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20)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19화(420/1201)
〈 419화 〉 419화 마법 학교 슈트라 (330)
* * *
루이스가 환영회 자체에서 아예 빠져나간 건지 그저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는 건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사실 알고 싶지 않았다.
‘좋다….’
나는 그저 내 품에 안겨 있는 공작부인의 체온을 느끼며 춤에 집중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 이후로도 공작부인은 나와 춤을 추면서 수차례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나는 흐트러진 그녀를 다시 지탱해주며 끌어안으며 춤을 이어나갔다.
거부하는 모습도 없고, 거부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내 눈에 보이는 기질창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니까.
[페로몬 : 미세한 중독]
페로몬은 미약이나, 마약과 다르게 갑자기 사람을 홀리는 녀석이 아니다.
강풍이나 거센 파도가 아닌, 미미하게 흔들리는 잔잔한 물결과 같은 것이다.
들리지 않아도 점차 뇌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초음파.
욕구 불만 자체는 삶을 망가트릴 정도로 부정적인 기질이 아니었다.
일례로 소냐도 나를 만나기 전에는 평범하게 학교에서 교수 노릇을 하고 있었으니까.
공작부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몰래 혼자 풀 수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되는 것이 욕구 불만이다.
욕구 불만 자체는 상자에 꾹꾹 눌러 담고, 마음속 심연 깊숙이 가라앉히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게 숨겨져 있는 놈을 자극해서 상자 밖으로 뛰쳐나오게 만드는 것이 페로몬이었다.
‘일단 페로몬 중독까지 봤으면 진도는 빠르네. 이제 어쩔까나….’
공작부인과 춤을 추기 시작한 지 이미 한 시간이 지난 상황이었다.
춤을 추면 짧으면 10분, 많아도 20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시간 동안 공작부인과 춤을 추고 있는 것이었다.
공작부인 자체는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였고, 나는 몇 시간이고 그녀와 같이 춤을 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간이라도 끝이 있는 법.
가면 환영회는 영원히 지속되는 연회가 아니었다.
연회 단상 쪽에서 소냐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제 30분 뒤에 연회를 마칠 예정입니다.”
소냐는 연회의 마지막 순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가면 연회는 실수에 관대한 연회입니다. 만약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 껄끄러우시다면 조용히 연회장을 퇴장하시면 되겠습니다.”
남은 시간은 즐기는 시간이 아닌 퇴장을 결정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내 품에 안겨서 열기를 담고 있는 숨결을 내뱉는 공작부인을 보면서 귓속에 속삭였다.
“아가씨께서는… 예정이 어떻습니까?”
“저는….”
공작부인은 굉장히 고민하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연회장을 나가면 나간 사람끼리도 교류를 못 하는 게 막는 것이 가면 연회의 특징이었다.
서로 만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남아서 정체를 밝혀야 하는 것이다.
공작부인이 여기서 남아서 정체를 밝히면 자칫 나뿐만 아니라, 다른 남자들과도 춤을 췄다는 사실이 알려질 것이다.
분명 공작부인은 절대 여기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미세한 중독 하나로 인생 다 내던지고 나한테 오지는 않겠지.’
나는 망설이는 공작부인에게 떨어진 뒤,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자, 잠깐만요. 설마 퇴장하시려는 건가요?”
“…네.”
내가 떨떠름하게 대답하자, 공작부인은 내게 다시 다가와서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설마 제가 망설여서 그런 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아가씨 때문이 아닙니다.”
“…네?”
나를 향해 당황하는 눈빛을 보여주는 공작부인에게 대답했다.
“당신에게 저의 모습을 보여서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나는 다시 공작부인을 몸에서 떼어낸 뒤 고개를 숙였다.
“오늘 있었던 일은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그럼….”
“아….”
나는 그렇게 대답한 뒤 공작부인을 뒤로하고 연회장을 빠르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연회장을 나가려는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각자 저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좋은 사정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처럼 말이지….
‘빨리 나가자! 혹시라도 루나가 날 찾기라도 하면 곤란해!’
[….]그렇게 나는, 바람과 함께 연회장에서 사라졌다.
