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62)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61화(562/1201)
〈 561화 〉 561화 동서냉전
* * *
단기 임무에서 복귀하고 하루가 지났다.
아침 일찍 아르모니아에게 불려간 나는 그녀와 간부 회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럼 어제 처리한 일들을 보고하겠습니다.”
“응.”
나는 의자에 앉아서 아르모니아의 보고를 듣기 시작했다.
보고라고 해서 거창할 건 없었다.
일단 시작은 어제 하루 동안 사용한 에넬에 대한 것이었다.
“이미 아시겠지만, 1,000만 에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받는 즉시 이민수를 저희 소속으로 만들고 [빙의 의식]을 습득시키면서 51만 에넬이 소모됐습니다.”
조디악에게 1,000만 에넬을 받았다.
나는 에넬을 받자마자 이민수를 함선 소속으로 만든 뒤, [빙의 의식] 스킬을 습득시켰다.
딱히 이민수를 함선으로 불러서 동료로 만들려는 의도는 없었다.
이민수를 함선 소속으로 만든 건 그저 스킬을 습득시키기 위한 일이었다.
소속으로 만드는 데에 1만 에넬.
그리고 스킬을 습득시키는 데에 50만 에넬.
총 51만 에넬.
엄청난 지출이었다.
심지어 이민수와는 이제 만날 일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런 녀석에게 어마어마한 수치의 에넬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그놈의 약속이 뭔지….”
약속.
나는 분명 이민수와 처음 만났을 때, 구준병에게 복수해주겠다는 약속을 걸고 도움을 받았다.
방법이 없다면 모를까 나는 이민수가 직접 구준병에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나는 속 안에 든 죄책감을 못 본 척하지 못하고 에넬을 지출하면서 녀석을 도운 것이다.
아르모니아는 무표정으로 눈을 감고 살며시 질타했다.
“도움이 되지 않는 지출이었습니다.”
“끙….”
“하지만….”
아르모니아는 살며시 눈을 뜨고 나를 지긋이 보며 입을 열었다.
“마음에 응어리를 풀고 올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마웠다.
아르모니아의 입장에서 반대했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지출이었지만, 그녀는 내가 그 일을 결정할 때 반박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바라봐줬다.
“…고마워.”
내가 감사의 말을 건네자, 다시 눈을 감으며 살며시 질타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부디 여유가 넘칠 때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알았어. 명심할게.”
나는 그렇게 아르모니아의 잔소리를 웃으며 받아들인 뒤 계속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1,000만 에넬을 받고 나서 한 일은 과소비였다.
황당한 소리 같겠지만, 애초에 에넬을 쓰기 위해서 번 것이었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에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일단 생활실 하나에 50만, 화원에 100만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음악실을 따로 만들까 했지만, 화원에 악기들을 놓는 것으로 타협 봤습니다. 그리고 저번에 눈여겨보셨던 [강인한 정신력] 스킬을 배우는 데에 50만이 들었습니다.”
“총 251만 쓴 거네? 하루만에….”
“맞습니다.”
아깝지는 않았다.
하지만 속 안에 안타까움이 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뭐, 쓰려고 버는 거니까.”
“일단 여기까지가 소비한 에넬에 대한 보고입니다. 현재 760만 정도의 에넬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은 레벨이 오른 스킬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전투적인 스킬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레벨이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 스킬 레벨이 올라 있었다.
[영혼 소환술 LV 2], [영혼 교감 LV 3], [최면 세뇌 LV 4], [정신 조작 LV 3], [기억 조작 LV 2]전부 1이었던 스킬들이 소소하게 레벨업을 한 것이었다.
평범한 스킬들이 저렇게 레벨업을 했다면 그냥 코웃음을 치며 지나갔겠지만….
“오오! 전설 스킬이랑 특수 스킬도 사용하다 보면 오르긴 하는구나.”
지금 레벨이 오른 스킬들은 전부 전설과 특수 스킬들이었다.
“천만다행입니다. 만약 저 스킬들을 무조건 에넬로 올려야 했다면… 저희는 언제나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을 것입니다.”
특히 전설 스킬은 배울 때 1,000만 에넬이 드는 괴물 같은 스킬이다.
그런 스킬을 에넬로 레벨업 한다? 스킬을 배운 것에 의의를 두는 쪽이 훨씬 이득일 것이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게,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른 것이었다.
