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282)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81화(282/1201)
EP.281 281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2-17)
“지금 당장 시험지를 가지고 나오세요. 학생은 더 이상 시험을 볼 자격이 없습니다.”
“그… 어….”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소설의 클라이맥스를 눈에 담고 있는 독자의 표정으로 루이스를 바라봤다.
중요한 시험임에도 학생들의 눈은 시험지가 아닌 교수와 루이스를 번갈아 볼 뿐이었다.
교수는 교탁을 살살 치면서 일갈했다.
“빨리 나오세요. 다른 학생들 방해하지 말고.”
“시, 실수입니다. 아직 더 풀 수 있습니….”
“더 풀 수 있고 나발이고, 빨리 퇴실하세요. 만약 계속 그런 식으로 말을 안 들으면….”
교수는 눈매를 날카롭게 벼르며 입을 열었다.
“시험을 0점 처리하겠습니다.”
“으윽….”
나는 교수의 말을 듣고는 통신으로 아쉬움을 토해냈다.
‘에이…. 그냥 빵점 처리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푼 거는 인정해주는 건가 보네.’
[부정행위 자체가 발각되지 않는 한은 어느 정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 같습니다.]‘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한 거 같지?’
나는 입 밖으로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입구로 향했다.
루이스는 울먹이는 표정과 함께 온몸을 축 늘이며 시험지를 힘없이 들고나왔다.
딱 봐도 방금 있었던 일로 충격을 받아서, 나와의 싸움은 아예 잊은 듯싶었다.
내가 시험지를 먼저 제출했고, 루이스가 바로 다음에 제출했다.
루이스가 시험지를 제출하자 시험지를 걷고 있는 젊은 교수가 루이스에게 말했다.
“학생은 일단 마그타 교수님 연구실로 가 계세요.”
“크읏… 네.”
나는 강의실을 나가기 전에 몸을 돌려서 시험지를 제출하고 있는 루이스를 향해 다시 입을 뻥긋거렸다.
-느림보-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강의실을 나왔다.
루이스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못 본 건 아쉬웠지만, 오히려 난동을 피워서 나까지 엮이면 곤란할 것 같아서 그를 놓고 강의실을 떠났다.
***
루나는 루이스가 강의실을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루이스.’
루나뿐만 아니었다.
비록 비난이나 비아냥은 아니지만, 강의실에서 시험을 보는 학생들 전부가 루이스를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교수나 조수들을 제외하고 모든 학생이 알고 있었다.
매일 잘난 모습만 보여주던 그가 다른 조수와 함께 강의실 밖으로 초라하게 끌려 나가고 있었다.
평소라면 학생들도 술렁거리며 루이스에 관한 이야기 장터를 열었겠지만, 시험 시간인 만큼 다들 다시 시험지로 시선을 돌리면서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루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아… 바보.’
루나도 대충 성수호가 먼저 도발했으리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도발하는 이유도, 루이스가 이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것도 모두 루이스, 본인의 잘못이었다.
루이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며 루나도 집중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어려워. …그런데 그걸 한 시간 만에 풀어내네.’
루나는 시험 기간 동안 시험이 끝나면 언제나 성수호와 테라스에서 답을 점검하곤 했다.
그리고 그가 말해주는 답들은 루나가 적었던 답과 완전히 같았다.
루나는 처음 답을 점검할 때부터 그가 적어낸 답에 어떠한 의구심도 품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성수호에 대한 평가가 한층 올라갈 때마다 루나가 그에게 품고 있는 애정도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루나는 성수호가 더 잘나가서 자신의 우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계속 올라가서 자신에게 손을 뻗어줬으면 했다.
타인이 루나의 속마음을 훤히 본다면 속물적이라고 욕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루나가 성수호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그의 능력이었다.
마법진을 생각으로 구사하는 능력.
그리고 결정적으로 목숨을 내던져서 자신을 지켜준 성수호에게 완전히 빠져버린 것이었다.
애정은 가만히 놔두면 식기 마련이지만, 성수호는 꾸준히 노력하면서 루나의 애정에 물을 주고 있었다.
루나는 언제나 성장하기를 갈망하고, 그녀는 언제나 주위에 자신보다 잘나가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루이스처럼 귀찮게 하지는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루이스는 분명 루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건 맞았다.
그런데도 루나가 루이스에게 남자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 건 그녀의 갈망을 채워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루나가 마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면 루이스는 언제나 옆에서 자기 능력을 뽐내면서 그녀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기 바빴다.
악의는 아니었지만, 루이스는 루나가 열심히 마법을 배우기보다는 자신의 보살핌을 받는 쪽으로 계속 유도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루나는 자신을 위해주는 루이스에게 고마우면서도 귀찮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수호는 달랐다.
루이스가 앞장서서 루나를 과민 보호를 했다면 성수호는 루나와 같이 나란히 걸으면서 같이 손을 잡고 가는 느낌이었다.
