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3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32화(533/1201)
〈 532화 〉 532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시호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강한철의 거친 행위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으으… 또 하고 있어.)’
행위 자체는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는 행위를 하면서 내뱉는 강한철의 언행이었다.
탁! 탁! 탁!
“걸레 같은 년! 그런 새끼가 뭐가 좋다고!!”
(….)
자위할 때마다 강한철이 내뱉는 말이 시호의 가슴에 대못처럼 박혔다.
심지어 그의 작업실은 지금까지 시호가 봐오던 형태와 완전히 다른 형태를 띠고 있었다.
손에 닿는 것조차 거부감이 드는 휴지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역겨운 향을 풍길 것 같은 그런 잔해물들이 영혼인 시호의 코까지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도 시호는 참아줄 수 있었다.
‘(그래… 한철이도 남자니까. 애초에 내가 매번 옆에 있으니까 참고 있던 거겠지.)’
이미 오해의 불씨는 시호의 머릿속에 타들어 가서 산불을 일으킨 지 오래였다.
탁! 탁! 탁!
“흥! 처녀막도 수술로 재생한 거겠지! 창녀 같은 년! 크읏!”
그동안 보여줬던 강한철의 모습은 그저 자기 자신을 숨긴 것이고, 지금이 본모습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언제나 육신을 버리고 싶다고 했던 게 그저 사람을 혐오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
시호는 강한철이 평소에 말하던 육체 혐오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시호는 강한철을 마냥 미워할 수 없었다.
문제는….
탁! 탁! 탁!
“하아! 하아! 씨발년! 쓰레기 같은 년!”
‘(다시 한번 자리를 비워줘야겠지?)’
도저히 그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자신과 닮은… 그것도 자신이 빙의한 외국 여자를 보며 욕설과 함께 자위하는 남자.
심지어 그 행위는 거칠고, 사납기 그지없었다.
지금 당장 강한철을 부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시호는 미친 듯이 팔을 흔드는 강한철을 보며 문뜩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진짜 너무 다르다.)’
시호는 강한철과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늑대처럼 자신을 덮쳐서 허리를 흔드는 남자와 뱀처럼 음침하게 숨어서 팔을 흔드는 남자.
‘(생각해보면… 한철이가 여자랑 대화를 나누는 걸 본 적이 없네.)’
강한철은 시호 앞에서 의도적으로 여자와의 대화를 피해왔었다.
그녀의 앞에서 다른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호는 활활 불타오르는 오해의 산불이 옆 산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시호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강한철을 천천히 되새겼다.
‘(여자랑 대화를 못 나눴다는 거네… 그동안 여자친구도 안 만들었던 게 아니라, 못 만들었던 거고….)’
그리고 그녀가 강한철에게 느끼던 남자로서의 매력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지금 시호의 눈에, 강한철은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여자에게 선택받지 못해서 세상을 망치려는 남자로 보일 뿐이었다.
시호는 질색하는 표정으로 방을 빠져나왔다.
‘(으으으… 더 이상 못 보겠어. 다시 돌아가자.)’
시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강한철을 떠나서 자신을 품에 안아줄 남자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시호는 날아가면서 강한철과 완전히 상반된 남자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흐흥… 나도 많이 변했네. 예전에는 오빠 같은 남자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를 만나면서 시호는 많은 것이 변했다.
여자의 다리를 강제로 벌리고 그사이를 휘젓는 남자.
그런 남자의 모습이 시호의 모든 마음을 빼앗아버린 것이었다.
(남자는 박력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구나…. 언니들 말이 다 맞는 말이었네.)
자신과 다르게 남자를 홀리며 생활을 유지하던 과거 지인들을 떠올렸다.
여우라는 족속이 남자를 꾀는 존재라고 인식을 심어준 동료들….
시호는 그런 자신의 종족을 혐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결국 여우였네.)
결국 자신도 종족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나중에… 언니들을 만날 수 있으면 사과해야지. 그때 지랄 맞게 굴었던 거….)
시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남자를 향해 쾌속으로 날아갔다.
***
시호가 없는 사이에 나는 시호가 남겨놓은 여자와 한차례 섹스를 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하아… 하아… 오빠 때문에 아침 못 먹게 생겼잖아.”
“하하, 미안….”
아침을 굶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옆에서 숨을 몰아쉬며 여운에 잠긴 여자를 품에 안은 채 시호의 종속창을 확인했다.
