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40)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39화(540/1201)
〈 539화 〉 539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내가 강한나와 들어간 곳은 붉은빛이 꽉 찬 밀실이었다.
마치 사진을 현상할 때 사용하는 밀실 같은 분위기였다.
벽뿐만 아니라, 천장과 바닥 심지어 강한나의 새하얀 옷조차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강한나는 나와 이곳에 들어온 후 바로 문을 걸어 잠그자마자 입을 열었다.
“이상한 장소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여기만 유일하게 CCTV랑 녹화 장치가 없어서 고른 것뿐이에요.”
강한나는 조금 더 설명을 이어갔다.
이곳은 외부 전파와 내부 전파의 간섭을 완전히 차단하는 공간이었다.
신경계 연구는 미세한 진동이나 전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서 이곳에 부른 이유가 뭔가요?”
“…원하는 게 뭐죠?”
본론을 직구로 던졌다.
괜히 말 돌려봤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나는 아니지만….
“원하는 거라….”
“최대한 맞춰드릴게요. 돈? 아니면 정치?”
강한나가 자신있게 말하듯 그녀는 내게 돈과 권력을 줄 힘을 가지고 있었다.
강한철을 이용하면 되니까.
아무리 강한철에게 버린 패 취급을 받더라도 그에게 부탁하면 그 정도는 어렵지 않게 들어줄 것이다.
강한철에게 그런 일은 별로 큰일이 아니니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
“그런데 그게 정말이었나 봐요? 저는 그냥 잠꼬대 같은 건 줄 알았는데.”
“….”
강한나는 능청스럽게 말하는 나를 보며 입술을 잘근 깨물며 노려봤다.
“당신 때문에 이상한 오해가 가면 나만 곤란해서 그래요.”
“아하… 즉, 한나 씨가 중얼거린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거네요?”
“당연하죠.”
강한나는 헛웃음을 내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애초에 진짜였으면 제가 당신이랑 이렇게 대화도 안 나눴겠죠. 말했죠? 여기는 치외법권 지역이고, 제가 마음만 먹으면 당신을 죽이고 모른 척하는 건 일도 아니에요.”
강한나는 일단 굽히지 않고 강하게 나가기로 한 모양이었다.
하긴 강한나 입장에서는 당당하게 나설 이유도 존재했으니까.
잠꼬대 하나로 갑자기 척살 대상이 되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코웃음 치며 넘어가기에는 그러니까 이렇게 숙이고 들어오는 거겠지.’
나는 그렇게 강한나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며 이야기를 진행했다.
“혹시라도 저도 미리 말해야 할 게 있어요.”
“…뭔데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었다.
“딱히 저는 돈이나 명예, 권력은 관심 없어요. 돈은 좋지만, 권력은 달고 있어봤자 오히려 짐만 되는 거 같더라고요.”
“그럼 돈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세요?”
“하하, 그런데 지금은 딱히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다만….”
나는 비릿하게 미소를 지으며 강한나에게 물었다.
“강한나 씨는 관심이 있네요.”
“…뭐요?”
붉은 조명과 함께 드리워진 강렬한 혐오감.
강한나의 얼굴에서 모조리 섞여 나오고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싫어하네.’
강한나의 꿈속을 통해서 그녀가 남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강한나는 자신보다 재능이 떨어지는 남자를 혐오한다.
그 재능의 기반은 학문적인 부분.
심지어 그토록 혐오하는 연구소 직원들조차도 인간적으로 혐오할 뿐이지, 이성으로서 거부감을 가지는 건 아니었다.
‘그야 네크로필리아 같은 실체를 알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런데 강한나는 나를 인간적인 것을 넘어서서 이성으로도 혐오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재능 하나 없이 그저 돈 좀 있는 남자.
즉, 나는 강한나가 호감을 느낄 이유가 하나 없는 인간이었다.
‘돈까지 없었다면 진짜 개차반이었겠네.’
그나마 돈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며 이야기를 진행했다.
“연구소에서 지내는 동안 저랑 상대해주세요.”
“…이미 해드리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에이, 설마 똑똑한 분이 제 말을 이해 못 한 건 아니겠죠?”
“….”
강한나는 내 도발이 담긴 대사에 입술을 잘근 깨물며 눈을 파르르 떨었다.
머릿속에 수많은 고민이 교차하는 것이 느껴졌다.
나 같은 놈이랑 같이 있는 건 싫지만, 괜한 분란을 일으켜봤자 좋은 건 없으니까.
‘거기다 그게 진실이니까 어쩔 수 없겠지.’
