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3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38화(339/1201)
EP.338 338화 위그드라실 (3-47)
나는 케르베로스와 완전히 떨어진 것을 확인한 뒤 두 사람에게 안부를 물었다.
“일단 멀어졌나 봐요. 괜찮아요?”
“흐으… 허어… 네, 네.”
“흐윽… 무, 무서워….”
박선희와 박진희는 아까 경험했던 그 찰나의 두려움에 매몰되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얼굴을 마주한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 공포심이 깃든 것을 보면 그 괴물이 진짜 괴물은 맞는 모양이었다.
언제나 매체를 통해서 봐왔던 허당끼가 풍부한 강아지처럼 표현되는 것과 달리 진짜 케르베로스는 죽음을 가지고 다녔다.
분명 처음, 보석에서 변신하는 장면을 잠시 본 것뿐이지만, 절대 잊을 수 없었다.
공포심이 느껴지기 전에 죽음을 먼저 느끼게 하는 존재.
크툴루가 실존해서 내 눈앞에 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위압을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다리를 벌벌 떨면서 한없이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일단 다시 출발하죠. 빨리 다른 분을 찾는 게 중요해요.”
“흐으… 네.”
두 사람은 내 말에 흐르는 눈물을 닦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상황이 안 좋아.’
0층 보스전과 1층 보스전, 분명 둘 다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는 처지에서는 동일했다.
하지만 밀려 들어오는 압박감이 차원이 달랐다.
분명 쇼크비도 걸리면 죽는다는 느낌이었지만, 케르베로스는 얼굴을 마주하는 것 자체가 죽음으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그 덕분에 두 사람은 절망을 품은 상태였고, 이대로는 도망 다니는 내내 상황이 악화될 것이 분명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해….’
그렇게 걸어가고 있을 때, 옆에 걷고 있던 박진희가 짜증이 나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박선희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묻지 않고도 두 사람이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알 수 있었다.
‘채널에서 개소리하고 있나 보네.’
나와 다르게 한여름이나 민하연, 한봄 심지어 삼인방도 채널을 관람하는 존재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이건 심플하게 외모적인 측면이 강하게 적용된 것일 것이다.
채널의 존재들이 처음 소환사를 고를 때 보는 건 어쩔 수 없이 외모가 전부이다.
웹소설 볼 때, 표지부터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말이다.
거기와 비교하면 내 외모는 특출난 것 없는 평범한 외모였다.
표지도 안 되고, 제목 어그로도 안되는 그런 위치랄까나?
어차피 초반에 죽어 나갈 것을 알고 있으니 일단 괜찮은 녀석을 찜한다는 심정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분위기 전환은 됐네. 그런데….’
그런데 막상 이렇게 보니 문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
‘게꼬수 되게 조용하네?’
평소에 시끌벅적한 양반이 또 조용하니 의문이었다.
[아마 0층 보스전에서 했던 말처럼 보스전을 관람하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아서 채널을 나간 게 아닌가 싶습니다.]“아, 그러고 보니까 저번에도 초반에 나갔었지?’
죽음을 앞두면 작별 인사라도 해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조용해서 섭섭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뭐, 내가 진짜 죽을 것도 아니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동굴은 회색빛이 감도는 거대한 벽돌들이 둘러싸인 상태로 견고한 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이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구멍.
“저건 뭘까요?”
“일단 함부로 들어가지는 말죠. 위급한 순간 사용하는 안전지대일지도 몰라요.”
“네.”
두 여자는 내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내 뒤에 찰싹 붙기 시작했다.
아까 좀비 떼도 엄청나게 무서워했지만, 그때는 살짝 내숭을 부렸다면 지금은 진짜 무서워서 덜덜 떨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연이랑 봄이 어때?’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민하연은 손혜은과 만났고, 한봄은 혼자인 상태로 돌아다니는 중입니다.]‘빨리 찾아야 하는데….’
[위치를 구분할 수는 있어도 정확한 지도가 없는 한 완벽한 안내를 하기는 힘든 상태입니다.]빨리 만나고 싶었다.
나야 아르모니아라는 GPS가 있으니 그저 묵묵히 그쪽으로 향하면 그만이지만, 두 사람은 지금 한 걸음 한 걸음이 지옥 길을 걷는 기분일 것이다.
