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72)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71화(572/1201)
〈 571화 〉 571화 영웅 사관 학교 (5)
* * *
“혹시… 탑에 입단하실 생각 없으신가요?”
“어… 그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안이었다.
아무리 내가 탑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고 해도 그게 입단과 직결되리라 생각하지는 못했으니까.
“제 실력으로 어떻게….”
나도 이쪽 세계의 현실을 충분히 직시하고 있는 인간이었다.
영웅은 실력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것만이 진짜 영웅으로 추대받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니까.
성품이 뛰어난 것과 실력을 인정받는 건 별개의 문제다.
내가 간혹 실력 발휘를 하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성수아나 초서현이 위험할 때뿐이었다.
현재, 예리엘은 내 실력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였다.
그나마 판단력이 좋고, 궁술과 마법을 좀 쓸 줄 아는 수준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게 저 제안을 했다는 건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
‘설마 사무직이나 경비원 같은 거 말하는 건가?’
그것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세계 2위 길드인 탑의 정식 단원으로 들어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
하지만 내 생각을 읽은 듯한 예리엘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혹시라도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탑의 정식 단원으로 제안한 거예요.”
“네? 하지만 제 주제에 무슨….”
내가 겸손하게 나 자신을 낮춰서 대답하자, 옆에 있던 성수아가 팔꿈치로 내 팔을 쿡쿡 찌르면서 내 말을 끊었다.
그리고는 본인이 이야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성수호 교관님께서 이런 대화는 별로 해본 적이 없으셔서 그런가 봐요.”
“네? 아뇨.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탑에 들어갈 정도는….”
“씁… 가만히 계세요.”
“….”
아니, 나 들어가기 싫다고….
내가 탑에 왜 들어가….
그렇게 말하고 싶어도 결국 내 입에서 거부 의사를 내뱉는 건 분위기상 불가능해 보였다.
보조 교관 주제에 감히 정식 교관(심지어 상급 영웅)과 탑의 수장, 교장이 보는 앞에서 이런 제의를 막무가내로 거절하는 것도 이상해 보일 테니까.
결국 나를 대신해서 성수아가 대화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성수호 교관님은 제가 따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훗… 다른 사람이 보면 가족처럼 보이겠구나.”
“가, 가족이요!?”
“그래, 뭐랄까… 친남매 느낌이 나네.”
“아….”
성수아는 가족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다가 친남매라는 소리에 오히려 시무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표정이 너무 다채로워서 내가 불안할 지경이었다.
예리엘은 그런 성수아를 보며 갸우뚱하더니, 이내 나를 보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천천히 고민해봐요. 지금 당장 입단하라는 건 아니니까.”
“네? 그럼 언제로…?”
“정식 입단을 고려하고 있으니, 내년 신입 단원 채용할 때 신입 기수로 넣을 예정이란다.”
“아… 정말 정식으로 고민하신 거군요?”
“그래. 이런 시기에 갑자기 입단시키면 다른 사람들 눈에 보기 좋지 않을 테니까.”
“하긴….”
어느새 이야기는 이미 내가 입단을 결정한 것처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일단 예리엘이 나를 직접 만난 이유를 알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걸 속 시원히 해결해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성수아였다.
“예리엘 님…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성수호 교관님을 따로 불러서 해도 되지 않았나요?”
성수아의 말에 반응한 건 교장이었다.
교장은 커다란 덩치에 맞지 않게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런… 성수아 교관님은 제가 입이 가벼운 사람으로 보이나 보군요.”
“아, 아닙니다! 교장님께서 그런 분은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하하하! 걱정하지 마시죠. 애초에 예리엘 님께서 저를 찾으신 이유가 지금 일에 관한 것 때문이니까.”
“네?”
성수아가 의문의 표정으로 예리엘을 바라보자, 예리엘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인재를 선점해 놓으려면 그만큼 사람이 필요한 법이니까.”
“아….”
즉, 예리엘은 나를 영입하기 위해서 직접 행차한 것도 모자라서 교장에게까지 부탁한 셈이 되는 것이었다.
다른 쪽에서 혹시라도 내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아씨… 이러니까 더 부담되네.’
