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1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18화(419/1201)
〈 418화 〉 418화 마법 학교 슈트라 (329)
* * *
아무리 올바르고, 굳센 사람도 언제든 나쁜 기질이 발현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가지고 있는 기질대로 행동하며 살아가지만, 어떤 사람은 가지고 있는 기질을 조심스럽게 표출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저렇게 꽁꽁 숨겨 놓는 사람도 존재한다.
‘와우… 뭐가 저리 많냐.’
[일탈에 대한 환상], [질투의 화신], [시기심]….
다른 의미에서 카린이 공작부인의 딸이라는 사실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마음속 한켠에 부정적인 기질을 한가득 채워놨지만, 그걸 어떻게든 숨기고 살아가는 모습의 모녀가 닮아도 너무 닮아 있었다.
‘화병 나겠다, 화병….’
[아마 저렇게 남자들과 춤을 추는 것도 그간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하긴… 일탈에 대한 환상이 있다면 가능하지. 그런데 누구를 향한 시기와 질투일까?’
공작부인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는 공작가에 꽤 오랫동안 몸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폭탄 같은 기질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것을 봐서는 절대 갑자기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차근차근 쌓여 온 것이리라….
그리고 지금이 그나마 쌓여 있던 스트레스는 조금이라도 풀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저런 행위도 강렬하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일탈을 즐기는 것이니까….
‘평소에 열리는 가면 연회는 미혼들 상대로 열리는 연회니까. 공작부인도 결혼한 뒤에는 참여한 적이 없겠네.’
[그리고 수호 님과 적합한 기질도 존재했습니다.]‘어떤 거?’
[띄워드리겠습니다.]아르모니아가 띄워준 기질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띄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공작부인이 있는 무리로 천천히 다가가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아까는 페로몬 때문에 졌지만, 이번에는 페로몬의 도움을 받을 차례네.’
나와 완전히 궁합이 맞는 기질… 그게 공작 부인에게 발현되어 있었다.
[욕구 불만], [불륜 욕구]
..
..
“루이스 경은 졸업하고 나서 정말 기대가 됩니다.”
“네, 맞습니다. 자칫 슈트라에서 임용을 제안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하하하.”
“분명 거절할 것입니다. 레빈에 오시면 브란트루프 가문의 대륙에 이름을 떨칠 수 있게 한 영웅이 될 테니까 말이죠.”
“하하하. 슈트라에서도 레빈의 영웅을 탐내하겠지만, 저희도 양보할 수 없는 노릇이죠.”
“레빈의 중심에 브란트루프가 있고, 브란트루프 중심에 루이스 경이 있는 것. 그것만큼은 달라져서는 안 될 일이죠.”
다들 술이 점차 들어가자 루이스의 칭찬과 슈트라의 위용 사이에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비록 슈트라를 폄하하는 건 아니었지만, 취기 때문에 점차 분위기가 고조 된다면 다들 만용을 부리는 것이었다.
나는 무리에 껴서 공작부인 옆에서 조용히 경청하기만 했다.
하지만 경청만 하던 내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서 묻기 시작했다.
“그쪽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브란트루프 공작가에 대해서?”
공작부인이었다.
“아… 저 말씀이십니까?”
“네, 너무 조용히 계시길래 다른 분들의 말씀에 공감을 못 하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죠.”
다들 공작부인의 말을 듣고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립을 지키겠다고 맹세를 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중립은… 자칫 아군을 적으로 만들고, 적을 더 큰 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그저 침묵할 뿐인데도 사람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오해하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확신하면서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런 상황에서도 침묵한다?
가면을 바꾸지 않는 이상 나를 적으로 간주하며 나를 무리에서 조용히 쫓아낼 것이다.
나는 눈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브란트루프 가문의 중심은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허… 그, 그렇군요. 하긴… 브란트루프 공작님이 계시니….”
“아직 카린 영애도 있고….”
다들 루이스만 칭찬하다 보니, 두 사람을 빼놓은 것에 대해서 민망했는지 이름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인 점은….
“….’
공작부인은 공작의 이름이 나왔을 때는 별 표정 변화가 없었는데, 카린의 이름이 나오자 표정을 살짝 일그러트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뭐지? 진짜 친딸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 당장 그런 것을 알아볼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내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브란트루프 공작가가 이렇게 부흥할 수 있게 만드신 분은 안나 브란트루프 부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흐음….”
공작부인은 카린의 이름을 들었을 때 지었던 표정을 풀고는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표정 변화가 다채로운 여자였다.
