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7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73화(474/1201)
〈 473화 〉 473화 위그드라실 (421)
* * *
한여름은 내 말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왜 네 녀석 말을 들어야 하는데?”
“억지로 강요하는 건 아냐. 나도 포인트 넘쳐나서 너한테 주려는 거 아니니까.”
나는 관심이 사라졌다는 듯이 혼잣말로 한여름이 들리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대로 끝내고 돌아가면 너 욕 먹을 거 같아서 신경 쓰인 것뿐이야.”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꺼….”
“숨어 있는 거 보니까 겁 많고, 약해 보이던데… 설마 저런 녀석도 못 잡는 거야?”
“….”
한여름은 내 도발에 발끈한 듯 나를 노려보더니, 자세를 가다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인트 같은 건 필요 없어.”
“…?”
“너 따위에게 받은 포인트… 필요 없어.”
“….”
한여름은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더니, 내가 가리켰던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향하기 시작했다.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는 회귀자.
그래도 설마 저렇게 반항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
‘슬슬 포인트는 약빨이 떨어지나 보네.’
내가 그렇게 흐뭇하게 웃으며 한여름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봤다.
잠시 나를 힐끗 보며 머뭇거리던 한여름은….
“거기 숨어 있는 거 다 알아!”
“!?”
혼자 장렬한 전쟁영화의 주인공처럼 열연을 펼치며 검을 들고 바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여름의 외침에 다들 놀라서 그를 바라봤고, 나는 멤버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신호를 줬다.
바위 뒤에 있던 벤 크래쉬는 한여름의 외침에 놀라서 튀어나온 뒤,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뭐, 뭐야! 어떻게!”
“내가 모를 줄 알았냐! 죽어!”
“이 새끼가!”
싸움은….
‘저러다가 진짜 뒤지겠네.’
한여름의 압도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기기는커녕 무승부조차 힘든 그런 싸움이었다.
‘아니, 노비스는 도대체 어떤 직업이야….’
직업이니까 뭔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노비스였던 인간들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어떤 직업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안 되겠다. 이대로는 무승부도 안나겠어.’
나는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한여름을 돕기 시작했다.
파지직! 파직!
“끄악! 뭐, 뭐야! 흐아악!”
조금 전까지 여유롭게 한여름을 상대하던 벤 크래쉬는 주변에서 튀어나오는 번개에 정신을 못 차리고 몸을 웅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빈틈을 간신히 찾아낸 한여름은….
“죽엇!!!”
그를 향해 있는 힘껏 검을 쥐고 찌르기 시작했다.
결정타라고 봐도 무방했다.
“망할! 망할!”
벤 크래쉬는 이미 죽은 존재였지만, 죽을 정도의 고통을 느끼기 싫었는지 발악하며 한여름에게 무언가를 던져버렸다.
빡!
“컥! 이런 씨발….”
벤 크래쉬가 던진 물건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고는 휘청거리며 자세를 흐트러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사이에….
“으아아악!”
벤 크래쉬가 이미 저 멀리 도망가고 있었다.
‘빠르네. 하지만 안되지.’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파지지지직!
“끄아아아악!!”
아까처럼 데미지만 주는 수준이 아닌, 명백하게 살의를 담은 마법이었다.
내 뇌속성 마법에 맞은 벤 크래쉬는….
“흐어….”
연기가 되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뭐, 죽는 건 아니라고 했으니까 괜찮겠지.’
나는 그렇게 속으로 흥얼거리며 한여름에게 다가갔다.
한여름은 내가 다가가자 짜증이 난 표정으로 콧등을 부여잡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 말 하지 말아라.”
“…? 난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
“닥쳐. 표정이 뭔가 말하려는 거 같았으니까.”
“미친놈인가….”
개소리를 씨부리는 한여름을 향해 다가갔다.
한여름의 발 쪽에 떨어져 있던 아이템을 향해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저거 뭐냐? 아까 저 녀석이 너한테 던지던데. 아이템인가?”
내가 다가가서 아이템을 주우려는 순간….
“꺼져!”
“….”
탐욕의 눈동자로 거울을 획하고 낚아챈 한여름은 거울을 뒤로 감추면서 나를 노려봤다.
“이건 내꺼야. 꺼져.”
“…누가 뭐랬나. 참나….”
나는 그렇게 말한 뒤, 한여름을 놓고 다른 멤버들을 향해 말했다.
“별일 없었어요. 다들 쉬세요.”
그리고 그렇게 말하며 민하연에게 다가간 뒤 그녀와 같이 고개를 돌려서 한여름의 상태를 확인했다.
한여름은 거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
..
던전 탐색 중에 한여름이 짜증이 서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아… 귀찮게 이게 무슨 짓이야. 그냥 나가자.”
“….”
한여름의 행동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걸렸구만.’
한여름이 아무리 눈치가 없다고 해도 저 정도는 아니었다.
