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4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48화(349/1201)
〈 348화 〉 348화 위그드라실 (356)
* * *
“아… 아냐… 아냐… 이게…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박선희는 기절한 한여름을 보면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가, 갑자기 왜 저런 걸까요?”
“글쎄요.”
민하연은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알고 있지만, 굳이 알려줄 이유가 없는 한여름의 행동.
‘휴… 또 자살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사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한여름이 계속 죽어대면 그것만큼 귀찮아지는 게 없으니까.
아마 정신적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몰려온 탓에 무너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다행인 점과 더불어서 문제도 있었다.
세 여자가 걱정되는 표정으로 주변과 한여름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막막하네요… 이대로는 일어나지 않을 거 같은데.”
“그런데 왜 갑자기 이러는 걸까요? 혹시….”
“다, 다시 1층으로 돌아갈까요?”
처음 도착하는 지역, 그것도 죽은 자들이 돌아다니는 곳에 왔다는 건 보통 무거운 마음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설상가상 한여름 상태까지 이러니까 이 지역과 연관이 된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생기는 듯 보였다.
‘하긴… 하는 행동만 보면 귀신에 씐 줄 알겠다.’
이유를 모르는 세 사람이 봤을 땐 엑소시스트의 한 장면처럼 악령에 씐 인간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다시 1층으로 가는 것도 마냥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일단 진행해보죠. 만약 조금이라도 위험한 낌새가 보이면 바로 1층으로 돌아가고요.”
“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대답 뒤에 기절한 한여름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여름을 보던 여자 중에 한 명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 제가 끌고 갈게요.”
한봄이었다.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한여름을 버리지 못하는 인물.
죽어도 회귀한다고 해도 이런 곳에 한여름을 버리고 갈 정도로 한봄이 매정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말을 시작으로 다들 손을 들면서 말했다.
“저도 도와줄게요.”
“어쩔 수 없네요.”
“혼자서 어떻게 옮기겠어요. 저도 도울게요.”
세 여자가 달려들면서 바로 나섰고, 덕분에 한여름을 데리고 가는 것에 다들 간접적으로 동의를 한 셈이 되었다.
그렇게 다들 한여름을 데리고 가겠다는 말과 함께 나도 나서서 말했다.
“저도 옮기는 거 도울게요.”
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민하연이 바로 내 앞을 막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냐. 수호 너는 그거 하지 마.”
“응? 그럼 뭘 해?”
“….”
민하연은 미소를 짓더니, 나를 향해 말했다.
“우리 앞에서 앞장설 수 있는 게 너밖에 없잖아. 부탁할게.”
“아하… 알았어.”
나는 여자들이 한여름을 끌고 간다는 사실에 살짝 민망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활을 꺼내서 바로 잡고는 앞장서면서 말했다.
“다들… 제 뒤 잘 따라오세요.”
“네.”
그렇게 우리는 안개 안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동하다 보니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기… 마을 같은데요?”
안개 때문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간혹 보이는 건물들을 보면 1층 마을에서 보던 목제 건물과 비슷한 형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비슷할 뿐 똑같다고 할 수는 없었다.
‘…분명 외형은 깨끗한데, 폐가 같은 분위기가 나네.’
목제 건물들에 손을 훑어보면 그렇게 오래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역시 사람이 없네요.”
“그런데 이렇게 관리가 되어있는 게 신기하네요….”
매끄럽게 다듬어진 목제들은 갓 지어진 집까지는 아니었지만, 최소한 관리가 되는 느낌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는 느낌과 별개로 결과적으로 유령마을 느낌을 풍기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지금까지 뭐 하나 발견된 거 없죠?”
인기척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네, 그리고 채널에 물어봐도 다들 여기는 처음 오는 거라 아는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기본적인 지리 정보조차 알려주지 못하는 상황.
“여차하면 나침반 써서 다시 1층으로 가면 되니까. 괜찮을 거예요.”
다행이라면 길잡이 나침반이 여기서도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혹시 몰라서 계속 나침반을 주시하며 왔던 길들을 최대한 머릿속에 새기기 시작했다.
나만 빼고.
[지금까지 발견된 주택은 총 40채. 생각보다 규모가 되는 마을 같습니다.]아르모니아가 내가 진행하는 길을 꼼꼼히 체크하며 지도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중간에 잡화점이나 식료품점도 있더라.’
아르모니아가 그렇게 내게 설명하는 중이었다.
스으윽… 스르르… 스르르륵….
“뭐, 뭐야!”
“왜 그래요!?”
“뭐, 뭐가 지나갔어요!”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가 싶었지만, 뒤에 있던 뭔가가 지나간 것을 봤다며 박선희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미지의 존재가 지나간 것만으로 여자들은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다.
