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3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35화(536/1201)
〈 535화 〉 535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나는 구내식당을 들어가면서 감탄했다.
‘아까도 들르긴 했지만, 다시 봐도 대단하네.’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5급 시설에 포함된 구내식당은 내가 생각하던 일반적인 구내식당과는 차원이 달랐다.
심지어 나는 현대식의 영사관과 중세식의 슈트라의 학교 식당을 이용한 적이 있었다.
그 두 곳 모두 그쪽 세계에서는 최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식당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영사관 식당은 세계 최고의 대접을 받는 영웅들과 그런 영웅 새내기들이 있는 만큼 엄청난 시설을 갖췄고.
슈트라는 중세식이긴 했지만, 현대에서 느낄 수 없는 고풍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내 마음속에 영사관과 슈트라의 식당 등급은 한 단계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이 아니라, 평생 이곳에 있고 싶네요.”
“훗….”
강한나는 나를 향해 자부심이 담겨 있는 비웃음을 날리며 식당에 들어갔다.
‘거참… 여길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강한철과 내통을 하는 것을 보면 싫어하는 것 같은데, 이곳을 마냥 싫어하는 느낌도 아니었다.
시호의 꿈속에서 본 강한나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여자로 나왔다.
빙의로 간혹 몸을 빌려주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몸만 빌려줄 뿐이었다.
시호도 강한나의 기억을 함부로 살펴본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시호와 사이가 나쁜 것 같지도 않았다.
시호와 대화를 나눌 때는 또 즐거운 표정을 지었으니까.
‘뭐, 속마음은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일단 밥이나 먹자.’
식사하는 방식은 간단했다.
일단 원하는 자리에 앉은 뒤, 테이블에 있는 스크린으로 요리를 주문한다.
그러면 식당 내부로 주문 리스트가 전송되고, 요리가 완성되는 즉시 테이블로 제공된다.
이 모든 과정에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구내식당 내부 네트워크와 기계들이 처리하는 것이었다.
‘자, 그럼 자리를 정해보실까.’
내 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강한나는 나를 피해 저 멀리 걸어가더니, 이미 자리를 정해놓은 듯 어떤 원형 테이블에 앉았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착석해 있는 상황.
나는 내 장기인 뻔뻔함을 내밀며 그 자리로 가서 바로 강한나의 옆자리에 앉았다.
“….”
진짜 순간이었다.
순간이었지만, 엄청난 혐오감이 담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 강한나.
하지만 그런 강한나의 표정이 오히려 내 마음에 칠리소스의 달콤함과 매콤함을 동시에 맛보여줬다.
‘저 표정을 보고 싶었다고.’
강한나는 다시 표정을 원상복귀 시킨 뒤, 미소를 지었다.
“아까 식당 이용 방법 설명해 드렸죠? 굳이 애처럼 이렇게 들러붙어서 드실 필요는 없어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잖아요. 한번 옆에서 지켜보려고요.”
“어머, 초등학생도 이해할 정도의 설명이었는데. 그걸 굳이 실행을 봐야 한다니 안타깝네요.”
입가에 미소를 드리우며 입 안에서는 독설을 내뱉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 독이 담긴 혓바닥으로는 어림도 없지.
“설명이라는 게 원래 어려운 법이죠.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
나는 은연중에 설명을 못 한 너의 책임이라고 억지를 담아서 혓바닥을 놀렸다.
강한나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미간이 살짝 꿈틀거렸다.
이긴 건 아니지만, 최소한 무승부 처리는 됐다.
그렇게 침묵이 깔리자, 옆에 있던 연구원이 의문의 표정으로 강한나에게 질문했다.
“이분은 누구신가요? 처음 뵙는 거 같은데….”
“이번에 의원들과 같이 온 사람이에요.”
강하다.
의원분들도 아니고, 의원들.
그리고 온 ‘분’이 아닌, 온 ‘사람’.
의원들과 동행한 내가 있음에도 강한나는 표면상으로도 의원들에 대한 존중의 표현을 담지 않았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태도였다.
“잉? 의원? 내가 아는 그 의원? 갑자기 왜?”
“저번에 말했잖아요. 선거 끝나면 온다고.”
“엥? 선거가 있었어요? 대통령 뽑았나?”
“….”
강한나의 어처구니없어하는 표정을 보면서 이곳의 실태를 알 수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바깥세상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야 모든 연구원이 이런 건 아닐 것이다.
‘같이 앉아 있는 사람들은 딱 봐도 강한나랑 비슷한 직책인 거 같은데.’
딱 봐도 지금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평연구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나마 말이 통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아, 나는 기억하고 있어요. 그 감사인가 뭔가 온다고 했던 거요?”
“네.”
“강한나 씨가 고생이 많네. 바깥쪽 일 좀 안다고 그런 인간들이랑 마주해야 하고….”
