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20)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19화(320/1201)
EP.319 319화 위그드라실 (3-28)
“나는 포인트나 아이템은 필요 없고, 부려 먹을 놈이 필요하거든? 전처럼 또 내 시다바리 해볼래?”
“….”
한여름은 내 말을 듣고 멍하니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실제로 나는 포인트나 아이템 따위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니 새끼 회귀하는 거 알고 있는데, 내가 니 장단에 맞춰주겠냐?’
평생 포인트나 아이템을 전부 상납하는 조건의 계약서를 쓰면 뭐 하냐.
어차피 회귀하면 다 초기화되는데.
무엇보다 지금 이 거래는 성사되지 않아도 내게 본전이었다.
주기 싫다는 거 지가 어떻게 억지로 뺏을 수 있겠는가?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던 한여름이 이마와 관자놀이에 붉은 지렁이들을 소환하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웃기지 마…. 내가 그런 조건을 받아들일 거 같아?’
“그럼 말던가.”
“야!”
내가 바로 거래를 파토 내려는 분위기를 풍기자 한여름이 다급해졌는지 내 어깨를 붙잡고 외치기 시작했다.
“포인트 준다고 평생! 아이템도 줄게, 나중에 다 상납해준다고! 그 정도면 너도 충분하잖아!”
“니가 깨작깨작 모으는 포인트랑 아이템을 받아서 뭐에 쓰게? 난 필요 없어.”
“이 씨발….”
나는 여기서 한여름이 성장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야… 이쯤이면 자존심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달려들던가, 아예 포기하든가 할 거 같은데.’
[회귀를 거듭하다 보니 슬슬 익숙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자존심 꺾이는 거 익숙하기 힘들 텐데.’
나는 속으로 웃으며 한여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한여름의 입에서 쉽사리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나… 낮에만 네 명령 듣는 걸로 하자. 밤에는 안돼.”
“안돼.”
“이런 씨발….”
“대신 기간을 정하자. 일주일 어때?”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일주일 동안 전처럼 말 잘 들으면 지금 가지고 있는 보석 전부 넘겨주겠다는 이야기였다.
“애초에 보석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이상한 물건이더라. 나는 별로 쓸모없긴 하지만, 니가 달라는 거 그대로 주는 건 더 싫어.”
“하아… 씨발….”
한여름은 고민하더니, 흥정하기 시작했다.
“나흘로 하자.”
“8일.”
“씨발! 5일!”
“9일.”
“왜 계속 늘어나는 건데!?”
“나는 줄일 생각 따위는 없거든.”
“하아… 알았어. 일주일, 일주일 하자.”
“열흘.”
“씨발!!”
한여름의 외침 덕분에 저 멀리 있던 민하연과 한봄이 화들짝 놀란 몸짓을 하며 우리 쪽을 유심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별일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음식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
교착상태다.
이제 한여름은 일주일이라도 됐으면 하는 심정일 것이고, 나는 줄일 생각 따위는 없었다.
여기서 콜을 외칠지 , 다이를 외칠지는 한여름의 판단에 달려 있었다.
일주일로 줄이기 위해 내게 매달릴지, 아니면 여기서 포기하고 열흘을 받아들일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한여름은 선택했다.
“열흘… 하자.”
“오… 한 번 더 부탁하면 일주일로 바꿔줄 생각이었는데.”
당연히 뻥이다.
“씨발! 장난해!? 그럼 일주일 해줘!”
“안 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돌아가.”
“씨발 새끼가….”
나는 한여름을 그렇게 약 올리며 즐거운 기분을 만끽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지금 하는 말들은 구두계약일 뿐이었다.
아르모니아가 말하는 우주의 법칙인가 뭐시기가 들어있는 게 아닌 이상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대책은 간단하게 해결됐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계약서를 하나 꺼내서 작성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내가 작성하는 계약서를 보더니, 놀란 눈으로 내게 묻기 시작했다.
“뭐야? 니가 그걸 왜 가지고 있어?”
“아? 이거? 저번에 죽인 녀석 중에 아이템 내놓으면 살려준다니까 주더라.”
“….”
“아, 걱정하지 마. 그 녀석도 죽였으니까.”
“미친….”
한여름은 지금까지 내게 막말을 일삼을 때와 다르게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어차피 자기를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막말을 하긴 했지만, 내가 무서워지긴 했나 보다.
나는 간단하게 계약서를 작성하고 한여름에게 보여줬다.
내용은 대충 이랬다.
=====
계약이 성립된 시점부터 시작해서 240시간 동안 한여름은 성수호의 명령에 복종한다. (강제성이 발휘된다.)
성수호는 240시간 후에 한여름이 원하는 촬영기 아이템을 전부 건네준다.
