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3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34화(435/1201)
〈 434화 〉 434화 마법 학교 슈트라 (345)
* * *
동굴 입구가 무너졌다.
나와 카린은 간신히 동굴 안으로 들어와서 무너지는 동굴에 깔리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카린의 팔을 붙잡은 채 그녀를 불렀다.
“어디 다치신 곳 없으세요?”
“저, 저는 괜찮아요. 이게 무슨 일인지….”
카린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내 팔을 꼭 잡고 놓지 않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침묵하면 상황 파악한 다음 입을 열었다.
“아마 저희를 일부러 여기로 유인한 거 같아요.”
“하아… 설마 그런 상황에서도 이런 짓을 할 줄은….”
“저한테 당한 일을 평생 간직하고 살기에는 너무 분했나 봐요.”
“…네?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하잖아요. 아무리 보복을 한다고 해도….”
나는 천천히 마법진을 그리면서 설명했다.
“마법사에게 팔은 생명보다 소중한 부위예요.”
“목숨보다 소중하다고요?”
“그렇죠. 만약에 카린 영애가 마법을 배웠다고 치죠.”
“….”
나는 어디까지나 예제를 든 것뿐이었지만, 카린은 내 말을 듣더니 잠시 움찔거리며 따로 어떠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
잠시 움찔거리던 카린의 손을 꼭 잡으며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 마법은 결국 손을 이용해서 사용하는 것이죠. 만약 카린 영애가 마법을 배웠는데, 팔을 잃어서 마법을 제대로 못 쓴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지옥 같을 거예요.”
“맞아요. 마법사들에게 마나라는 건 어차피 주어진 재능이에요.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어요. 하지만 손은 다르죠.”
차라리 영사관 같은 세계관이었다면 팔이 없더라도 마법을 사용할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슈트라는 기본적으로 마법진을 구사해서 마법을 사용하는 세계이다.
이쪽 세계에서는 마법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한쪽 팔만 불구가 된 것이지만,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팔을 못 쓰게 만든 녀석에게 복수심이 생기는 건 어떤 의미에서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렇게 천천히 그렸던 마법진을 완성한 뒤, 주변을 불로 밝히면서 카린을 응시했다.
“그만큼 마법사에게 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저는 그 부분을 간과한 것이고요.”
“….”
카린의 시선은 어느새 내가 잡고 있는 팔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 왼손을 살며시 풀더니, 손바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 손바닥은 아직도 어제 그녀에게 날아가는 화살을 잡을 때 생겼던 붉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카린은 지금까지 보여준 표정 중에서 제일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사과하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손이….”
어제도 나름 미안한 표정을 지었지만, 내 이야기를 들으니 내 손에 난 상처가 얼마나 중요한 상처인지 실감 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괜찮아요. 카린 영애를 구하는 것이라면 뚫리는 것도 각오해야죠.”
“….”
카린은 내 말을 듣고 손바닥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런 이야기 진짜 진절머리 나게 들었는데… 사람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네요.”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단 지금 상황부터 해결하죠.”
나는 카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동굴 내부는 네 명이 나란히 걸어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넓은 편이었다.
문제는 주변에 시야를 밝힐만한 구조물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몰래 숨어 있는 은신처라고 해도 이렇게 불도 없이 지낼 수는 없을 텐데….”
“…혹시 함정용으로 만들어 놓은 거 아닐까요?”
“….”
애초에 무너뜨릴 생각이었다면 그쪽이 정답일 것이다.
강도질을 하다 보면 분명 토벌대가 올 것이라는 계산도 해놨을 것이다.
그런 일이 생길 것을 대비해서 대량의 병사들이 진입할 때 매장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 대규모 함정을 저희에게 썼다는 건… 저희 둘을 납치해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그저 죽기 전에 복수라도 시원하게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고요.”
아까 마법사 이야기를 들었던 카린도 수긍했다.
“…둘 다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살 방법과 복수할 방법을 둘 다 활용하려면 저희 둘을 납치하는 것이 최고니까요.”
만약 그 녀석들이 날 잡으면 일단 내 팔부터 아작을 내 놓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생길 리는 없겠지만….
“일단 움직이죠. 아무리 가둬놓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동굴이라고 해도 분명 탈출로는 존재할 거예요.”
