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4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48화(549/1201)
〈 548화 〉 548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시호는 귀를 파닥거리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강한나의 기숙사.
금남구역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그런 장소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욕실에서….
크읏… 한나 씨….
가만히 있어 봐요. 씻겨주잖아요.
그, 그런데 왜 그 장소만 씻겨주는 건데요.
흥…!
시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 한나가 이상한 짓 당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처음에는 남자의 목소리에 당황해서 강한나가 불순한 일을 당하나 싶었던 시호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알 수 있었다.
오히려 강한나가 남자를 몰아세우는 중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또 내 안에 들어올 녀석이잖아요. 깨끗하게 씻어놔야지.
불과 얼마 전이었다면 시호는 강한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남자 덕분에 무수한 경험을 했고, 덕분에 강한나가 내뱉은 말의 의미를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한나가…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구나. 그 한나가….)’
시호가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강한나는 남자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던 여자였다.
간혹 누군가를 좋아할 법한데도 불구하고 시선은커녕 자신에게 호감을 보여주는 남자들을 혐오하던 강한나였다.
그런 강한나가….
이 구슬만 한 곳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양이 나오는 거예요?
하하… 제가 좀 유달리 사정량이 많은 편이에요.
외간 남자와 음란하기 짝이 없는 대화를 서슴없이 나누고 있었다.
지금 욕실 안에 있는 강한나는 시호가 알던 강한나가 아니었다.
마치 다른 차원에서 건너온 목소리만 같은 인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른 말투를 구사하고 있었다.
시호는 지금 당장 강한나에게 가서 그녀와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후우… 갈 곳 없어서 왔는데. 지금 방해하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기분 좋게 남자와 음란한 대화를 나누는 강한나에게 말을 걸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한철이랑은 만나고 싶지 않고… 오빠도 갑자기 자리를 비웠고….)’
영혼 상태라고 해도 심심할 틈이 없이 지내던 시호는 요 일주일간 지루함이 뭔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끙… 일단 나중에 다시 찾아오자.)’
시호는 또 정처 없이 떠돌 생각을 하니 암담했지만, 그녀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떠나기 전에 할 수 있는 선택을 떠올렸다.
시호는 다시 몸을 돌려서 욕실 쪽으로 조심스럽게 향했다.
‘(아… 누군지는 확인해볼까? 최대한 한나의 시선을 피해서….)’
시호는 강한나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못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들어간 벽을 통해 바라본 내부에는….
‘(…어?)’
“남자는 왜 이렇게 자주 세워요?”
알몸으로 남자의 고간을 닦아주는 강한나와….
“후우… 저도 모르겠네요.”
강한나의 손길을 받으며 미소를 짓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남자가 있었다.
..
..
새파랗다 못해 태양이 환하게 비추는 맑은 하늘.
평소라면 이런 날씨를 보며 기분 좋게 날아다닐 시호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 쾌청한 하늘을 날면서도 전혀 미소를 띠지 않고 있었다.
그저 침울한 표정을 한 채 날아갈 뿐이었다.
(….)
시호가 봤던 욕실 내부는 충격 그 자체였다.
카리스마 넘치고, 지고지순한 모습을 보여주던 강한나가 아양을 떨며 봉사하듯 남자의 몸을 씻겨줬고.
그리고 그런 강한나를 상대하던 남자는….
(오빠가 왜 거기에….)
자기가 그토록 사랑하던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두 사람의 접점을 찾을 수 없었다.
남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던 강한나와 연구소와 전혀 상관이 없던 남자.
심지어 그 두 사람은 이미 애정행각을 마치고, 욕실에서 서로 교감을 나누며 열기를 교환하고 있었다.
(한나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다행이지만….)
시호에게 강한철과 강한나는 특별한 인물이었다.
그저 호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서서 가족과도 같은 존재들….
두 사람 모두, 나이를 먹다 보면 언젠가 변하리라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둘 다 동시에 갑자기 변하다니….)
그나마 시호와 이승을 이어주던 두 사람이 동시에 변해버린 것이었다.
강한철은 자위에 미쳤고, 강한나는 남자에게 홀린 것.
그리고 그사이에는….
(…오빠가 껴있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강한철 쪽은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었다.
그는 그저 관계를 맺는 장면을 보며 폭력적으로 자위를 할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강한나는 아니었다.
(…어쩌지?)
시호는 지금까지 다른 여자의 몸에 빙의해서 남자에게 바친 전례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 행동을 하면서 공허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내 남자가 영혼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 공허함마저 전부 행복으로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세상 모든 여자를 바치더라도 자신만 봐준다면 감내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대상이 갑자기 강한나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후우… 일단 침착하자. 오빠랑 한나가 어떻게 만나게 된 건지 아는 게 중요해.)