나는 연이어서 공작부인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루이스 경의 마법은 뒤늦게서야 꽃을 피웠죠. 그건 절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뒤늦게 재능을 피운 루이스 경을 이런 거대한 성으로 만들 수 있었던 건 공작부인께서 그만큼 기둥을 탄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카린 영애도 공작부인이 아니었다면 유능함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다들 떨떠름하게 내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공작님께서는… 정말 위치에 걸맞은 배필을 맞이하신 것이죠.”
내 말에 브란트루프 공작, 루이스, 카린에 대한 험담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오로지 그들의 재능과 위치는 공작부인이 있었기 때문에 발현된 것이라고 추켜세우는 것뿐이었다.
내 말을 들은 주변 귀족들은 내가 자신들과 비슷한 부류라고 판단하며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심 너무 심하게 아부를 떨었나 싶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공작부인을 표정을 힐끗 살펴봤다.
공작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당신과는 오늘 처음 대화를 나누는 거 같군요. 가면을 바꾸신 게 아니라면 말이죠.”
부엉이 가면은 의외로 흔하지 않았다.
맹금류라고 해도 뭔가 카리스마적인 분위기가 떨어지는 외형이었으니까.
“맞습니다. 제 기억 속에 아가씨처럼 기품있고, 우아한 분은 따로 본 기억이 없으니 말이죠.”
“후후… 굉장히 당돌한 분이시네요.”
대화를 통해 공작부인이 뭔가 바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춤을 신청하는 건 누구든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대부분 남자 쪽에서 먼저 제안하는 게 정석이었다.
특히 공작부인 같은 여자는 남자에게 절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여자니까….
“아가씨.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와 춤을 춰주시지 않겠습니까?”
“흐음… 좋아요.”
잠시 뜸을 들였지만, 내가 내민 손을 흔쾌히 받아주고는 나와 나란히 무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첫날, 과묵해 보이던 공작부인은 보이지 않고, 미소를 짓는 여우 가면의 여성만이 내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었다.
일단 나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건 확실해졌다.
나는 공작부인을 데리고 무대로 가자마자 그녀를 보며 허리를 숙이고 격식에 맞게 인사를 올렸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가씨.”
“후후… 아가씨라는 표현… 좋군요.”
과묵하고 기품이 넘쳐 보이던 공작부인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 같았다.
일탈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여자라면 당연한 행동이기도 했다.
사실 성수아도 VR 안에서 과감한 것을 생각하면 비슷한 느낌이기도 했으니까.
나는 공작부인을 천천히 끌어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향수가… 좋네요. 나중에 꼭 무슨 향수 뿌리는지 말해주세요.”
“나중에…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내 눈에 한 동물의 얼굴이 포착되었다.
나를 매섭게 노려보는 검은 독수리의 얼굴….
‘이야… 루이스한테 내기하자고 제안하고 싶네.’
[어떤 내기 말입니까?]나는 그 독수리에게 시선을 주면서 공작부인을 좀 더 끌어 앉았다.
‘엄마가 얼마나 버틸지 내기하자고 하면 좋아 죽겠지?’
나는 비릿하게 웃으며 공작부인의 등을 팔로 감싸며 조금씩 발걸음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
..
“흐읏….”
나는 휘청거리는 공작부인을 끌어안으며 물었다.
“괜찮으신가요?”
“괘, 괜찮아요.”
“혹시 피곤하시면….”
“아뇨. 더 즐기고 싶네요.”
내 품에 안겨 있던 공작부인은 다시 자세를 잡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구두소리를 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얼굴을 내 목덜미에 파묻더니, 또다시 휘청거리시기 시작했다.
“흐읏!”
“몸이 안 좋으신 거 같으신데….”
“죄송해요. 다만 다리가 잠시 풀려서….”
“혹시라도 제가 리드를 잘 못 해서 그런 것이라면 사과를….”
“그런 거 아니에요. 오히려 너무 잘해주고 있어요. 더… 추고 싶네요.”
“알겠습니다.”
나는 다시 공작부인의 몸을 가눠준 뒤, 그녀를 안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공작부인을 품에 안으면서 루이스의 얼굴을 힐끗 바라봤다.
루이스는 어느새 나와 공작부인과 10미터도 안되는 거리까지 좁혀 온 뒤, 나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악귀에 잠식된 독수리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엄마가 외간 남자 품에 안겨서 남자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는다면 누구든 저런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그것도 상대가 그렇게 증오하는 인물이라면 더더욱 말이지….
