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8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85화(386/1201)
〈 385화 〉 385화 영웅 사관 학교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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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뿌리 내린 코어로 인해 던전화가 된 에브리카 본사.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건물이라는 제목의 기사들로 온종일 도배되며 난리 났던 사건은 하루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코어가 파괴되는 것과 동시에 던전화는 확장을 멈추고, 자동으로 원상 복귀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벽에 붙어 있던 살덩이들은 점점 증발하면서 사라졌고, 광활한 내부는 점차 축소하면서 원래의 규모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부 통신은 금세 정상화가 됐고, 일반인들의 구출은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코어 파괴, 민간인 구출.
이 두 가지가 진행되었다면 마지막 절차는 단순했다.
그 절차에 포함된 존재들이 구멍이 뚫린 하수도로 내려가면서 중얼거렸다.
“씨발… 망했군.”
“설마 하루 만에 이렇게 될 줄은….”
며칠을 넘게 가리라 예측했던… 아니, 몇 주를 넘어서 몇 달을 지속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국가적 재난과 같은 사건은 고작 한나절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괴한들은 망토를 쓴 채 어두운 하수도를 통과하며 침묵을 유지했다.
성과는커녕 완벽한 실패로 인해 그들에게 다가올 미래가 걱정되는 것이었다.
불편한 침묵 속에서 누군가가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튈까?”
한 명이 의견을 내자, 나머지 동료로 보이는 자들이 멈칫하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명이 고개를 절레거리며 말했다.
“튀어봤자 판데모니엄밖에 더 있어? 오히려 평생 도망자 신세로 전락할 수 있어. 그리고 최소한 변명거리는 있잖아.”
“하긴… 설마 탑의 수장이 나타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갑자기 나타난 어여쁜 꼬마.
그 꼬마가 그들의 계획을 완전히 어그러뜨려 놓았다.
그나마 그들이 기대했던 사실이 있다면 코어가 다른 쪽 건물에 있다는 사실이었고, 활개 치는 예리엘도 인명 구조에 힘을 쓰느라 게릴라전으로 어떻게든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실패했다.
“건너편 새끼들은 도대체 뭘 한 거야. 코어도 못 지키고, 연락도 두절되고….”
“설마 다 죽은 건가?”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그 미친년은 죽었을 거 같지는 않은데.”
문주아… 문제를 많이 일으켰지만, 실력과 실적으로 인정을 받았던 여자였다.
하지만 결국 동료들도 그녀의 치명적인 단점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거렸다.
“코어 쪽 건물에 탑의 수장만큼의 실력자가 있다면 제일 빨리 뒤졌을걸? 그년은 자기보다 강한 녀석이 있으면 오히려 계획을 망치는 버릇이 있으니까.”
“하긴… 걘, 발작 버튼 눌리면 답이 없지.”
문주아… 뒷세계에서도 고개를 절레거릴 만큼 답이 없는 여자였다.
“오히려 죽었으면 땡큐지. 그년 탓으로 돌리면 윗선에서 용서해줄 거야.”
“하아… 씨발, 그년 따먹는 게 내 평생소원이었는데.”
“병신 같은 소원도 다 있네…. 문주아, 그년은 보지 안에 절단기나 독 같은 거 넣어놨을걸?”
“크크크… 하긴 그럴 것 같긴 해.”
죽은 동료를 향한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추잡한 언어들이 난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게 그들의 방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웃음을 이어나가야 속이 풀리는 존재들….
하지만 지금의 웃음이 이승에서 맛보는 마지막 환희라는 것을 그들도 몰랐을 것이다.
그들이 이동하는 동굴 너머에서 실루엣과 함께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동굴을 튕기며 그들의 고막을 때렸다.
“정말 정보대로네….”
“뭐야!?”
“누구냐!”
당황한 괴한들은 검은 실루엣을 향해 무기를 들고는 경계 태세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둠을 뚫고 나온 실루엣의 존재는 모습을 드러내면서 혼잣말을 계속 지속했다.
“오늘 당신들 덕분에 내 기분이 많이 다운됐어.”
“타… 탑의 수장!? 어, 어떻게 여기를….”
괴한들의 덜덜 떨리는 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리엘은 무표정으로 그들을 보면서 말했다.
“절친한 친구도 못 만났는데, 당신들 때문에 친한 아이들에게 힘든 일만 시켜버렸어.”
“어떻게 여기를 알았냐고!!”
괴한 중의 한 명이 그녀의 말을 끊고 달려들었다.
속도는 초서현이나 문주아에 비해서 느렸지만, 손에 들려있는 거대한 철퇴는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도 상대 나름이었다.
철퇴를 들고 있던 팔이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무언가에 잡혀있듯이 멈춰서 버렸다.
“씨발! 놔! 놓으라고!!”
그리고 이어지는 팔의 형태 변화.
콰드드드드득!!
“끼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앆!!!”
괴한의 몸은 그대로였지만, 철퇴를 들고 있던 팔이 프레스에 압축되듯 짜부라지기 시작했다.
이미 팔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살덩이에서 피가 솟구쳐 나오며 바닥을 적시기 시작했다.
