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397)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396화(397/1201)
〈 396화 〉 396화 마법 학교 슈트라 (37)
* * *
루이스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루나를 찾아갔고, 그녀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듣게 되었다.
“루이스, 레빈에 가는 동안 따로 타자.”
“…뭐?”
그저 가볍게 건네는 말이 아니었다.
루나는 냉기가 서린 표정으로 자신이 내뱉은 말에 무게를 잔뜩 싣고 있었다.
루이스는 한동안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루나를 보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되물었다.
“루나… 갑자기 왜…?”
“어제 곰곰이 생각해봤어.”
“아!”
루이스는 자고 있던 루나의 방을 찾아갔다가 그녀에게 질타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어제 말했다시피 우리는 이제 어린애가 아냐. 함부로 방에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들키면… 의도하지 않은 소문이 퍼질 수도 있어.”
“소문….”
루이스는 루나가 걱정하듯이 말하는 소문이 오히려 퍼져 줬으면 하고 있었다.
루이스의 입장에서 루나는 어차피 언젠가 자신의 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루이스에게 루나는 첫 여자이자, 마지막 여자이길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소문이 언제나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루이스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근래에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소문을 이미 본인도 들어봤기 때문이다.
단상 위에서 학생들의 찬란한 축하를 받으며 나란히 서 있던 루나와 성수호.
그로 인해 생겨난 소문.
(두 사람… 사귀는 거 같지?)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
(심지어 동아리도 두 사람만 있다며?)
(….)
소문이라는 게 자칫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은 학교 생활 이전에도 이미 지긋하게 경험해본 루이스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루이스는 그 소문에 잠시 휩쓸린 적이 있었다.
(두 사람 손도 잡더라….)
(그건 빼박 아냐?)
그 자리에서 루이스도 직접 보지 않았다면 홧김에 그들에게 주먹을 내질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분명 똑똑히 봤다.
단상 위에서 손을 잡고 있던 두 사람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자리에는 루이스와 비슷한 생각하는 학생들도 존재했었다는 사실이었다.
(에이… 친하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맞아. 같이 동아리라며? 그럼 친할거고, 공동 1등이면 둘 다 분위기에 휩쓸려서 잡을 수도 있겠지.)
생각 같아서는 그들 사이에 껴서 동조하며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었다.
잠깐이지만 그들과 동질감을 느끼고 싶어 했던 루이스였다.
하지만 루이스는 그들 사이에 끼지 않고 적당히 주변에서 맴돌 뿐이었다.
‘나는 그런 녀석들이랑… 달라!’
루이스는 혼자 엑스트라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침묵하기 시작했다.
그런 루이스를 보며 루나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둘은 분명 오래 알고 지낸 친구지만, 이제 자각을 해야 할 거 같아서 한 말이야.”
“응… 그동안 내가 너무 경솔했던 거 같아 사과할게.”
“….”
“…?”
루나는 루이스의 사과에도 딱히 표정을 풀지 않고 냉기가 서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살랑거리는 은빛 머리카락은 루이스의 정신을 혼미하게 할 정도로 차갑고 냉철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런 루나의 표정에 오히려 루이스는 신선함을 느끼고 있었다.
‘루나… 이제는 진짜 여성 같네.’
루이스는 루나의 냉기가 잔뜩 풍기는 표정을 보며 그저 차가운 매력을 담은 여인을 표현하는 초상화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루이스는 분위기 파악을 못 한 채 루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부터 주의할게. 그래도 여행 중에는 무슨 일이 생기면 눈치 보지 말고 나를 찾아줘.”
“…응, 알았어. 그럼 식사하러 가자.”
“응.”
루이스는 루나의 차가운 목소리에도 되레 들뜬 모습을 보이며 그녀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들뜬 모습도 1층 식당에 도착하자, 바로 싹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1층에는 빈틈없이 빼곡히 사람들이 채워진 상태로 루나와 루이스를 향해 바라보고는 소리치기 시작했다.