“네.”
“무조건 제 팔을 잡고 계세요. 어떤 일이 있어도 흩어지는 상황은 일어나서는 안 돼요.”
“…네.”
카린은 내 말을 듣고는 살짝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더니, 내 팔을 꼭 잡기 시작했다.
아까까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막상 스킨쉽을 하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생긴 모양이었다.
일단 그녀가 나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하지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그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
카린은 허세만큼 결과를 제대로 내는 남자를 좋아할 테니까.
“가죠.”
“네.”
그렇게 나와 카린은 어두운 동굴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나는 동굴을 걸어가면서 한숨을 쉬었다.
“큰일이네요. 마법을 쓰기가 쉽지 않겠어요.”
“어째서인가요?”
“지금 저희가 있는 동굴… 철광석으로 뒤덮인 동굴이에요.”
“아!?”
카린은 내 말을 듣고 나서야 벽을 손바닥으로 훑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묻은 녹슨 쇠가루를 손가락으로 비비면서 중얼거렸다.
“설마 이 동굴 전체가 이렇게 되어 있을까요?”
“그럴 거예요. 철광석 갱도였네요.”
“대단하네요…. 그런데 여기서 왜 마법을 못 쓰신다는 거죠?”
“제가 며칠간 철광석으로 마법 보여드린 거 기억하시나요?”
“아!?”
카린은 내 말을 듣고 나서야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한 것 같았다.
뇌속성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없지만, 내가 누누이 경고했던 말만큼은 머릿속에 각인 된 것이었다.
“여기서 마법을 쓰면… 지면에 닿고 있는 저희도 전부 영향을 미치겠네요.”
“맞아요. 제 주특기는 뇌속성… 그 마법은 못 쓸 겁니다.”
심지어 마법이라는 건 본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존재였다.
나 혼자 있다고 안심하고 마법을 난사하는 순간 나도 감전되는 전기 뱀장어 꼴이 될 것이다.
뇌속성 교수가 죽은 것도 자기 마법 때문이었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불속성도 막히는 거죠.”
“토림석… 이곳에 빽빽하네요.”
카린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주황색의 보석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이 동굴에는 철광석 갱도 사이사이에 토림석이 박혀 있었다.
아까 동굴을 쉽게 무너뜨린 것도 동굴에 분포해있는 토림석을 한꺼번에 폭파해서 가능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이런 곳에서 불속성 마법을 사용했다가는 동굴에 깔려 죽게 될 것이다.
주력인 뇌속성과 그나마 위협을 줄 수 있는 화속성이 막힌 상황.
심지어 나와 카린은 이 동굴에 처음 들어왔기 때문에 길도 모른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카린은 입을 다물고 내 팔에 의지하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어두운 동굴 너머에서 갑자기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무언가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쏴악!
“꺄악!”
나는 그 소리와 동시에 카린을 벽면으로 끌어당기면서 날아오는 물체를 피했다.
우리가 있던 장소를 뚫고 가느다란 화살 몇 발이 쏜살같이 통과해서 뒤쪽 어둠으로 사라져갔다.
뚜벅, 뚜벅, 뚜벅.
화살이 날아왔던 어둠 너머에서 여러 명의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둠 너머에서 랜턴이 켜지면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야… 어제도 느꼈지만, 반응속도 하나는 죽여주는군.”
“….”
내게 팔이 지져졌던 외팔이 마법사였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아까 풀어준 몸이 성한 마법사와 여러 명의 도적이 활을 들고 우리를 겨냥하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카린을 내 등 뒤에 숨기면서 쓰게 미소를 지었다.
“은신처라고 해도 너무 음침하게 사는 거 아냐?”
“크크… 여기가 설마 진짜 은신처라고 생각하냐?”
“너희랑 잘 어울리긴 하네.”
“…이 동굴은 은신처가 아냐. 혹시라도 너희처럼 귀찮게 하는 녀석들이 있을까 봐 만들어 놓은 생매장 동굴이지.”
역시나 속임수 용도로 만들어 놓은 동굴이었다.
이곳에는 토림석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불 하나 지필 수 없는 곳에서 생활하는 건 말도 안 되니까.
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했다.