[부담 가지실 필요 없잖아요? 그만큼 대우를 받는다는 건데.]‘저는 표면상으로는 영사관 소속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괴인 단체의 소속이에요. 눈에 계속 띄어서 좋을 게 없어요.’
그야 내가 지금까지 괴인 단체의 인물과 만난 적이 없으니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심지어 나를 영사관에 넣어준 녀석도 직접 만나 보지 못했을 정도니까….
하지만 위험성이 늘어나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예리엘은 대충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고 판단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에 맞춰서 교장이 일어서서 그녀를 문 앞까지 배웅했다.
“그럼, 예리엘 님.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그래요. 주말에 바쁠 텐데 방문해서 미안해요.”
“하하하! 다른 분은 몰라도 예리엘 님은 편하실 때 방문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사가 마무리되고, 나와 성수아도 교장에게 인사를 한 뒤 세 명이 교장실을 나란히 나왔다.
예리엘은 그렇게 교장실을 나오자마자 교장실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아, 두 사람한테 또 할 이야기가 있어.”
“네?”
예리엘은 의문의 표정을 짓고 있는 나와 성수아를, 미소와 함께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다음 주에 시간 좀 내줘.”
..
..
나는 별빛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 검은색 하늘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에브리카 회장과 만나 본 적 있으신가요?”
내 생뚱맞은 말에 성수아는 딱히 의아해하지 않고,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저도 직접 뵌 적은 없어요.”
내가 갑자기 에브리카 회장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건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바로 그 사람과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예리엘의 중개로….
“걱정이네요. 예리엘 님만큼 유명한 분을 제가 만나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세계 최고 기업의 대표가 직접 만나자고 한 것이다.
눈에 띄는 행동을 자제하고 싶은데, 계속 눈에 띄는 일들이 벌어져서 참 곤란할 따름이다.
그런 내 모습을 오해한 성수아가 피식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에브리카 회장은 예리엘 님과 꽤 친분이 있는 걸로 유명한 분이니까.”
“그럼 다행이네요.”
나는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성수아의 손가락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봤다.
영사관 내부에서 절대 볼 수 없는 대자연을 품은 숲.
바로 동물의 마을이었다.
원래 이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었다.
재료를 구하고, 집을 증축하는 일.
하지만 지금 나와 성수아는 접속하자마자 게임 관련 플레이는 전혀 하지 않고 그저 개울가에 나란히 앉아서 담소를 나눌 뿐이었다.
마치 데이트하는 것처럼….
다만 그 모습이 외부에서 봤을 때는 마냥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닌 것 같았다.
그 증거로 강한나가 아까부터 엄청나게 투덜거리고 있으니까….
[아니, 취향 이상한 여자네. 왜 남자를 어린애로 만들어서….]‘성수아 씨가 고의로 한 거 아니에요.’
내가 어린애 모습인 이유는 처음 이 게임을 접속했을 때, 실수로 나이를 초등학생으로 맞춘 탓이었다.
당시에는 성수아가 내게 큰 관심이 없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 모습 덕분에 성수아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분위기가 좋아서 계속 유지하는 중이에요.’
[지금도 분위기상 그럴 이유는 없잖아요? 계속 그 모습으로 있을 거예요?]‘딱히 풀 이유도 없잖아요?’
[…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왜 또 삐친 목소리인 걸까….
아까부터 나와 성수아가 붙어 있는 게 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긴… 애초에 아르모니아와 레나가 이상한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여자랑 꽁냥꽁냥 대는 모습이 마냥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닐 테니까.
나는 나중에 강한나에게 그만큼 신경 써주기로 다짐하며 다시 성수아에게 집중했다.
성수아와 나눈 대부분의 대화 내용은 에브리카 회장의 초대와 예리엘의 입단 제의였다.
특히 성수아가 신경 쓰는 건 후자 쪽이었다.
“성수호 교관님. 이번이 기회예요.”
“저도 그런 제안을 해준 건 감사하지만… 제가 무슨 실력이 있다고….”
“…성수호 교관님 솔직히 말해주세요. 저번에 쏜 화살… 성수호 교관님의 온전한 실력 맞죠?”
