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49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98화(499/1201)
〈 498화 〉 498화 가족과 가족의 사이
* * *
비아트릭스의 침몽을 유도하라는 조언은 훌륭하게 먹혀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주변 눈치를 보지 않게끔 침몽을 유도하라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섹스하고 나서 머리를 비우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베아트리체의 성숙기로 인한 성욕을 내 꿈속에서 발산하게 만들려는 의도였던 것이었다.
꿈이란 몰래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었다.
베아트리체는 꿈에 들어오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욕망에 휩쓸려서 색기가 흘러내리는 옷으로 나를 유혹한 것이었다.
비록 선택한 옷이 어울리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마지막은 최고의 섹스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엄청난 경험이었다. 한 번만으로 진이 빠지는 건 오랜만이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베아트리체는 침대에 누운 채 내 팔에 끌어안으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좀 만 더 있으면 안되냥?”
“나도 그러고 싶지만, 부모님이랑 시간도 보내야지. 떠나면 또 한동안 못 볼 텐데.”
“으… 알았다냥.”
내 말에 설득된 베아트리체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팔을 놓아줬다.
전날 꿈속에서 첫경험을 나눈 뒤 나와 베아트리체는 더 이상 관계를 가지지 않고 차분히 대화를 즐겼다.
더 이상 섹스를 하지 않은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 번째 이유는 격렬하게 살을 섞고 나니 성숙기가 지나갔다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내가 못 버틸 것 같아서였다.
‘다른 건 몰라도 꿈속에서 하는 건 자제하자.’
베아트리체의 침몽으로 진행한 섹스는 마약과 같았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마약이랑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내가 섹스 경험이 많아서 망정이지, 만약 경험이 미숙한 상태에서 베아트리체와 섹스를 했다면 섹스가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베아트리체에게 흠뻑 빠져들었을 것이다.
만약 비올라가 아닌 베아트리체와 침몽에서 첫경험을 했다면 임무를 나가도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큐버스의 침몽 섹스는 그 정도로 중독성이 있었고, 내 무수한 경험 덕분에 정신을 차리고 자제할 수 있었다.
“베아트리체, 다음에는 현실에서 해보자.”
“냥? 꿈 별로냥?”
“아니, 꿈에서 하는 건… 나중에 좀 더 특별한 날에 하자. 가령 서로의 생일날이나 기념일에.”
“오오! 좋다냥. 헤헤헤….”
다행히 먹혔다.
일 년에 몇 번 하는 거라면 괜찮을 거라고 판단했다.
최악의 상황에는 에넬을 써서라도 회복하면 그만이니까.
‘후… 그런데 존나 쩔긴 했네.’
잠깐 정신을 흩트리면 어제 베아트리체의 보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정신 차리자.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나중에 아르모니아한테 상태를 점검해달라고 부탁하자.’
별일은 없겠지만,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기질창을 확인하는 게 최고니까.
나는 그렇게 베아트리체를 설득하고 나서 다시 가족의 시간을 보내게 해줄 생각으로 오웰과 비아트릭스를 소환했다.
그런데 소환하자마자 오웰의 눈초리가 얇아지면서 베아트리체를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 아빠. 왜 그러냥?”
(…이상하네. 딸, 혹시 몸 안좋아?)
“아, 아니! 나 생생하다냥!”
(뭐지…? 야, 너 혹시 내 딸에게 혹시 이상한 짓을….)
오웰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뭔가 물어보려는 순간이었다.
비아트릭스가 오웰의 팔을 확 잡아당기며 대화를 끊어버렸다.
(자, 자! 우리 같이 있을 시간도 많지 않잖아요. 이상한 일에 신경 쓰지 말아요.)
(으헉!)
그렇게 오웰을 끌고 가는 비아트릭스는 나를 보며 피식 웃으며 윙크를 해줬다.
나는 퇴장할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세 사람에게 인사한 뒤 바로 방을 나와버렸다.
‘묘족이라서 그런지 눈치 하나는 빠르네. 아니, 서큐버스를 아내로 둬서 그런 건가?’
비아트릭스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나는 공작의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페르온 성에 도착하고 나서 레나는 공작과 시간을 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중간중간 만날 때는 베아트리체의 안부를 묻거나, 짤막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처음에는 공작의 상태가 호전된 것만으로도 괜찮다며 나와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지만, 나는 한사코 거절하면서 그녀를 다그쳤다.
레나, 여기 있는 동안은 아버지랑 같이 있어. 이건 명령이야.
…감사합니다. 주인님.
분명 분위기는 질타하는 모양새였는데, 레나는 찰떡같이 알아듣고 하루 대부분을 공작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사실 공작의 방으로 향하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굳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도 될까?’
레나가 어느 정도 이야기를 잘 걸러서 이야기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페르온을 멸망시킨 주범이었다.
심지어 딸까지 빼앗아 간 파렴치한으로 여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도 내가 공작의 방으로 향하는 건 전날 레나가 내게 부탁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주인님,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무슨 부탁?
페르온 공작님께서… 뵙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불편하시면 제가 거절 의사를…
아냐. 괜찮아. 만나러 갈게.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미리 설명해놓겠습니다. 원하시는 시간에 들러주시면 됩니다.