“아, 짜증 나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삼인방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한여름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서 민하연과 한봄은 그를 무시하고 내 뒤를 따라올 뿐이었다.
민하연과 한봄도 만약 한여름이 죽는 상황에 놓인다면 저렇게 여유 있는 표정을 짓지 않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한여름이 걸린 저주가 던전 안에서만 유효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여유롭게 무시할 수 있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한여름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이라는 점이었다.
순수하게 상황만 보자면, 아까 벤 크래쉬와 싸우고 무승부도 내지 못해서 놓친 한여름이 갑자기 저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오는 것이었다.
삼인방의 입장에서는 아까의 싸움으로 뭐라도 큰일을 해낸 양 떠드는 한여름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뻔했다.
그럼에도 한여름은 눈치 없이 계속 투덜거렸다.
“고작 그런 녀석들 잡으려고 여기에 들어온 것도 아니고….”
“….”
세 명이 동시에 한심한 눈으로 한여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민하연 때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민하연이 저주에 걸려서 짜증을 부릴 때는 다들 서로 눈치 보기 바빴던 반면에 지금은 다들 내게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저 멍청이를 어떻게 해야 하냐는 듯이….
나는 일단 세 사람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충 넘어가자는 식으로 신호를 보냈다.
삼인방은 내 신호를 받고,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민하연과 한봄처럼 한여름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무시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겪어봐서 알고 있었다.
한여름은 던전 한복판에서 갑자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제 가자! 이게 뭐 하는 거야! 짜증 나게!”
“…야, 한여름. 적당히 해라.”
나는 분위기를 잡으며 한여름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여름은 내 노려보는 눈빛에 전혀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듯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씨발! 뭐!? 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질이야! 꺼져! 나 혼자라도 돌아갈 거야!”
“….”
민하연이 저주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거울은 던전 안으로 진입할수록 격한 거부감을 표출한다.
쌍둥이 거울을 피하려는 것과 동시에 거울의 저주에 걸린 존재를 밖으로 내치려는 무의식에 의한 행동이었다.
즉, 더는 설득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안 되겠다.”
“뭐? 무, 무슨 짓이야!!”
나는 한여름을 힘으로 제압한 뒤, 그를 묶기 시작했다.
수면? 그런 건 필요 없었다.
한여름에게 수면은 사치에 불과했다.
그에게 어울리는 건 바로….
“케이블 타이, 더 챙겨놓기를 잘했네.”
그의 손과 발을 꽁꽁 묶을 수 있는 케이블 타이였다.
나는 주변에 있던 파티원들이 당황하는 것을 무시한 채 한여름을 묶는 데에 집중했다.
“놔! 놓으라고! 죽여버리겠어!!”
“시끄러워.”
“흐으읍!!”
귀찮게 하는 한여름의 입과 눈도 같이 천으로 감싸서 막아버렸다.
“후우….”
나는 한여름은 완전히 결박한 뒤, 머리 위에 회전하며 떠다니는 주황색 보석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 주황색 보석에 시선이 가 있자, 박선희가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묻기 시작했다.
“그… 수호 씨. 너무 과한 거 아닐까요? 그냥 보내줘도 될 거 같은데….”
“아니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한여름… 이상한 저주에 걸린 거 같아요.”
“저, 저주요?”
나는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여름의 태도가 너무 돌변한 게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내 설명을 전부 듣고 나서야 삼인방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기 시작했다.
“하긴…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 정도는 아니었지.”
“맞아. 생각해보면 이상했어.”
“그런가? 나는 저번에 강간했다는 이야기랑 어울려서 별 이상을 못 느꼈는데….”
박진희만 어색하게 웃으며 볼을 긁적이고 있었다.
그런 박진희의 말을 들은 한여름이 몸을 꽈배기처럼 비틀면서 바닥에서 데굴데굴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으읍!! 흐으읍!! 끄으읍!!”
“시끄러워. 너 만약 계속 시끄럽게 굴면 여기에 놓고 간다?”
“흐읍!?”
민하연의 말에 따르면 거울은 육신을 뺏는 것뿐만 아니라, 그 육신으로 인생을 사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했었다.
그건 한여름의 육신을 얻은 거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울도 여기에 이대로 두고 가면 분명 다른 영혼들에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일단 얌전히 굴 것이다.
“흐읍… 끄읍….”
내 협박이 어느 정도 먹혔는지 한여름은 분노에 차오른 목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한여름을 보면서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일단 제가 일을 냈으니, 제가 책임을 질게요.”
나는 한여름을 모포에 둘둘 말면서 말했다.
“던전 안에 들어가다 보면 해결책이 나올 거예요. 일단 안으로 데리고 가죠.”
***
한여름은 거울을 미친 듯이 두드리며 소리쳤다.
“씨발! 내보내 줘! 내보내 달라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 안에서 유일한 소통인 거울은 그저 어둠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검은 화면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씨발! 간신히 얻은 육체인데! 왜 이런 꼴을….)