만약 계약을 위반하게 되면 위반한 자는 레드 소환사가 되고, 전 재산(포인트, 아이템)을 상대방에게 넘겨준다.
=====
무슨 갑, 을 같은 어려운 표현 없이 심플하게 필요한 항목만 집어넣었다.
한여름은 한참 계약서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한숨을 쉬면서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또 뭐가 불만인가 싶어서 바라보니, 한여름이 조심스럽게 내게 입을 열었다.
“야… 하루에 아이템 하나씩 넘겨주는 걸로 하자.”
“싫어.”
“하… 씨발….”
한여름은 내 정보를 단 하나라도 얻기 위해 필사적인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이런 굴욕적인 처사를 견디는 것이고.
마지막 날에 한꺼번에 몰아서 받는 것보다 하루에 한 개씩이라도 건네받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줄 생각이 없어 보이니 한여름도 포기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 하자…. 나중에 꼭 약속 지켜라.”
“당연하지. 나도 레드 소환사 따위는 되고 싶지 않다고. 너처럼.”
“씨발! 내가 왜 레드 소환사야!”
“머리 위에 주황색 보석 떠다니는 거 보면 언젠가 되지 않을까? 강간범 씨.”
“씨발….”
그가 그렇게 대답하는 순간 계약서에서 붉은색 실선이 흐르더니, 나와 한여름을 이어주기 시작했다.
나는 한여름과 이어진 붉은 실선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남자 새끼랑 붉은 실이 연결되는 날이 올 줄이야.”
“씨발. 그건 내가 할 말이야!”
그렇게 한여름과 나와의 계약이 성립되었다.
나는 계약이 성립되는 순간 한여름에게 말했다.
“야.”
“왜?”
“가서 밥 차려.”
..
..
나는 그 사실을 바로 민하연과 한봄에게 알려줬다.
두 사람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오… 진짜?”
“음….”
민하연은 웃어넘기지만, 한봄은 걱정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
설마 아직도 오빠라서 걱정하는 건가 싶었지만, 그녀가 걱정하는 건 한여름이 아니었다.
“만약에 이번에는 회귀 안 돼서 아저씨한테 해코지하면 어떡하지?”
한봄의 입장에서는 지금 상황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부분은 한여름 외의 인물인 민하연과 한봄은 회귀하는 이유를 모르는 이상 계속 짊어져야 하는 숙명일 것이다.
다행히 그런 한봄을 민하연이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봄아, 그건 너무 신경 쓰지 말자.”
“하지만….”
“생각해보면 단순해. 너무 과민반응 해봤자, 우리가 지금 당장 알거나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즐기는 게 최고야.”
민하연의 말만 들어보면 정말 생각 없이 내뱉은 대사 같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뭐, 안되면 말지~ 라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넘기자는 게 아니야. 이런 일은 너무 어렵게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해답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하긴….”
“지금 당장은 바로 눈앞에 닥친 앞일을 생각하고, 여유가 될 때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해결책을 계속 모색해보면 돼.”
원인을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여유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해결책이라는 건 어떨 때는 촉박한 분위기에서 떠오르기도 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 떠오르기도 하니까.
“서로 혼자 있을 때마다 그 부분을 고민하고, 이렇게 모여 있을 때는 또 차분히 의견을 나눠보자는 거지.”
“응, 언니 말이 맞는 거 같아.”
민하연의 말에 한봄은 설득되었고, 다행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일단….”
그렇게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저 멀리서 어물쩍 서 있는 한여름이 눈에 들어왔다.
한여름은 식사를 마치고 내 명령에 따라서 잔반을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한여름을 보면서 민하연과 한봄에게 말했다.
“…저기 머리 위에 있는 핏줄은 명령한 거 아닌데.”
“푸웃!”
“푸핫!
***
식사를 마치자마자 한여름은 성수호의 명령에 따라 남은 잔반과 식기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이런 행동을 하는 한여름이 얌전히 받아들이고 있을 리가 없었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씨발… 씨발… 씨발….’
그리고 성수호보다 더 얄미운 존재들도 있었다.
└이게 바로 설거지론인가!?
└여동생이랑 여친 NTR 당하고 잔반 정리해 주는 게 설거지론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한여름, 성능 확실하구만.
“닥쳐! 한 번만 더 지껄이면….”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채널을 향해서 욕설을 내뱉는 순간이었다.
<10,000포인트 후원해주셨습니다. -알바비라고 생각해 ㅋㅋㅋㅋ->
└캬… 시급 존나 쎈데? 아니, 일급인가? ㅋㅋㅋㅋ
└일급도 저 정도면 할만하지 않음?
