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1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15화(316/1201)
EP.315 315화 위그드라실 (3-24)
“봄아.”
“응….”
한봄은 민하연의 부름에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낮에도 둘이서만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가지긴 했지만, 사태가 사태인 만큼 경황이 없어서 개인적인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었다.
오로지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에 대한 경험에 관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민하연의 표정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말하려는 거겠지?’
한봄은 민하연과 성수호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더욱더 그에게 접근하기 어려워했다.
한봄도 나름 생사를 가르며 성수호와 사랑을 나눴지만, 결국 그 전에 민하연이 먼저 성수호와 교감을 나눴다는 건 절대 변하지 않는 진실이었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대신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박혀 있는 돌의 세월을 알게 된 이상 쉽사리 넘보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한봄이 불안한 표정을 짓는 와중에 민하연이 그녀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봄아, 너 수호 어떻게 생각해?”
“그….”
“사실대로 말해봐. 처음이지? 남자 좋아한 거.”
“…응.”
한봄의 대답에 거짓은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남자에게 호감을 줬던 기억 따위는 한봄에게 없었다.
자신을 매몰차게 방해꾼 취급한 한여름을 보면서 오히려 남자를 싫어했을 정도였다.
“봄아. 나는… 수호 포기 못 해.”
“….”
민하연의 못 박은 듯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한봄은 정신이 어질어질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위험한 상황이 완전히 넘어갔다고 해도 결말을 지어야 했다.
‘그래… 당연한 거겠지?’
민하연이 저 정도로 강하게 이야기했다는 건, 성수호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보내온 것이었다.
그런 민하연의 의사를 확인하자 한봄은 느꼈다.
‘…나한테 선택권은 없네.’
격의 차이가 있었다.
외모, 가슴, 여성성, 유명세.
한봄은 자기에게 모든 우상의 모습을 지닌 민하연에게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따위를 할 수 없었다.
그런 그녀가 강하게 나온 이상 한봄은 자동으로 쭈구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언니… 나는… 응원할게….”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한봄은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민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봄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살며시 닦았다.
“고마워….”
“언니… 흐으윽… 그동안 나 때문에 힘들었잖아. 이번에는… 꼭 행복해.”
한봄에게 언제나 죄책감이 있었다.
민하연을 한여름과 계속 연결 시키고 있었던 자기 모습에 언제나 환멸을 느끼면서도 그 행위를 지속해왔었다.
‘그래… 이건 죄야.’
그녀는 합리화했다.
그동안 자신이 벌여온 죄에 대한 값이라고….
한봄은 계속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그 눈물과 함께 모든 것이 흘러나가며 공허함만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것이 텅텅비는 순간이었다.
“나, 이번에는 진짜 행복해지고 싶어. 그러니까….”
민하연은 한봄의 모든 눈물을 닦아준 뒤에 씨익 웃었다.
“너도 포기하지 마.”
“…뭐?”
한봄은 잘 못 들었나 싶어서 민하연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며 눈빛으로 재차 확인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들려온 말은….
“봄아, 너도 수호 절대 포기하지 마.”
“하, 하지만… 언니? 그 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사였다.
하지만 민하연은 그런 이해 불가능한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했다.
“나는 수호도 소중하지만, 너도 그 이상으로 소중해. 나는 절대 둘 다 포기 못 하겠어.”
민하연의 말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성수호만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한봄만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말이었다.
성수호를 선택하더라도 한봄은 계속 성수호의 곁에 동료로 있게 될 것이다. 과연 둘이 평생을 참으며 바라보기만 할까?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성수호… 걔 분명 너한테 손 뻗을걸?”
“하하….”
그렇다고 한봄만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성수호와 한봄을 이어주더라도 민하연은 동료로서 두 사람과 같이 다니게 될 것이다.
“…나는 그냥 바라만 보는 건 안 될 거 같더라.”
“언니… 하지만 그건….”
연애에 절대 좋은 라이벌 따위는 있을 수 없다는 게 민하연의 지론이었다.
그랬던 민하연이 지금은….
“나… 둘 다 포기하지 못할 거 같아.”
“언니….’
평생 혐오해왔던 존재를 억지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봄아… 너도 절대 포기하지 마. 나도… 수호도… 알았지?”
“…응.”
한봄은 본능적으로 대답해버렸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분명 거절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그녀의 본능은 자동으로 그녀의 입술을 움직였다.
“언니… 고마워.”
“하아… 우리 둘 다 남자 운 진짜 없다.”
“히히, 그, 그런가?”
그제야 두 사람은 실실 웃으며 분위기를 풀 수 있었다.
모든 게 끝났다.
비록 이 위험한 세상 가운데에 놓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전보다 더 끈끈한 사이로 거듭 태어날 수 있었다.
한봄은 그런 민하연의 팔에 팔짱을 낀 뒤 흥얼거렸다.
“혹시라도 아저씨가 이상한 짓 하면 말해줘. 내가 쥐어팰게.”
민하연은 한봄의 웃음에 폭소하더니,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때는 한여름보다 더 세게 때려줘.”
“히히….”