팔이 완전히 아작난 괴한은 기절한 채 그 자리에 쓰러졌고, 다른 괴한들은 전부 뒷걸음치면서 도망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헛된 희망은 예리엘의 목소리와 함께 산산이 무너졌다.
“오늘… 망친 기분을 너희들이 풀어줘야겠어.”
지옥에서 울려 퍼질 법한 비명이 지하를 가득 채우면서 이 사건은 모두 마무리되었다.
..
..
보고로 들어온 괴한들의 탈출로는 사실이었다.
모든 게 끝났다.
코어를 파괴해 던전화를 막고, 일반인들을 구출하고, 괴한들을 전부 처리했다.
에브리카 본사 건물의 내부는 엉망이 되긴 했지만, 건물 외부는 환한 조명으로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려주고 있었다.
예리엘은 태양이 자취를 감추고, 대신 에브리카 본사의 조명이 밝혀주는 주변을 훑어보면서 탑의 지원 병력을 향해 말했다.
“생포한 녀석들은 최대한 도망치지 못하게 구속해. 나머지는 잡았어?”
“다른 탈출로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쪽은 전멸해서 탈출로를 이용하지 못한 거 같습니다.”
“으음….”
예리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한테 부탁하기를 잘했어. 그런데….’
예리엘은 안도감과 별개로 죄책감이 서서히 몸을 스며들기 시작했다.
‘오늘 잔뜩 준비하고 놀러 나온 거 같은데, 나 때문에….’
나쁜 의도는 없었다.
예리엘이 성수호와 성수아의 사이에 파고 들어간 건 그저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두 사람의 관계….
‘분명해. 수아랑 성수호 교관 두 사람은….
적당히 상대해주다가 두 사람이 밀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려고 했던 것이었다.
성수아, 예리엘은 그녀를 생도 때부터 눈여겨보면서 알고 지내왔었다.
처음에는 그저 탑의 인재로 스카우트하기 위한 이유로 성수아에게 접근해서 친분을 쌓았지만, 그녀의 선천적인 호의는 예리엘에게도 스며들어왔었다.
성수아의 호의는 쉽게 스며드는 윤활유와 같아서 오랜 시간 녹슬었던 예리엘의 심장조차 뛰게 해서 마음을 흔들어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변하기 시작했다.
예리엘에게 있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수아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순식간에 변화됐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예리엘은 대강 눈치채고 있었다.
‘분명 초강현… 그 녀석 때문이야.’
성수아의 약혼자이자, 탑과 모든 길드가 주시하고 있는 최상급 영웅.
탑의 수장인 예리엘조차 그 실력의 끝을 정확히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강자.
도저히 깊이를 알 수 없는 무감정.
하지만 그의 인성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일이 있었다.
다른 영웅들과 마찬가지로 성수아도 몇 차례 위험에 처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그녀가 포함된 수색대는 탑의 소속이었기 때문에 결국 별 탈 없이 임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빠.)
(….)
그런 그녀에게 안부를 전해오는 약혼자의 연락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성수아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던 예리엘은 변화된 그녀의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그저 표면상 웃는 게 아니라, 진짜 미소를 짓고.
그저 표면상 친절한 게 아니라, 진짜 애정을 담고.
그저 표면상으로 걱정하는 게 아니라, 진짜 가족 같이 바라보는 존재.
한 남자를 향하고 있었다.
‘…분명해.’
예리엘은 그렇게 성수아와 성수호에 대한 관계를 확신하면서 탑의 지원 병력에게 성수아의 행방을 묻기 시작했다.
“혹시 성수아 교관 봤어?”
원래 같으면 성수호의 행방도 같이 물어야 했지만, 예리엘은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둘이 같이 있을 거야…성수호 교관은 최대한 연결하지 말자.’
예리엘은 이미 두 사람의 관계를 확정 짓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오해가 불어나는 상황이 오지 않게 하려면 자신 또한 입을 조심해야겠다고 판단하고는 성수아의 행방만 물어본 것이었다.
그는 예리엘에게 짧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아까 급한 일이 있으신지 바로 영사관으로 향하셨습니다.”
“흠… 그래. 알았어. 다시 주변 정리에 힘써줘.”
“알겠습니다.”
예리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 워치를 작동시켜서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신호음이 들려오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신호음이 끊기고,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예리엘 님?)
“수아야, 무슨 일이 있길래 바쁘게 떠난 거야?”
(그, 그게….)
대답을 원한 질문이 아니었다. 편의상 물어본 말이었다.
오늘 있었던 사건의 제일 큰 공적을 남긴 사람이 있다면 단연코 성수호와 성수아였다.
이곳에 남으면 필연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되는 인물들이라는 이야기였다.
“수아야. 지금 옆에 같이 있니?”
(네? 아… 아뇨. 지금 혼자예요.)
‘말하기 껄끄러운 거겠지? 좋아….’
예리엘은 성수아의 머뭇거리는 대답을 끊고 나긋한 목소리로 조언을 해줬다.
“나는 어렸을 때, 주변 사람들이 언제나 내 곁을 지켜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
예리엘은 자신의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단편적이고, 간략하며, 소거한 채 철저하게 필요한 부분만 설명했다.