레나가 직접 해온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사실 나는 만나는 것이 좀 꺼린다는 수준일 뿐이었다.
제일 불안한 건 나와 공작의 사이에 껴 있는 레나일 것이다.
나보다 오히려 공작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알 수 없을 테니까.
‘무슨 소리를 해도 최대한 참자. 레나의 부친이니까.’
당사자 앞에서 아버님 소리를 하면서 고개를 숙일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무례를 받더라도 최대한 참아줄 용의가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레나의 친부니까.
나는 방문을 앞두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였지. 지금 방문해도 되겠지?”
이미 아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은 따스한 빛을 발산하며 중천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아무리 몸이 좋지 않더라도 이 시간이면 분명 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안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이 담긴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어오셔도 됩니다. 주인님.)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이야… 나인 줄 어떻게 알았데….’
따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지만, 레나는 기척으로 나의 존재를 완벽하게 파악한 것이었다.
나는 공작의 침실을 들어간 뒤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레나가 서 있는 침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침대에는….
“….”
분홍색 머리카락의 중후한 남자가 상체를 일으켜서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알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꿈에서 봤을 때보다 한 20년은 더 늙어 보이네.’
비아냥이나 농담이 아니었다.
페르온 공작은 언뜻 보면 레나의 부친이 아니라, 조부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나이가 들어 보였다.
나는 침대로 다가가자마자 레나가 아닌 공작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성수호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소. 레나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소. 페르온 공자… 아니, 베르너 드 페르온이오.”
페르온은 공작으로서의 호칭을 입에 담다가 그만두고 자신의 순수한 이름으로 소개해왔다.
아마 익숙해지려면 오래 걸릴 것이다.
공작이라는 위치를 잊는 것이….
페르온 공작은 침대에 앉은 채 내게 살며시 고개를 숙이며 격식이 담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내 상태가 좋지 못해서… 결례를 용서해주시오.”
“아닙니다. 결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디 편히 계셔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소….”
페르온 공작은 힘없는 한숨을 쉬고는 레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레나야.”
“네, 공작님.”
“…잠시 자리를 비워주겠느냐?”
“….”
레나는 공작의 말을 듣고 나서 나와 공작을 조심스럽게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나와 공작의 사이에서 중재해도 모자랄 마당에 자리를 비운다면 여간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대로는 레나가 제대로 대답을 못 할 것 같아서 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레나는 부탁은 공작에게 들었지만, 내 허락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내 끄덕임을 인지한 레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알겠습니다. 공작님… 부디 필요하신 일이 있으시면 바로 호출해주십시오. 밖에서 대기하겠습니다.”
“아니다. 중요한 대화를 나누고 싶구나. 부탁이다.”
“…알겠습니다.”
레나는 산호색의 드레스를 입은 채 내 앞에서 서서 비슷한 말을 했다.
“필요하시면 바로 호출해주십시오. 주인님.”
“응, 알았어.”
“….”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내 눈에 보였다.
레나가 주인님이라고 말하는 순간 공작이 미간이 꿈틀거리는 것을….
레나는 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나와 공작을 쳐다본 뒤 고개를 숙이며 방을 나간 뒤 방문을 닫아버렸다.
“….”
“….”
복잡한 기류가 뒤섞인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초면으로서의 어색함과 구면과 다를 것이 없는 익숙함.
서로 적대하던 위치에 서 있는 악연과 그 이후에 감정을 풀어낸 인연.
모든 게 뒤섞여 있었다.
어떤 부분을 시작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야 하는지 공작도 갈피를 못 잡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대화의 주체는 많지 않았다.
우리 사이에 사담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중요한 건 용무뿐….
“편히 말씀해주세요. 어떠한 말이든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됐습니다.”
“….”
내 말에 공작은 눈을 차분히 감고 잠시 눈가를 파르르 떨고는 다시 눈을 떴다.
아까는 기운이 빠지고 흐릿했던 분홍색 눈동자가 지금 동공에 불꽃이 타오르듯 강렬한 눈빛을 담고 있었다.
공작이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크으….”
온몸이 바스러질 것처럼 위태롭게 일어나면서도 눈에는 힘을 풀지 않고 있었다.
다가가서 페르온을 부축해줄까 싶었지만, 나는 일부러 움직이지 않았다.
저런 눈을 하고 일어섰다면 각오해야만 했다.
‘고환 킥만 아니라면 어떻게든….’
나머지는 다 허용해줄 용의가 있었다.
저렇게 힘이 없는 사람이 때려봤자 얼마나 세게 때리겠는가.
페르온 공작이 힘겹게 침대를 나와서 내 앞에 서서 나를 눈에 힘을 주며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작아졌네.’
꿈속에서는 레나의 친부라는 것이 어울리게 나름 큰 키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몇 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변한 것이었다.
단 하나만 빼고….
“….”
강렬한 눈빛만 빼고….
그렇게 강렬한 눈빛을 내비치던 페르온 공작은….
쾅!
“!?”
갑자기 내 발밑에서 큰소리로 무릎을 찍더니, 내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부디 부탁일세! 내 딸… 내 딸이 다시는 이곳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주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