시호는 일단 간단하게 알아볼 요량으로 강한철에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
..
시호는 강한철의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괴물의 위장 속에 들어온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야….)
쓰러져 있는 남자, 그런 남자가 얼굴에 박고 있는 걸레, 그리고 걸레에 묻어 있는….
(우웁….)
점액질의 액체들….
냄새를 못 맡는 시호였지만, 일주일간 강한철의 행동을 보면서 걸레에 묻어 있는 액체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평소와 다른 존재도 눈에 띄었다.
‘(…피!?)’
강한철에 얼굴에 파묻혀 있는 걸레에는 투명한 점액질뿐만 아니라, 붉은색 점액질도 섞여 있었다.
걱정….
정말 잠깐이었지만, 시호의 가슴에 걱정이라는 감정이 머물렀다.
하지만 걱정이 머문 시간은….
(으으….)
단 1초였고, 이 참사를 보다 보니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
시호는 도저히 입 밖으로 말하지 못했지만, 속으로 강한철을 한심하기 그지없게 생각하고 있었다.
평생 육체는 쓰레기라고 외치며 세상을 바꾸겠다는 포부로 가득했던 강한철.
이제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로지 육체의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자위에 빠져 살게 된 것이었다.
차라리 여자들을 미친 듯이 만나면서 성욕을 해결했다면 시호도 이렇게 그를 혐오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몰골이 도대체 뭐야….)
자신이 사정한 정액을 담은 걸레에 얼굴을 박은 그의 모습을 보면서 동정심 한줄기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심지어 시호가 짜증이 올라오는 이유는 처참한 몰골뿐만이 아니었다.
(하아… 나랑 싸우고 나서 바로 그 짓을 한 거야?)
시호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시호와 싸운 강한철이 그녀가 떠난 뒤 언제나 자위를 했다는 사실을….
시호는 확신은 없었지만, 확신하지 않고 싶은 마음에서 일부러 몰래 엿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보고 확신으로 가득 찬 순간….
(지금까지… 계속 내가 없으면 이 짓을 했다는 거네?)
역겨움만이 그녀의 머릿속을 휘젓기 시작했다.
시호는 강한철의 모습에 걱정하기는커녕 빨리 이 장소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어쩌지? 한나한테 다시 가볼까?)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시호는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다가 화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화면 안에는….
(…한나?)
강한나가 쾌락의 늪에 빠져서 절정에 도달한 것 같은 모습이 멈춘 재 화면에 띄워져 있었다.
..
..
(….)
시호는 종일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다.
지금까지 그녀의 즐거움은 강한철과 강한나와의 소통, 그리고 생전 모르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삶을 엿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통구는 막혔고, 모르는 사람들의 삶 따위는 이제 관심이 없었다.
고작 일주일 만에 그녀가 가지고 있던 모든 즐거움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며 무의미하게 날아다니던 시호는….
‘(아… 또 하는구나.)’
남자와 강한나가 한창 살을 섞고 있는 침실에 도착했다.
강한나는 자신을 껴안고 애무하는 남자에게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흐읏… 너무 과하게 하면 내일 감사 때 힘드시지 않겠어요?
저는 괜찮은데… 설마 벌써 지치신 건가요?
…오늘 밤은 한숨도 못 잘 줄 아세요.
강한나는 남자의 도발을 받고는 단정하게 입고 있던 연구원 복장을 거칠게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강한나는 옷을 벗을 때마다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손과 팔을 멈추지 않았다.
시호는 자신보다 큰 키를 지닌 강한나의 피부가 점차 드러날 때마다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한나가 정말… 몸매가 좋긴 하구나.)
그렇게 감탄하다가도….
‘(가슴은… 가리개였구나.)’
빙의를 했다고 해도 신체는 직접 보지 않으면 몸매를 정확히 체감하기 힘들었다.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닌 강한나의 몸을 몰래 볼 생각을 한 적도 없었고….
즉, 시호는 처음으로 강한나의 가슴을 본 것이었다.
‘(하, 한나 정도면… 충분하지.)’
평소에 다른 여자들을 보며 고개를 절레거리던 자기 행동을 반성하며 조심스럽게 끄덕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행위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서로 애무를 하고, 키스하며 몸속에 있는 흥분과 쾌감을 섞어서 쾌락으로 만들며 이성을 잃는 행위.
시호는 애무에 정신이 팔린 두 사람을 보며 시무룩하게 중얼거렸다.
‘(…두 사람 궁합 정말 좋아 보이네.)’
