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3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34화(335/1201)
EP.334 334화 위그드라실 (3-43)
내게 날아오던 박쥐 형태의 몬스터가 내 화살을 맞고 포뮬선 형태로 추락하며 짧은 단말마를 내뱉었다.
끼에엑…. 철퍽.
그렇게 바닥에 떨어진 박쥐는 금세 홀로그램 형식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몬스터가 죽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등 뒤에 있던 보석에서 초록색 빛을 뿜어냈다.
“어!? 뭐야?”
“꺄아악!”
다들 놀라서 뒤를 돌아서 보석을 바라봤다.
내 등 뒤에는 사람만 한 커다란 초록색 보석과 함께 타이머가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타이머 밑에 세부 사항이 표시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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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9:28
1 웨이브 클리어.
29분 28초 뒤에 2 웨이브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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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장소의 정체를 단번에 알 수 있는 표시판이었다.
‘디펜스….’
엄청난 물량이 쏟아지는 적을 상대하며 거점을 보호하는 임무.
심플하지만, 그 심플함 덕분에 단순하게 양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었다.
지금 우리가 상대한 1 웨이브 몬스터들만 따져도 0층에서 볼만한 녀석들 뿐이어서 상대하는 것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30분간 이어지는 물량은 나를 제외한 사람들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 그냥 끝났다는 신호였나 봐요. 깜짝이야….”
“다들 괜찮아요?”
“후우… 네.”
박선희를 시작으로 다른 사람들도 숨을 고르며 내 말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저는 이거 쉬지 않고 하는 건 줄 알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중간에 멈추네요.”
“30분 싸우면 30분 쉬는 건가?”
“그렇다면 막판에 너무 힘들겠는데? 24시간 동안 잠도 못 잔다는 이야기잖아?”
“그래도 다행이에요. 던전 들어오기 전에 꼼꼼히 준비해서.”
민하연의 말대로 다들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온 덕분에 불안감은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다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는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기 시작했다.
“일단 이번 웨이브 전에는 간단하게 쉬고, 웨이브를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자는 게 어떨까요?”
“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까 1 웨이브에서 경험해봤지만, 디펜스 형식의 전투는 후반부로 갈수록 몬스터의 물량과 수준이 대폭 올라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첫 단추를 잘 달아두는 게 중요했다.
처음부터 틀어지면 대부분 중간도 못 가서 무너지는 것이 바로 디펜스이니까.
그리고 휴식과 관련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야, 한여름.”
“…왜?”
“가서 떨어진 아이템들 좀 주워 가지고 와.”
한여름은 내 명령을 듣자마자 미간에 새빨간 지렁이들을 소환시키더니 중얼거렸다.
“지금 상황에서 나 부려 먹으려고? 최대한 전력 아껴놔야 하는 거 몰라? 나도 아까 존나 열심히 싸운 거 모르냐?”
“니가 도움이 되면 내가 시키겠냐, 임마….”
“크읏….”
한여름은 전투 내내 도움은커녕 방해만 일삼을 뿐이었다.
내 앞에서 어물쩍거리며 방해하고, 삼인방이 싸우는 장소로 가서 또 방해하고….
문제는 열심히 하다가 방해하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대놓고 방해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사실이었다.
민하연과 한봄을 제외하고 나머지 삼인방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그래요.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어때요?”
“괜히 나서서 포인트 얻겠다고 그러시는 거 같은데, 어차피 파티라서 분배 알아서 되는 거 같으니까. 가만히 계세요.”
“그래요. 괜히 다치실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박진희의 말에 다들 피식 웃기 시작했다.
“이런 씨….”
나는 삼인방의 말을 듣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자, 들었지? 이제 네가 할 일은 싸우는 게 아니야.”
“…그럼 뭐 하라고?”
“가서 몬스터한테 나온 아이템들 수거해서 여기에 전부 놔둬. 만약에 하나라도 빼돌리면 바로 계약 파기다. 알았지?”
“크으윽….”
한여름은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일으켜 세워서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내 말대로 몬스터들이 떨어뜨린 아이템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한여름을 보면서 그가 들릴 수 있게 웃으며 말했다.
“저 녀석이 도움이 되긴 되네요.”
“푸웃.”
삼인방은 웃으면서 미소로 화답해줬다.
사실 지금 전투에서 제일 고생한 건 나나 민하연이 아닌 삼인방이었다.
나와 민하연이 원거리 직업으로서 능력이 좋다고 해도 이런 약한 몬스터들은 근거리들이 한꺼번에 휘어잡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0층 수준의 몬스터들이라 그런지 삼인방이 휘두르는 한방에 두 세 마리가 퍽퍽 죽어 나갔으니 말이다.
