건가?’
성수아는 자신도 모르게 싱글벙글 웃으며 실실거렸다.
그리고 그녀의 실실 웃는 모습에 예리엘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디 아프니?”
“아, 아니요…. 잠시 딴생각을….”
예리엘은 잠시 눈살을 찌푸리다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