나는 홀로그램에 떠 있는 시간을 보면서 내심 안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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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5
생존자 :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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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히 2시간 동안 버티면 되네. 아까 보니까 그렇게 빠르게 이동하는 느낌은 없던데.’
케르베로스 자체가 죽음을 끌고 다니는 느낌이라 그렇지, 직접적으로 마주치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내가 그렇게 속으로 안도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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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
[죽음의 눈], [죽음의 코]죽음의 코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죽음은 이제부터 당신을 시선만이 아닌 후각으로도 탐지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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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면서 느끼지만, 언제나 입이 문제다.
그리고 저 홀로그램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띄워졌을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박선희와 박진희가 놀란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사색이 된 얼굴로 나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한숨을 쉰 뒤 말했다.
“자, 빨리 찾죠.”
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이었다.
드르륵. 드르르륵. 쿠쿵! 쿠쿠쿠쿵!
“뭐, 뭐야! 뭐, 뭐가 달려고 오고 있어요!”
“으아아앙!”
갑작스러운 지진에 두 사람은 혼비백산이 된 상태로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고꾸라져 버렸다.
두 사람이 혼비백산이 된 상태에서도 지진은 멈출 생각이 없는지 강도가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두 분 일어서요! 빨리 저 안으로 들어가요!”
나는 한 손씩 두 사람의 팔을 붙잡고 힘차게 다니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풀린 다리를 간신히 이끌고 내 팔을 한 쪽씩 꼭 붙잡고 안간힘을 쓰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어둠으로 깔린 천장에서 돌조각들이 떨어지며 우리 세 명의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헤집고 들어오기까지 했다.
“하아… 하아….”
나는 허우적거리는 두 사람을 간신히 구멍 안으로 데리고 온 뒤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일단 들어왔으니까. 안전할 거예요. 응?”
그리고 눈앞에 뜬 홀로그램을 지나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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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1
생존자 : 7명
[죽음의 눈], [죽음의 향기]죽음을 피할 수 있는 구멍에 들어왔습니다. 붕괴까지 남은 시간 21분 2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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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예상했었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구멍은 안전지대와 같이 몬스터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안전지대와 다른 점이 있었다.
‘인원수는 제한이 없고, 대신 시간이 문제네.’
무엇보다 안전지대와 제일 큰 차이점이 있다면….
‘들어온 길로 나가는 건 불가능이라… 그럼 일단 상황을 보고… 씨, 씨발….’
욕설을 내뱉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저 장면을 보고 욕설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게 더 정상이 아닐 것이다.
나는 구멍 입구를 뚫어지게 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폐를 진정시키는 박진희와 박선희에게 조용히 말했다.
“두 분….”
“하아… 하아… 네?”
“절대… 고개… 들지 마세요.”
“허… 으….”
내가 경고하자마자 동굴 안으로 엄청난 바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푸후후후!
“히이익!”
“흐아앙!”
순간 우리 세 명은 태풍처럼 몰려오는 바람에 부딪히며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몸이 휘청거렸다.
푸후후후후….
이번에는 어두운 구멍에서 우리를 밀어내는 듯이 바람을 밀어내고 있었다.
크흐으으으….
반복적인 패턴의 바람….
구멍이 우리를 빨아내고, 내뱉는 것이 아니었다.
구멍 밖에서 나를 보는 존재 때문이었다.
내 눈에 보이는 건… 공포… 아니 죽음의 존재가 우리의 냄새를 맡기 위해 코를 들이밀고 있는 장면이었다.
개나 늑대에게 달려있을 법한 콧구멍이 초록색의 불꽃이 일렁이는 상태로 구멍 안에 있는 우리들의 냄새를 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아니, 분명 이미 맡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그런데도 케르베로스는 콧소리만 낼 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진짜 진귀한 경험이네.’
인간이 불어내는 바람에 휩쓸리는 벌레와 같은 기분이었다.
잡지 못하는 걸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듯이 계속 확인만 하는 케르베로스는 계속 냄새를 맡으며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무르고 있었다.
‘보니까 우리가 안에 들어가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거 같지?’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 구멍은 피신처 같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는 쪽이 좋다고 판단됩니다.]나는 아르모니아의 말에 수긍하며 바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두 분… 일단 고개 숙이고… 저 따라오세요. 절대… 뒤돌아보지 마세요.”
“흐으응… 네…. 히윽….”
“하으… 흐으으… 하아….”
