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1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14화(315/1201)
EP.314 314화 위그드라실 (3-23)
“뭐야? 한여름?”
한여름은 저 목소리를 평생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평생 잊고 싶을래야 잊을 수도 없었다.
‘씨발! 이번에는 왜 이렇게 빨리 온 거야!’
한여름은 또 변한 상황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전 회차에서 성수호는 이틀 후에나 이 동굴을 습격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이틀 동안 한여름은 성수호와 한봄의 성교 장면을 강제로 관람해야만 했고….
‘설마 하연이가 있어서? 하연이가 있어서 눈치 본다고 이렇게 빨리 온다고? 씨발! 안돼! 저 녹화된 보석만은!
지금 한여름의 눈앞에 있는 보석.
그것만큼은 한여름이 사수해야 하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만약에라도 성수호가 영상을 보는 순간 이번 회차를 진행하며 겪었던 굴욕과 멸시가 전혀 쓸모없어지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절망적인 상황은 현실로 다가왔다.
“오… 웬 보석? 이야… 레드 소환사는 죽여도 인벤토리 아이템은 못 건지는데, 운이 좋네.”
성수호는 아이템을 확인하지도 않고 바로 인벤토리에 담으면서 흥얼거렸다.
“저주 때문에 디질 뻔했는데, 이 녀석들이 그래도 해주석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네.”
성수호는 아까 있었던 일을 혼잣말로 상기하면서 계속 설명조로 말했다.
“일단 저주도 해결했고… 한여름도 찾았고…. 그런데….”
성수호는 송장처럼 누워있는 한여름을 보면서 인상을 찡그렸다.
“죽었나?”
성수호는 상대방 기분의 기분을 짜증나다 못해 지저분하게 만들 정도로 살살 한여름의 뺨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짝, 짝, 짝.
공격성이 아닌, 그저 기분 나쁜 수준의 소리를 내며….
‘이 씨발 새끼가!!!!!’
한여름은 표정 하나 드러내지 못한 채 성수호의 뺨치기를 얌전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성수호는 한참을 한여름의 뺨을 두드리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응? 피부가 따듯한 거 보면 산 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그냥 죽여놓지, 귀찮게….”
성수호의 한탄이 섞인 한숨에 한여름은 자존심의 나락까지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서 퇴비에 파묻히는 느낌이었다.
‘너는… 죽지 않고 평생 괴롭혀줄 테니까. 각오해라!’
한여름이 그렇게 속으로 외치는 사이에도 성수호는 한여름의 볼 위에 신발을 올리며 볼을 쓱쓱 문지르며 말했다.
“일단 이 녀석은 잠깐 놓고 다른 녀석부터 처치해야겠네.”
성수호의 시선은 바로 옆에 누워있던 보리스에게 향했다.
활시위를 겨누며 조용히 속삭였다.
“야, 일어나. 그리고 따라와.”
“크으윽….”
성수호는 그렇게 한여름을 그 자리에 놓고 보리스를 동굴 입구로 데리고 간 뒤,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화는 거의 속삭임 수준이라 듣는 것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게 맞는 건지도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얼마 후….
콰직!
“끄어억!”
남자의 단말마와 함께 동굴에는 정적이 흘렀고, 다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까워진 발소리의 주인공은….
“하아… 진짜 도움 하나도 안 되는 새끼….”
성수호는 퇴비에 파묻혀 있는 한여름의 자존심에 마지막으로 침을 뱉으며 그를 돌돌 말기 시작했다.
‘씨발….’
한여름은 성수호에게 돌돌 말린 상태로 전에 경험했던 회차처럼 끌려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시선에 우연히 포착된 모습들….
여기저기 흩뿌려진 피들이었다.
‘이 새끼는 도대체 뭐하던 녀석이야! 이 새끼는 왜 이렇게 강하냐고!!!!’
한여름은 회귀라는 역대급 사기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그와 비등하게 견주기는커녕 언제 따라잡을 수 있을지 감도 잡지 못했다.
평생을 치안 좋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우월함을 숨 쉬듯 느끼던 그에게 이 상황은 지옥과 같았다.
자존심은 어느새 거름에 파묻혀서 보이지 않았고, 평생을 습관처럼 느껴왔던 우월감을 빛은 서서히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에게 회귀라는 희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수호와의 차이를 어떻게 좁혀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일단… 하루, 하루 후에는 분명 마비독이 풀려. 그때 저 녀석이 가지고 있는 보석을 어떻게든….’
그는 성수호에게 질질 끌려가면서도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건배!”
챙!
경쾌한 캔이 부딪히는 소리가 동굴에 퍼지는 것과 동시에 음료를 마시는 소리로 가득 채웠다.
꿀꺽, 꿀꺽!
제일 먼저 캔 안에 있던 맥주를 비운 뒤 시원한 소리를 내며 환호했다.
“크으… 좋다!”
술은 옳다.
그것도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 좋은 장소, 캠핑하러 가더라도 이보다 더 좋은 풍경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매연 같은 탁한 공기는커녕 폐를 말끔히 씻어주는 녹색 공기와 바위 속에 스멀스멀 나오는 물비린내.
사람 발길이 끊긴 자연 한 가운데에서 맛보는 술이 맛 없을 리가 없었다.
민하연은 모닥불을 보며 내 팔을 끌어안으며 흥얼거렸다.
“진짜 다행이다. 진짜….”
“그러게.”
아까까지 민하연의 표정에는 절망뿐이었다.
알 수 없는 환각 증세에 나와 한봄을 공격하고, 거기다 저주받은 단도라는 아이템으로 나를 찔러 버렸다.
