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28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285화(286/1201)
EP.285 285화 마법사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 (2-21)
“이대로….”
루나는 지금까지 그려본 적이 없었던 복잡한 마법진을 차분히 그리고 있었다.
풍속성과 수속성을 아우르는 대형 마법진.
다만 루나의 마법력이나 마나의 양으로는 실제로 발동이 되지 않는 형태였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방 안에 맴도는 마나의 흐름을 캐치해서 해석하고 마법진을 구사하면 그만.
그리고 루나가 룬문자와 도형으로 빽빽이 차 있는 마법진 안에 마지막 룬문자를 새기면서 말했다.
“끝…인가?”
그 순간이었다.
파아앗….
루나가 칠판에 그려낸 마법진은 녹색과 푸른색이 아우러져서 방 안을 휘저으며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름다워.”
공기 중에 떠 있던 아름다운 풀벌레 같은 마나들은 방에 테두리부터 시작해서 루나의 주변까지 점차 사라지더니 이내 종적을 감추어버렸다.
마나가 퍼져나가는 현상이 끝나자 루나의 방문에서 쇠와 쇠 사이의 마찰음을 담은 짤막한 소리가 방에 울려 퍼졌다.
철컥.
“하아… 드디어….”
사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특히 마지막 문제는 전날 마지막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서 결국 한숨 자고 나서 겨우 풀 수 있었다.
루나는 필기시험을 마무리했을 때보다 더 큰 성취감이 물밀듯이 밀고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성적이 잘 나오는 것도 중요했지만, 처음으로 느껴보는 성취감에 루나는 환호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성취감에 취하는 것도 잠시였다.
“아! 수호 씨!”
루나는 순간 옆방에서 고군분투했을 성수호를 떠올렸다.
비록 시험 전에 교수에게 부탁하긴 했지만, 루나도 간혹 쉴 때마다 성수호의 생각으로 집중을 못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빨리 실기를 풀어낸 뒤 성수호에 대해서 알아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루나가 나와서 문의를 하자마자 들려온 답변은 심플했다.
“그 학생은 당일에도 큰 문제가 없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수고하셨어요.”
“아… 혹시 지금 안에…?”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루나는 잠시 시무룩했지만, 한편으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일단 교수의 말만 들어보면 몸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걱정을 잠시 덜었지만, 루나는 복도를 걸어가는 내내 성수호의 방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잘리지 않을 것 같았던 루나의 시선의 끈은 모퉁이를 돌면서 끊겼다.
‘…아냐, 저렇게 말씀하신 거 보면 오히려 나보다 먼저 나오지 않았을까?’
루나는 그런 기대를 하면서 탑을 나섰다.
루나에게 성수호는 자신보다 높은 곳에서 손을 내밀어서 도움을 주는 남자라는 인상이 강했다.
분명 이미 나와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광활한 학교를 햇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교정에는 단 한 명도 돌아다니지 않았고, 흡사 이 슈트라라는 공간을 혼자만의 것으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모든 게 루나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루나는 그런 태양으로 만들어진 황금빛 카펫을 빠르게 걸으며 한 곳으로 향했다.
루나는 테라스 문을 활짝 열고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없어.”
루나의 눈에는 단 한 사람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찾아봤지만, 결국 성수호를 찾을 수 없었다.
“…기다려볼까.”
루나는 혹시 모르는 마음에 언제나 앉았던 의자에 앉아서 그를 기다렸다.
그녀는 의미 없는 기약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그를 기다렸다.
..
..
“흐읏….”
“피곤하면 기숙사에 가서 자지, 왜 여기서 자고 있어.”
“흐엇!”
루나는 놀란 목소리로 벌떡 일어나서 옆자리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봤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도 목소리로 주인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수, 수호 씨….”
“시험 잘 봤어?”
“아….”
루나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성수호의 옆에 앉아서 그를 바라봤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이미 잘 봤으니까, 여기 있는 거였겠네.”