“오! 슈트라의 학생이다!”
“진짜야! 진짜라고!”
“무, 무슨….”
루나와 루이스가 당황하며 진정할 겨를도 없이 수많은 인파가 두 사람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여기 슈트라의 학장님이 계신다는 게 사실인가요!”
***
나는 마차에 타자마자 푹신한 의자에 몸을 축 늘이며 맥 빠지는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
‘와… 혼이 빠져나가는 줄 알았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내가 본 광경은 가관 그 자체였다.
마을에 있던 사람들이 죄다 몰려와서 학장을 찾아대고 있던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세상을 평정한 대마법사의 행차다.
<태그 :=”” 대마법사,=”” 슈트라=”” 학장,=”” 500살,=”” 반천년의=”” 역사=”” 등등….=””/>
저런 태그를 달고 다니는 양반이 방문을 한 것이다.
모르는 게 이상하지.
그렇기 때문에 학장과 동행할 때, 장거리 마차 대여를 해준 곳에 말해서 입단속을 시키기까지 했었다.
당연히 그 입단속은 나나 루이스가 나선 게 아닌, 슈트라의 교수들이 직접 나서서 했기 때문에 빈틈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슈트라 교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달이 난 것이었다.
돈과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입단속은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하지만 설마 하루 만에 이 모양, 이 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설마 하루 만에 이 꼴이 날 줄이야….’
[우수한 상인들의 눈과 귀는 천 리를 꿰뚫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슈트라 주변에 있는 상인들은 보통이 아닐 것입니다.]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대부분 몰려온 사람들은 상인들이었다.
평범하게 짐을 운송하는 상인부터 대충 차림새만 봐도 거물처럼 보이는 상인까지….
적당히 몇 명이 와서 귀찮게 했다면 어렵지 않게 쳐냈을 것이다.
하지만 몰려온 숫자가 너무 많은 탓에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무엇보다 우리보다 훨씬 더 곤란한 처지에 놓인 건, 바로 마부들이었다.
그들 입장에서 그 상황을 지옥 그 자체였을 것이다.
아무리 이런 일에 익숙한 엘리트라고 해도 고작 네 명이 몇백 명의 가까운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조용히 넘기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하지만 그 지옥 같은 상황의 구세주가 그들 곁에 있었다.
‘소냐… 카리스마 쩔더라.’
이 상황을 해결한 건 이 사태를 일으킨 학장이 아닌, 소냐였다.
그녀는 몰려든 상인들 사이에서 큰 소리로 현 상황의 경각심을 전하기 시작했다.
(저는 슈트라의 조교수인 소냐 프리드리히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하는 행동은 학장님께 누가 되는 행동입니다! 당장 떠나지 않으면 위병과 함께 당신들의 신원을 슈트라 학교에 넘기겠습니다!)
(저, 저희는 다만… 위대하신 학장님의 존안을 뵙고자….)
(당장 떠나세요!)
(크읏….)
상인들은 소냐의 외침에 결국 백기를 들고 여관을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관을 떠난 것이지, 마을을 떠난 건 아니었다.
그들은 소냐의 눈을 피한 뒤, 우리에게 접근해서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학생! 부탁일세! 학장님에게 우리 상회의 이름 좀….)
(아니면 최소한 인사라도 할 수 있게 자리 좀…)
(얼마가 필요한가!? 이 마을에 내가 가지고 있는 건물이 40채일세! 전부 주겠어! 제발 인사만이라도 할 수 있게 부탁하네!)
상인들의 자금력이 얼마나 큰지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몇몇 상인들은 학장의 머릿속에 자신들의 상회 이름을 새길 수 있다는 영광을 얻고 싶어했고, 또 몇몇 상인들은 학장과 인사 한마디를 금이나 땅으로 사고 싶다는 이야기까기 해왔었다.
‘아니, 고작 인사 한마디만 시켜줘도 땅을 준다는 건 뭐지?’