“특히 최면은 자주 사용하시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비록 레벨업으로 인한 체감은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사용하기 쉬운 능력이라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알았어. 명심할게.”
이제부터 보는 사람 족족 최면을 걸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에 최면 세뇌 레벨이 제일 많이 올랐는데, 아마 자주 사용한 것 때문일 가능성이 컸다.
게이지만 채우는 건 심지어 페널티도 없으니까 아마 금세 10까지는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번뜩 떠오른 사실….
‘…아르모니아가 허락한 거니까 본인한테 걸어도 되려나?’
궁금했다.
아르모니아의 최면 게이지를 채우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내가 그렇게 머릿속으로 고민하는 사이에….
“….”
“….”
아르모니아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무표정으로 서 있었다.
마치 하려면 해보라는 식으로….
‘…못하겠다.’
이상하게 거부감이 든다.
나는 결국 뚫어지게 쳐다보던 눈을 돌려서 아르모니아에게서 시선을 떼어냈다.
“….”
그 이후 다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일단 강한나 씨의 생활실만 마련했습니다. 시호 씨의 생활실은… 혼령이다 보니 아직 불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합의하에 두 분이 같이 지내기로 했습니다.”
“그건 다행이네. 한나랑 시호는 어때?”
어제.
강한나와 시호가 정식으로 우리 함선의 소속으로 입사했다.
두 사람은 그저 놀란 것으로 넘어서서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상황을 따라갈 수 없던 두 사람은 결국 아르모니아가 전담으로 맡아서 하루 동안 함선을 돌아다니며 설명해줬다.
사실 다른 건 몰라도 딱 하나 걸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임무.
우리 기업이 어떤 식으로 에넬을 벌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
그 부분을 어떻게 이해시키어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했었다.
다행히 그 고민을 아르모니아가 해결해줬다.
“강한나 씨는… 의외로 금방 받아들였습니다.”
“…진짜?”
사실 시호보다 걱정되는 것이 강한나였다.
강한나도 나름 성격이 유별난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랑하던 남자가 알고 보니 여자 여럿을 거느린데다가 심지어 다른 여자를 또 추가하러 갈 예정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내 예상과 다르게 강한나는 아르모니아의 설명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아직 거부감이 있는 듯싶지만, 이 함선을 마음에 들어 하면서 이해했습니다.”
“엥? 내가 아니라. 함선?”
“네, 그렇습니다. 속마음은 직접 만나서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회의 끝나면 바로 강한나를 만나러 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에는 시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시호 씨는… 당분간 수호 님과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 상처받았나?”
의외라기보다는 좀 아쉬웠다.
시호는 여러 여자의 몸에 들어가며 성벽의 영향을 받은 적이 있었다.
종속의 주인인 내게 다른 여자를 바치고 싶어 하는 황당무계한 성벽.
그 성벽을 시호에게 직접 건 것은 아니었지만, 영향을 받아서 나름 태연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었다.
“씁… 어쩔 수 없지. 내가 계속 설득하는 수밖에….”
“아닙니다.”
“…응?”
“상처가 아닙니다. 창피함 때문입니다.”
“…창피함?”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창피함?
설마 철재로 만들어진 함선에 성적으로 매료된 건가??
이상성욕? 인가 싶었는데, 아르모니아가 내 헛생각을 캐치하고는 바로 분위기를 잡으며 고개를 절레거렸다.
“혼잣말에 대해 창피함입니다.”
“…?”
“수호 님은 시호 씨가 보였음에도 모르는 척하지 않으셨습니까? 시호 씨는 그런 상황에서 혼잣말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지금 굉장히 창피해하고 있습니다.”
“아하!”
내가 처음 시호를 만났을 때, 나는 시호를 보지 못하는 척하며 연기를 했다.
그리고 시호는 당연히 자기가 보이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내 앞에서 촐싹거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때 했던 말들을 몇 가지 떠올려 보면….
(흐엑! 느끼해!! 뭐 이런 놈이 좋다고!)
(느끼해! 느끼해… 으에….)
초면에 굉장히 실례되는 말로 내 험담했고….
(이렇게만 보면 내 취향이랑 전혀 다른 호색한일 뿐인데….)
(뻥 치고 있네! 한 시간 전부터 기다려놓고!)
(와… 이 여자 보면 볼수록 여우 같이 행동하네.)