내가 정말 입을 뻥긋하는 순간 강한나는 진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고민이 길어지는 강한나의 고민을 정해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만약 여기 있는 동안 저를 불만 없이 상대해주면 절대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서로 윈윈이죠?”
“후우….”
강한나의 한숨에는 두 가지의 기운이 느껴졌다.
안도와 짜증.
적당히 상대해주면 넘길 수 있지만, 그렇다고 상대하는 건 또 싫은 그런 상황.
하지만 강한나의 대답은 결국 정해져 있었다.
“알았어요. 그쪽 말대로 상대해드리죠.”
..
..
상대해주는 것에 스킨쉽은 일절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당연히 입에 담지도 않은 섹스도 안되는 것이고.
어디까지나 여유 시간 동안 대화를 하거나 같이 식사하면서 데이트하는 형식으로 상대해준다는 것이었다.
‘뭐, 그것만 해도 충분하지.’
사실 생각 같아서는 협박을 제대로 해서 조교 형식으로 굴복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손기술만 있다면 강한나가 알아서 다리를 벌리게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미 꿈속을 통해서 이것저것 알아냈으니까 굳이 그렇게 갈 필요는 없겠지.’
지금 강한나는 부서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었다.
그야 부순다면 쉽게 함락시킬 수 있겠지만, 마음이 산산이 조각날 가능성도 컸다.
그런 식으로 해서 강한철을 잡아낸다 쳐도 한가지 문제가 생긴다.
‘시호가 나한테 정나미가 떨어지면 안 되지.’
시호에게 성벽이 걸려 있는 한 강한철에게 언젠가 정나미가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시호는 강한나까지 망가지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강한나의 정신을 산산이 부순다면 종속이 걸려 있는 시호라고 해도 분명 나를 꺼리게 될 것이다.
그럼 자칫 시호를 함선에 데리고 가겠다는 계획이 물거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강한철과 여우 혼령,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단연코 강한철이라는 것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시호를 바란 건 다름 아닌 아르모니아였다.
하지만 아르모니아가 시호를 바란 건 동료로서 유능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서 나는 시호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고.
혹시라도 내가 시호를 택할 것을 우려해서 한 말일 것이다.
내가 워낙 여자를 잘 챙기니까….
‘그럼, 알지. 둘 다 얻으려고 노력하겠지만, 만약 안 되면 강한철 쪽이 우선이라는 거.’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강한나와 나란히 걸었다.
그녀와 가는 곳은 구내식당.
그리고 구내식당 안에는….
“오, 승자께서 등장하셨군.”
“비록 마지막은 못 봤지만 말이지….”
어제 술자리에서 뻗은 엑스트라들이 나를 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환영해줬다.
나는 술자리 멤버를 보며 감탄했다.
‘와… 그렇게 처마시고도 맨정신이라는 건가.’
대부분 간이 술에 혹사당하면 다음 날 제대로 된 생활을 못 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인간들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취기는커녕 기력이 빠졌다는 느낌 하나 없었다.
생각해보면 강한나도 오전에는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완전 맨정신 상태를 보여주기도 했고….
‘역시 에넬 짱….’
에넬 없었으면 내가 죽어가는 모습으로 나타났겠지….
나는 그렇게 에넬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달으며 식사를 했다.
“자, 오늘도 갈 거죠?”
“하하. 네, 가야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나는 이번에도 술자리에 끌려갔다.
“한나 씨도 당연히 콜?”
“…갈게요.”
내 눈치를 보는 강한나와 같이….
술자리는 어제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다들 취하지 않는 나를 어떻게든 술로 굴복시키기 위해서 자신들의 간에 독소를 퍼부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일어나는 이벤트들….
“한나 씨! 느린데? 설마 어제 일로 쫄아서 간이 쪼그라들었나?”
“….”
마시는 행위를 조절하던 강한나는 주변의 도발에 못 이겨서 결국 어제처럼 마시기 시작했다.
오히려 절제하다가 터지니 자제력을 잃은 모습까지 보여줬다.
그리고 결과는….
“끄으응….”
술자리 멤버가 내 쪽을 바라보며 테이블에 쓰러졌다.
딱 한 명만 빼고….
“키히히… 히끅! 우웁! 우우우웁!!”
네크로필리아 게이는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입을 틀어막고는 화장실로 직행했다.
두 번의 술자리로 알 수 있었다.
‘네크로필리아 게이가 이 중에서 술이 제일 쎄네.’
나는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화장실로 향했다.
‘아씨, 같이 마주하기는 싫지만, 오줌은 마렵고….’
