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4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42화(343/1201)
EP.342 342화 위그드라실 (3-51)
케르베로스를 피해 구멍으로 도망친 뒤에 그 구멍 안에서 한봄을 진정시키고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구멍을 통해 진행하다 보니 출구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한봄, 박진희, 박선희.
이 세 여자는 주변을 경계하며 내게 철썩 달라붙어 있었다.
아까도 나름 비슷한 포지션이었지만, 아까와 살짝 다른 점이 있다면 내 바로 옆에 바싹 붙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구, 구멍이 안 보이네요.”
“….”
아까까지 그나마 좀 보여왔던 구멍들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조용히 주변을 경계하며 숨소리조차 낮추며 진행했지만, 진행하는 내내 구멍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를 긴장시키는 진짜 문제는 또 하나 있었다.
“20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지금 남은 시간은 20분 40초.
20분마다 생기는 수식어.
그냥 지나치고 싶어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거의 다 온 마당에 이상한 수식어사 튀어나와서 아예 클리어 불가능 판정이 나와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구멍을 찾으며 돌아다니며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5초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다들 주변 경계가 아닌 눈앞에 허공에 시선을 맞추고 침묵하기 시작했다.
5…4…3…2…1….
그리고 0이 되는 순간.
=====
0:20:00
생존자 : 7명
[죽음의 눈], [죽음의 코], [죽음의 귀], [죽음의 환청], [죽음의 환각]=====
한봄은 손을 불끈 쥐었고, 박선희는 눈을 크게 치켜떴다.
그리고 박진희는 눈을 질끈 감으며 홀로그램에서 알려줄 알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9:59… 58… 57…56.
“…?”
“뭐, 뭐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순간 다들 긴장이 풀리듯 바닥에 웅크려 앉더니 허탈하게 작은 목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와… 진짜 사람 쫄리게 하네.”
“나 진짜 심장 멈추는 줄 알았어….”
다들 세게 조여오던 긴장감이 한 번에 풀리자 오히려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이런 위험한 상황임에도 잠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미래에 나쁜 결과를 낸다면 후회의 산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분위기에 맞춰서 조그맣게 웃으며 말했다.
“자, 다시 다른 파티원들 찾으러 가죠.”
그렇게 분위기가 풀린 상태에서 진행하다 보니 우연히 하나의 구멍을 간신히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멍의 발견이 오히려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여기… 들어갈까요?”
“….”
나는 고민에 빠졌다.
분명 내가 가자고 하면 구멍이든, 커다란 터널이든 세 여자는 군말 없이 따라와 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지나쳤는데, 다른 곳에 또 구멍이 나타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이용하자는 의견을 낼 수도 없었다.
‘이쪽은 내가 어떻게든 커버를 칠 수 있지만, 저쪽은 한여름도 있어서 쉽지 않네.’
이제 민하연을 워프로 구출하는 건 굉장히 힘들어진 상황이었다.
성전에 들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여름 바로 앞에서 워프를 이용하는 것만은 피해야 했다.
당연히 민하연이 진짜 죽기 전이라면 그런 것 따지지 않고 사용하겠지만….
내가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한봄이 내게 다가와서 속삭였다.
“아저씨, 그럼 이거 어때요?”
“…?”
한봄은 자기가 생각한 계획을 읊어주기 시작했다.
***
‘구멍, 구멍… 구멍이 없어!’
한여름은 민하연과 손혜은의 눈치를 보면서 끊임없이 구멍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초기에 여기 저기에 널려있던 구멍들은 어느새 자취를 감춘 상태였었다.
‘일단 보험을 들어놨으니까… 괜찮겠지.’
한여름은 마지막 구멍을 빠져나오기 전에 열쇠를 완전히 소실시킴으로써 다음 층에 가지 않게 손을 써놓은 상태였었다.
그렇게 보험을 들어놓으니 다음으로 중요한 게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보석… 봐야 하는데….’
이번 회차는 지금까지 회차를 통틀어서 굴욕과 멸시, 경멸과 조롱을 수없이 받아온 회차였었다.
그리고 그것들 모두를 견디며 간신히 성수호에게 보석까지 받고, 계약을 마지막까지 만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보석의 내용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보석도 보석이지만… 회귀도 어떻게 하지? 그냥 눈 딱 감고 소리쳐서 그 괴물 새끼를 불러봐?’
