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6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62화(463/1201)
〈 462화 〉 462화 위그드라실 (410)
* * *
“타케이치 소우타… 붉은 초승달 수장이잖아?”
“!?”
소우타는 내 말에 듣자마자 경기를 일으키듯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망토를 두르고 있어서 정확한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모습만 봐도 당황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는 놀란 소우타를 향해 비릿하게 미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
“소문이랑 다르네? 너무 당황하는 거 아냐?”
“당황하지 않으면 이상하겠지! 내 이름이랑 조직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냐!”
“그것까지는 알려줄 이유가 없지.”
기질창으로 알아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느긋하게 어깨를 으쓱거리자, 소우타는 침묵하면서 내 뒤에 있던 동료들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챈 뒤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마. 알고 있는 건 나 뿐이야.”
“후우….”
소우타는 그제서야 안도하며 한숨을 쉬었고, 나는 그런 안도하는 소우타를 향해 말했다.
“행방불명이라고 들었는데, 설마 죽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네.”
“…나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냐?”
“흠….”
나는 턱을 매만지면서 어디까지 이야기해줘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죽은 녀석이니까… 말해줘도 괜찮겠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회귀 후에 쳐내면 그만입니다.]아르모니아의 말대로였다.
이 녀석에게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해 줘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했다.
서로 주고받아야지 대화가 성립될 테니까.
나는 1층에 도착하고 나서 여관 패거리와 싸우고, 그 과정에서 양지현과 붉은 초승달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너에 대해서 알아냈고, 네 신분을 사칭해서 한동안 재미 좀 봤지.”
“…보통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기가 차는 녀석이었군.”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는 녀석을 칭찬할 수 없었다.
“근데 너는 소문에 비해서… 너무 별 볼 일 없는데?”
“크읏… 너 같은 괴물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비슷하게 보이겠지.”
이것도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본론으로 들어가서 녀석의 능력에 관해서 묻기 시작했다.
“도대체 그 능력으로 어떻게 암살자 집단을 이끈 거야?”
“…내 능력이 뭔지는 아나?”
“혼 최면술 아냐?”
“이미 거기까지 간파한 거냐. 그래도 그 이상은 모르는 거 같군.”
“…?”
기질창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소우타는 내가 모르는 게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신분을 숨겨봤자 의미가 없었군.”
소우타는 한숨을 쉬더니, 망토를 뒤집어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은….
“뭐야? 너 꼬마였어?”
대략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리여리한 남자아이의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외모가 수려한 것이 학교 다닐 때, 인기 꽤 있었을 것 같은 외모였다.
잘하면 연예인 소속사에서 눈독을 들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잘생긴 편이었다.
소우타는 내 말에 발끈하더니, 소리치기 시작했다.
“꼬… 꼬마라고 하지 말아라!”
“꼬마를 꼬마라고 말하는데, 불만 있어?”
“크읏… 내 원래 나이는 스물다섯이다. 다만 죽기 전에 저주받아서 이런 꼴이 된 거지.”
“아하….”
하긴… 어린 외모치고 행동거지가 어른스럽다 싶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런 외모를 지니고 있어도 일단 나한테는 의미가 없었다.
‘남자가 남자 새끼로 변한 것뿐이지….’
[….]남자는 남자다.
내가 굳이 호감을 줄 이유가 없었다.
“쓸데 없는 이야기 그만하고, 계속 말해봐. 네 능력이 뭐 더 있어?”
“…더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지금과 달랐지.”
“…?”
“원래 내 능력은 혼이 아닌, 인간 최면술사였다.”
소우타는 자신이 어떻게 암살자 집단을 이끌어왔는지 대략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처음 위그드라실에 도착했을 때, 그에게 주어진 추천 직업은 최면술사였다.
처음에 최면술을 얻은 소우타는 신나게 능력을 남발하다가 바로 레드 소환사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우타를 바라봤다.
“무슨 짓을 했는지 뻔하네….”
“하, 하여튼… 그 이후,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레드 소환사의 길을 걷게 되었지.”
최면과 레드 소환사.
최고의 궁합이었다.