“괜찮아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그럼 옆에 앉아 있는 이 인간도 그쪽 사람인가요?”
“네.”
강한나가 그나마 예의를 차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 사람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의원을 그 인간들이라고 표현하고, 눈앞에 둔 나를 이 인간이라고 표현하는 연구원….
그나마 강한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신체 재생 연구소 책임자입니다.”
“전 근육 골격 담당 연구소 책임자고요.”
“이야… 바깥사람은 오랜만이네요. 저는….”
각자 내게 악수와 함께 자기소개를 했다.
강한나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저 의원이나 나라는 사람에 관심이 없다 뿐이지, 악의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은 절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들 책임자급 연구원들이네. 아르모니아, 심심한데 기질이나 보자.’
[알겠습니다.]내 앞에 몇 개의 기질창이 띄워지면서 그들의 성향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종합적으로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미친… 여기 혹시 식당이 아니라, 지옥 밑바닥 아냐?’
강한나가 인간성이 살짝 결여된 느낌이었다면 여기 있는 놈들은 그런 범주를 넘어서고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미친 기질을 꽤 많이 봐왔다고 자신했지만, 오늘부로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절단 도착증], [자기 절단 도착증], [인체 개조 욕구]….
인간의 상식을 넘어선 기질….
[네크로필리아], [포미코필리아]….
그리고 나조차 질리게 만드는 기질들….
하나의 기질로 저 모든 것을 정의할 수 있었다.
[사이코패스]
솔직히 저 기질창을 보지 않았다면 순하게 웃는 연구자들을 보며 선한 인물로 착각했을지도 몰랐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가지고 있는 재능은 학문적인 재능뿐이었다.
마법이나 무력 같은 특수한 재능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싸운다면 나 혼자 여기 있는 놈들을 한 손가락으로도 전부 죽일 수 있었다.
‘미친놈들 집합소였군.’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친분을 쌓으면 오히려 곤란한 존재들입니다.]아르모니아의 말대로 친분을 쌓을수록 내 인생을 피곤하게 만들 녀석들이었다.
그렇다고 쫄 필요는 없었다.
일단 내 뒤에는 고민태가 있고, 무엇보다 이 녀석들이 내게 무슨 짓을 한다고 당해줄 나도 아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 녀석들은 딱히 나한테 관심이 없어 보였다.
처음에 인사 한번 나눈 뒤에는 강한나와 오늘 있었던 연구에 관한 이야기만 나눌 뿐이었다.
관심이 없는 덕분에 같은 자리에 앉는 것도 별문제 없어 보였고….
‘다음에도 막무가내로 옆자리에 앉아도 되겠네.’
나를 신경 쓰는 건 강한나 한 명뿐이었다.
그렇게 강한나의 옆에 앉아서 얌전히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기계가 음식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착한 음식을 먹으며 감탄과 함께 기질창을 대충 더 훑어봤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강한나랑 이 녀석들이랑 공통점이 있긴 하네.’
[강박적인 경쟁심], [과도한 승부욕], [질투심]
도발 한번 걸면 바로 머리 뚜껑 열고 달려들 인간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런 미친 인간들을 보면서도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이런 인간들이 모였는데, 어떻게 웃고 떠들 수 있는 거냐.’
신기한 것을 넘어서서 그냥 재미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궁금해졌다. 이런 인간들은 머리 뚜껑 열리면 어떻게 싸울지 말이다.
[필시 한번 걸려들면 이길 때까지 승부를 거는 인간들입니다. 엮이면 피곤할 것 같습니다.]‘피곤하긴 하겠지, 그런데….’
[…?]나는 옆에 앉아 있는 강한나를 힐끗 쳐다봤다.
다른 연구원들과 다르게, 불편하기 짝이 없는 기다란 머리카락.
강한나는 그런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올리며 귀에 건 다음, 음식을 차분하게 먹고 있었다.
이런 미친놈들 안에서 그나마 정상인으로 살아가는 강한나.
‘강한나랑 엮일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 없지.’
이놈들이랑 잘 엮이면 강한나도 쉽게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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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게이지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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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게이지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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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게이지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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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게이지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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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식사를 같이하며 간혹 눈을 마주칠 뿐인데, 올라가는 최면 게이지.
하지만 한참 부족했다.
호화로운 음식조차도 별 감흥 없이 후루룩 먹는 연구원들….
이런 식으로는 일주일 내내 같이 밥을 먹어야지 100%를 한번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녀석들이랑 엮이려면 어떻게 해야하…. 응?’
기질창을 쭉 훑어보던 나는, 눈에 띄는 기질의 종류를 발견했다.
그것도 한 명이 여기에 앉아 있는 전원에게서….
‘오호… 승부욕이 뛰어나다더니 저런 것도 있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식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다들 식기를 놓고 각자의 방식으로 만족하기 시작했다.
