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1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10화(411/1201)
〈 410화 〉 410화 마법 학교 슈트라 (321)
* * *
“니가 꼴통으로 유명한 제프냐?”
“…뭐?”
제프는 내 말을 이해 못 한 건지, 아니면 지금 상황을 이해 못 한 건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그런 제프를 향해 다시 한번 말했다.
“그 유명한 꼴통이 너냐고.”
“너, 너… 지, 지금 나, 나한테….”
제프는 이빨을 으드득 깨물면서도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제대로 대답도 못 하는 모양이었다.
아까 제프의 행동을 보고, 그가 지금까지 평민에게 어떤 대우를 해줬는지,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평생 깔보고, 치켜세움만 받아오던 녀석이니 지금 내게 들은 말을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제프는 바들바들 떨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너… 미쳤냐? 씨발, 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뭐, 못할 거 있나?”
“뭐? 너, 무슨! 크읏!”
나는 제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저 어깨 안마 수준으로 누르는 것뿐인데도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나를 향해 노려볼 뿐이었다.
“너, 너 이 새끼! 내가 아빠한테 말하면 너 같은 건!”
“아빠? 포츠 백작?”
“이 씨발 새끼가… 백작? 백작님이라고 안 해?”
“하긴… 그건 좀 그랬나?”
“그래… 지금이라도 크으읏! 예의를 차리면….”
어떻게든 내 손을 빠져나가려는 제프에게 그만 들을 수 있게 조용히 속삭였다.
“고인에게 백작이라는 표현을 쓸 필요가 없겠지?”
“…뭐?”
“지금 네가 한 말을, 소냐 교수님에게 말씀드리면 어떻게 될까?”
“내가 한 말? 무, 무슨 말?”
나는 비릿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조금 전에 학장님 욕했지?”
“…어?”
제프는 잠시 멍때리며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떠오를 리가 없지. 애초에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니까.
“니가 학장님 욕을 했다고 하면 소냐 교수님께서 어떻게 나오실까?”
“어디서 개수작을 부리는 거야!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학장님과 소냐 교수님께서 누구의 말을 들을까?”
“이… 크으으으읏!”
이제 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는 모양이었다.
제프도 내가 학장과 소냐에게 받는 대우를 보고 누구를 믿을지 알 것이다.
제프는 기질에 나온 대로 내게 받은 굴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뿐, 결국 지금 상황을 이해한 제프는 이마에 새빨간 지렁이들을 소환하면서 간신히 굴욕을 소화해냈다.
“너… 너… 원하는 게 뭐야?”
“원하는 거? 간단해….”
나는 그의 어깨를 놓아 준 뒤에 툭툭 털어주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동안 내 시다바리 좀 돼라.”
..
..
제프가 처음부터 바로 고개를 숙이며 내 협박에 굴복한 건 아니었다.
당연히 반발이 있었고, 그 반발의 형태는 욕설로 표출되었다.
하지만 그 욕설도 결국 얼마 가지 않아서 오히려 제프의 목줄을 채워주는 약점이 되어버렸다.
“명심해. 여행하는 동안만 잘 따르면 되는 거야. 알았지?”
“씨… 씨발… 아, 알았어.”
“욕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안 봐준다.”
“아, 알았… 다고….”
사실 제프에게 존댓말까지 시키려고 했지만, 거기까지 가게 되면 오히려 내 이미지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서 넘어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마흔이 넘어 보이는 난쟁이에게 존댓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살찌고, 수염까지 길렀다면 영락없이 드워프 꼴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몸 색깔을 초록색으로 바꾸고 고블린으로 만드는 게 훨씬 편하려나?’
그냥 몸에 페인트칠하면 될 거 같은데.
“자, 그럼 이제부터 네가 할 일을 제대로 알려줄게.”
“….”
제프는 이빨을 가는 모습으로 불만을 표현했지만, 더 이상 말대꾸를 하지는 않았다.
대부분 내가 말한 것들은 전부 학장님과 연관이 있는 것들이었다.
학장님이 식사 할 때라든지, 이동할 때라든지 옆에서 뭐가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나서서 해결해주라는 이야기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학장님의 수발을 들라는 의미였다.
“이제 슬슬 식사 시간이니까. 학장님 식사 보조를 맡아.”
“뭐? 나, 나도 식사를 해야 할 거 아냐? 일단 먹고 나서….”
“그게 이승의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는데?”
“크읏… 씨….”
욕설을 한 모양이었지만, 내 귀에 들리지 않았으니 넘어가 주기로 했다.
“자, 그럼….”
그렇게 제프를 데리고 학장에게 향하려는 순간이었다.
‘…관심을 보일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르네.’
=====
카린 브란트루프
[정치력], [인재 집착],[심리 간파], [완벽주의], [대담함]….=====
나와 제프가 서 있던 마차 너머로 보이는 기질창이 내 눈에 또렷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기질창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였다.
상대방의 성향과 능력을 전부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지어 은신도 불가능하게 만드니까.
일단 카린 브란트루프가 현재 나나 제프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은 확실시되었다.
아니면 둘 다 관심을 가지는 걸 수도 있고….
뭐, 놔두다 보면 알아서 접근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제프를 데리고 카린이 남아 있는 장소를 떠나갔다.
..
..
실크로드.
지금 우리가 레빈 왕국으로 가는 길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포츠 백작령은 레빈 왕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교역 도시였고, 그런 교역 도시와 왕국 사이에는 수많은 마차가 이동할 수 있는 교역로를 만들어놨다.