“지인도, 친구도, 심지어 가족도 떠나는 순간 나는 그들을 붙잡을 타이밍을 놓쳐버렸지. 그리고 모두 떠나갔어.”
(….)
“결국 내 옆에 남아준 건 후회뿐이었어.”
(예리엘 님….)
“상황이 정리되면 내일 다시 연락할게. 오늘 정말 고마웠어. 그럼 쉬어.”
예리엘은 성수아가 자기 말을 알아들었으리라 판단하며 마무리를 짓고 전화를 끊었다.
예리엘은 끊긴 전화를 보면서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너는 나처럼 되지 말아라.”
그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다시 주변을 정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타이밍….”
막 영사관에 도착한 성수아는 예리엘과 통화를 마친 뒤, 상념에 잠기기 시작했다.
성수아는 예리엘에게 들은 말을 곱씹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어지러워….’
너무 많은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생일, 데이트, 예리엘, 던전화, 괴한, 괴생명체….
하지만 성수아의 머리를 어지럽히는 건 단연코 하나였다.
지금… 마과 7반에 있습니다.
성수호가 보낸 문자였다.
‘내가… 내가 대처를 잘했으면….’
갑자기 성수호가 자신에게 달려들어서 키스를 해왔다.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성수아는 뇌가 정지되어버렸고, 성수호의 키스를 그대로 모두 받아냈다.
거부?
성수아의 머릿속에 그런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주변에는 시신이 널렸고, 벽은 점액질로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런데도 성수아의 머릿속에는 찌릿한 백색의 폭죽이 터져나가며 그녀의 키스를 축하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성수호의 행위는 키스로 마무리 짓지 않았다.
(하아… 하아… 성수아 교관님….)
입술을 뗀 성수호의 행동은 그저 호감을 느끼는 동료와 할만한 행위가 아니었다.
성수호는 성수아의 온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성수아는 그 순간 이성을 되찾고, 성수호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성수호 교관님. 침착하세요. 제가 치료해드릴게요!)
성수아는 성수호의 손길을 기분 나빠하거나, 거부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가 실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오히려 냉정하게 머리를 돌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성수아의 실수로 변해버렸다.
(그… 어… 죄,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성수호 교관님!)
성수호는 자신이 했던 행동에 죄책감을 가진 듯 도망쳤고, 성수아는 당황한 나머지 그를 놓친 것이었다.
성수아는 미친 듯이 지옥에 떨어진 심경으로 성수호에게 연락을 보내기 시작했다.
문자, 전화를 미친 듯이 하면서 피 말리는 지옥이 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한 시간이 넘어서야 그에게 문자로 답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 마과 7반에 있습니다.
성수아는 성수호의 문자를 하염없이 보면서 마과 7반으로 향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성수아는 인간이었다.
알 길이 없는 타인의 생각을 본인의 조각으로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재구성할 수 있었다.
하고 싶지 않아도 강제로 맞춰지는 엉망진창의 퍼즐.
전혀 맞지 않는 퍼즐 조각들이 억지로 끼어 들어가면서 그녀의 마음속에는 자신의 죄로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나도… 나도 차라리 상태 이상을 회복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성수아는 성수호에게 걸려있던 상태 이상이 뭔지 대강 눈치채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자신도 걸려있었으니까.
운이 나쁘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다.
어긋남.
차라리 동시에 냉정함을 잃고 그의 죄책감이 담긴 손을 받아냈다면 둘 다 죄책감을 상쇄시키며 서로를 위로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긋남으로 인해서 다른 한쪽의 냉정함이 오히려 화를 불러온 상황이었다.
성수아가 느끼는 죄책감은 성수호에게 모조리 책임을 전가한 자신의 행동이었다.
‘빨리 가서 위로해줘야 해. 분명 많이 상처받았을 거야.’
성수아는 그렇게 다짐하면서 마과 7반으로 향했다.
성수아는 매일 출근하느라 걸었던 길을 가면서도 처음 방문한 장소에 발을 들이는 기분이었다.
언제나 환한 빛을 담으며 그녀를 반겨주던 주변 사물들은 어둠에 잠식되어서 그녀를 죄인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성수아는 어두운 복도를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형장으로 끌려가는 죄인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빨리 사형장으로 향해서 모든 것을 마쳤으면 하는 바람과 동시에 살고 싶다고 갈망하는 사형수.
빨리 성수호를 만나서 위로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과 제발 마과 7반에 도착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성수아는 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디며 간신히 마과 7반 앞에 도착했다.
매일 봐왔던 마과 7반의 문은 지금 성수아의 눈에 사형장이 담긴 마지막 문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안에 계시겠지?’
문고리를 잡은 성수아는 크게 한숨을 쉰 뒤, 문고리를 돌리며 다짐했다.
‘내가 모두 잘못한 거야. 다 내 책임으로 돌려야 해. 어떻게든 성수호 교관님의 마음을….’
그렇게 다짐하며 문을 열고 들어간 성수아는 성수호의 한마디에 모든 다짐이 무너져버렸다.
“내일… 사표를 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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