“어, 어떡하죠! 빠, 빨리!”
“어, 어떡해!!”
여자들이 지금까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위그드라실에 익숙해진 것과 케르베로스 같은 괴수들을 만난 덕분에 담력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또 막상 죽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별개의 이야기였다.
우리가 귀신이나 유령 하면 떠오르는 행동은 우리를 죽음으로 끌고 가려는 행위이니까.
나는 바로 여자들을 다시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진정하세요. 만약 진짜 죽은 사람이 나타나도 손쓸 방법이 있으니까.”
“지, 진짜지?”
“저, 정말요? 아저씨?”
“네, 그러니까 최대한 저한테 붙어서….”
내가 민하연과 한봄에게 대답하려는 순간이었다.
스르르… 스르르르… 사르륵….
(살아 있는 사람이네?)
(영혼이 아냐?)
(맙소사… 진짜야… 진짜 산 자야….)
갑자기 주위에 목소리들이 몰려들더니 이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개로 자욱한 곳에 안개가 뭉쳐져서 만들어진 존재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제대로 시야에 잡히자마자 그나마 진정시켰던 여자들이 다시 경악하기 시작했다.
“진짜야!! 진짜 귀신이라고!!”
“엄마! 엄마아아!!”
“수, 수호야! 빨리! 빨리!!”
그녀들이 소리치는 사이에도 유령들은 점점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니, 오히려 소리에 반응하며 다가오는 것 같았다.
(당신들 어떻게 들어온 거야?)
(나가게 해줘… 나를 다시 살려줘….)
(제발… 제발….)
유령들은 갑자기 떼거리로 몰려와서는 우리를 점점 옥죄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일단 악의는 없어 보이지만, 이대로는 하연이랑 봄이도 곤란하겠어.’
나는 울먹이며 패닉상태에 따진 민하연과 한봄을 보면서 바로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냈다.
야구공 크기의 초록색 구체.
나는 그걸 바로 들어 올려서 우리에게 계속 다가오는 유령을 향해서 팔을 뻗어 보여줬다.
그 순간이었다.
파아아아앗!
(끄아아악!)
(히이익!!)
(커으윽!)
초록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유령들을 바닥에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유령들은 바닥에 엎드린 채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고, 나는 유령들의 모습을 보고는 아이템에 대해 감탄을 하기 시작했다.
‘와… 이거 개 쩌는데?’
케르베로스의 안구.
케르베로스의 눈에 화살을 맞추고 얻은 아이템으로 설명만으로 개 쩐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어마어마한 아이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뭐야… 무슨 일이야?”
“아저씨, 그거 뭐예요?”
내가 모든 유령을 진정시키자, 여자들이 지금 상황에 대한 해명을 부탁하는 시선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해명보다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일단 이 상황부터 넘기고 알려줄게요.”
나는 바로 제일 가까운 덩치가 큰 유령에게 다가가서 묻기 시작했다.
안개처럼 흐릿한 모습이었지만, 살아생전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야.”
(히이익… 네….)
“여기 혹시 우리가 지낼 숙소 같은 거 있어?”
(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
(묘… 묘지기라면 잘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 남자 유령의 말을 듣고는 바로 파티원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야, 그 묘지기한테 안내해.”
..
..
우리는 그렇게 이동하는 중에도 유령들에게 몇 차례 더 둘러싸이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둘러싸일 때마다 내가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사용해서 금세 빠져나갈 수 있었다.
우리를 안내하는 거구의 남자에게 이 유령들이 왜 이러는지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다들 산자를 봐서 그런 것입니다….)
죽은 자들이 염원하는 건 하나였다.
사는 것.
그런데 갑자기 산 자가 나타나니 다들 혹시나 하는 기대로 몰려드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 마을에 있는 혼령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일생을 무탈하게 지낸 존재들이기 때문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저 혹시라도 다시 살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라고 했다.
“그 묘지기라는 녀석도 유령이야?”
(묘지기님은… 죽으시긴 했지만, 저희와 좀 다릅니다.)
“…?”
나는 의아해하긴 했지만, 일단 묘지기라는 녀석이 죽은 자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황혼의 전쟁 때, 신과 반신이 모조리 죽어 나갔다고 했으니 묘지기라는 녀석도 분명 케르베로스의 안구에 영향을 받을 것이었다.
그렇게 거구의 남자 유령 뒤를 따라가다 보니 민하연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계속 그 남자 유령의 뒤를 계속 바라보기 시작했다.
얼마간 바라봤던 민하연이 허겁지겁 내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수호야… 이 남자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지 않아?”
“응?”
민하연의 말을 듣고 나서 주의 깊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분명 뭔가 이상한 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안개로 이루어진 형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얼굴 형태가 동양인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나는 유령의 뒤를 따라가며 묻기 시작했다.