..
..
가면 환영회가 막을 내렸다.
연회는 각자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서 마음에 드는 사람과 친분을 쌓은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을 숨겨서 하루의 불장난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정체를 밝힌 사람 중에서 고위 귀족들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자에게 뒤풀이 자리에 초대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중의 한 명이 바로 브란트루프 공작이었다.
공작은 연회에서 대화를 나누며 호감을 느낀 남자 귀족들 몇몇을 바로 저택으로 초대한 것이었다.
나는 공작가의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루나와 같이 별채로 향하면서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저희는 공작가의 사람이 아니니까 굳이 참여할 필요는 없어요.”
“그건 다행이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하하 호호 웃는 건 피곤하더라고.”
“…왜 먼저 퇴장했어요?”
루나는 뾰로통하게 입술을 내밀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모르는 척하며 딴청을 피우며 입을 열었다.
“그냥… 슬슬 지루해지길래 퇴장했지.”
“내기는… 잊지 않으셨죠?”
“응? 무슨 내기?”
내가 딴청을 피우자, 루나는 아쉬운 한숨을 내뱉으면서 한탄하기 시작했다.
“하… 역시 나가기 전에 붙잡아 놨어야 했는데.”
“흐음? 무슨 말인지?”
나는 휘파람을 불면서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루나는 그런 나를 보면서 바싹 약이 오른 표정으로 억울해하고 있었다.
[내기를 무효로 하실 생각이십니까?]‘설마… 나중에 부탁을 들어주는 건 들어주는 거고. 지금을 즐기는 거지.’
루나의 이런 표정을 또 언제 보겠는가.
별채에 도착하고 나서 나는 루나에게 지긋이 묻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까. 루이스는 아까 표정이 안 좋던데. 무슨 일 있었나?”
당연히 루이스의 사정 따위는 내 알 바 아니었다. 심지어 나는 루이스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유도 알고 있었다.
나는 루나가 과연 루이스의 정체를 간파했는지가 궁금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루나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정말 의문이 담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르겠어요. 연회장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저렇게 기운 없어 보이는 건… 저도 몇 번 보지 못했어요.”
그 몇 번 중의 한번은 시험 기간에 나한테 쳐 발렸을 때일 것이다.
이로써 알 수 있었다.
‘루이스인 줄은 모르나 보네.’
사실 루나의 반응이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연회장을 둘러싼 마법은 실력 있는 마법사가 여럿이서 심혈을 기울여 발동한 마법이었다.
만약 내가 기질창이 없었다면 그 앵무새가 루나인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루이스는 공작님이 초대한 분들과 같이 술자리를 가지시는 거 같아요.”
루이스는 지금 공작이 마련한 뒤풀이에 갈 상황이 아닐 것이다.
제 엄마가 혐오하는 남자랑 부둥켜안고 노는 것을 방해했더니, 엄마한테 혼난 뒤에 연회장을 빠져나갔으니까.
하지만 지금 루이스는 공작가를 넘어서서 레빈의 자랑거리였다.
공작이 이 시간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했다면 필시 그 자리에 루이스를 대동할 것이다.
‘뭐, 그 녀석이 끌려다니든 말든 내 알 바는 아니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루나를 뒤에서 껴안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루나… 오늘 시간 괜찮을까?”
“후우… 그게….”
루나는 내 말을 듣고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널널할 것이다.
문제는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는 것.
“지금 별채는 밤에 돌아다니기 쉽지 않아요. 무엇보다 저희가 지금 공작가에 있다는 사실이에요.”
“하긴….”
“원래 별채에 이렇게 사람을 들이지 않는데….”
어차피 별채 자체가 공작가 부지에 있기 때문에 병사들이 외부에서 상시 대기하며 지키고 있어서 안전한 편이었다.
예전에 루나가 별채에 지낼 때는 그저 필요한 시종이 대기하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뭐, 루이스 녀석 생각이 뻔하지.’
시종들이 여기에 상주하는 건 루이스의 명령 때문일 것이고, 나와 루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시종들이 루이스에게 보고할 것이다.