최면술로 사람을 홀려서 조종하고, 여차하면 그냥 죽여버리는 인간.
그게 타케이치 소우치였다.
‘하긴… 최면술은 오히려 레드 소환사 쪽이 훨씬 이득이겠네.’
그렇게 레드 소환사의 길을 걷던 그는 다른 레드 소환사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을 조종해서 붉은 초승달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거창한 조직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레드 소환사 중에 괜찮은 인재를 만나서 조직을 꾸리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커진 거였지.”
즉, 최면을 통한 암살에는 재능이 있었지만, 조직 운영까지는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던 중에… 배신을 당했다.”
“배신? 너 최면술사라며?”
“네 말대로 최면이 있었지.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 믿음을 갈망하기 시작했다. 정말 믿고 싶은 사람을 두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거지.”
“….”
“그리고… 이 꼴이 된 거다.”
그리고 배신한 녀석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마 지금 내 자리를 대신해서 앉아 있을 것이다. 네가 말한 여관 점령도 그 녀석이 계획한 것이겠지.”
“오호….”
양지현의 꿈에서 봤던 녀석… 그 녀석이 소우타를 죽인 범인이었다.
하지만….
“그런데 최면술은 왜 혼 최면술로 바뀐 거야?”
“죽고 나니 바뀌었다. 직업 자체가 최면술사에서 혼 최면술사로 바뀌더군.”
대충 유추해보자면 원래 가지고 있던 직업이 죽음에 맞춰져서 변화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일단 얻은 직업은 죽어서도 유효하긴 하니까….
“나는 내 능력이 죽어서도 쓸만하다고 판단한 뒤, 복수를 위해서 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녀석이 나타난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녀석? 나?”
“아니, 그전에 나타난 녀석 말이다. 그 사신 같은 녀석….”
“아하, 묘지기.”
최면술은 만능 같지만, 만능은 아니다.
내 케르베로스의 눈알과 다르게 소우타의 최면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범주에서 유효한 능력이었다.
죽은 자들을 관리하는 존재인 묘지기에게는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 능력이 그 녀석에게 통하지 않아서 이렇게 몰래 은신처에서 세력을 모으고 있었지.”
“….”
나는 소우타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지금 최면술은 못 쓰는 거네….’
에넬이 아무리 만능이라고 해도 능력을 직접 보지 않으면 배울 수 없었다.
‘쯧… 어쩔 수 없지. 그럼 이제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
내가 아쉬운 표정으로 소우타를 바라보며 속으로 속삭였다.
‘이제 쓸모없는 거 맞지?’
[일단 정보는 모두 뽑아냈습니다.]알아낼 거 다 알아냈고, 지금 죽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내가 싸늘한 표정을 짓자, 소우타는 내 생각을 읽었는지 뒷걸음질 치면서 외쳤다.
“자, 잠깐! 네가 가지고 있는 그 초록색 보석… 혼령에게만 유효하지 않나?”
“뭐… 그렇지?”
케르베로스의 안구는 혼령에게만 적용되는 아이템이었다.
일반인에게 보여줘봤자 그냥 퀴퀴한 초록빛을 내는 보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소우타는 나를 향해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까부터 느꼈지만, 너… 최면술에 관심이 있어 하는 거 같던데.”
“….”
나는 쉽사리 대답하지 않았지만, 소우타는 내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며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최면술을 쓸 수 있게 도와주마!”
“엥? 네 최면술은 혼령 전용이잖아. 어차피 나한테는 쓸모없는데.”
내가 필요한 건 인간에게 쓸 수 있는 최면이었다.
혼령들은 케르베로스의 눈알만 있으면 모두 내 발밑에 무릎 꿇게 할 수 있으니까. 혼 최면술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내 말에도 불구하고 소우타는 다급하게 손을 뻗으며 허겁지겁 말을 뱉어냈다.
“아니! 네가 원하는 진짜 최면술을 쓸 수 있는 방법을 나는 알고 있다!”
“어… 진짜?”
“정말이다.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분명 너도 쓸 수 있을 거다.”
솔깃했다.
솔깃하다 못해 혹했다.