그나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악의 방법이었다.
민하연을 지옥으로 끌고 가는 천하의 쌍놈이 되는 거지만, 어차피 회귀하면 다 잊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만약에 그렇게 했다가 계산 착오로 올라가게 된다면?’
그에게 남아있는 최악의 불안감.
회귀만 따지며 민하연과 같이 죽으려고 했다가 오히려 같이 살아남아서 2층으로 간다면?
끝이다.
한여름은 어느 회차든 좋으니, 성수호를 박살 내고 민하연을 되찾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싶어 했다.
이미 민하연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민하연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첫 단추는 이미 엉망진창이 됐지만, 그다음 단추마저 엉망으로 끼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거기다가 그가 제일 싫어하는 건 이제 죽음이 아니었다.
‘씨발… 그래도 그 괴물한테 먹히는 건 도저히 못 하겠어!’
죽는 것보다 죽음을 마주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였었다.
차라리 구멍에 짓눌려서 죽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구멍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한여름은 노이로제가 걸린 것처럼 구멍을 열심히 찾으며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구멍… 구멍… 구멍… 구멍! 저기 있다!’
한여름의 눈에 구멍이 들어오면서 그쪽으로 쏜살같이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여름의 돌발 행동에 민하연과 손혜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구멍의 존재를 확인한 두 여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여름을 따가갔다.
세 사람은 금세 구멍 근처로 가서 조용히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연 씨, 들어갈까요?”
“…제가 함부로 결정할 수는 없죠. 다수결로 결정하죠.”
민하연의 말에 손혜은은 씨익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저는 무조건 하연 씨 따라갈 거예요. 그러니까, 결정하세요.”
“….”
손혜은은 아까 목숨을 걸고 자기를 구해준 것에 완전히 마음을 열었는지 그녀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따르기 시작했다.
민하연은 허탈하게 웃으며 손혜은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용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민하연이 이런 말을 하게 된 이유는 지금 있는 그룹을 제외한 다른 인원들을 위해서였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우리 때문에 다른 분들이 곤경에 처하면… 평생 후회할 거 같아요.”
손혜은은 아쉬운 표정으로 심경을 보여줬지만, 금세 표정을 가다듬고 미소로 응했다.
“그럼 결정됐네요. 다시 출발하죠.”
그렇게 구멍을 이용하지 말자는 결정이 내려지는 동시에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이쿠!”
“!!”
갑작스러운 한여름의 외침에 화들짝 놀란 두 여자는 혹시 뭔가 나타났는지 경계하며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획획 돌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들의 눈에 딱히 뭔가 들어오는 건 없었다.
그저 고요한 거대한 동굴뿐이었다.
두 여자는 가슴을 쓸어내린 뒤 갑자기 소리를 외쳤던 한여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들의 눈에 비친 한여름은….
“뭐, 뭐야?”
“한여름… 너 거기서 뭐하냐?”
“미, 미안… 발이 꼬여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구멍 안에 들어가 있는 한여름이었다.
“….”
민하연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뒤 절망이 담긴 표정을 감췄고, 손혜은은 어처구니없어하는 표정으로 한여름을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고요한 침묵이 흐른 뒤, 민하연과 손혜은은 한숨을 쉰 뒤 구멍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저질렀으니까 어쩔 수 없네요. 들어가죠.”
“네. 시간이… 7분, 짧아요! 빨리 들어가서 출구를 찾아보죠.”
“…이상한데?”
민하연은 7분이라는 시간을 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허공을 바라봤다.
그런 그녀를 보며 손혜은이 물어왔다.
“왜요? 뭐가 문제인가요?”
“이상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들어온 구멍들이 전부 10분을 넘겼고, 많으면 20분 가까이 됐잖아요.”
손혜은은 민하연의 말의 의미를 파악하고는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이 동굴에… 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거네요?”
“빨리 들어가죠! 한여름 잘했어!”
“….”
한여름은 기뻐하는 두 여자를 보면서 속으로 되뇌었다.
‘씨발….’
***
한봄이 제안했던 방식은 간단했다.
어차피 구멍에 들어갈 것이라면 우리 쪽으로 케르베로스를 유인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고민은 길지 않았다.