“크… 역시 여기 밥이 최고야.”
“내가 여기서 지내는 이유가 밥 때문이야. 여기 밥맛 없었으면 밖에서 살인 저지르고 다녔을걸?”
“나도, 나도~”
진심과 농담이 섞은 살벌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런 와중에 한 사람이 먼저 눈에 광채를 드리우더니,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도 한잔?”
그 말에 다들 갑자기 침묵이 감돌더니, 입가를 씩 올리며 서로 득달같이 말하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설마 그걸 굳이 말해야 하나?”
“빨리 가자. 나는 취하지 않으면 잠이 오질 않아.”
다들 술에 반응하면서 식사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를 그런 연구원들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진짜 술에 환장했군.’
[알코올 의존증], [알코올 중독], [주당]….
연구소에서 갇혀 지내는 스트레스? 아니면 그저 술 애호가? 아니면 과도한 승부욕으로 인한 집착?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기 있던 연구원들 전부가 술과 관련된 기질들을 달고 있었다.
다들 당연한 듯이 술자리 약속을 잡는 순간이었다.
연구원 중의 한 명이 내게 선뜻 묻기 시작했다.
“아, 혹시 그쪽도 술 좋아하시나요?”
참고로 이 서글서글한 미소를 짓는 이 새끼는 [네크로필리아], 시체애호가 기질을 달고 있는 놈이다.
나는 최대한 기질을 신경 쓰지 않으며 대답했다.
“아, 저요? 저도 술 좋아하죠.”
“오! 그럼 한잔하실래요!?”
“아, 좋죠!”
내가 환하게 웃으며 술자리 참여 의사를 살짝 내비치자, 내 옆에 있던 강한나가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휘저었다.
“이 사람한테는 권유하지 마세요. 이 사람은 일반인이에요. 저희 자리에 끼면….”
“저는 괜찮은데. 혹시 외부인이라서 안되는 건가요?”
내 질문에 강한나는 피식 웃더니, 비웃음과 함께 매혹적인 미소로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쪽을 위해서 하는 말이에요. 여기 있는 분들 술자리에 끼면… 그쪽, 내일 일어나지도 못해요.”
“흐음? 저 술 진짜 쎈 편이라 괜찮아요.”
“푸훗! 아, 실례….”
강한나는 내 말에 순간 코웃음을 치고는 표정을 다시 굳혔다.
그리고 내 말에 반응한 건 강한나뿐만이 아니었다.
“일주일간 이곳에 있겠다고 했죠? 오래간만에 새로운 사람!?”
“크~ 매번 똑같은 멤버라 질렸는데.”
“이번에는 며칠 갈까?”
“난 사흘.”
“크흣! 난 오늘 하루 마시고, 바로 뺄 거 같은데?”
“이렇게 된 거 내기하자!”
다들 갑자기 돈을 걸더니, 내가 얼마나 버틸지 내기를 걸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들의 입에 담겨 있는 액수는 그저 내기 수준이 아니었다.
“자, 그럼 이번에도 하루마다 천만 원씩?”
“딱 좋네. 이번에는 부디 좀 오래 버텨주면 좋겠네.”
내기의 방식은 간단했다.
일단 여기 있는 사람들이 각자 내가 버틸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를 정한다.
그리고 내가 버틴 날짜를 정확하게 맞춘 사람이 그 날짜와 천만 원을 곱한 액수를 전 인원에게 받는 것이다.
‘그냥 승부욕에 미친 수준이 아니네. 이 정도면 그냥 도박 중독 아닌가?’
[기질에 도박 중독이 있는 자가 있습니다.]‘미친놈들 소굴이네. 나는 내일도 가겠다는 소리는 안 했는데.’
그렇게 다들 나를 보며 내기를 하고 있을 때, 마침 강한나의 차례가 왔다.
“강한나 씨는 며칠?”
“…이번 주는 술자리에서 빠질게요. 일주일간 의원들 상대해야 해서요.”
“와, 강한나 씨가 이렇게 빼는 건 처음이네. 뭐, 어쩔 수 없지.”
다들 별로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저 자기들이 참여할 술자리와 내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하지만 나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강한나 때문에 미친 놈들이랑 술을 마시려는 건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최면을 거시겠습니까? 다만 지금은 강한나의 의지가 견고해 보여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일 때문에 발을 빼겠다는 강한나.
하지만 강한나의 기질에도 술과 관련된 기질이 있었다.
[애주가]
민하연과 마찬가지로 술을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그런 그녀가 의지를 다지고 술자리를 거부한 것이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최면을 걸어도 쉽게 넘어오지 않을 것 같았다.
‘최면은 안 될 거 같아. 마법을 써야지.’
[…?]나는 강한나를 술자리로 불러들이게 할 마법을 영창했다.
“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