└거기다 여자친구랑 여동생 따먹히는 소리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잖아? 대박.
└씨발 그게 대박이냐 ㅋㅋㅋㅋㅋㅋ
굴욕이었다.
‘씨발… 죽여버리겠어.’
한여름은 당장 욕설을 날리며 자신의 기분을 마음껏 풀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포인트.
고작 해봐야 1만 포인트였지만, 그에게는 포인트 하나하나가 절실했다.
‘일단… 이걸로 레벨이라도 좀 올리자.’
한여름은 쓰레기들을 정리해서 근처에 버린 뒤에 돌아왔다.
그의 눈에 보이는 건 성수호와 민하연, 한봄이 옹기종기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지금 내가 이 모양 이 꼴인데 저렇게 웃는다고?’
민하연뿐만 아니라, 한봄도 웃으면서 성수호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달려가서 난동을 피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참자… 씨발… 일단 참자.’
한여름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안전지대 구석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한여름이 텐트를 치는 모습을 보던 세 사람은 그제야 잘 준비하기 시작했다.
성수호, 민하연, 한봄 세 명이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한여름 그 와중에 금세 텐트를 완성하고는 조용히 한봄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야, 잠깐 와봐.”
“왜?”
“그냥 좀 와….”
한봄의 귀찮음이 담긴 대답에 한여름은 짜증이 섞인 말투로 그녀를 억지로 끌고 갔다.
한여름은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린 뒤에 한봄에게 본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왜 저 새끼한테 그렇게 살랑살랑 거리는 거냐?”
“…무슨 소리야?”
“씨발… 너 저 새끼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친절하냐고.”
한여름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봄의 진심을….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던 거 같아.)
한여름의 기준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한봄이 성수호를 첫눈에 반할 이유가 없었다.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성수호 새끼가 이상한 약을 쓴 것일 수도 있어.’
한여름은 최대한 밀어붙이며 한봄에게 질문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한봄의 대답은 일관적이었다.
“하아… 전에 내가 말했잖아. 아저씨랑 언니 사이 비집고 들어가서 너한테 기회 준다고 했던 거.”
“씨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너 첫눈에 반했다는 것도 그럼 거짓말이라고 할 거냐?”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아….”
한여름은 마비독 상태에서 몰래 엿들었던 말을 실수로 내뱉고 말았다.
‘…씨발 어차피 회귀하면 더 초기화되잖아. 지를 건 다 질러보자.’
그는 그렇게 판단하며 입을 열었다.
“마비독 걸려 있는 동안에도 정신은 멀쩡했어.”
“맙소사….”
“그러니까 제대로 대답해.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한 거냐고. 도대체 왜 니가….”
한여름은 그 순간 머릿속에 성수호와 한봄의 교접 행위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속이 비치는 얇은 티셔츠, 그리고 다리를 훤히 드러내는 핫팬츠.
한여름은 질타하는 중에 갑자기 시선이 한봄의 눈이 아닌 그녀의 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너 뭐하냐?”
“어!? 아, 아냐! 아무것도!”
“….”
한봄은 한여름의 시선을 불쾌하게 바라보며 몸을 슬금슬금 뒤로 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행동과 더불어서 떠오르는 채팅들.
└와… 나는 오늘부터 빈유파할래.
└몸은 좀 부실한 느낌인데, 지 오빠 닮아서 존나 예쁘긴 하네.
└그런데 한여름 이 새끼는 왜 지 동생 몸을 저렇게 뚫어져라 보냐.
└헐 설마!
└????
채팅 창에 한 명의 말에 귀 기울이는 순간이었다.
└저번에 한봄 임신 미션 자기가 하려는 거 아님?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 쓰레기 새끼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우스 납셨네 ㅋㅋㅋㅋㅋㅋㅋ
“이 씨발 새끼들이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한여름은 채널의 존재들에게 한소리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이상하게 보던 한봄이 중얼거리며 떠나기 시작했다.
“나 이제 잘 거니까. 간다.”
“크읏….”
한여름은 그제야 한봄이 혐오하는 눈으로 자기를 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헐… 진짜였나 봐. 이 새끼 발기했어!
└아냐, 지금 밤중이라서 못 봤을걸?
└아… 못 봤다는 것에 한 표 건다.
한여름은 순간 아차 싶었지만, 어두운 숲에서 상대방의 신체 변화를 완벽하게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었다.
‘아니겠지… 아닐 거야. 봤을 리가 없어.’
그는 그렇게 안도하며 한봄의 뒤를 따라서 안전지대로 갔다.
그리고 안전지대에 들어서자마자 성수호가 명령을 내렸다.
“야, 밤 중에는 소리 내지 말고 조용히 텐트 안에 박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