그리고 내 혹하는 모습에 만족한 소우타가 내게 거래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대신 부탁이 있다.”
“아하… 아까 말한 부탁?”
부탁하나 듣는데, 오래도 걸린다….
“그래, 애초에 내가 너희를 시험해본 것도 그 때문이니까….”
그는 내 눈치를 보더니, 당황하던 표정을 싹 지우고 매서운 눈빛과 함께 내게 말했다.
“나를 죽인 놈을 처절하게 복수해줬으면 한다.”
..
..
소우타와 모든 대화를 마친 나는 그를 데리고 다시 제단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막상 제단에 돌아왔음에도 파티원들은 그저 대화를 나눌 뿐, 누군가가 제단에 올라가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대화하는 모습만 보면 살짝 무거운 분위기가 풍기기도 했다.
‘뭐야? 설마 싸우는 건 아니겠지?’
사실 내가 연금술도 없고, 이렇게 아르모니아도 만나지 않은 인간이라면 전설 직업에 눈이 돌아갔을 것이다.
심지어 그녀들은 나와 다르게 채널의 존재가 한 명이 아니었다.
여러 명이 계속 이간질을 하다 보면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이 컸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며 침착하게 멤버들에게 향하는 순간,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삼인방이 민하연과 한봄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거리고 있었다.
“저는 안 올라갈래요.”
“맞아요. 저도 올라가면 괜히 욕심 생길 거 같아서….”
“채팅창에서 이 정도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면 정말 흔들릴 거 같아요.”
삼인방은 제단에 올라가기 싫다고 말했고….
“괜찮아요. 저는 세 분을 믿어요.”
“맞아요. 저희가 하루 이틀 봐온 사이도 아니고….”
민하연과 한봄은 그냥 편하게 제단에 올라가 보라고 설득하고 있었다.
삼인방을 보면서 아르모니아가 말했다.
[꽤 많은 일을 겪어서 성격이 변한 것 같습니다.]‘그러게, 0층에서는 저런 성격 아니었던 거 같은데.’
한창 한여름에게 달라붙어 있던 삼인방과는 완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양보를 넘어서서 자신들의 욕심을 시험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그녀들이 대단한 건 그녀들의 직업이 민하연처럼 정말 평범하다는 데에 있었다.
검사 두 명, 창술사 한 명.
그냥 기본 직업이었다.
나도 그런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면 저 제단에 들어가자마자 혹해서 바로 직업 하나를 건졌을지도 모른다.
삼인방은 그런 욕심이 자신들의 인내심을 꺾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두려운 것이었다.
나는 상황을 전부 파악하고 멤버들에게 다가가서 모르는 척하며 말을 걸었다.
“다들 제단에 올라가 봤어?”
“수호야. 이야기 좀 들어봐….”
민하연의 말을 들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대로 다들 올라가지 못한 상황이었다.
삼인방이 못 올라가겠다고 말하니, 덩달아 민하연과 한봄도 못 올라가고 있었다.
민하연의 말을 들은 박진희가 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염치가 있지, 어떻게 저희가 저 직업을 고르겠어요.”
삼인방은 나와 민하연, 한봄에게 받은 도움을 을 생각하니, 도저히 제단에 올라갈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괜히 올라가서 서로의 믿음을 시험받고 싶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어떤 의미에서 현명한 판단이었다.
아무리 전설 직업이 대단하다고 해도 일단 얻고 나서 뒷일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욕심을 참지 못하고 직업을 덥석 물어버리면 이 던전 안에서 아예 버림받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심지어 회귀가 있으니,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도 가능했다.
서로 대치를 하며 서로의 의견을 피력하는 장면… 정말 보기 좋았다.
이로써 삼인방의 마음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계속 이런 식으로 시간 끄는 것도 좋을 건 없지..’
어차피 전설 직업은 총 네 개였기 때문에 삼인방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나는 눈치를 보는 파티원을 보면서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이렇게 하죠.”
“…?”
“제가 다시 올라가서 직업을 정확히 확인하고 나서, 토론을 통해서 직업에 어울리는 사람을 결정하도록 하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