[에넬로 해결하시겠습니까?]‘…그런 것까지 가능한 거야?’
진짜 별개 다 가능하네….
‘그건 하지 마. 그냥 싸면 그만이지….’
소변까지 에넬로 해결하고 싶지는 않았다.
뭐랄까… 아르모니아에게 못 할 짓을 하는 느낌이라서….
나는 화장실에 들러서 재빠르게 소변을 누기 시작했다.
‘빨리 싸고 나가서 강한나나 데리고 가자.’
문제가 있다면 취기는 에넬로 풀더라도 속 안에 쌓인 물까지 사라진 건 아니라 그런지 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폭포수 같은 소변을 누고 있을 때….
“끄으… 오늘도 졌네요.”
“….”
네크로필리아 게이가 이미 속을 게워내고 나오고 있었다.
그는 뒤집힌 속으로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사람 좋은 미소로 내게 말을 걸었다.
“진짜 술 쎄네요. 이거, 내일도 질 거 같은데…. 크흐흐….”
“….”
네크로필리아 게이는 침묵하며 소변을 보는 나를 보며 낄낄 웃기 시작했다.
“크흐흐… 설마 어제 한 말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
남자는 휘청거리는 몸으로 내 옆에 소변기 쪽에 팔을 걸더니,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설마 강한나 씨가 별로인가? 아! 그건 아니겠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딱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으니까.”
그가 그렇게 주절대는 사이에 나는 몸속에 있던 물을 전부 빼내고 나서 소변기에서 나와 입을 열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
남자는 딱히 내 말에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슬며시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뭐, 생각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속마음이 궁금했지만, 더 이상 네크로필리아 게이를 붙잡지는 않았다.
괜히 붙잡으면 한참을 이야기할 거 같은 느낌이라….
그렇게 술자리가 마무리되고, 나는 강한나를 업고 기숙사로 향했다.
술자리는 어제보다 일찍 마무리되었다.
어제는 중간에 발동이 걸린 반면에, 오늘은 아예 나를 타겟으로 놓고 시작부터 미친 듯이 달렸기 때문이었다.
‘뭐, 승부욕만으로는 에넬을 이기는 건 무리지.’
나는 속으로 웃으며 강한나를 업고 내 기숙사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일부러 묻는 척도 하지 않았다.
‘고작 고개 끄덕이는 거에 최면 게이지를 쓰는 건 아깝지. 오늘은 써야 할 곳도 있으니까.’
나는 그렇게 희미하게 웃으며 강한나를 침대로 데리고 갔다.
‘아으으….”
오늘도 연구원 복장을 입은 채 정신을 못 차리는 강한나.
‘오늘은 어떻게든 버티려고 용을 쓰더니, 결국 이렇게 되네.’
술자리에서 빼는 건 주변 분위기 때문에 불발이 됐고, 술을 덜 마시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강한나는 오늘도 술에 완전히 취해서 내 침대에 눕게 되었다.
‘자, 그럼 시작해보실까.’
[…? 설마 몸에 손을 대실 겁니까?]내가 뭔가 하기도 전에 들려온 아르모니아의 의문.
내 말 때문에 오해가 깃든 모양이었다.
‘손을 대기는 해야지. 그런데….’
[…?]나는 강한나의 옆에 누우면서 비릿하게 웃었다.
‘내가 손을 대는 게 아니지. 강한나가 나를 건드리는 거지.’
***
“크으….”
“…?”
곤히 자고 있던 강한나는 자기 귀에 흘러 들어오는 신음과 함께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몰려오는 숙취.
“끄읏… 하으… 오늘도 또 멈추지 못하고….”
강한나의 습관이었다.
잠을 깨자마자 눈을 감은 채, 전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반성하는 행위.
그리고 그녀의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사건.
이민수의 방.
옆에서 들여오는 남자의 목소리와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지금 자신이 누워있는 자리가 이민수의 침대이고, 그와 같이 있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하아, 설마 오늘도 그 남자… 응?”
강한나가 그렇게 한숨을 쉬면서 눈을 뜨려는 순간이었다.
“크으읏! 한나 씨!”
“으? 엥? 뭐, 뭐예요!?”
강한나는 남자의 신음과 함께 자신의 손에 갑자기 뜨거운 액체들이 쏟아지는 것을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기분 나쁜 질감이 느껴지는 액체는 침보다 점성이 높은 점액질이었다.
강한나는 손바닥에 들러붙은 점액질에 놀라며 눈을 떴다.
그렇게 눈을 뜬 강한나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이, 이게 무슨….”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남자의 바지에 손을 넣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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