섹스를 못 하는 건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루나를 껴안은 채 잠자리에 들고, 깨는 행복을 맛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사실 수면 마법을 쓰면 모두 해결할 수 있지만, 루나한테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니 그녀를 찾아가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별채에 들어서고 나서 자신의 방을 앞둔 루나는 내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한동안 여기서는 힘들 거 같아요.”
“응? 미안하다니? 내가 괜한 말을 한 거지.”
나는 루나를 껴안으려다가 어깨에 손을 올려서 툴툴 털어줬다.
이미 별채 내부에 시종들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심지어 루나의 방 앞에 있는 그녀의 전속 하녀가 나와 루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루나에게 물었다.
“내일 낮에 나 도시 구경 좀 시켜줄래?”
“후후… 물론이죠. 가요.”
그렇게 나는 루나와 데이트를 약속한 뒤 내 방으로 향했다.
..
..
다음 날, 나는 루나와 함께 시내를 거닐면서 데이트를 즐겼다.
원래 활기찼던 도시 내부는 학장의 방문으로 축제가 열리며 사람이 끝없이 붐비고 있었다.
학장이 이 축제에 올 일은 없겠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은 그가 방문한 것만으로도 기쁜 마음에 성대한 축제를 연 것이었다.
나와 루나는 활발한 축제를 즐기면서 하루를 보냈고, 밤이 되어서 저택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루나의 전속 하인인 쉐릴에게 공작부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님께서는 몸이 좋지 않으신 거 같아요.”
“아침부터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네, 마님은 오늘 종일 방에서 나오시지 않으셨어요.”
“그럼 내일은 병문안을 가봐야겠네.”
루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나를 보면서 묻기 시작했다.
“같이 병문안 가실래요?”
“내가 가도 되려나?”
“네, 그럼요. 예의상 간단하게라도 얼굴을 비추면 오히려 좋아하실 거예요.”
“그래.”
한번 보고 싶었다. 공작부인이 내일 나를 마주하면 과연 나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루이스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도련님께서는 공작님과 같이 바렌 백작님에게 초대받아서 백작가로 가셨어요. 듣기로는 한동안 다른 귀족분들과의 약속이 밀려서 바쁘실 거라고 그랬어요.”
“하긴….”
즉, 루이스는 한동안 공작의 자랑거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저택에서 보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좋아…. 그 녀석이 집을 자주 비우면 나야 좋지.’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루나는 쉐릴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럼 내일 오전에 같이 안나 님의 병문안을 가기로 해요.”
“응, 내일 보자. 오늘 즐거웠어.”
“…저도요.”
루나는 미소와 함께 몸을 돌리며 자신의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
“…?”
쉐릴은 나를 잠시 노려보더니, 후다닥 루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뭘까 싶었지만, 나는 금세 관심을 끄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르모니아가 내게 보고했다.
[일단 저택 내부의 방 구조와 경비 루트를 전부 확보했습니다. 다만 방 구조의 도면은 확실하지만, 경비 루트는 아직 불확실합니다.]저택이 무슨 저주에 걸린 것이 아닌 한 내부가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경비 루트. 저택을 지키는 병사들의 경비 위치는 정해져있지만, 동선이나 이동 시간까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겨우 일주일 가지고 그들의 행동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어떤 놈은 발걸음이 빠르고, 어떤 놈은 느리고, 어떤 놈은 나태하고, 어떤 놈은 몰래 졸기도 하니까.
‘어차피 매일 들락날락할 것도 아니니까…. 만약 애매한 녀석이 있으면 수면으로 재우자.’
한두 녀석이 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침입자가 나타났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자던 놈은 걸려서 디질라게 욕을 처먹겠지만….
일단 첫 번째 목표는 카린이였다.
아르모니아는 그런 목표물인 카린에 대해 알아낸 정보를 내게 말해주기 시작했다.
‘오… 무슨 정보?’
나는 기대감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아르모니아가 해준 답은 황당무계하기 그지없었다.
[카린 브란트루프 방에 들어갔다가 죽거나 불구가 된 자가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