(일단 들어가서 시간부터 확인하죠.)
구멍은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14분가량의 타이머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 후 우리는 바로 터널에 있는 케르베로스가 들을 수 있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타난 케르베로스는….
(…하필 저 새끼 모습으로 나타나냐.)
한여름의 모습이었다.
덕분에 나뿐만 아니라 여기 있던 모든 여자가 현혹되지 않고 유유히 구멍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만 불안한 점이 하나 있었다면….
‘…슬슬 빡치는 강도가 심상치 않던데.’
시간이 지날수록 흉포함이 증가하고 있긴 했지만, 아까는 특히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건지 훨씬 증오심을 터트리며 울어 재끼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되는 울음소리였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뒤를 차분히 따라오는 박선희와 박진희는 흥얼거리듯 가벼운 분위기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휴우… 진짜 같았어. 만약 혜은이였으면 홀렸을 거 같아.”
“알면서도 그렇게 홀리는 거 보면 진짜… 모르면 그냥 당하는 거네.”
다들 이제 진짜 끝났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
0:05:11
생존자 : 7명
[죽음의 눈], [죽음의 코], [죽음의 귀], [죽음의 환청]당신은 현재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구멍에 있습니다. 붕괴까지 남은 시간 2분 04초.
=====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해봐야 5분.
진짜 재수 없게 출구 쪽에 도착하자마자 녀석이 대기를 타고 있는 것만 아니라면 어떻게든 생존할 자신감이 붙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5분이 되었다.
“저기, 동굴 출구가 있어요! 빨리… 어?”
나는 선두에서 말하다 말고 눈앞에 뜬 긴급 알람을 보고 멍하니 바라보기 시작했다.
알람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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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00
생존자 : 7명
[죽음의 눈], [죽음의 코], [죽음의 귀], [죽음의 환청], [죽음의 환각], [죽음의 광폭화]당신은 현재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구멍에 있습니다. 붕괴까지 남은 시간 1분 53초.
죽음이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죽음의 이동속도가 200% 증가합니다. 죽음의 완력이 300% 증가합니다. 죽음의 집중력이 500% 증가합니다.
죽음의 내피의 두께가 50%로 하향합니다. 죽음의 방어력이 40%로 하향합니다. 죽음의 시야가 50% 하향합니다.
죽음을 피할 수 있는 탈출구가 생성되었습니다. 탈출구로 탈출하면 제한 시간 동안 버티지 않아도 성공으로 간주합니다.
=====
다들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을 때였다.
콰아앙! 쿠아아아아아앙! 끼아아아악!! 콰카카캉!
“뭐, 뭐야!”
지금까지 들렸던 케르베로스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형태의 파장을 가진 소리였다.
지옥의 모든 것을 섞어 놓은 소리가 우리가 있는 동굴 안으로 미친 듯이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밀고 들어오는 광폭화된 소리의 시작점을 알 수 있었다.
“설마 출구!?”
지금 막 눈앞에 보이는 출구 쪽이었다.
보통 큰일이 아니었다.
나는 허겁지겁 달려서 출구에 다다른 뒤에 조용히 바깥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 출구 쪽에는 케르베로스가 없었고, 그 소리의 출처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나는 안도하면서 케르베로스의 너머에 있는 커다란 문이 눈에 들어왔다.
빨간색 불길이 일렁이는 거대한 문.
크기는 케르베로스보다 훨씬 큰 모양의 거대한 철문.
각가지 괴상망측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어서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암시하는 듯한 문.
‘저게 출구인가? 위치가 너무 안 좋은데….’
[수호 님!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응? 왜 그래?’
[지금 케르베로스가!]나는 아르모니아의 말을 듣고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는 최대한 집중에서 케르베로스를 바라봤다.
역동적인 몸짓으로 벽을 헤집는 녀석.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이 그나마 이성적인 모습이었다면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진짜 괴물 그 자체였다.
그런데 녀석의 행동…. 아무리 봐도 그냥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난동을 피우는 느낌이 아니었다.
나는 아르모니아의 외침과 동시에 얼음덩어리가 갈라지듯 내 정신도 금이 갔다.
[케르베로스가 있는 곳에 민하연이 갇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