가끔 앞서 나가면 루나에게 손을 뻗어서 그녀를 도와줬다.
대부분의 여자가 전자를 좋아할지 모르지만, 루나는 후자에 더 끌리는 타입이었다.
그런 그와 계속 같이 나란히 걷기 위해 루나는 다시 시험지에 집중했다.
‘후… 집중하자. 거의 다 풀었어.’
검산할 시간은 충분했지만, 문제들이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열심히 시험을 치르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문제에 도착한 상태였다.
‘마지막 문제가 어느 수준인지 확인하고, 검산을 먼저 할지 마지막 문제를 풀고 나서 할지 생각하자.’
루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지막 장을 보는 순간이었다.
압도적인 문제의 길이가 루나를 반기고 있었다.
‘후… 역시 만만치 않겠네. 그럼 한번 볼까. …응?’
문제를 쭉 훑어보던 루나는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문제의 지문 길이만 봐도 이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문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문제가 쉽다는 느낌이 들면서 머릿속에 자동으로 풀이 과정이 그려지는 기분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익숙하다는 기분만 들 뿐, 정확히 어디서 봤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성수호가 준 문제는 에넬로 수치와 상황이 많이 변경되어 있어서 루나는 성수호가 준 문제와 지금 시험지에 적혀있는 문제를 매칭시키지 못했다.
‘…일단 빨리 풀자.’
루나는 잡생각을 버리고 자신 있게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
..
루나는 시험지를 제출하기 위해 강의실 입구로 향하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역시 어려운 문제구나.’
시험지를 들고나오는 길에 다른 학생들의 모습을 봤지만, 다들 마지막 문제를 두고 펜을 멈추고 있었다.
머리를 쥐어뜯거나, 울먹이거나, 살인자에게 쫓기듯 숨을 몰아쉬는 등 각양각색으로 절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작 루나는 그들과 다르게 마지막 문제를 수월하게 풀어서 다른 문제들의 검산까지 여유롭게 할 수 있었다.
루나는 입구에 있던 젊은 교수에게 시험지를 제출하며 그에게 물었다.
“저… 혹시 아까 시끄러웠던 학생은 어떻게 됐나요?”
“아, 일단 마그타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대기하도록 지시를 내렸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루나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강의실을 나왔다.
루나가 아침에 그에게 안부를 물었던 건 그만큼 그가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시에 안부를 물었는데, 정작 제대로 된 대화를 못 해서 부속성 시험을 끝나고 제대로 대화를 주고받을 생각을 하고 있던 루나였다.
제일 큰 이유는 바로 내기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 전에 내기를 합의했을 때도 그사이에 낀 루나는 두통이 일어날 정도로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부딪힘이 점점 증가하면서 어느새 정말 철천지원수처럼 싸우기 시작한 것이었다.
루나는 어떻게든 두 사람을 중재해서 최소한 서로 물어뜯고 할퀴는 관계는 벗어났으면 했다.
으르렁거리며 경계하는 수준만 되더라도 루나는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후… 수호 씨가 이겨도 문제고, 루이스가 이겨도 문제네.’
하지만 두 사람은 평소에는 루나의 말에 미소를 지어주다가도 상대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바로 숙적의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눈매를 날카롭게 치켜올렸다.
그나마 성수호는 말이 통하는 느낌이라면 루이스는 대화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분위기였다.
‘후… 그래도 상황을 보면 수호 씨가 내기에서 이길 거 같으니까. 그때 되면 수호 씨한테 부탁해봐야겠어.’
루나는 이미 내기의 승자를 성수호 점치고 있었다.
이미 루이스는 부속성 시험에서 뭔가 일이 틀어진 모양이었고, 성수호는 여유만만하게 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거기다 루나는 앞에 있을 실기에 대한 걱정도 떨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필기를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실기를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테라스에 가보자.”
루나는 언제나처럼 그를 찾기 위해 테라스로 향했다.
테라스에 도착한 루나는 저 멀리 앉아 있는 성수호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언제나 똑같은 자리에, 언제나 혼자 앉아 있는 그.
성수호는 우수에 찬 모습으로 저 멀리 솟아 올라와 있는 산을 태평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친구 좀 만들지.’
루나는 남 말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딱히 주위에 관심을 안 두고, 자기 위주의 삶을 사는 사람.
과거의 루나였다.
‘…직접 저렇게 보니까, 내가 정말 답답하게 살긴 했나 보네.’
루나는 자신의 과거에 다가가듯이 성수호를 바라보며 그에게 다가갔다.
“시험 잘 봤어요?”
***
나는 루나와 시험에 대해서 한창 이야기를 나눴다.
부속성이 달라서 시험지의 내용은 전부 달랐지만, 그런데도 나와 루나는 서로 본 시험 내용을 설명하며 시간을 보냈다.