“이 개자식아! 나 내보내달라고!!”
(시끄러워! 씨발… 이럴 줄 알았으면 얌전히 굴면서 부탁할 걸 그랬나?)
거울은 잠시 혼잣말을 하더니, 바로 한숨을 쉬면서 목소리를 내보냈다.
(씨발… 외형이 괜찮아서 횡재했다고 생각했는데, 쓰레기 같은 녀석이었잖아!)
“누가 쓰레기야! 이 새끼야!!”
(능력도 쥐뿔 없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한테 병신 취급받는 게 쓰레기가 아니면 뭐냐! 씨발….)
한여름은 거울의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잠시 잠재우고 안도할 수 있었다.
‘이 새끼… 회귀는 모르나 본데? 다행이야. 그건 아무도 알면 안 돼!’
그렇게 안도하는 사이에 다시 거울의 목소리가 방에 울러 펴지기 시작했다.
(병신 같은 새끼… 여자친구랑 여동생이 다른 새끼한테 먹히는데, 자위를 해? 뭐 이런 병신이 다 있어….)
한여름은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을 깔보는 거울의 목소리에 분노와 짜증을 내며 다시 거울을 부술 듯이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가! 그렇게 병신 같으면 내놔! 내 몸 내놓으라고!”
(흥! 아무리 네가 병신 같아도 내가 간신히 얻은 육체를 내놓을 거 같아?)
거울은 금세 안정을 되찾고 침착하게 혼잣말을 시작했다.
(일단 얌전히 있어야겠네. 풀어주면 그때 나가면 그만이야. 보니까 동료들한테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으니까 적당히 타협하면 나를 보내줄지도 모르지….)
“씨발!”
한여름은 거울을 쉴 새 없이 두드리면서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어둠에 잠긴 거울은 흠집이 나는 건지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
‘나가야 해! 씨발! 여기서는 자살도 할 수 없어!’
한여름의 자살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자살이 아니었다.
자의로 죽기 위해 다른 존재의 힘을 빌려서 자살을 해왔었다.
대표적으로 몬스터였다.
강해 보이는 몬스터에게 달려들어서 약점을 드러낸 다음 한순간에 죽는 것이었다.
그나마 시도해볼 만한 진짜 자살이라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뿐인데….
‘여긴 그런 곳이 없어!’
한여름은 거울을 치는 것을 관두고, 보이지 않은 방을 장님처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발을 옮기는 중에….
콰당!
“끄아악!”
의자 다리에 걸려서 넘어져 버렸다.
“끄으읏… 씨발….”
한여름은 한동안 누운 채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안간힘을 쓰던 한여름은 점차 몸에 힘을 빼더니 고통을 참는 것도,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포기하기 시작했다.
‘씨발… 어차피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
한여름은 불빛이 없는 한 모든 발악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거울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고, 덕분에 방은 소리라는 존재가 죽은 듯이 고요함만이 맴돌기 시작했다.
‘채널… 열어볼까?’
한여름은 전날 채널의 존재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그들의 포인트를 미친 듯이 뽑아 먹었다.
그리고 모든 영상을 틀어준 뒤, 더 이상 포인트를 빨아먹기 힘들다고 판단한 한여름은 채널을 닫아버린 것이었다.
채팅은 한여름에게 스트레스 그 이상의 분노와 증오를 끌어올리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지금에 와서 아우성치는 채널의 존재들이….
‘씨발… 존나 조용하네.’
그리워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불과 한 시간 만에 벌어진 한여름의 변화였다.
하지만 한여름은 금세 정신을 차리고 어둠 속에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입을 열었다.
‘흥… 어차피 회귀만 하면 다시 지겹도록 볼 새끼들이야. 일단….’
한여름은 회귀라는 최고의 수단을 떠올리며 서서히 눈을 감기 시작했다.
‘잠이나 자자….’
그렇게 눈꺼풀을 전부 닫고 조용히 침묵을 맛보기 시작했다.
..
..
(하읏… 흐읏! 하응. 아저씨… 거기….)
“흐으… 뭐야?”
한여름은 갑자기 환하게 비추는 빛 때문에 동공에 느껴지는 괴로움을 버티기 위해 양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는 어둠 속에 오래 있던 탓에 갑자기 비친 빛 때문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한여름은 눈보다 귀에 집중하면서 소리를 캐치하기 시작했다.
그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는….
(하흣! 아저씨… 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괜찮아. 보면 어때서….)
“…설마.”
한여름은 미간을 한껏 찌푸리며 시야를 정상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그가 그토록 바라던 시야가 그의 동공 안으로 들어오면서 장면이 뇌에 인식되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어둠으로 뒤덮였던 방에는….
(하으읏! 아저씨… 우리 오빠… 도와줄 거죠?)
한봄이 가슴에 착유기를 달고, 성수호의 자지를 빨고 있는 장면이 거대한 거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