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4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48화(449/1201)
〈 448화 〉 448화 마법 학교 슈트라 (359)
* * *
저녁이 되자, 나는 공작이 주도한 만찬에 초대받았다.
그 자리에는 외부 사람들이 빠진 공작가의 사람들만 모이는 자리였다.
즉, 나 혼자만 초대된 것이었다.
평소처럼 직사각형의 테이블에서 먹는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원형 테이블에서 먹게 되었다.
상석이 존재하지 않는 테이블에 공작, 안나, 나, 카린, 루이스… 이렇게 다섯 명이 빙 둘러서 앉아서 식사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테이블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몰랐지만, 카린에게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의 의미를 듣고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원형 테이블을 놨다는 건 그만큼 당신을 귀빈으로 인정한다는 뜻이에요.)
(응? 그냥 테이블 아냐?)
(아버지께서 상석이 존재하지 않는 테이블에 앉는다는 건 당신을 그만큼 대등한 위치로 인정한다는 의미예요.)
(오호….)
생각해보면 상석이라는 게 내게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귀족의 가주에게는 큰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다.
그런 자리를 내려놓는다는 건 결국 그가 내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식사가 시작되자마자 공작은 정식으로 내게 감사의 인사를 해왔다.
“고맙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공작가는 정말 큰 곤욕을 치를뻔했네. 가주로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네.”
“아닙니다. 저야말로 이런 대접을 받았으니 오히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네.”
공작은 내게 흐뭇한 미소를 보낸 뒤, 안나를 보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까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못 만나서 걱정이었는데… 괜찮소?”
“네, 아까는 제가 너무 경황이 없어서 준비를 못 했어요. 마중을 못 나가서 죄송해요.”
“…알았소. 몸조리 잘하구려.”
공작은 안나의 남편이었다.
그녀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해서 못 만나고 그러는 사이가 아니었다.
아무리 귀족이라고 해도 부부지간에 치장 정도는 적당히 넘어갈 줄 아는 사이일 것이다.
심지어 그 자리에는 안나의 친아들인 루이스도 동행하고 있었음에도 만남을 거부한 것이었다.
루이스는 안나의 옆에 앉아 있는 나를 떨떠름하게 보다가 안나에게 시선을 돌리며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어머니, 정말 걱정 많이 했습니다.”
“걱정해줘서 고맙구나. 그래도 네 덕분에 이렇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되었구나.”
“하하하.”
루이스는 갑자기 자신을 치켜세워주는 안나의 모습에 실웃음을 보냈지만, 안나의 다음 말을 듣고 다시 그 웃음이 얼굴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네가 초대해준 손님 덕분에 내가 이렇게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구나.”
“아… 하하… 그, 그렇군요.”
안나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내게 미소를 지어주자, 루이스는 미간을 한껏 찌푸리면서 나를 무시한 채 다시 식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칭찬 릴레이가 진행되는 와중에 중요한 주제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카린은 나이프를 소리 없이 식탁에 올려둔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프 포츠… 설마 그런 짓을 저지를 줄은 몰랐네요.”
“흐음….”
다들 카린의 말을 듣고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입을 열고, 카린의 말에 대답하는 순간 중립을 깨야 했기 때문이었다.
카린의 말에 대한 부정이든, 긍정이든 둘 중의 하나가 꼭 나와야만 하니까….
결국 마지 못해 입을 연 것은 공작이었다.
“일단 포츠 백작가에 서신을 보냈다. 아마 서신이 도달하기 전에 소식을 듣고 달려오겠지만… 그때까지 기다려보자꾸나.”
“여보, 설마 당신 조용히 넘길 생각은 아니시겠죠?”
“흐음….”
공작은 은근슬쩍 안나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가주가 절대적이라고 해도 이미 카이 브란트루프는 안나에게 기선이 잡힌 상황이었다.
심지어 그런 아내를 겁탈하려고 한 남자를 용서한다면… 가주로서의 명예에도 꽤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브란트루프 공작이 포츠 백작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소문이 레빈 전역에 돌게 될 것이다.