“…수호 씨는요?”
“뭐, 나는….”
성수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중얼거렸다.
“최선을 다했지.”
“…저도예요.”
루나는 다시 성수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고, 두 사람은 결국 그 이후로 시험에 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고 평범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
..
시간이 흘러서 토요일이 되었고, 봄학기 시험이 끝났다.
1학년 실기 시험이 종료된 건 점심쯤이었지만, 모든 학년이 실기를 마친 건 저녁이 되어서였다.
시험이 끝나고, 강당에는 슈트라의 전 학년이 모여서 학장의 연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2주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학장은 시험이 종료됐음을 선포하며 시험의 마지막을 장식할 행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각 학년당 필기 1등과 실기 1등, 그리고 통합 1등을 발표하겠습니다.”
학장이 3학년부터 차례대로 호명하기 시작하자 루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그녀의 동공에는 두 명의 남자가 각자 들어오고 있었다.
‘….’
마음속에서조차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루나의 마음은 이미 성수호가 이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루나의 심장은 친구의 굴욕보다 사랑하는 남자의 굴욕이 더 보기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거기다 수호 씨는 이기면 그저 대우를 좋게 받는 게 전부야. 하지만….’
루이스가 이기면 도저히 웃으면서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루나의 시선에 담긴 성수호는 학장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자기 손바닥을 보면서 뭔가 고민에 차있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전부터 저러네. 설마 진짜 어디 다친 건가?’
실기 시험을 마치고 만난 성수호는 테라스에서 만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손바닥을 유심히 보면서 고민에 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걱정돼서 물어보면 성수호의 말은 한결같았다.
(별거 아냐.)
(….)
퉁명스럽게 내뱉는 성수호의 말에 루나는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나중에 얘기해 주겠지.’
루나가 그렇게 성수호에 대해서 걱정하는 사이에 3학년과 2학년 1등들을 전부 발표하고, 1학년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학장이 목소리를 높여서 필기 1등을 발표했다.
“1학년 필기 1등은… 응? 잠깐….”
“…?”
학장은 종이에 든 명단을 발표하던 중에 이름을 부르다 말고 빤히 종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정적이 흐르는 사이에 교수들이 점차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자, 학장이 학생들을 보면서 호명했다.
“허허… 미안합니다. 제대로 호명하겠습니다. 루나… 루나 슈타트펠트.”
“아….”
루나는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성수호에게 시선이 돌아가게 됐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성수호는 분명 루나와 답을 맞혀보는 과정에서 전부 같은 답을 제출했기 때문에 등수가 다르게 나타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루나의 머릿속에 한가지가 확신이 스쳐 지나갔다.
‘부속성!’
성수호의 부속성은 뇌속성.
유일하게 루나와 답을 맞혀볼 수 없는 시험이었고, 루나는 당연히 성수호가 부속성도 만점을 받았으리라 확신했기 때문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루나는 심란한 표정을 지으며 학장에게 다가갔다.
성수호는 축하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루이스는….
“….”
성수호를 보면서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끝이다.
루나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루이스가 필기를 더 못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루나의 생각에 거기까지 닿지는 못했다.
루나는 심란한 표정으로 학장 앞에 서서 상장을 받아들었다.
“…고생했습니다.”
학장은 지금까지 상장을 줬을 때처럼 환하게 미소를 짓지 않고 살짝 굳은 표정으로 루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차….’
루나는 학장의 시선을 느끼고 표정을 풀면서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루나는 감사의 말을 남기고 단상 뒤편에 2학년 대표 옆에 서서 학생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장은 고개를 돌려서 평소와 다르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루나를 보면서 다음 학생을 호명하지 않고 있었다.
옆에 서 있던 수석 교수 마그타가 다가가서 귓속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학장은 정신을 차린 뒤 미소를 지으며 학생들을 향해 말했다.
“허허… 미안합니다. 이번에는 1학년 실기 1등을 발표하겠습니다.”