직접 경험하는 것과 삼자의 시점으로 보는 건 꽤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과는 비슷하게 흘러나갔다.
‘(하아… 하아… 조, 조용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시호는 두 사람의 행위를 보며 치마 속으로 자신의 손을 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속곳을 풀고 손가락으로 음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애무하며 시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아… 하아… 오빠의 손이… 진짜 좋은 거였구나.)’
시호는 저 멀리서 강한나의 이성을 녹이는 남자의 손길을 바라며 최대한 비슷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하는 자위는….
‘(이게 아냐… 흐읏… 아냐… 이게….)’
분명 기분은 좋았지만, 그 정도가 전부였다.
달아오르는 기분보다 팔이 아픈 감각이 먼저 올라왔고, 그런 통증 때문에 도통 분위기를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시호는 오히려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크읏… 하읏… 오빠가… 진짜 노력해주고 있는 거였구나.)’
자신을 애무하며 쾌락에 젖게 해주는 손놀림이 그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상대방을 끊임없이 신경을 쓰고, 배려하는 행위였다는 사실을….
하지만 한번 시작한 자위는 그저 답답하고, 분위기를 못 잡는다고 멈춰지지는 않았다.
‘(하아, 하아… 조, 좀만… 더….)’
시호는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를 보며 자위를 했다.
..
..
시호는 침실 내부를 몰래 엿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아… 부족해.)’
시호는 두 사람의 신음을 반찬 삼아 자위를 했지만, 절정은커녕 남자에게 느껴졌던 손길의 손끝만큼도 도달하지 못한 것이었다.
욕구를 해소하려다가 오히려 욕구가 쌓인 상황.
시호는 머리와 하복부에 차오른 열기를 발산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을 지켜봤다.
시호의 눈에는 이미 몇차례 관계를 가진 뒤, 욕구를 완벽하게 해소한 강한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읏… 츄읍… 츄르릅….”
지쳐서 잠에 빠진 남자의 몸을 혀로 핥고 있는 강한나.
결벽증이 있는 강한나가 남자의 체액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그의 자지를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듯 핥고 있었다.
‘(한나가 정말 많이 변했네… 아니, 원래는 저런 성격인 게 아닐까?)’
그런 그녀를 보면서 시호는 결심했다.
‘(…지금이 기회야.)’
시호는 조심스럽게 강한나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침실로 들어간 시호의 모습을 본 강한나는….
“푸후웃!”
혀에 달라붙어 있던 정액을 온 사방에 흩뿌려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남자는 깨지 않았다는 것 정도?
강한나는 입을 벌린 채 귀신을 본 것처럼 어버버 거리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기 시작했다.
“시, 시호… 여, 여긴… 아! 이, 이건 그러니까… 아, 저….”
강한나의 당황하는 모습이 생소했던 시호는 쓴 미소를 짓고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
(한나야…. 일단 나가서 이야기할래?)
“그… 그럴까.”
강한나는 시호가 벽을 뚫고 나가는 와중에도 남자의 몸에 이불을 깔아주며 신경 써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 그냥 허투루 좋아하는 건 아니었구나.)’
시호는 강한나의 행동을 보며 미소를 지은 뒤, 거실로 나와서 그녀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강한나는 가운을 입고 나와서 시호에게 안부부터 묻기 시작했다.
“그… 갑자기 와서 놀랐어. 요새 잘 지냈어?”
강한나는 마치 혼잣말을 하듯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다.
사방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시호는 그런 그녀의 안부에 쓰게 웃으며 대답했다.
(음… 애매하네….)
“…? 애매하다니? 한철이는?”
(…요새 싸워서 거의 말도 안 하고 있어.)
“뭐라고?”
강한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묻기 시작했다.
“한철이랑 싸워? 왜? 무슨 이유로?”
(끙…. 그걸 모르겠어. 그냥… 한번 틀어지고 나니까 좀처럼 말하기 껄끄럽달까나?)
“…시호.”
강한나는 지금껏 시호가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활기찬 여자.
그게 바로 시호였다.
강한나는 지금까지 마음속에 담겨 있던 강한철의 애정이 모두 사라지자 오히려 짜증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애정을 줬던 만큼 증오심이 더 크게 피어오른 것이었다.
“하아… 강한철… 내가 나중에 연락해볼게. 내가 이번에는 단단히 한소리를 해서….”
그렇게 강한철과 제대로 된 싸움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시호가 그녀의 말을 자르고 쓰디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한나야.)
“응?”
(나… 좋아하는 남자 생겼어.)
“…뭐?”
강한나는 시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런 강한나의 어리둥절한 표정은 시호의 다음 말로 인해 산산이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남자가… 지금 침실 안에 있는 남자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