남편으로서도 실격이 되고, 자칫 공작으로서의 위신도 땅에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제프를 처형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미수에 그친 일로 같은 귀족을 처형했다는 악명이 퍼질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나의 눈치를 보던 공작에게 한 줄기의 빛이 새어 나왔다.
“어머니, 진정하세요. 아무리 제프 포츠가 잘못했다고 해도 가볍게 처형을 하면 포츠 백작가에서 이성적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흐음….”
공작은 카린의 말을 듣고 한시름 놓은 듯 안나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안나는 카린의 말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내가 너무 흥분했구나.”
“어머니의 입장을 이해해요. 저라도 그런 꼴을 당했다면 어머니처럼 똑같이 말했을 거예요.”
“그래… 그럼 마침 이렇게 모였으니 그 이야기도 하자꾸나.”
안나는 모두의 시선이 쏠린 것을 확인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당연한 일이지만, 제프 포츠와의 혼인에 관한 이야기는 없던 것으로 하자구나.”
공작은 나올 이야기라는 것을 이미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였고, 루이스는 당황하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하, 하지만 이미 주변에 다 알고 있는 이야기 아닙니까? 일단 제프 경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용서를 하는 것도….”
“루이스… 너는 그럼 네 어미를 겁탈하려고 했던 녀석과 누이를 연결시키고 싶은 것이냐?”
“그, 그런 게 아니라… 저희는 좀 더 이성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서….”
“너한테 실망이구나.”
당황하는 루이스의 모습을 보면서도 안나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고 포크와 나이프를 소리 내며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상태가 좋지 않아서 일어나볼게요.”
“어, 어머니! 그, 그런 게 아니라….”
손님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결례였다.
하지만 누구도 안나의 결례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았다.
나는 당황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루이스를 보면서 속으로 비웃었다.
‘멍췅이~’
결국 내가 속으로 비웃는 동안 안나는 조용히 식당을 퇴실했고, 루이스는 머리를 감싸며 절망하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안나가 나가자마자 카린의 질타가 이어졌다.
“어머니보다 다른 가문이 그렇게 소중할 줄은 몰랐네.”
“입 닥치지 못해?”
루이스의 험한 말이 입에 담기는 순간이었다.
쾅! 쾅!
“이게 무슨 무례냐!”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카린과 루이스는 바로 공작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기 시작했다.
“…다시 식사를 시작하자.”
“네….”
그렇게 다시 식사가 진행되었다.
다만 아까 만찬에서 느껴졌던 흥겨운 분위기는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를 정도로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결국 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카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제프 포츠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나요?”
“그래. 일단 의원을 불러서 치료 중이지만, 상처가 보통이 아니라서 정신을 차리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구나.”
“그렇군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네요.”
“어떤 거 말이냐?”
공작이 조용히 나이프를 내리고 카린의 말에 경청하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안나에게 기가 살짝 눌렸던 공작은 그녀가 없어지자, 훨씬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펴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잡혀 살았나 보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카린이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
“제프 포츠가 가지고 있던 약… 중간에 누군가에게 받은 거 같아요.”
“무, 무슨 소리야!”
카린의 말에 반응한 건 다름 아닌 루이스였다.
그는 조용한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목청으로 공작조차 놀라게 했다.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루이스가 고개를 흔들면서 변명하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어머니와 관련된 일에 누군가가 연관되어있나 싶어서….”
“…계속 이야기해보거라.”
공작은 루이스의 모습을 이해한 뒤, 다시 카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카린은 나를 거론하면서 제프가 모라민 가루를 가지고 있을 수 없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프 포츠는 전속 시종도 없이 레빈으로 왔어요. 그리고 심지어 여기 계신 성수호 씨께서 소지품 검사도 완벽하게 했다고 들었어요. 제프 포츠는 학장님의 시중을 들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약이 어디서 났을까요?”
“즉… 누군가가 건네줬다?”
“네, 저와… 여기 계신 성수호 씨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공작과 카린, 그리고 루이스의 당황한 시선이 내게 꽂혔고, 나는 그들을 향해 말했다.
