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28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84화(285/1201)
EP.284 284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2-20)
“후… 시작부터 지치네.”
루나는 방에 들어오면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루나가 고개를 돌려서 루이스에게 시험을 잘 보라는 격려를 하는 중에 갑자기 루이스는 루나 쪽을 바라보며 욕설을 날리기 시작했다.
(미, 미안! 너, 너한테 한 말이 아니라….)
(후우…. 알았어. 그럼 난 들어갈게.)
(루나….)
루이스는 루나를 보며 허겁지겁 당황하며 사과를 했지만, 루나는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러다가는 졸업할 때까지 화해 못 시키겠네….”
싸움 당사자보다 힘든 것이 싸움을 중재해야 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적의를 쏘아대며 싸우는 입장과 그 적의를 풀어야 하는 입장의 차이였다.
루나는 대충 방을 둘러보고, 의자에 살포시 앉으며 중얼거렸다.
“…그 방법을 써봐야 하나?”
루나는 지금까지 남자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사교 모임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하게 됐고, 관심에도 없던 남자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입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평생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음담패설들이 슈트라에 와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그나마 도움이 되는 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 번 하고 나서 여운이 남을 때 부탁하면 잘 들어준다고 했지?”
베갯머리 송사라고 불리는 행위는 레빈 왕국에서도 돌아다니는 이야기였다.
루나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피식 웃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일단 시험에 집중해야지.”
루나는 정신 차린 뒤, 자신에게 맞는 것과 불편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루나가 지내는 기숙사실에 비하면 수준이 낮은 가구와 방의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루나의 방처럼 샹들리에나 고급 가구들이 아닌, 복도에서나 볼 수 있는 간단한 랜턴에 마나석 하나가 달랑 들어있는 전등과 평범한 가구들 뿐이었다.
하지만 루나의 눈에는 큰 불편한 점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장소를 보면서 성수호의 기숙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학기 넘어가면 기숙사 변경된다고 했던가?”
성적에 따른 기숙사실 변경은 관심 밖이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던 루나도 서서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화려한 자신의 방과 다르게 성수호의 기숙사방은 진짜 방의 기능만 했기 때문이었다.
성수호의 기숙사실은 분명 루나에게 최고의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었지만, 시설이 열악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기회에 방 좀 좋게 바뀌면 내 마음이 편해질 거 같네.”
아무리 물욕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루나라고 해도 사랑하는 남자가 단칸방에서 지내는 걸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렇게 심란한 마음과 동시에 루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벽으로 향했다.
“….”
루나는 궁금했다.
“방음 잘 되려나?”
루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살짝 귀를 벽에 대는 순간이었다.
“응?”
쿠웅… 드륵, 드르륵….
분명 소리 자체는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벽을 통해서 전달되는 심상치 않은 진동이 루나의 피부에 온전히 전달되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귀를 기울여봤지만….
“…안 들리네?”
조금 전에 울렸던 심상치 않던 진동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까 울렸던 진동이 심상치 않은 만큼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넘어지거나 해서 다친 거 아냐?”
성수호의 첫인상은 차갑고, 차분한 이미지였다면 최근 그의 이미지에는 촐싹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루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아직 시험이 시작되지 않을 것을 확인하고, 문밖으로 나갔다.
“저, 교수님.”
“응? 무슨 일이죠? 시설에 문제가 있나요?”
“그런 게 아니라….”
루나는 조금 전에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며 교수에게 확인을 부탁드렸다.
교수는 손을 턱 위에 올리고 고개를 살며시 끄덕거리며 입을 열었다.
“알았습니다. 제가 확인해볼 테니, 다시 들어가서 시험 준비를 하세요.”
“네….”
루나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교수의 말에 따라서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서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별일 아니겠지. 이제 진짜 집중하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왔다.”
첫 마나의 흐름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
루이스가 칠판에 커다란 원과 함께 여러 가지 수식과 룬문자를 적어낸 뒤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파아아앗!
칠판에 원은 붉은색 빛을 띠며 방안에 돌아다니는 마나의 흐름과 융화해서 깔끔하게 소멸했다.
