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02)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01화(402/1201)
〈 401화 〉 401화 마법 학교 슈트라 (312)
* * *
“아까 만났던 상단주 때문에 그래요?”
“응?”
나는 번뜩 정신을 차리고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창밖에서 비추는 달빛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루나의 섬세한 얼굴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루나에게 예법을 배운 뒤, 그녀와 침대 위에서 차분히 살을 섞으며 사랑을 나눴다.
평소라면 격렬하게 섹스하면서 루나의 정신을 빼놓았을 텐데, 오늘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런 날도 있는 법이겠지만, 내가 집중을 못 한 것도 한몫했다.
나는 이불 안에서 내 품에 안겨 있는 루나를 좀 더 끌어안으며 말했다.
“음… 이런저런 생각이 좀 들어서….”
사실 아까 만났던 상단주에 관한 생각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내가 진짜 생각하고 있던 건 바로 칼의 부탁이었다.
(진작에 드리려고 했지만, 너무 속이 보여서 지금 드리게 됐습니다.)
(칼, 굳이 저에게 이런 걸 주지 않아도….)
(받아주세요. 그리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칼의 부탁이 뭔지는 이미 알고 있다.
사실 모든 관계가 정리된 상태였다.
칼은 알고 있는 것을 넘어서서 이 상황을 주도한 인물이고, 루나도 칼에게 모든 사실을 듣고 나를 이해해주겠다고 선언했다.
오히려 제일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소냐만 진실을 모르고 있는 상태….
‘하지만….’
나도 모르게 소냐를 떠올리면서 루나를 꽉 끌어안았다.
루나는 잠시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금세 표정을 풀고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며 입을 열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응?”
내가 의문을 표하자 루나는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속삭였다.
“이미 결정했으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도 남자의 매력이에요.”
“결정…? 그게….”
나는 루나가 상단주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건가 싶어서 해명하려는 순간이었다.
“이미 제가 말했잖아요. 저도… 어렵게 꺼낸 말이라 또 말하기에는 여자로서 힘들어요.”
“아… 미안.”
루나는 내가 무슨 고민을 하는지 이미 꿰뚫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전에 내가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는 것에 있어서 허락하겠다고 선언한 바가 있었다.
그렇다고 난봉꾼이 되라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은연중에 소냐와의 관계를 허락해줬다.
하지만 타이밍도 그렇고, 나는 나도 모르게 루나를 배려한다고 했던 행동이 그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나는 루나는 꼭 껴안으면서 그녀의 은빛 머리카락에 얼굴을 파묻고는 속삭였다.
“사랑해.”
“후후… 그거면 충분해요.”
그렇게 나와 루나는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아무 말 없이 잠이 들기 시작했다.
..
..
해가 뜨고, 아침이 되자마자 나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야, 너 도대체 밤마다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야?”
“….”
귀찮은 녀석이 갑자기 내게 다가와서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루나나 소냐도 아니고 내가 왜 이런 녀석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 싶어서 무시하니까, 기간에 주름을 몇 줄기 더 새기며 잔소리를 했다.
“무시하냐?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다니는 거냐고!”
“아… 그냥 구경 다니는 거야. 내가 그런 것까지 일일이 보고하겠냐?”
“흥….”
루이스는 콧방귀를 뀌더니, 나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말했지. 행실을 조심하라고.”
“밤에 돌아다니는 거랑 행실이랑 무슨 상관인데?”
내가 애초에 나는 여행이 제일 큰 목적이었다.
그러므로 밤 중에 돌아다닌다고 행실에 대해서 질타를 받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놈팽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레빈에 도착해서 이상한 짓 하다가 걸리지 말아라.”
“이상한 짓?”
내가 모르는 척 물어보자, 루이스는 나를 하찮은 눈으로 보면서 중얼거렸다.
“모르는 척하기는….”
“아니, 무슨 소리냐고….”
“하여튼!”
루이스는 짧게 말을 끊은 뒤 자기 할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다른 건 몰라도 사절단과 마주치고 나서는 제발 주의 좀 해라. 네 녀석의 행실이 내 체면뿐만 아니라, 루나의 체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
루이스는 그렇게 혼잣말을 늘어놓고는 몸을 획 돌려서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떠나가는 루이스의 뒤통수를 보면서 생각했다.
‘이 정도면 스토커 아냐? 저 새끼는 예전에 내 옷소매 잡은 것도 그렇고, 알고 보면 게이 아닐까?’
[그렇다면 훨씬 임무가 수월해질 수도….]‘에이, 농담도 못 합니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니까 그런 말은 진심을 담아서 말하지 마….
나는 팔뚝에 올라온 닭살들을 털어내면서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는 마침 소냐가 직원들에게 이런저런 부탁을 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빵, 스프, 우유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양은 0.5인분이면 충분하고, 어제처럼 제가 여기서 확인하고 직접 가지고 가겠습니다.”
“고객님, 저희가 직접….”
“아뇨. 제가 모두 처리하겠습니다. 음식만 제공해주세요.”
소냐는 첫날부터 본인이 나서서 학장의 비서 겸 보좌관 노릇을 자처하고 있었다.
학장은 첫날부터 식당에서 식사하지 않았다.
오로지 소냐가 숙실로 음식을 가지고 가면 그걸 먹고 해결할 뿐이었다.
심지어 소냐는 음식을 받고 나서 바로 학장에게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었다.
식당에서 나온 음식을 조금씩 입에 넣어서 맛을 보기 시작했다.
“좋아요. 감사합니다.”
소냐가 하는 행동은 그저 학장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기 전에 맛을 점검하는 게 아니었다.
바로 음식에 불순한 존재가 들어있는지 체크하는 것이었다.