“네, 제가 확인했을 때는 분명 그런 약은 없었습니다.”
“시, 실수였을 수도 있잖아? 불순한 의도의 약이니 분명 잘 숨겨놨겠지….”
“아니, 학장님과 관련된 일이라 꼼꼼하게 확인했어. 심지어 소냐 교수님도 같이 확인했으니까 실수는 없었을 거야.”
루이스는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면서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들 내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그의 상태를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카린만 빼고….
“….”
카린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게 나를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카린은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진행했다.
“현재 모라민 가루는 포츠 백작령에서 유통을 막고 있어서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제프 포츠가 일어난 뒤, 그를 심문한다면 출처에 대한 정보를 금세 얻어낼 수 있을 거예요.”
공작은 카린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중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네 말에 일리가 있지. 제프 포츠가 일어나는 즉시 내가 직접 확인해보마.”
“네.”
카린의 대답과 함께 다시 식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침묵이 유지될 것 같았던 식사 자리는 귀를 거슬리게 하는 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달그락, 끼릭, 달그락….
“….”
공작은 사색이 되어서 나이프로 식기를 긁고 있는 루이스를 보며 눈매를 좁히고는 입을 열었다.
“어디 몸이 안 좋느냐?”
“죄, 죄송합니다. 어, 어머니의 일이 떠올라서….”
“그래, 그럴 수 있지. 와인을 마시면서 좀 진정하거라.”
“네… 죄송합니다.”
하지만 루이스의 식사 예법이 어긋나는 소리는 결국 식사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
루이스의 모습을 보며 만족해하던 카린은 몰래 식탁 아래에 있던 내 손을 잡으면서 내게 미소를 건네주고 있었다.
***
루이스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안절부절못하며 정신 사납게 계속 방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씨발… 왜 일이 이렇게….”
처음에 자작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공작과 아틀러로 향할 때만 해도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었다.
공작에게 끌려다니는 지긋지긋한 일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심지어 자작을 구출하는 장소에 학장과 성수호, 카린이 간다는 소식을 듣고 더 흥분되기 시작했었다.
학장이 직접 나선다면 분명 임무 자체는 수월하게 진행하게 될 것이었다.
혹시나 성수호와 카린이 다치는 것을 은근슬쩍 기대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제일 큰 이유는 루나였다.
애초에 루이스는 루나가 어디로 가는 것에 대해 전혀 거부감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저 그녀가 성수호와 같이 있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을 뿐….
루나와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껴안고 아틀러에 도착한 루이스는….
“하아… 왜 일이 이 모양으로 된 건지….”
종일 공작과 제프 사건을 확인하느라 루나를 만나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지금 당장 루나를 만나지 못해서 생기는 짜증은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 수준에 불과했다.
진짜 문제는 제프라는 대 재앙적인 운석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만약 제프, 새끼가 말 한번 잘못하는 순간….”
만약 제프가 모라민 가루의 출처가 루이스라고 말하게 된다면 브란트루프 가문이 발칵 뒤집힐 것이다.
“만약 제프가 내 이야기를 하면 거짓말이라고 하면 그만이야. 하지만… 만약 그 돼지 새끼가 나서면….”
제프에게 모라민 가루를 준 건 루이스였지만, 최초의 과정은 포츠 백작에게 받은 것이었다.
만약 루이스가 제프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간다면 포츠 백작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었다.
만약 제프 입에서 그런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면 전염병처럼 퍼져서 레빈 왕국을 넘어서서 자칫 슈트라까지 퍼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한번 이상한 소문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거야. 그리고 카린, 그 미친년이 이 기회를 그냥 놓치지 않겠지.”
그냥 소문만 퍼졌다면 적당히 흘려 넘기겠지만, 문제는 제프가 한 행동이 너무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소문 하나로 후계자 자리가 위태로워지지는 않겠지만, 안나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칠 것이었다.
“아냐. 어머니가 나를 의심할 리가 없지. 일단….”
루이스는 손톱을 이빨로 물어뜯더니, 벌떡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서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제프 새끼를 어떻게든 회유해야 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