루이스는 의자에 시원하게 앉아서 다리를 꼬며 중얼거렸다.
“흥, 너무 쉬운데.”
루이스가 첫 번째 마나의 흐름을 완벽하게 읽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지금 이 시각에도 책상에 필기구를 잔뜩 꺼내놓고 총력을 다해서 실마리의 실마리를 잡아내서 시험을 푸는 중이었다.
그에 비해서 루이스는 10분 만에 방 안에 흘러 들어오는 마나를 완벽하게 이해해서 해석하고 마법진으로 구성해서 칠판에 그려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루이스는 문제를 풀었다는 자신감보다 조금 전 문제에 10분이나 걸린 것에 불안감을 품기 시작했다.
‘설마 진짜 빨리 풀고 나오는 건 아니겠지?’
루이스의 머릿속에는 자신의 격려해주는 루나와 도발하는 성수호의 모습이 한 액자에 담긴 초상화처럼 조화를 이루며 그려져 있었다.
아무리 마법적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아까 그 장면에서 루나와 성수호를 떼어놓는 건 불가능했다.
오히려 마법적인 상상력이 출중한 탓인지 더 확실하게 그려지는 느낌까지 들고 있었다.
마치 루이스의 마음속에서도 두 사람은 당연히 한 장면에 동시에 담겨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쾅!
“씨발!”
루이스는 평소에 자기 방에서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을 때처럼 책상을 내리치며 욕설을 내뱉었다.
“루나는 내가 평생을 보살펴줬다고! 씨발… 씨발!”
쾅! 쾅!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된 루이스는 원초적인 분노와 욕설을 내뱉으며 책상에 분풀이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책상이 부서졌다면 분노를 시원하게 소화(消火)할 수 있었겠지만, 루이스의 신체로는 견고한 책상에 흠칫하나 내지 못했다.
한참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던 루이스는 되려 빨개진 주먹 밑면을 매만지며 얼굴을 찡그리기 시작했다.
“씨발…. 성수호….”
루이스는 통증으로 잠시 침착함을 되찾자 전부터 의아한 사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크으… 그 녀석… 정말 시험 잘 본 건가?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루이스는 그동안 반성문을 작성하느라 다른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드문드문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성수호가 빨리 시험을 마치는 것이 그만큼 잘 풀었다는 식으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말도 안 되잖아. 최하위… 그것도 꼴찌로 입학한 놈이 갑자기 그렇게 성적이 좋아질 리가 없지. 아냐… 하지만….”
루이스는 전격 마법 연구회 동아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분명 처음 성수호가 뇌속성 마법진을 구사했을 때는 원과 룬문자들이 하얀빛을 발하고 있었다.
당시에 하얀빛으로 무장한 뇌속성 마법진을 보고, 성수호가 뇌속성에 단 1의 재능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발현된 성수호의 뇌속성.
사람은 노력하면 재능이 낮아도 성과를 쟁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과정도 없이 바로 눈앞에서 튀어나오는 경우는 정말, 정말, 정말… 드물었다.
루이스는 이마에 검지와 중지로 매만지며 새빨개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개새끼가… 두 사람 앞에서 나한테 감히 그런 모욕을 줘?”
루이스가 결정적으로 성수호를 싫어하게 된 계기.
루이스는 그날 일을 절대 잊지 못했다.
이마를 전기로 지지던 성수호의 마법을….
“성수호… 기다려라. 졸업하고 나서가 되든, 그 전이 되든… 내가 네 머리통에 제대로 돌덩이를 꽂아줄 테니까.”
루이스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에 방 안에 다시 마나의 흐름이 감돌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마나의 흐름이 좀 더 복잡한 것을 깨닫고 미간을 찌푸렸다.
“…당연한 건가. 난도가 좀 더 올라갔군.”
루이스는 성수호에 대한 분노를 품으며 다시 실기 시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
루이스는 마지막 마나의 흐름을 해석하고 칠판에 그리고 나서 마침표를 찍는 것과 동시에 소리쳤다.