=====
*시호(종속 1단계)*
성벽 : 자위 횟수가 많거나, 섹스를 못 해본 기간이 긴 남자의 호감도가 하락한다. (소급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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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벽을 작성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더 붙였다.
그건 바로 소급 적용.
간단히 말해서 과거의 일도 전부 합산해서 호감도가 하락한다는 의미였다.
원래의 시호라면 강한철의 자위 장면을 봐도 적당히 넘어가 줬을 것이다.
하지만 저 성벽이 있다면?
‘그동안 여자를 너무 멀리한 것이 오히려 시호랑 멀어지는 계기가 되는 거지.’
중요한 건 강한철이 여자를 멀리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성벽은 무조건 시호를 기준으로 삼는다.
시호의 꿈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시호는 강한철이 여자와 멀리하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시호의 기준에서 강한철은 여자와 단 한 번도 섹스를 못 한 남자가 되는 것이다.
‘일단 시호는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네. 그럼….’
이제 다음 타겟을 찾을 시점이었다.
강한철이 쉽게 자신의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자는 딱 두 존재밖에 없었다.
한 명은 시호.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강한나….’
강한철의 동갑내기 사촌 남매.
어린 시절 두 사람 다 동시에 부모를 잃고,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던 사촌 남매였다.
그리고 강한나도….
‘시호를 볼 수 있다라….’
강한철과 마찬가지로 시호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강한철과 강한나는 어린 시절 산에 조난당한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사당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때 사당에 있던 시호의 봉인이 풀리면서 두 사람은 덩달아 [영혼 감지] 능력을 얻게 된 것이었다.
강한나의 정체는 시호를 통해 꽤 많이 알 수 있었다.
이제 그 강한나를 잡아야 하는데….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할까….’
[그냥 조디악에게 연락해서 잡아들이면 되지 않습니까?]강한나는 현재 고민태의 연구소에서 근무 중이다.
그것도 꽤 큰 신뢰를 받을 정도로 실적을 내는 연구원으로….
조디악에게 강한나의 정체를 말하면 일말의 의심 없이 바로 그녀를 잡아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자칫 강한철이 정신을 차리고, 오히려 복수심에 불타오를 수도 있잖아.’
우리의 최종 목표는 강한철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강한나를 인질로 잡아서 그를 끌어낸다?
지금까지 철두철미하게 자신을 숨겨온 놈이다.
인질 한 명 잡았다고 찌질하게 울면서 구하러 올 놈이 아니라는 것이다.
‘뭐, 질질 짜면서 딸딸이는 쳤지만.’
[….]어쨌든….
인질이 아니더라도 강한철을 산 채로 잡기 위해서는 강한나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강한나를 만나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들어가야 하나….’
결국 내가 고민태의 연구소에 직접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문제는 방법이다.
조디악에 말하면 어렵지 않게 연구소에 프리패스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들어가면 너무 티가 나서 의심 사기에 딱 좋지.’
강한철이 나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이 그저 하이볼 당첨된 녀석이 갑자기 연구소를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면 빼도 박도 못하게 적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강한나에게 여과 없이 전해지겠지.
‘방법이 없으려나….’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마침 벽 너머로 익숙한 상태창이 하나 다가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호인가 싶었지만….
(뭐야. 또 다른 여자야? 맙소사….)
방에 들어오자마자 고개를 획 돌리는 이민수였다.
이민수는 내 옆에서 이불을 덮고 요염한 숨결을 내는 서양인 외모의 여자를 힐끗 쳐다보며 말을 더듬었다.
(대, 대단하네… 이번에는 외국인….)
나는 그대로 자는 척하며 눈을 감고 [영혼의 시간]을 사용했다.
유체 이탈을 하자마자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눈깔을 뽑기 전에는 그 버릇을 못 고칠 모양이네.)
(아니, 본능이라니까!)
(그놈의 본능은….)
나는 짜증과 안타까움이 가득히 서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냐니… 보고하러 왔지.)
나는 며칠 전 선거를 뒤집을 폭탄을 투여한 뒤, 이민수에게 한가지 명령을 해 놓았다.
명령의 내용은 도주하는 녀석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
(모두 다 파악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름깨나 날리던 녀석들은 최대한 알아뒀어.)
(잘했어.)
(그….)
(…?)
이민수는 그렇게 보고하고는 갑자기 뜸을 들이며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눈치 보는 모양새가 여자에게 힐끔거리는 것과 비슷해서 순간 손이 올라가 버렸다.