‘학장은 독에도 안 죽지 않을까?’
[아마 독살은 불가능할 것입니다.]애초에 독살이 됐으면 그냥 본인이 독을 먹고 죽으면 그만이었겠지….
소냐는 음식을 나르면서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학장의 숙실로 향했다.
고민이다.
‘…일단 지금 당장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최소한 여유가 보이면 그때 말을 걸어보자.’
소냐는 지금 학장의 수족을 들어주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괜히 내가 관심을 줬다가 학장에게 실수하면 내가 그녀를 볼 면목이 없어지게 된다.
현재 반복되는 루틴을 보자면 소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은 같이 식사할 때와 일과를 마친 저녁뿐이었다.
그리고 식사 시간은 사실상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즉….
‘다음 마을에 도착하고 여유가 되면 말이나 걸어봐야지.’
식사 자리에서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겁지만, 역시 여자와 단둘이 있을 때가 최고인 법이다.
..
..
확실히 달랐다.
‘슈트라에서 멀어질수록 마을 상태가 별로긴 하네.’
네 번째 마을에 도착하고 바로 느낀 감상이었다.
슈트라에서 멀어질수록 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건 마부들의 설명을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리 숙지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실망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마을 안에 마차가 들어서자마자 주변에 있던 마을 주민들이 우리를 보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어머… 귀족인가?)
(이 시기면 그거잖아. 슈트라 학생들이 고향으로 향하는 시기.)
(마차 보니까… 그냥 평범한 학생이 아닌가 봐.)
(어머, 말이라도 걸어볼까?)
다행히 치안이 좋지 않아 보여도 우리에게 우상을 바라보는 눈을 할 뿐, 불순한 태도를 보여주지는 않고 있었다.
그렇게 마차를 타며 주민들의 수군거림을 들으며 마을 내부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마차가 멈췄고, 마을 내부에 있는 여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솔직히 여관도 기대하지 않았다.
이런 마을에 있는 여관이라면 고급 숙실이라고 해도 상태가 좋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나는 여관의 상태를 보고 놀랐다.
‘마을 상태는 개판인데, 여관은 좋은데?’
지금까지 들렀던 여관들에 비해서 규모는 작았지만, 외형은 고급 여관에 밀리지 않았다.
마부가 내려서 우리에게 설명해줬다.
“이곳은 저희 장거리 마차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업체에서 직접 만들어 놓은 여관입니다.”
장거리 마차를 이용하는 고객은 필연적으로 부유층에 속한다.
그런 부유층 고객의 잠자리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도 장거리 마차를 운영하는 업체가 잘나가는 이유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이런 마을에서 고급 숙실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귀족들이 허름한 여관에서 자거나, 노숙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즉 장거리 마차가 비싼 금액에도 잘나가는 이유는 이런 꼼꼼함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마을에서 좋은 여관을 기대할 수 없으니, 장거리 마차 업체에서 직접 고급 여관을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뭐… 이런 비용도 포함된 거겠지? 루이스… 돈이 많긴 하구나.’
우리는 마부의 안내를 받아서 여관에 들어간 뒤 또 설명을 들었다.
“이 마을은… 전에 들렸던 마을에 비해서 상태가 좋지 못합니다. 혹시라도 외부에 볼일이 있으시면 꼭 저희에게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슈트라의 학생이 어디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고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것이 마부의 주된 업무였기 때문에 신신당부를 해왔다.
마을의 분위기가 바뀌었어도 우리의 방식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학장은 전처럼 내 마법진을 해체하느라 입을 꾹 닫고 집중하며 방으로 향했고, 루나와 칼, 루이스는 식당에 앉아서 식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소냐는….
“저는 이따 따로 먹을 테니까. 먼저 드세요.”
학장의 식사를 챙기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소냐의 행동 때문에 다들 눈치를 봤지만, 지금에 와서는 다들 그녀의 상황을 이해해주고 식사를 여유롭게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루이스가 잠시 나를 힐끗 보더니, 코웃음을 치며 자신의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설마 내가 또 나갈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루이스는 이미 내가 밖에서 뭔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런 촌구석에서도 여자를 만날 것이라는 생각….
‘그 여자가 루나라는 사실을 알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고, 천천히 내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방으로 향하는 내내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어떻게 운을 띄우지?’
소냐는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말을 걸면 잘 화답해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소냐는 바쁜 것도 있고, 나와 루나와의 관계를 알게 된 뒤에 나를 대하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조심스러움이 느껴졌다.
소냐와 하고 싶다.
내가 루나와 관계하기 전이라면 소냐는 나를 어린애 보듯 하며 순수하게 받아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괜히 장난스럽게 다가갔다가 잔뜩 혼난 뒤에 또 두 손 들고 벌을 설지도 모른다.
‘일단 방에서 쉬다가 말 걸 타이밍을 좀 재야겠다.’
소냐는 학장을 보좌하느라, 식사도 늦게 할 가능성이 컸다.
그때를 노려야겠다고 판단하며 일단 내 숙실로 가서 쉬기로 했다.
..
..
이제 막 해가 저물어서 자취를 감추고 어둠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나는 샹들리에를 한참 바라보다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망토를 걸쳤다.
“슬슬 식사할 타이밍이겠네. 가볼….”
소냐를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똑, 똑, 똑.
예상치 못했던 누군가의 방문에 나도 모르게 경계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누구세요?”
그리고 내 경계가 서린 목소리를 들은 상대방은 간신히 들릴까 말까 하는 소리로 신원을 밝히기 시작했다.
방문 밑을 기어 오듯 흘러오는 목소리가 간신히 내 귀에 도착했다.
(저예요. 수호 학생.)
소냐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