“살려주려고 했더니, 이런 식으로 나온다? 학장님이 온 게 거짓인 줄 아나 봐?”
“크크크….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괴물… 어디서 흔히 보겠어.”
“그럼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뭔데? 살려면 빨리 도망이라도 쳐야 하지 않겠어?”
“…개소리하지 마.”
한쪽 팔에 힘을 주지 못하고 엉기적거리던 마법사는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이빨을 갈기 시작했다.
“내 팔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그냥 보내줄 거 같아?”
“…고작 복수 때문에 동료들을 전부 죽음으로 몰아넣겠다?”
나는 일부러 도적들에게 지금 행동이 그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내 말을 들은 도적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불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마법사는 내가 하는 말의 의도를 바로 캐치하고 막아서기 시작했다.
“웃기지 마. 겨우 복수 하나 때문에 이러는 줄 아냐?”
“그럼?”
“너희 둘을 인질로 삼아서 국경을 넘을 거다.”
어차피 이곳에서 도적질은 이제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었다.
그러니 최소한 안전장치를 위해 나와 카린을 납치하려는 계획이었던 것이었다.
브란트루프의 영애와 슈트라의 학생.
인질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존재들이었다.
외팔이 마법사는 나를 노려보며 경고하기 시작했다.
“네 녀석 손이 빠른 건 인정한다. 그런데 경고하겠어. 움직이는 순간 화살로 벌집을 만들어주마. 거기 영애까지 같이….”
“….”
나는 최대한 손을 녀석들이 보이는 위치에 두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우리를 납치한다고 안전하게 국경을 넘을 수 있을 거 같아?”
“크크… 너희 둘을 데리고 가면 가망성은 존재하잖아? 없으면 그 희박한 확률조차 없어지는 거라고.”
“….”
“인질로서 처우는 좋게 해주겠어. 지금 당장 손들고 뒤로 돌아. 아니면 화살로 벌집을 만들어버리겠어.”
“….”
나는 침묵하며 고개를 돌려 카린의 얼굴을 슬며시 바라봤다.
불안한 표정이었다.
영애의 몸으로 인질이 된다는 건 그저 안타까운 수준의 상황이 아니었다.
도적의 인질로 더러운 일을 당했다는 소문이 평생 그녀의 주변을 맴돌게 될 것이다.
그동안 물밑작업을 하면서 제프의 평판을 간신히 나락으로 떨어뜨렸는데, 인질이 되면 지금까지 쌓아 올린 카린의 평판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도적에게 겁탈당한 여인의 신분으로 제프에게 시집가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그녀가 염원하던 브란트루프의 위상을 세우기는커녕 그저 포츠 백작가의 씨받이 신세로 지내게 될 것이다.
그 씨받이 신세도 받아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쌓아 올린 견고한 성이 마법에 무너지고, 이번 일로 완전히 모래성처럼 가라앉아버리는 것이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서 나에게 증오심을 담고 있는 마법사를 향해 말했다.
“나는 괜찮으니, 여기 카린 영애는 보내줘라.”
“푸하하하!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둘 다 죽일 수 있는 상황이라니까?”
“그러니까 풀어달라는 거다.”
“…?”
“둘 다 죽으면 인질도 없어지는 거겠지?”
내 말에 도적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소곤소곤하기 시작했다.
그들 입장에서 나 같은 사내새끼보다는 카린을 데려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다.
카린의 외모는 그저 평범하게 지나가는 여자들과는 차원이 달랐으니까.
그런 여자를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어디서 안아보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리더처럼 행동하는 외팔이 마법사는 생각이 달라 보였다.
“…좋아. 저 여자는 보내주지. 하지만 보내주기 전에 네가 해야 할 게 있다.”
“…?”
마법사는 다른 도적이 들고 있던 검을 빼앗고는 내 쪽으로 던졌다.
챙그랑!
철광석으로 뒤덮인 갱도에 철로 된 검이 뒹굴면서 엄청난 소음을 냈고, 그 소음 동굴 곳곳에 퍼지면서 메아리를 치다가 이내 사라져갔다.
모든 메아리가 사라지자 마법사가 나를 향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 왼손으로, 오른손을 잘라라. 그럼 여자는 보내주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