“야, 너는 뭐 하다가 죽었어? 보니까, 그렇게 나이도 많은 거 같지 않은데?”
(머… 머리가…)
“…?”
(머리가 터져 죽었습니다.)
“…아!”
그 순간 떠올랐다.
“아! 그 사람!?”
콜로세움에서 요정에게 대들다가 머리가 터졌던 거한.
그리고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나뿐만 아니라, 민하연과 삼인방도 떠올랐는지 속닥거리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소환돼서 죽으면 우리도 여기로 오는 구나….”
“으으… 난 여기서 지내고 싶지 않아.”
“진짜 열심히 살아야겠다.”
사후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본다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죽음 후에도 인생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여기서 평생 갇혀서 산다는 사실에 두려움도 깃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거한의 안내를 받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거대한 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와… 잘 보이지는 않는데, 좀 큰 거 같은데?”
(이, 이곳에 묘지기님이 계십니다. 그, 그럼 저는 이만….)
“야, 어디가?”
(네? 아, 안내해드렸지 않습니까?)
“이왕 하는 거 좀 더 해줘. 직접 만나게 해줘.”
(흐으윽….)
거한은 덩치에 맞지 않게 양손으로 눈을 가리더니 흑흑 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성격 아니었던 거 같은데….’
다부진 체격으로 요정 앞에서 진상을 부리던 녀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거한을 황당하게 보면서도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혹시라도 우리에게 해코지할 의향으로 이상한 곳에 안내해줬을 수도 있으니까.
거한은 앞장서서 성 내부로 천천히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 앞에 문지기를 만났다.
(이곳은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 사, 산 자!?)
“비켜.”
(크어엇!)
그리고 내부의 경비원까지….
(침입자다!)
“비켜.”
(크어엇!)
그리고 우리를 안내 하던 거한까지….
“비켜.”
(히익! 저, 저는 왜….)
“아, 미안. 다 비슷하게 보여서 실수했어.”
모든 혼령이 내가 가진 케르베로스의 안구 앞에서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좌우로 퍼져갔다.
그런 나를 보면서 민하연과 한봄이 걱정하기 시작했다.
“괜찮을까?”
“너무 과격한 거 아닐까요?”
“괜찮아. 이럴 때 쓰라고 능력이 있는 거지 뭐.”
사실 내가 이렇게 생각없이 능력을 사용하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여기에 사는 유령들에게 상하관계를 확실하게 새겨서 귀찮게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히히… 유령도 별거 없네.”
“그러게. 아까는 진짜 무서웠는데, 수호 씨 있으면 전혀 걱정 없네.”
파티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였다.
어느 정도 경계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겁먹으면 될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드디어 우리는 걷다 보니 성 접객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성 경비원들에게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들이밀면서 명령했다.
“자, 빨리 그 묘지기인지 하는 녀석인지 데리고 와.”
(아, 알겠습니다!)
안구 효과를 직방으로 받은 경비원들은 등을 돌리고 후다닥 도망치듯 이곳을 떠났다.
나는 접객실을 돌아다니며 거한에게 물었다.
“그런데 묘지기라고 하지 않았어? 생각보다 직책이 높은가 보네?”
(묘, 묘지기님은 이곳의 관리자입니다. 영주… 더 나아가서 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의외였다.
‘묘지기라는 호칭만 들었을 때는 좀 추레한 몰골을 하고 있는 천민쯤으로 생각했는데….’
일단 묘지기라는 녀석은 다른 유령들과 다른 존재라는 의미였다.
[분명 죽은 자인 만큼 수호 님의 능력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결국 죽은 자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만약 사령이나 언데드가 아니라서 이 눈이 효과 없으면 그냥 여길 뜨면 그만이지.’
나는 그렇게 여유롭게 접객실을 둘러보며 묘지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터벅… 터벅… 터벅….
“…오는 거 같네요.”
“….”
다들 발걸음 소리에 긴장하며 접객실 문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분명한 사실은 그가 지금 옆에 있는 거한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라는 사실이다.
‘발자국…. 육체가 있다는 거네.’
터벅… 터벅………….
그리고 문 앞에서 발자국이 멈춰 섰다.
그렇게 잠시 조용하더니, 갑자기 문이 활짝 열리며 경쾌한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저희 네오 니플헤임에 방문해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산 자들이여!”
“…어?”
다들 경쾌한 남자의 목소리에 잠시 정신이 쏠린 채 침묵하는 중에 한봄이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저… 저거 영화에서 본 거 같아요.”
온몸이 뼈로 이루어지고, 망토를 두르고, 거대한 낫을 들고 있는….
“사신 아니에요?”
진짜 사신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