두 사람은 그렇게 웃으며 밤공기를 마시던 중에 저 멀리 보이는 성수호의 모습을 봤다.
그렇게 보던 민하연이 갑자기 한봄을 보면서 속삭이기 시작했다.
“봄아….”
“응?”
“너 이번 회귀에서는… 수호랑 아직 안 했다고 했지?”
“그, 그렇…지?”
갑자기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한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민하연을 올려다봤다.
그런 민하연이 갑자기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그럼… 복수해줄래?”
“아, 아저씨한테?”
한봄의 불안한 표정에 민하연은 고개를 절레 거리며 환하게 웃었다.
“한여름한테.”
***
한여름은 동굴 한켠에 죽은 듯이 누운 상태로 속으로 다짐하고 있었다.
‘씨발… 씨발… 내일만 되면… 어떻게든 마비독만 풀리면….’
처음에 계획을 짠다고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동굴 밖에서 하하 호호 웃어대는 세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니 도저히 머리를 굴릴 수가 없었다.
평소에 집중이라고는 쥐뿔도 해본 적이 없던 그에게 이 상황은 버틸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시험공부 하는데, 옆에서 파티를 벌이고 있다면 누가 집중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거기다 그게 한여름이라면 더더욱.
‘성수호… 그 보석 설마 보지는 않았겠지? 씨발! 그거 한 번 보면 사용 불가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불안한 상황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하던 한여름의 귀에 서서히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후우… 여기 운치 좋아서 술 먹기 너무 좋다 그치?”
“응!”
민하연과 한봄이었다.
그런 두 사람의 상큼하고 발랄한 대화에 한여름은 정신이 뒤틀리는 것처럼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씨발… 내 걱정은 안 해? 지금 술이 넘어가냐고!!’
한여름은 생각 같아서는 울분을 토하며 두 사람을 다그치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에게 한 줄기의 빛이 존재했다.
‘그래도…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 원숭이 새끼가 덮치지는 않겠지.’
한여름은 성수호가 그저 가만히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지금 상황을 행복,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하연이나 한봄이나 그 새끼 본성 대충 알아챈 거 같으니까 둘이 같이 있으면 회귀 전까지는 별짓 안 하겠지. 원숭이 새끼가 별 수 있겠어….’
모든 것을 통틀어서 성수호가 두 사람에게 함부로 살을 섞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버틸 자신이 있었다.
한여름에게 성수호의 성교 소리는 지옥에서 울리는 아귀들의 비명과 비슷했다.
그 소리만큼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했다.
‘일단 하연이랑 한봄도 자려는 거 같으니까 나도 자자. 어차피 내일 낮까지는 독이 풀리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술자리가 끝났다고 판단하며 서서히 잠이 들려는 순간이었다.
“봄아.”
“응?”
하지만 한여름의 고막으로 들려온 소리가 그의 뇌가 수면 상태로 빠지는 것을 강제로 깨우기 시작했다.
“너 수호 언제부터 좋아한 거야?”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무, 무슨 소리야?’
왠지 엿들으면 안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대화임에도 한여름은 전혀 거리낌 없이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 글쎄~ 언제부터였더라~”
“응? 말해봐~”
“히히! 어, 언니! 가, 간지러워!’
‘둘이 설마 싸우는 건가? 아냐, 그런 분위기가 아닌데….’
한 남자를 좋아하는 두 여자가 나누는 대화라기에는 너무 밝았다.
너무 발랄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고 있어서 대화의 주제와 지금 상황을 전혀 매칭을 시킬 수 없었다.
원래라면 머리끄덩이를 잡고 욕설이 난무해야 하는 주제임에도 민하연과 한봄은 실실 웃으며 성수호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진행했다.
“어, 언니! 가, 간지러워! 히히!”
“말해보라니까!”
“마, 말할게! 말할 테니까!”
한여름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속으로 만족하기 시작했다.
‘그래! 저번 회차에서도 저걸 말하지 않았어! 지금이라면….’
한봄이 도대체 성수호를 언제부터 좋아했는가.
한여름은 그 시점을 알고 싶어 했다.
‘진짜 결투인가? 씨발… 그때부터면 내가 어떻게 방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성수호는 결투를 마치고 한봄에게 50만 포인트를 건네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여름은 그 부분이 마냥 쉽게 납득이 가지는 않았다.
‘아무리 포인트를 많이 줬다고 해도 한봄이 겨우 포인트로 넘어갈 애가 아닌데.’
50만 포인트가 엄청난 양이라는 건 한여름도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봄이 재물을 보고 남자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건 평생 그녀를 봐왔던 한여름이 봤을 때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단 집중하자…. 일단 한봄이 언제 반했는지만 알아내면….’
그렇게 중요한 정보를 들으려는 순간이었다.
“사실… 처, 처음… 이야.”
“응?”
한봄의 말에 민하연뿐만 아니라, 한여름도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소리야? 언제부터 좋아했냐고 했는데, 처음이라니.’
그렇게 의문을 가지는 순간 한봄의 말이 한여름의 머릿속에 쐐기를 박으며 그의 뇌의 가동을 중단시켰다.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던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