나는 그런 루이스를 잠시 무시하고, 연회장 입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루나는… 이제 들어왔네.’
정말 드레스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남자의 복장은 찢어진 것이 아닌 한 웬만해서 혼자서 정리할 수 있는 반면에 드레스는 한번 꼬이면 혼자서 수습하는 게 불가능했다.
루나가 루이스처럼 이 장면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게 아닌 한 문제는 없어 보였다.
내가 흔하지 않은 부엉이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해도 대부분 동물 얼굴을 하고 있어서 멀리서는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들키면 춤 연습이라고 하면 그만이지.’
그렇게 변명거리를 생각하는 사이에 공작부인이 또 휘청거리며 내 품에 안겨 왔다.
“흐읏….”
“괜찮으신가요?”
“괘… 괜찮아요.”
“응?”
그렇게 내 품에 안겨 있던 공작부인이 다리를 쉽게 가누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가 우리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다가오는 루이스를 보면서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뭐야?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는 건가?’
엄청난 기세였다.
마법진은 없었지만, 위협적인 마나가 내게도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탁!
루이스는 그렇게 다가와서는 나를 밀치면서 흐트러진 공작부인을 자신이 껴안았다.
“흐큿… 뭐, 뭐죠?”
나는 루이스의 행동에 입 다물고 물러섰고, 공작부인은 독수리 얼굴을 한 남자가 자신을 껴안아서 당황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공작부인의 당황스러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노려보면서 중얼거렸다.
“춤 솜씨가 형편없어서 더 이상 못 봐주겠군. 부인을 이렇게까지 흐트러뜨려 놓다니…. 너는 춤을 출 자격이 없어.”
“부, 부인?”
공작부인은 다른 말보다 자신을 부인으로 부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공작부인은 황당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가면 환영식 내내 아가씨, 레이디 소리를 들으며 젊음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모르는 남자가 부인이라고 했으니….
‘하긴… 자기 엄마한테 아가씨라는 호칭은 좀 꺼리겠지.’
루이스는 지금 살짝 이성이 흐트러진 상태였다.
만약 제정신이었다면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껴서 이런 행패를 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루이스는 나를 노려보면서 공작부인을 일으켜 세워주기 시작했다.
루이스가 너스레를 떨면서 나에 대해 폄하를 하기 시작했다.
“부인 괜찮으신가요? 아까부터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춤을 배워먹지 못한 자와 더 이상 춤을 추는 건 좋지 않습니다. 부디 제가….”
“맙소사 …정말 배워먹지 못했군요.”
“하하… 원래 춤이라는 게 사람의 성품을 표현하기도 하니….”
“당신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게 충격적이네요.”
“…네?”
루이스는 자기 귀를 의심하듯 공작부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풀린 눈으로 내 품에 안겨 있던 공작부인은 표독스러운 눈으로 루이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들에게 보여주는 표정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사냥감을 노리는 동물의 눈을 하고 있었다.
“춤을 추고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난입해서 예의도 없이 구는 게 말이 되나요?”
“저, 저는 그저 부인께서 다치시길 원하지 않아서….”
“그게 당신이랑 뭔 상관이죠?”
“큿….”
루이스는 자기 엄마한테 관계를 부정당하자, 침울한 얼굴을 하면서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공작부인은 자기 아들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루이스를 뿌리치며 말했다.
“보아하니… 젊은 사람 같은데. 이번 결례는 넘어가도록 하겠어요.”
“하, 하지만….”
“하아… 정말이지 예의가 없군요.”
공작부인은 루이스를 노려보면서 협박성이 담긴 목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지금 당장 가면을 벗겨서 어느 집안의 자제인지 만천하에 알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
“부디 정체를 드러내서 가문의 위신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배워먹지 못한 신사분….”
“큭!”
루이스는 공작부인의 마지막 말을 듣자, 처량하게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도 슬슬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는지 우리들에게 시선을 주기 시작했다.
공작부인은 내게 다가와서 조용히 속삭였다.
“괜찮다면… 마저… 추도록 할까요?”
공작부인은 다시 춤을 추자는 제안이 아닌, 내 눈치를 보면서 부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뒤에서 처량하게 무대를 빠져나가는 루이스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부디 저에게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아가씨.”
“후후… 좋아요. 가죠.”
그렇게 나와 공작부인은 다시 춤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루이스는….
“….”
정점에 달한 분위기로 즐거운 대화와 활발한 음악으로 가득한 연회장을 혼자 쓸쓸히 퇴장하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