원활한 물류 이동이야말로 국가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활한 물류 이동을 위해서 넓고 곱게 깔린 도로가 바로 교역로, 지금 우리가 이동 중인 실크로드였다.
그런 포츠 백작령과 레빈 왕국 사이를 잇는 실크로드 덕분에 마차로 며칠을 이동해야 하는 시간이 이틀로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틀이라는 시간의 공백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포츠 백작령의 위성 도시, 벨루스였다.
벨루스는 교역로 중간을 잇는 도시이다 보니 포츠 백작령처럼 웅장한 느낌은 없었지만, 성벽을 쌓고 도시로서의 기본을 갖추고 있었다.
교역로를 잇는 도시인 만큼 내부는 여관이나 창고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길을 돌아다니는 자들도 거주민보다는 여행객이나 상인들이 훨씬 많았다.
그렇게 평탄한 실크로드를 통해서 이동한 우리는 벨루스에 도착한 뒤, 사절단에게 설명을 들었다.
“내일 이른 시간에 출발하게 된다면 해가 지기 전에 레빈 왕국에 도착하게 됩니다.”
드디어 고대하던 레빈 왕국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레빈에 도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절단은 해체될 것이고, 우리는 브란트루프 가문에 정식으로 초대를 받게 될 것이다.
즉… 그들에게는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였다.
“성수호… 씨? 아니, 호,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슈트라 출신이니, 성수호 학생이 좋을까요?”
“제가 이곳에서 정말 괜찮은 술집을 아는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하하… 저는 피곤해서 미안….”
나는 귀찮게 달라붙는 귀족들을 향해 정중하게 사과하며 사절단에서 마련해준 여관으로 줄행랑을 쳤다.
고급 숙실 특성상 내부에서 식사를 할 수 있으므로 괜히 귀족들에게 둘러싸여서 인기쟁이를 체험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루 만에 인기가 급상승하셨습니다.]‘학교에서 애들한테 둘러싸이는 게 훨씬 낫지… 귀족 녀석들은 다 귀찮아.’
슈트라에서 학생들이 접근한 건 내 실력 때문이었지만, 이곳에서 귀족들이 접근하는 이유는 무언가 원하는 게 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여기 귀족 중에 내게 도움이 될 만한 녀석도 없어 보였고….’
하지만 방에 들어와서도 딱히 할 건 없었다.
‘포츠 백작령이랑 다르게 구경거리가 없던데…. 잠이나 잘까?’
[루나 슈타트펠트를 만나지 않으십니까?]‘아까 귀족들 득달같이 달려드는 거 봤잖아. 괜히 만났다가 들켜서 이상한 소문 나면 난감해.’
[….]루나의 미래에 내 욕심을 끼워 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여차하면 학교에서 실컷 만나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하려는 순간이었다.
똑, 똑, 똑.
문을 두드리는 경쾌한 소리에 눈을 슬며시 뜨고는 입을 열었다.
“누구세요?”
(저예요.)
“응?”
목소리를 듣고 놀라서 후다닥 문으로 달려간 뒤에 바로 문을 열어젖혔다.
슈트라 정복을 입고 있는 루나가 나를 올려다보면서 놀라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깜작이야…. 무슨 문을 그렇게 급하게 열어요?”
“하하… 잠결에 놀라서….”
“설마 옷도 안 갈아입고 자려고 했던 거예요?”
“…그렇지?”
“맙소사….’
루나는 허탈하게 한숨을 쉬면서 내 방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방처럼 당연하게 들어온 루나는 내 옷매무새를 잡아주면서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옷은 갈아입고 주무세요. 잠자리에 좋지도 않고, 옷도 구겨지잖아요.
“뭐 어때, 다음날 털어내면 다 사라지던데?”
“어린 애도 아니고….”
루나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피식 웃었다.
그렇게 내 옷의 주름들을 확인한 루나는 내게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잠깐 앉아서 얘기 좀 해도 될까요?”
“그럼.”
나는 바로 루나를 데리고 식탁으로 데리고 간 뒤, 의자를 빼서 그녀를 앉혀 줬다.
그렇게 같이 나란히 앉은 뒤 루나는 용건을 말하지 않고, 침묵하며 나를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그런 루나의 침묵을 기다려줬고, 루나는 굳은 표정으로 결심한 듯 입을 열기 시작했다.
“벨루스에서 북쪽으로 5일 정도 거리에 도시가 하나 있어요.”
“도시?”
“네, 예전에는… 영지였지만, 지금은 레빈 왕국 소유의 상업 도시가 된 곳이 있어요.”
“….”
영지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상업 도시가 된 곳.
내가 아는 루나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대충 짐작이 가는 곳이 한 군데 있었다.
슈타트펠트 가문이 자리하던 곳.
반역죄로 인해 처단된 영지는 왕국 소유로 넘어가서 상업 도시로 변한 모양이었다.
내가 침묵하자 루나도 내가 이미 이해했다는 것을 간파했는지 쓰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혹시 괜찮으시면… 지금이 아니더라도 내년이 됐든, 내후년이 됐든… 같이 가주실래요?”
“….”
나는 앉아 있는 루나의 뒤로 가서 그녀를 끌어 안으며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안돼.”
“…네?”
루나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런 루나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파묻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여행 중에 꼭 들르자. 나중에도 당연히 또 들르고….”
“…고마워요.”
나는 눈을 감은 채 루나가 뻗은 손바닥이 내 얼굴을 감싸면서 입술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맞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