평소에 기세 넘치던 박선희는 두려움에 딸꾹질하기 시작했고, 박진희는 이빨을 딱딱 부딪치며 고개를 숙인 채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밖에 코를 들이밀던 케르베로스는 우리가 안에 들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듯 계속 숨을 들이마셨다.
푸후후후후….
태풍과 같은 풍압이 우리를 계속 덮쳤지만, 우리에게 이런 풍압은 두려움의 작은 부분일 뿐이었다.
죽음 앞에 이 두려움은 그저 낭떠러지에 걸쳐진 채 자갈을 맞은 것처럼 그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일 뿐이었다.
우리는 태풍과 같은 풍압을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간신히 풍압이 사라지면서 숨을 고르게 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숨을 쉴 수 있다고 해도 박선희와 박진희가 느꼈던 죽음을 앞둔 기억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번 깃든 공포를 쉽게 떨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저, 저런 거… 못 이겨… 분명 위층에도 있을 거고….”
“싫어, 이런 거 싫어. 돌아가고 싶어… 엄마….”
“….”
좋지 않았다.
살려고 발버둥을 쳐도 모자랄 판에 미래의 희망을 닫아놓고 과거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한쪽 팔씩 두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린 다음 단호하게 말했다.
“무서운 거 이해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주구장창 앉아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그, 그래도… 여기서 저런 녀석이 있다는 건… 위에 더 무서운 녀석들도 있다는 거잖아요….”
나는 박선희의 걱정에 바로 냉정하게 대답해줬다.
“맞아요. 위에 저런 녀석들이 지천으로 깔렸을 수도 있어요.”
“그, 그럼 싫어요… 올라가기 싫어요. 그냥 우리 1층 마을로 돌아가요! 네? 분명 돌아갈 방법이….”
나는 그렇게 찡얼대는 박선희의 말을 끊고 입을 열었다.
“저 녀석한테 먹히고 싶으세요?”
“…네? 다, 당연히 싫죠! 그, 그냥… 도, 돌아갈 방법을….”
“어떻게 돌아가시려고요?”
“그, 그게….”
내 황당한 말에 차마 뒷말을 잇지 못하고 어버버 거리기 시작했다.
회귀를 한 부분도 아니고, 나도 모르는 마당에 박선희가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 막상 방석을 깔아주니 본인 입에서 그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
“…?”
“만약 못 빠져나가서 저 녀석이랑 평생 여기 있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실래요?”
“그, 그런 일은….”
“세상일 모르잖아요. 저 녀석에게 잡히면 먹히는 게 아니라. 배 속에 지옥이 따로 있을지 알아요?”
“히이익….”
두 사람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지 기겁하며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여기 오고 나서 별의별 일 겪으셨잖아요. 잡히면 평생 저 괴물이랑 이곳에서 지내는 걸 수도 있어요.”
“시, 싫어… 그런 건 싫어요….”
“그죠? 저도 싫어요.”
나는 온화하게 웃으며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무서운 거 알아요. 저도 저렇게 무서운 괴물을 본 건 몇 번 없어요.”
아마 저 괴물도 예전에 마왕성에서 봤던 마왕 가르시아보다는 약할 것이다.
실제로 그 마왕이 잠시 화내는 것을 눈앞에서 체험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죽음이라는 게 어떤 건지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마왕에 비하면 얘는 좀 약하겠지?’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 마왕이 훨씬 더 강합니다.]한 세상의 주인공 격인 존재와 비교할 가치도 없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렇게 경험담을 적당히 두르며 두 사람을 안심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처음이에요. 처음을 극복하면 나중에 또 경험할 때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아…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네! 하고요.”
“아….”
두 사람은 내 말을 듣고 숨을 진정시키더니 허리를 세워서는 쓰게 미소를 지었다.
“그…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
“저… 저도요.”
“전혀 귀찮지 않았어요. 오히려 다시 정신 차려줘서 고마워요.”
“후후… 그럼 빨리 가죠. 다른 분들은 우리랑 다르게 벌벌 떨고 있을 거예요.”
“네, 저희처럼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빨리 가요!”
나는 웃으면서 두 사람의 어깨에서 손을 뗀 뒤 입을 열었다.
“네, 빨리 가죠.”
그렇게 두 사람의 공포심이 잠시 수그러들 수 있었고, 우리는 다른 동료를 찾기 위해 작은 구멍을 다시 들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