루나는 시험에 관해서 이야기가 이어질 때마다 미소를 머금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루나를 보면서 칭찬했다.
“딱 봐도 잘 봤네.”
“수호 씨도 만만치 않게 잘 보신 거 같은데요?”
“나는 뭐… 그냥 열심히 한 거지.”
나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거렸다.
“나랑 있으면 답 체크는 좀 힘들겠다. 수속성 시험 본 애들이랑 답 체크해봐.”
“…같이 가면 안 되나요?”
“….”
나는 점심시간이 되면, 될 수 있으면 루나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숙사로 향했다.
당연히 루나가 싫다거나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삶에 중요한 시간도 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처음에 루나가 가지 말라는 말에 나는 혼자 있기 싫다는 이야기로 해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에서야 확신할 수 있었다.
나를 혼자 두기 싫은 것이었다.
“나중에….”
“…?”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망토를 살살 털어내며 말했다.
“나중에 평가가 좋아지면 그때 돼서 니 옆에 서고 싶어. 지금은 싫어.”
“….”
루나는 입술을 내밀고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툴툴대기 시작했다.
“지금 평가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
나는 앉아서 투덜거리는 루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나 혼자만 피해받으면 상관없어. 너한테 이상한 소문이 돌리는 게 싫은 것뿐이야.”
“저는 그런 거 상관없는데….”
루나는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고, 그녀의 서글픈 표정에 넘어갈 뻔했지만, 참고 몸을 돌리면서 말했다.
“여하튼 나중에는 니 말대로 할게. 당분간은 친구랑 잘 지내. 이따 저녁에 보자.”
“…네.”
나는 마지막까지 툴툴거리는 루나를 놓고 기숙사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숙사로 향하면서 아르모니아에게 통신으로 말했다.
‘아르모니아, 아까 말하던 거 처음부터 다시 말해줘.’
아르모니아는 내 통신에 즉각 반응하면서 대답해왔다.
[알겠습니다. 처음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실기 시험은….]***
쿵….
루나는 책상에 거대한 책 한 권을 올려놓으면서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휴…. 이거 오늘 안에 다 읽을 수는 있으려나?”
루나는 책상에 앉은 채 도서관에서 빌려온 거대한 두께의 서적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책 한 장을 펼쳐보는 것조차 허락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 책을 펼쳐보는 것은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전에 보다가 말았던 부분은 마저 다 읽을 수 있겠지.”
성수호와 한창 공부하고 있을 때, 읽다가 잠이 든 책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시작이 수월하다고 해서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확 피어오르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잠깐 쉬고 보자.”
루나는 잠시 나태한 마음으로 눈을 돌린 뒤 침대 위에 엎어져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시험이란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응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자라도 지치기 마련이었다.
그건 루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가뜩이나 몸과 마음을 쏟아서 시험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친구인 루이스는 사고를 치고, 성수호는 자신과 시간을 내주지 않았다.
성수호는 정말 말대로 저녁만 같이 먹고, 후다닥 기숙사로 향해버렸다.
화가 나는 한편 그의 배려가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라오는 화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나쁜 사람.”
루나는 눈을 감고 성수호를 떠올렸다.
‘…이제는 진짜 눈앞에 있는 거 같아.’
평생 남자라고는 별로 관심이 없던 루나는 몇 달 사이에 성수호의 외형을 완벽하게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루나는 그가 정학당하는 한 달 동안 꾸준히 그를 떠올리며 그가 내준 숙제를 계속 이행했다.
간혹 헷갈리거나, 착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모두 기억해놓고 성수호를 보자마자 그의 모습은 루나의 머릿속에 완벽하게 각인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 루나가 눈을 감고 떠올린 성수호는 완벽했다.
쓸데없이 과장되거나 포장한 부분이 없는 완벽한 성수호 그 자체였다.
루나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성수호의 볼을 쭉 당기면서 중얼거렸다.
“푸훗… 바보.”
헤실거리는 성수호의 모습에 잠시 실소가 나왔지만, 기분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분이 풀리는 것과 동시에 루나는 서서히 올라오는 열기의 기운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참자, 내일은 중요한 시험이니까.”
성수호가 없는 동안 루나는 밤마다 자기 위안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었다.
하지만 루나도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자고 일어나서 햇살을 맞이할 때마다 자기 모습에 자괴감이 들곤 했다.
차라리 남자에게 안기는 건 이해할지언정 여자가 혼자 자위를 한다는 건 루나의 주변 여자들이 혐오하는 행위였기 때문이었다.
“…참자.”
눈을 감고 이불을 움켜잡고 있는 루나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그녀의 상상 속에 있던 성수호가 그녀에게 다가와 끌어안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안 되는데….”
그녀는 안 된다는 말을 무수히 내뱉으면서 치마 속으로 손을 넣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속성 시험 전날 밤은 시험공부가 아닌, 자위로 마무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