[전설로 기록된 역사 속에 인물과 대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인들의 신뢰는 급상승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신뢰는 돈이 되는 법입니다.]‘으어… 역시 돈이구만….’
대충 듣기로, 학장이 외부로 나오게 된 건 대략 80년이 넘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동안 그가 만난 존재들은 학생들과 교수들 뿐이었다.
그 외의 대화한 인물들?
없었다.
아니, 대화는 커녕 머리카락 한 올 그들에게 비춘 적이 없는 것이 학장이었다.
한 국가의 왕조차 슈트라에 입학하지 못하면 만나보지 못하는 것이 학장이다.
생각이 없는 왕이 그저 자존심 세우며 슈트라에 왔다?
오히려 내쫓기는 신세가 되어서, 평생 온 국가의 놀림감이 될 것이다.
즉, 상인들이 과장을 보태더라도 어디 가서 그런 존재와 한번 대면해서 인사를 나눈 사이라고 해보자.
그것 자체가 그들에게 신뢰이고, 명예이다.
그리고 그런 신뢰와 명예는 개인을 넘어서서 소속하는 집단의 뿌리를 더 굳건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진짜… 개쩌는 인간이네.’
나는 어수선한 마차 밖에서 소냐와 마부가 학장을 호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다들 알려나? 저렇게 위대한 인간이 죽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학장은 영웅이자 우상이고, 모든 게 완벽해야 하는 존재다.
사람들은 학장의 진심을 알 필요가 없다. 그저 자신들이 생각하는 진심이 그를 향하면 그만이다.
예수와 부처의 마음은 모르지만, 성인들이 이뤄낸 업적을 기리며 자신도 그들처럼 올바르다고 자화자찬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학장이 소냐와 칼의 보조를 받으며 마차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아, 이제야 타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학장은 아무에게도 관심을 주지 않고 뭔가 골똘히 생각하며 천천히 마차로 걸어갈 뿐이었다.
지금 모습만 보면….
‘설마 씻지도 않고 잠도 안 잔 거 아냐?’
복장은 당연히 어제와 같겠지만, 평소에 나름 단정하던 양반이 머리가 살짝 헝클어져 있었다.
[몇백 년간 살아왔으면 집중력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뭐… 빨리 해결해주면 나야 좋지.’
무엇보다 본인도 좋아하고 있다는 게 제일 중요했다.
나중에 또 부탁할 때, 부담은 없겠다.
나는 학장이 탑승하려는 마차를 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루이스도 저쪽에 탔으니까. 이번에는 좀 즐거운 분위기에서 여행할 수 있겠네.’
내가 지금 마차에 탄 건 순전히 우연이 아니었다.
그저 루이스와 따로 탑승하고 싶은 마음에 그가 마차를 타는 것을 보고, 다른 쪽 마차를 고른 것이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다행히 학장은 루이스 쪽에 타고… 소냐도 당연히 학장이랑 같이 타고… 어? 칼도 저기에 타네?’
장거리 마차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서 일부러 4인승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명 한명이 넓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타고 있는 마차는 나 혼자만 덩그러니 앉아 있는 상태였다.
내가 아는 나머지 한 명은 마지막에 탑승하는 소냐와 이야기하더니, 내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학장에게 정신이 팔렸던 상인들도 내가 있는 마차 쪽으로 우아하게 걸어오는 여자에게 눈이 조금씩 돌아가는 것이 느껴졌다.
내 쪽으로 오던 여성은 간혹 상인들이 말을 걸었지만, 우아하게 고개를 저으며 다시 기품있게 걸어왔다.
그런 기품이 넘치는 여인은 조심스럽게 마차의 문을 열고 들어와서 내 건너편에 앉은 뒤에 나를 보며 한숨을 쉬면서 입을 열었다.
“정말 피곤하네요. 어제 누구 씨 덕분에 말이죠.”
“하하….”
루나는 내 앞에 마주 앉아서 나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즐거운 여행의 시작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