그만큼 고생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일단 세 분은 푹 쉬세요. 쉬고 계시면 2 웨이브 전에 제가 알려드릴게요. 주무셔도 돼요.”
“흐흐, 고마워요.”
삼인방은 땡큐를 날리며 정말 편하게 휴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두 휴식하는 사이에 한여름이 주변에 널려있던 아이템들을 모조리 가지고 와서 땅바닥에 내던졌다.
와르르르.
“야, 좀 조용히 내려놔.”
“뭐? 어차피 잡템이잖아. 굳이 조심하게 내려놓을 필요가….”
“지금 옆에 쉬는 거 안 보여? 눈치 좀 챙겨라.”
“씨발….”
나는 한여름이 챙겨온 아이템을 전부 확인해봤다.
‘다 잡템이네.’
한여름의 말대로 전부 상점에 팔아야 하는 수준의 잡템이었다.
어차피 1 웨이브에서 나오는 몬스터의 수준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나는 아이템을 전부 확인한 뒤 한여름에게 조용히 말했다.
“야, 너는 이제 전투할 때 그냥 손끝 하나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나도 싸울 수 있거든?”
“애들 소꿉장난하는 것도 싸우는 거냐?”
“씨발….”
“되지도 않는 자존심 부리지 말고 얌전히 있어. 그리고 전투 끝나면 아이템 회수하고. 오케이?”
“으드드득….”
치과 의사가 네 이빨 보면 기겁을 하겠다 이놈아….
한여름은 그 후 어떠한 반항이나 말대꾸 없이 얌전히 돗자리에 앉아서 정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슨 꿍꿍이가 있어 보이지?’
[그런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평소에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불만을 표출하던 한여름이 저렇게 얌전히 뭔가 보면서 생각에 잠긴 것을 보면 분명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 뻔했다.
하지만 결국 내 손바닥 안에 있는 회귀자일 뿐이었다.
‘그래도 지금 하연이랑 봄이 옆에 있으니까, 회귀하더라도 같이 데리고 가면 그만이지.’
나는 그렇게 안도하면서 초록색 보석 상단에 있는 시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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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2
1 웨이브 클리어.
03분 12초 뒤에 2 웨이브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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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들 준비하세요.”
내 목소리가 신호가 되어서 다들 일어서서 각자의 무기를 쥐고는 어두운 공간을 한없이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
끼에에엑! 꾸엑!
몬스터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우리를 반겨줬다.
***
한여름은 주변에 널려있는 잡템을 주우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씨발… 설마 진짜 보스전 같은 거 아냐?’
처음에는 0층처럼 보스전인가 싶어서 기겁했던 한여름은 몰려오는 잡몹을 보면서 안도하고 있었다.
쇼크비에 비해서 나오는 몬스터들이 형편없다 못해 하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어디까지나 0층 보스전에 비해서였지만….
그렇게 가볍게 흘러가는 디펜스 전투 때문에 별로 큰 생각을 가지지 않았던 한여름이었지만, 웨이브를 거듭할수록 감을 잡을 수 있었다.
0층 몬스터들이 즐비하던 초반과 다르게 6 웨이브를 넘기자 서서히 1층에서 봤던 몬스터들이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7 웨이브를 구경만 하던 한여름도 알 수 있었다.
‘이번 웨이브는 진짜 빡쎘어.’
난도가 대폭 상승했다는 사실을….
‘7 웨이브부터 1시간 진행에, 한 시간 휴식…. 거기다 난도는 올라간다고….’
한 시간을 진행하는 만큼 몬스터들의 규모와 수준이 확연히 달라진 게 눈에 보였다.
그저 달려들면서 무지하게 공격하던 몬스터들이 진형을 짜서 공격하고, 근거리들을 피해서 민하연과 성수호 쪽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성수호와 민하연의 실력이 좋아서 근처에 다가오는 몬스터들은 금세 화살 과녁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봄의 회복 스킬.
공격과 수비, 거기다 여유까지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조합을 가진 파티였었다.
단, 한 명만 빼고….
‘씨발, 씨발, 씨발! 이대로는 안 돼. 만약 진짜 이게 1층 보스전이라면….’
한여름은 싸움은커녕 전투 내내 쉬면서 아이템을 주울 뿐이었지만, 정작 싸운 사람들보다 더 지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 영상도 보지 못했어.’
그와의 계약대로 촬영용 보석의 내용은 현재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몰래 보려고 해도 이런 공터에서 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이제는 내용물을 보는 게 문제가 아냐! 이대로 2층으로 가게 되면….’
무엇보다 디펜스가 끝나는 시간은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
만약 그 전에 층을 올라가게 된다면?
그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방해할까? 아니면 성수호 새끼 뒤에서 몰래 찌를까? 씨발, 저 새끼가 자살이랑 공격을 막아놔서 그것도 안 돼!’