올 것이 왔다.
하지만 이제 루나에게 1등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떻게 루이스를 설득해야 하지?’
분명 어떤 식으로든 성수호에게 이상한 짓을 할 것이 분명했다.
‘맞아…. 분명 실기 1등은 루이스겠지? 그럼 옆에 오게 되면 최대한 설득해서….’
루나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학장이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실기 1등은….”
그 순간 저 멀리 있던 루이스가 망토의 주름을 펴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은 아니라도 최소한 1학년에 같은 반에 있는 학생들은 확신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가 더 이상 발을 옮기는 일은 없었다.
“성수호. 성수호 학생 앞으로 나오세요.”
루나와 루이스뿐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과 같은 강의실을 쓰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몇몇 소문을 들은 학생들도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호명된 성수호는 무표정으로 자기 손바닥을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었다.
주위가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성수호는 자기 손바닥을 유심히 보더니, 표정을 굳힌 채 단상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이제야, 단둘이 이야기할 수 있겠군요.”
좆됐다.
내가 표정을 굳히고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자, 학장이 미소를 지우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마법이 잘 통했나 보군요.”
“….”
이로써 확실해졌다.
지금 통신 불능 상태에 빠진 건 저 학장의 짓이라는 것.
일단 내가 가진 마법으로는 학장에게 털끝 하나 피해를 줄 수 없었다.
루이스의 항마력조차 못 뚫는 게 지금 내 마법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딱콩이라면….
나는 주머니에 미리 준비해둔 탄환을 살며시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마법은 잘 통하는데, 말은 안 통하나 보군요.”
샤악, 샤라락! 파앗!
학장은 생각으로 마법진을 구사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손놀림으로 번개처럼 마법진을 생성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팔목과 발목에 엄청난 압박과 함께 구속되어버렸다.
콰당!
나는 그 자리에서 중심을 잃고 바로 쓰러져 버렸다.
“크읏!”
“경계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잠시 이야기만… 응?”
하지만 이번에도 학장의 말이 이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파아앗!
“크읍!”
지금까지 당황하는 모습 따위는 절대 보여주지 않던 학장도 갑자기 형형색색의 빛이 내리쬐니 눈을 좁히며 시야 확보에 힘을 쓰기 시작했다.
내 눈은 아예 멀었고.
‘내 눈!!’
밝은 빛이 감싸고 있는 와중에 귓속에 이명과 함께 여성의 외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주인님!”
“레나?!”
하지만 레나의 목소리와 동시에 학장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한패가 있었군….”
“조금만 버티십시오! 제가!”
“그건 안 되겠군.”
레나는 기선 제압을 하기 위해서인지 학장에게서 달려들었지만, 학장은 엄청난 속도로 마법진을 만든 뒤 나처럼 구속하려고 들었다.
하지만 거기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레나가 아니었다.
“흐아앗!”
“…이게 무슨!”
순식간에 구속당하던 팔을 완력으로 끊어버리며 재차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번만큼은 레나가 이기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 세계를 평정한 인물, 그것도 레나에게 치명적인 약점인 마법에 특화된 주인공을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라라락! 파아앗! 샤악!
엄청난 속도와 다르게 이번에 그리는 마법진은 나에게 사용한 것에 비해서 더 정교하고 오래 걸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레나가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크읏!”
“레나!”
학장의 마법진은 그려지는 중에도 계속 레나를 옥죄기 시작했다.
분명 마법진은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법진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마법과 같았고, 결국 레나도 학장 앞에서 구속된 상태로 놓이게 되었다.
“주, 주인님!
“보통 신체가 아니군요. 하마터면 제가 당할 뻔했습니다. 일단 할 말이 있으니 잠깐 조용히 해주시죠.”
“흐으읍!”
레나는 온몸에 바람과 같은 기류와 함께 구속되었고, 더 나아가서 입까지 막혔다.