자기의 실수로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암담한 만이 그녀의 표정에 담겨 있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해결되자 다시 평소의 발랄한 표정으로 바꿀 수 있었다.
민하연은 내 팔을 풀고 이번에는 한봄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끌어안으며 중얼거렸다.
“봄아… 미안해. 아까 내가 너한테 화살 쐈다고 그랬지?”
“언니, 그거 진짜 언니 탓이 아냐.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너한테 그런 짓을 했다는 게…. 정말 미안해….”
민하연은 고작 캔맥주 하나 마신 뒤 취한 것처럼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민하연의 입장에서 모든 사실을 알고 그냥 웃으면서 넘기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덕분에 두 사람도 왜 그런 환각 증세를 보이게 된 건지 알게 되었다.
“미친 새끼… 나는 그렇다 치고 언니한테 그 약을 먹일 줄 몰랐어….”
“아냐, 나는 오히려 동생인 너한테 먹였다는 사실이 더 정신 나간 거 같아.”
회귀 경험을 공유한 뒤 두 사람은 확신할 수 있었다.
환각 증세는 한여름이 저지른 짓이다.
그리고 저주받은 단도도 한여름이 계획한 짓이다.
다만 아까 레드 소환사들과 연계가 된 것까지는 연결 짓지는 못했다.
우리들은 아까 지나가던 레드 소환사를 붙잡은 뒤 살려준다는 보장하에 해주석이라는 아이템을 받아서 내게 걸려있는 저주를 치료했다.
그리고 한여름을 구하러 갔다.
나 혼자서.
(안돼! 수호야, 그냥 도망치자. 너무 위험해….)
(괜찮아. 한봄 씨가 말했잖아. 나 혼자서 충분히 잡았다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그렇게 설득한 뒤 잡았던 놈을 끌고 가서 붉은 초승달 집단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당연하지만 조직원은 단 한 명도 죽이지 않았다.
그 후 보리스라는 녀석에게 이런저런 아이템을 받고 녀석의 다리에 한 대 갈긴 뒤에 명령했다.
(다른 애들도 죽이지 않았으니까 내가 떠나면 알아서 치료해.)
(크으윽….)
보리스라는 녀석은 대답은커녕 나를 경멸하는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이해할 수 없겠지.
양지현이 왜 나에게 이런 호의를 베푸는 건지….
‘그래도 허튼짓은 하지 않겠지?’
[명령 체계가 잘 잡혀 있었습니다. 양지현의 윗선이 나타나지 않는 한 쉽게 불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하긴… 거기다 양지현을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양지현과 보리스는 겉으로는 몰라도 서로 마음이 있어 보였다.
그런 양지현이 명령을 했으니, 절대 불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그렇게 데리고 온 한여름은….
“한여름 쟨 언제 깨어날지 알 수 없다는 거지?”
“응.”
동굴 안에서 쥐 죽은 듯이 가만히 누워있었다.
우리 셋은 모닥불 때문에 밖에 나와서 흥겹게 술을 즐기지만, 한여름은 혼자 동굴 안에서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이 정도 거리면 전혀 들리지 않겠지?’
한여름은 아마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아마 들리지는 않겠지만, 중요한 정보는 새어 나가지 않게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나름대로 거리가 있어서 웬만한 대화 소리는 들리지 않겠지만, 자칫 회귀 이야기가 귀로 들어가면 정말 귀찮아지는 거니까.
나는 민하연과 한봄에게 말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할 거 같아. 저런 상태에서도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기억하는 경우도 있거든.”
“아… 그럼 최대한 조심하자.”
“응.”
민하연과 한봄은 회귀 단어를 꺼내지 않고 조용히 끄덕거렸다.
민하연과 한봄은 내가 붉은 초승달 본거지를 터는 동안 서로 정보를 공유한 상태였다.
회귀의 주체가 한여름이라는 것, 그리고 그동안 경험했던 일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누가 있었는지도….
한봄은 나를 보며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속 시원하다.”
“그렇지? 나도 처음에는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어.”
민하연은 그런 한봄을 보면서 실실 웃기 시작했다.
예전의 민하연도 고민 끝에 내게 회귀에 대해서 말해줬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속에 쌓여있던 채증이 풀린 것처럼 속이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애초에 속에 담고 끙끙거리는 걸 싫어하는 스타일처럼 보였다.
아마 운동선수로 지내다 보니 그런 경향이 없지 않아 있어 보였다.
하지만 한봄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내게 섣불리 다가오지는 않았다.
한봄은 민하연의 옆에 붙어서는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이유는 심플하다.
회귀에 관해서 민하연과 완벽히 정리됐지만, 나와의 관계가 정리된 건 아니었다.
회귀 전에 나와 관계했다는 것도 말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나라는 선을 긋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게 우리는 모닥불에 심취하며 술을 마시다가 서서히 꺼져가는 모닥불을 보던 민하연이 싱긋 웃으며 내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민하연은 취기가 감도는 목소리가 내 고막을 사르르 간지럽혔다.
“수호야.”
“응?”
“나 잠깐 봄이랑 따로 얘기할 게 있어서 그런데 잠깐만 기다려줘.”
“응, 너무 멀리 가지는 말고.”
민하연은 일어서더니, 취기가 감도는 한봄의 팔에 팔짱을 끼더니 일으켜 세워서는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했다.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보던 한봄은 민하연에게 묻기 시작했다.
“언니? 왜?”
“잠깐만 와봐.”
결국 불안한 표정만을 남긴 채 민하연은 한봄을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뭐, 멀리 가지만 않으면 되겠지.’
민하연은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을 정소로 거리를 둔 뒤에 한봄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