(씁!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왜, 왜 그래!? 갑자기 왜 때리려고!)
(아, 너 표정 보니까 갑자기 기분 나빠져서.)
(….)
이민수는 내 말에 어처구니없어하는 표정을 하더니, 금세 크게 한숨을 쉬면서 내게 본론을 말했다.
(그… 구준병의 위치도 알아냈어.)
(아하….)
이민수가 왜 이렇게 뜸을 들이나 했더니….
그의 최종 목표인 복수를 해달라는 의미였다.
이민수는 구준병이 죽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 계속 주시해. 나머지 녀석들은 상황 봐서 잡아들이고, 구준병 그놈은 최대한 잡히지 않게 해줘야지.)
(…뭐?)
이민수는 절망감이 담긴 표정으로 내게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복수해준다며!? 설마 거짓말이었어? 내가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지금 와서….)
(아씁! 시끄러워!)
(히익!)
내가 손을 올리자 아까처럼 쭈구리 방어 자체를 펼치는 이민수.
화가 났어도 쭈구리는 쭈구리라는 건가….
나는 인상을 쓰면서 설명했다.
(너 구준병이 죽었으면 좋겠어?)
(당연하지! 그러려고 너를 도운 건데!)
(그럼 죽은 다음에는?)
(주, 죽은 다음?)
역시나 이민수는 그다음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죽은 다음… 그다음은 단 하나뿐이다.
(같이 사후 세계에서 하하 호호 웃으면서 쎄쎄쎄라도 하려고?)
(아… 아니. 절대 그렇게 못 지내지.)
(그런데 죽이고 싶어?)
(아….)
이제야 좀 머리가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분명 육체는 세상에 더 없는 보물이다.
하지만 그런 육체를 가지고도 인생을 제대로 못산다면?
그리고 나중에 죽고 나니, 자기 삶이 누군가의 손에 처참하게 짓밟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제 이해가 갔어?)
(어… 이해했어. 괜히 투정 부려서 미안해.)
(알았으면 됐어. 나 이제 다음 계획 생각해야 하니까. 정 여자 보고 싶으면 여탕이나 아니면 연예인 집에 몰래 들어가.)
(나, 나는 그런 짓 안 해!!!)
(귀 아파 새꺄!)
(히익!)
유령 고막 터질 뻔했네….
내가 그렇게 손을 휘적거리며 육체로 돌아가려고 하자, 이민수가 겁먹은 표정을 풀고는 내게 물었다.
(그런데 다음 계획이라니? 너 또 뭔 짓을 하려고?)
이민수는 내 정체를 정확히 모른다.
아니 아예 모른다고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민수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영혼을 볼 수 있고, 정치에 개입했다는 사실 뿐이니까.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고민태의 연구소에 잠입하려고. 이왕이면 의심을 사지 않고 들어갈 방법을 찾는 중이야.)
(흐음… 들어가는 건 너도 가능하지 않을까?)
(무슨 소리야? 연구소에 신청하면 견학이라도 시켜줘?)
그야 조디악을 통한다면 그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명분이 필요하다.
견학하러 갈 수 있는 합리적인 명분이….
이민수는 내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원래 이번 선거 끝나고 나서 고민태 연구소에 국회에서 감사 들어갈 예정이었던 거 알아?)
(…감사?)
(응. 선거가 만약 XX당의 압승이었다면 연구소를 완전히 뒤집을 생각이었나 봐.)
하긴 그것 때문에 강한철이 선거에서 이기려고 기를 썼으니까.
그런데 감사랑 무슨 상관?
(그야 OO당이 압승했지만, 이미 감사 예정이 잡혀서 일단 진행될 거 같더라. 너 전에 어떤 정치인한테 후원금 건네지 않았어?)
(어, 그냥 마음에 들어서 줬지.)
내가 후원한 금액은 10억.
사실 강한철의 어그로를 끌 용도로 준 거였지만….
그 정치인이 양심이 있다면 최소한 식사 하자는 연락 정도는 해올 것이다.
그야 얻을 거 없이 나이 많은 남자랑 같이 밥을 먹지는 않겠지만….
(그 후보가 이번에 당선됐잖아. 내가 알기로는 그 사람 명문 대학에서 생명공학과 교수로 있던 사람 아냐? 당연히 감사에 그 사람도 끼지 않겠어?)
이민수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그 사람한테 부탁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