한여름과 계약한 성수호는 시작하자마자 그에게 당연한 듯이 명령해놓은 것.
자신을 공격하지 말라는 것과 자살하지 말라는 명령이었다.
도대체 자살은 왜 막아 놓은 건지 몰랐지만, 그에게 있어서 지옥과 같은 경험을 체험시켜주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었다.
‘일단 저 녀석이 올라가든 말든 상관없어 나만 올라가지 않으면… 잠깐….’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한여름은 인벤토리에 잡템을 넣다가 그의 동공에 두 개의 반원이 비치기 시작했다.
두 개를 딱 붙이면 맞물려서 원형의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열쇠.
‘…이거 가능하지 않을까?’
한여름은 인벤토리 안에 있는 반원 두 개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
나는 주변에 더 이상 달려드는 몬스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파티원들에게 신호를 줬다.
“다 잡은 거 같아요. 쉬세요.”
“하아… 하아… 와, 장난 아니다.”
다들 넋이 나간 상태로 돗자리 위에 털썩 주저앉거나, 누우며 숨을 몰아 쉬어댔다.
9 웨이브를 마치면서 총 11시간이 지난 상태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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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43
9 웨이브 클리어.
59분 43초 뒤에 10 웨이브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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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웨이브 중간중간 짬짬이 휴식을 취하면서 기력을 회복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로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난 시간을 따지면 해가 저물어서 잠을 잘 시간이었다.
그에 비해서 우리는 아직 절반밖에 진행되지 않은 이 디펜스를 계속 이끌어가야만 했다.
나는 돗자리에 천천히 앉아서 다른 파티원들을 보며 말했다.
“다들 최대한 쉬세요. 제가 3분 전에 알려드릴게요.”
“아니에요. 이제 아저씨도 슬슬 쉬세요.”
한봄이 나서서 내게 휴식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마냥 몸이 가벼운 상태라고 할 수는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활을 사용하는 직업은 그저 화살만 쏘는 편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팔 근육이 혹사하고, 빗맞혔을 때 오는 페널티가 존재하는 만큼 집중력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아군을 맞추면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계속 사용하는 팔 근육, 한 발에 맞춰야 하는 집중력, 아군을 맞추면 안 된다는 스트레스.
그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근거리만큼 엄청난 노동력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는 한봄은 나와 민하연을 배려하며 휴식을 강요하고 있었다.
“나는 괜찮아요. 한봄 씨야말로 회복 스킬 난사로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난 괜찮다니깐요. 여기서 아저씨 무너지면 진짜 큰일인 거 아시죠? 자, 빨리 쉬세요.”
“음… 고마워요.”
나는 지는 척하며 그냥 그녀의 말을 받아주기로 했다.
사실 한봄은 회복 스킬을 사용하더라도 그렇게 고생하는 위치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그녀가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지금까지 한봄이 도와주는 것에 비해서 도움이 절실하다는 느낌이 없었을
뿐이었다.
‘이상하지?’
조용히 침묵하던 아르모니아가 자기 생각을 말했다.
[중앙에 있는 보석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분명 파티원을 공격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달려드는 모양새만 따지자면 중앙에 놓여있는 거대한 보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덕분에 삼인방조차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았고, 무엇보다 웨이브가 끝났을 때는 치료까지 완벽하게 해주고 있었다.
‘애초에 힐러가 없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곳인가 보네.’
웨이브가 끝날 때마다 초록색 빛이 뿜어지며 파티원들의 상처를 모조리 치료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힐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든든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작은 상처라고 해도 한번 생기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거기다 물량으로 밀어붙이니 포션을 쓰려다가는 오히려 당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역시 귀족은 귀족이네.’
결과적으로 힐러가 얼마나 중요한 직업인지 알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렇게 또 휴식 시간이 흐르다 보니 1시간이 지났다.
“이제 반 밖에 남았어요. 다들 힘내죠.”
“네.”
삼인방은 힘든 표정을 지으면서도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며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그렇게 10 웨이브가 작동되는 순간이었다.
물밀듯이 밀려 들어올 것 같은 몬스터가… 오지 않았다.
“뭐지?”
그렇게 민하연이 주변을 둘러보며 경계하는 순간이었다.
끄으으… 끄에에….
사방에서 울려오는 기괴한 목소리, 그리고 땅을 질질 끄는 듯한 느릿느릿한 발소리들….
그리고 그 존재들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을 때, 말하지 않아도 그 몬스터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체를 알아도 믿고 싶지 않아 했다.
다들 눈을 크게 뜨며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하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마리, 두 마리 점차 늘어났고, 우리 중에 처음으로 현실 도피에서 벗어난 박선희가 입을 벌리며 우리가 처한 상황을 직시시켜줬다.
“저, 저기 저거 설마… 좀비…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