“아, 그건….”
전에 성수아를 구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초전도체 화살 2단계짜리를 발사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쏜 모습을 이미 들킨 터라 거짓말을 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피해 나갈 구멍은 존재했다.
“그건 진짜 목숨 걸고 쏘는 거예요.”
“….”
내 말에 거짓은 없었다.
과거 기준으로 나는 한 발 쏘고 나서 마나 탈진을 일으켰으니까.
그야, 1만 에넬을 써서 마나 탈진을 회복한다면 세 번까지는 어찌어찌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다.
“심지어 제약도 있어요. 좁은 곳에서 쓰는 건 무리죠.”
“….”
성수아는 나를 끌어안은 채 내 말을 경청할 뿐이었다.
“아무리 한 발에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다고 해도 능력적인 부분이 부실하다면… 분명 입단하고 나서도 안 좋은 이야기가 퍼질 거예요.”
탑에 입단하는 것을 꺼리는 것과 별개로 저 말은 사실이었다.
아무리 내가 영사관 보조 교관을 맡던 경력이 있더라도, 영사관 출신이 아니라면 입단하더라도 나를 배척할 것이다.
그야, 압도적인 실력을 드러낸다면 반대로 달려들겠지만….
심지어 제일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무엇보다는 마법적 재능을 따지는 탑이잖아요. 저랑은 너무 거리가 멀어요.”
탑에서도 회과나 기과 능력자를 뽑는 경우는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수준일 뿐이다.
교단에서 견학을 맡았던 오진호와 박희연도 비슷한 케이스이다.
성수아는 그렇게 내 다부진 설득을 듣고는 희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번에 기과 견학에서 활약하신 이야기 잘 들었어요.”
“사고가 좀 있었죠. 교단 쪽 영웅분이랑 윤지아 교관님 덕분에 잘 해결할 수 있었죠.”
“그리고 마과 견학에서 직접 보기도 했죠.”
“….”
“그리고 에브리카 본사에서 있었던 사건도 직접 목격했고요.”
성수아는 말하며 작은 몸의 나를 뒤에서 꼭 품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자신을 너무 낮추지 마세요. 제가 아는 한 성수호 교관님의 재능은 그저 빛을 발하지 못한 것뿐이라고 확신하니까.”
“…알겠습니다.”
“후후….”
성수아는 뒤에서 끌어안던 나를 들어 올려서 나를 정면으로 품에 안기 시작했다.
“아직 시간 많잖아요. 천천히 생각해요. 천천히….”
“하하….”
성수아는 어떻게든 나를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생각해보면 내가 성수아의 입장이었더라도 성수아를 포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나를 품에 안으며 체온을 느끼던 성수아는 살며시 나를 떼어낸 뒤,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했다.
신호였다.
살짝 부담스러웠다.
내가 부담스러워하는 건 성수아가 아니었다.
[….]오늘 처음으로 임무에 투입한 강한나였다.
아까부터 투덜거리는 것을 보면 내가 다른 여자랑 관계를 갖는 것을 보는 것도 힘들어할 거 같은데….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성수아와의 분위기를 깰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작은 몸으로 성수아의 품에 안긴 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겉보기에는 누가 봐도 어린 남학생이 여자 교사에게 키스를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입술이 맞닿으려는 순간이었다.
삐릭!
“응?”
갑자기 나와 성수아의 얼굴 사이에 경고 메시지가 크게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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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와 함께 내 몸이 갑자기 커지더니, 현실에 있는 체형으로 돌아가 버렸다.
“아… 이런 게 있었네요?”
“아, 그, 그런가 봐요! 저도 처음 보네요!”
성수아는 갑자기 당황하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수아와 서로 멀뚱멀뚱 보고 있자, 통신으로 안도의 한숨이 들려왔다.
[휴우… 이제 좀 낫네요.]‘…네?’
강한나가 갑자기 묵은 채증이 싹 풀린 듯 입을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했다.
[어린 모습으로 저런 여자랑 달라붙으니까 좀 짜증이 났는데. 이건 참을 만하네요.]‘….’
[자, 이제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세요.]다행인지, 불행인지 강한나의 허락이 떨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