“끝이다!”
철컥.
루이스의 외침과 동시에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방을 찌르르 튕겨가며 그의 귓속에 파고들어 왔다.
루이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불안했다.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문제를 푸는 내내 성수호가 문 앞에서 실실거리며 웃는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가 나가자마자 보이는 광경은 어둠이 드리워진 복도에 랜턴을 들고 돌아다니는 교수들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담당으로 보이는 교수 한 명이 루이스를 보더니, 대견한 눈을 하며 그에게 다가와서 입을 열었다.
“벌써 시험을 마치신 겁니까? 대단하시군요.”
“저… 저기….”
“…?”
루이스는 고민하더니 바로 질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혹시 제가 처음인가요?”
“시험에 대해서 따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그럼, 저기 방에 있는 녀석이 나왔는지라도….”
“안 됩니다. 지금 당신의 실기 점수를 기록했으니, 빨리 이곳에서 나가세요. 혹시라도 방해하지 말고요.”
“…알겠습니다.”
아까까지는 빠르게 시험을 풀었다는 것에 대견하다는 식으로 봤던 교수도 귀찮게 구는 루이스를 보면서 손을 휘휘 젓고 있었다.
그런 교수의 행동에 루이스는 굴욕감이 차오르면서도 착실히 말에 따랐다.
‘하아… 참자.’
루이스는 그렇게 속으로 구시렁거리며 탑 밖으로 나왔다.
루이스가 실기 시험에 투자한 총시간은 18시간.
이미 해가 지는 것을 넘어서 조금 있으면 여명의 빛으로 온 세상이 환하게 비출 준비를 할 시간이었다.
“하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기숙사로 그냥 돌아갈 수는 없어.”
루이스는 태양이 떠오르는 중에도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만을 위해 비춰주는 것 같은 태양에도 불구하고 루이스는 전혀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없었다.
이대로 기숙사로 들어가면 불안감에 구토감이 몰려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그의 눈에 밟히는 사람이 있었다.
“…조교?”
평소에 자주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느라 몇 번 마주쳤던 다크서클이 고드름처럼 매달린 조교였다.
조교는 탑 입구 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좋아.’
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흐어엉~! 죄, 죄송합니다!”
“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어…? 휴우…. 교수님이 아니네.”
조교는 허겁지겁 깨더니 루이스를 보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놀라서 소리쳤네요.”
“아…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 시간에 여기에 혼자 앉아 계신 거죠?”
“하하… 일하는 거죠, 일…. 시험 중이라 출입하는 인원을 잘 확인해야 해서요.”
“아….”
루이스는 그의 말을 듣고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루이스는 확신하면서 조교에게 물었다.
“그럼 혹시 저 말고 나간 학생이 또 있나요?”
“아… 죄송합니다. 그건 학생분한테 말할 사안이 아니라….”
“부탁드립니다. 그저 궁금해서 그런 거예요. 만약 말씀해주시면….”
“…?”
루이스는 미소를 지으며 조교에게 말했다.
“저도 몰래 주무셨던 거 비밀로 해드릴게요.”
“허억! 그, 그건….”
루이스의 말에는 협박이 담겨있었지만, 그의 말투가 교묘하게 흘러 들어가 조교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정말 궁금해서 그런 거예요. 설마 제가 가서 진짜 말할 리가 없잖아요.”
“하하… 하, 하긴… 그럴 리가 없죠. 후우….”
조교는 머리를 긁적이며 루이스에게 원하는 정보를 알려줬다.
“제가 있는 동안은 출입했던 학생은 따로 없었네요.”
“…언제부터 계셨나요?”
“어… 제가 정확히 자정부터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루이스는 바로 볼 장 다 봤다는 듯이 몸을 돌려서 기숙사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래, 실기는 필기처럼 대충 찍고 나가는 멍청한 짓을 하고 싶어도 못 했겠지.’
루이스는 태양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확신했다.
성수호는 아직 안 나왔음을….
‘나중에 종놈처럼 부리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정말 궁금하네.’
루이스는 그대로 희열에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기숙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