중간에 서서히 나와 같이 있는 한미소를 질투하고….
(…이런 거 보면 괜찮은 녀석 같기도 하네.)
결국 내게 넘어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했던 혼잣말을 내가 전부 또렷하게 듣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곳에 오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었고….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창피하긴 하겠네.”
“한동안 혼자의 시간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다음 임무 전에는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많아지니까 신경 쓸 게 많네.”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이걸로 회의는 끝?”
“그렇습니다. 남은 에넬은 필요한 곳에 사용한 뒤, 임무에 투입하기 전에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
활기차게 일어나며 외친 나를 보며 아르모니아가 질문을 했다.
“다음 임무지는 어디로 정하셨습니까?”
“다음 임무지는….”
이미 정해 놓은 곳이 있었다.
그건 바로….
“영사관이지.”
성수아와 초서현… 오랜만에 보고 싶어졌다.
..
..
나는 아르모니아와 회의를 마치고 혼자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마침 저 멀리서 걸어오는 강한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한나는 그동안 입었던 연구원 복장이 아닌, 함선에 어울리는 선원 복장을 하고 있었다.
세일러복.
일본 여고생이 입는 복장이 아닌, 진짜 해군이 입을 법한 선원 복장을 하고 있었다.
‘캬… 죽이네.’
확실히 강한나의 몸매 비율이 좋아서 그런지 웬만한 복장은 다 어울리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가슴이 작아서 어울리는 건가….’
이건 평생 마음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죽을 테니까.
강한나는 주변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함선 복도를 구경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흥미롭게 구경하나 싶었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녀가 짓는 표정이 그저 흥미로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이로움.
강한나는 강철로 뒤덮인 함선 복도를 보며 신을 바라보는 종교인처럼 함선 내부를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강한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강한나였다면 이미 먼 발치에서 내 시선을 눈치채고 바로 고개를 돌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푹 빠져서 보고 있네.’
함선 내부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내 모습을 감지하지 못한 듯 보였다.
나는 그런 강한나의 곁에 몰래 다가가서 속삭이듯 말을 걸었다.
“어때요? 이곳은?”
“꺄아아악!!”
내 말에 고양이처럼 화들짝 놀란 강한나가 펄쩍 뛰며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
다행히 넘어지기 전에 내가 붙잡아줘서 매혹적인 엉덩이가 바닥에 찧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뭘 그렇게 놀래요?”
“노, 놀라지 않게 생겼어요!?”
“하하….”
내가 어색한 웃음으로 그녀를 일으켜 세워주자, 강한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투덜거렸다.
“인기척 좀 내주세요. 나는 내가 뭐 잘못 건드렸나 놀랐잖아요.”
“조심할게요.”
내가 히죽거리며 웃자, 강한나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투덜거렸다.
“아르모니아 씨는 진짜 괜찮은 사람 같던데… 당신이라는 사람은….”
“오, 아르모니아가 마음에 들었나 봐요?”
강한나는 내 눈치를 보고는 주변을 살며시 둘러본 뒤 입을 열었다.
“짧게 대화를 나눈 것뿐이지만, 괜찮은 사람… 아니, 솔직히 대단한 사람 같았어요. 결국 이 거대한 함선을 혼자 운용한다는 거잖아요?”
강한나는 그 이후로 아르모니아와 함선에 대한 칭찬을 쉴새 없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민태의 연구소에 들어갈 당시에 유토피아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함선을 보는 순간 그곳은 유토피아가 아닌 그저 고물 더미가 쌓인 고철장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에덴… 좀 과할지 모르지만, 저한테 이곳은 낙원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곳에서 지내게 될 줄이야.”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네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속인 것까지 마음에 든다는 건 아니에요.”
“하하….”
나는 강한나의 눈초리를 피해 복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시선을 돌리며 보자….
“응? 시호인가? 어라? 베아트리체도 있네?”
내 시야가 닿는 복도에 시호와 베아트리체가 서로 바라보는 듯이 서 있었다.
시호는 금색, 베아트리체는 보라색.
두 사람이 굉장히 튀는 색을 띠다 보니 먼 곳에서도 확실히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강한나는 저 멀리 있는 시호를 보며 갸우뚱했다.
“시호는 아까까지 자고 있었는데. 일어났나 보네요. 그런데….”
강한나가 시호와 베아트리체를 보면서 나지막이 읊조렸다.
“저기 두 사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