“허허… 이거 대화 한 번 나누려고 하다가 사태만 더 키워버렸군요.”
“도대체 왜 이런 짓을….”
“일단….”
정작 소강상태가 되었어도 학장은 쉽게 입을 열지 않다가 결국 레나를 잠시 힐끗 보면서 말했다.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
“저 친구를 아까 방식대로 얌전히 보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좋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지금 학장님께서 걸어놓은 것 때문에 쉽지 않을 거 같거든요?”
나는 레나가 온 것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아르모니아가 나를 함선으로 부르지 않고, 레나를 보낸 것.
분명 학장이 걸어놓은 마법이 문제가 되어서 나를 부르지 못한 것이다.
차분한 분위기로 변한 학장은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다만….”
“…?”
“저는 당신을 죽일 생각 따위는 없습니다만… 대화를 나누기 전에 당신을 보내줄 생각도 없습니다.”
학장은 레나와 방 벽을 뚫어지게 보더니 나에게 메시지가 담긴 눈빛을 보내왔다.
협박이었다.
만약 허튼짓하면 레나뿐만 아니라, 방 건너편에 있는 루나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암시였다.
“…알았습니다.”
“그럼 잠시 풀겠습니다.”
파르르르….
방 안을 감싸고 있던 노란 장막이 사라짐과 동시에 아르모니아의 외침이 들려오는 동시에 내 주변에 빛이 감싸기 시작했다.
[수호 님! 제 말씀이 들리십니까? 지금 당장!]‘아냐! 하지 마!’
[하지만!]‘절대 하지 마!’
[…알겠습니다.]아르모니아는 바로 사태 파악을 하고 워프를 중단했다.
그 순간 주변에 감돌던 빛이 사라지고, 그 모습에 학장도 짧게 숨을 내쉬면서 손을 거둬들였다.
‘통신 두절 마법인가?’
[그것뿐만이 아니라, 아예 외부에서 감지하기 힘든 형태로 화면이 송출되고 있었습니다.]‘별걸 다 쓰네….’
아르모니아가 레나를 긴급하게 보낼 수 있었던 건 내 행동도 이상하고 통신 반응을 전혀 하지 않아서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했다.
학장은 자기처럼 의지만 느낄 수 있는 줄 알았겠지만, 그것까지는 간파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지금 상황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아까 마법으로 수호 님의 행동도 이상이 보여서 도저히 워프할 수 없었습니다.]아무리 긴급 워프 버튼이 있다고 해도 그것도 계속 좌표가 정확히 수정되는 상태이기에 쓸 수 있는 거라고 했다.
만약 잘못 워프하면 몸뚱이가 분리되는 사태도 일어난다고….
‘…아르모니아. 지금 당장 레나 데리고 가.’
[하지만….]‘억지 부리려는 거 아냐. 둘 다 워프하면 그 순간 정말 끝이야.’
[…알겠습니다.]다행히 나와 레나의 목숨을 담보로 아르모니아를 설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워프로 끌려가는 레나의 눈빛을 보니 그녀는 설득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흐으읍!!”
“레나, 일단 돌아가서 대기해줘.”
“흐으으….”
그렇게 레나가 다시 함선으로 돌아가고 나서 학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훌륭합니다. 저는 약속을 지키는 자를 신뢰하죠.”
“빨리 본론이나 말씀하시죠.”
“허허, 알겠습니다.”
학장이 마법진을 완성하고 발동시키려는 순간이었다.
[수호 님….]‘일단 적의는 없는 거 같아. 잠깐만 기다려줘.’
[…믿겠습니다.]그 이후 아르모니아의 통신은 또다시 끊겼다.
학장은 마법진을 발동하는 것과 동시에 다시 아까처럼 표정을 굳히고 나를 보기 시작했다.
“말씀하시죠.”
“…부탁이 있습니다.”
“…?”
학장이 무겁게 내려앉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저를… 죽여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