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8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85화(586/1201)
〈 585화 〉 585화 영웅 사관 학교 (5)
* * *
너덧 명이 앉아도 충분한 식탁에 음식이 올려지기 시작했다.
앉아 있는 사람은 고작 둘 뿐인데, 열댓 명이 음식을 나르고 올리고 있었다.
서지은은 평소에 사람이 많을 때 짓던 단아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권했다.
“교관님. 혹시라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말씀해주세요.”
“아, 어… 그래.”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지금까지 여러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식사를 대접받은 경력을 지닌 나다.
그런데 그런 경력이 쌓인 나를 압도할 정도로 화려한 식탁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서가… 엄청나군.’
[밥 하나에 요란은….]소식파에 속하는 내 감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술은 그렇게 많이 마시면서….
‘밥의 중요성을 모르는군요. 제가 나중에 알려드리죠.’
[아뇨. 몰라도 되니까 앞에 있는 애나 신경 써주세요.]‘….’
거참 섭섭하게 굴긴….
나는 강한나의 일갈과 같은 잔소리를 마지막으로 다시 식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일단 음식은 내 입맛에 맞아 보였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음식은 맛이 있어 보이는데….
“그….”
“네, 교관님. 말씀해주세요. 혹시 부족한가요?”
“아니… 설마 우리 둘만 먹는 건가 싶어서….”
여러 명이 앉아도 모자라지 않는 식탁에 나와 서지은, 단둘이 앉아 있었다.
서가의 직원 열댓 명이 나와 서지은을 바라보며 대기하는 중이었다.
집사 기철호와 비서 이소현조차 앉을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나와 서지은 뒤에 서서 대기를 할 뿐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두 사람은 식사에 참여할 줄 알았는데….
내 질문에 대답한 건 어리둥절한 서지은이 아닌 집사 기철호였다.
기철호는 살짝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저희 사용인들은 저택 내부에서는 아가씨와 같이 식사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대사에는 존중이 담겨 있었지만, 분위기에는 존중이 담겨 있지 않았다.
뭐… 애초에 저 인간한테 존중받고 싶은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지만.
서지은은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묻기 시작했다.
“혹시 불편하신가요?”
“아, 아냐. 서지은 생도가 아가씨라는 사실이 이제야 좀 실감이 나서.”
“아….”
서지은은 내 말에 또 추켜세우는 것에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숙이고 식사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사실 저 말 자체는 진담이었다.
평소에는 아가씨처럼 행동하더라도 생도라는 입장 때문인지 아이로 보였으니까.
그런데 막상 이렇게 격식을 차리고 모습을 나타내니 사는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그 이후, 조용히 식사 자리를 이어나갔다.
..
..
서지은은 식사를 마치고 나서 내게 저택 내부를 구경시켜줬다.
표현상 저택이라고 했지만, 서가의 저택은 궁전이라는 표현을 써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규모를 자랑했다.
그런 규모를 자랑하는 크기이다 보니 저택 내부에는 각종 시설과 볼거리들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볼거리와 시설들은 전부 한 사람만을 위해서 설비되어 있었다.
서지은은 한 시설 안으로 나를 안내하면서 입을 열었다.
“여기가 저희 저택에 비치된 훈련시설이에요.”
“오….”
나는 서지은과 함께 훈련시설을 들어가면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은색 철제 형태의 외벽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큐브 형태의 공간.
크기는 축구 경기장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사실 감탄사를 내뱉는 것치고는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장소였다.
이런 장소는 영사관에도 존재는 하니까.
하지만 막상 그렇게 생각하니 반대로 다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집에 이런 훈련시설이 있다니… 정말 대단하네.”
영사관 생도들은 영사관을 졸업하는 순간 영사관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야 상위 길드에 입단하게 된다면 시설적인 부분에서는 커버가 되겠지만, 어디까지나 입단했을 때의 이야기일 뿐이다.
대부분 생도에게는 꿈과 같은 이야기.
그에 비해서 서지은은 그런 걱정은 아예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내 감탄과 다르게 서지은은 한숨을 쉬면서 입을 열었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훈련한 게 작년쯤이었어요.”
“아….”
서지은은 나와 만나기 전에는 능력을 쓰는 것조차 목숨을 걸어야 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작년까지는 그런 목숨을 걸고 훈련을 진행했다는 것이고….
나는 서지은의 어깨를 두드려주면서 위로했다.
“노력하다 보면 나아질 거다. 걱정하지 마.”
“…네. 감사합니다.”
서지은은 어깨에 올라온 내 손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이었다.
뒤에서 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례지만.”
“…?”
서지은의 어깨에 손을 올린 상태로 뒤를 돌아보니, 눈매를 좁힌 기철호가 노려보듯 보고 있었다.
그는 서지은의 어깨에 올린 내 손을 보면서 나지막이 말했다.
“이곳은 영사관이 아닙니다. 아가씨의 몸에 함부로 손을 올리시면 곤란합니다.”
“…그러죠.”
“그리고 영사관에서도 주의해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해서 기분이 나빴지만, 그렇다고 기철호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현재 손님의 입장으로 서지은의 안내를 받고 있었지만, 뒤에 수많은 직원이 조용히 우리 뒤에 따라붙어 왔다.
그들 모두가 내 행동을 마냥 가볍게 보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건 이소현도 마찬가지였다.
“주의하죠.”
그렇게 사과하며 서지은의 어깨에서 손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서지은이 나긋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세형 씨.”
“네, 아가씨.”
기철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고, 서지은은 그런 기철호를 보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성수호 교관님에게 사과해주세요.”
“…네?”
기철호는 포커페이스를 깨트리며 당황한 표정으로 서지은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표정은 마치 전염되듯 다른 직원들에게도 퍼져나갔다.
비서 이소현에게까지….
기철호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지은에게 되물었다.
“아, 아가씨. 사과라니… 무슨 말씀을…?”
“성수호 교관님은 제가 직접 초대한 분이세요. 누가 그렇게 무례하게 굴라고 했죠?”
“….”
기철호의 미간이 꿈틀거리는 것이 찰나의 순간 지나갔지만, 내 눈에 보였다.
그는 다시 표정을 굳히더니, 바로 내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해왔다.
“무례를 범해서 죄송합니다.”
사과는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적당히 넘어갈 내가 아니지.
“괜찮습니다.”
“….”
기철호는 다시 한번 미간을 꿈틀거렸다.
자기가 고개를 숙이면 당연히 나도 고개를 숙이리라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크흐… 서지은이랑 친해지길 잘했네.’
매번 볼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서지은 덕분에 한 방 먹일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상황이 마무리되어가나 싶은 순간이었다.
기철호가 은은한 미소를 띠며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건너띄우기 시작했다.
“성수호 교관님. 그러고 보니 최근 아가씨를 전담해서 맡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나는 괜히 트집 잡히고 싶지 않아서 적당히 대답만 해줬다.
내가 단독 수업을 하는 것은 서지은이 알아서 변명해놨을 것이다.
괜히 내가 나서면 오히려 일이 꼬일 가능성도 컸다.
내가 그렇게 적당히 대답하며 얼버무리자, 기철호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아가씨를 맡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군요.”
“…?”
“이왕 이곳에 들르신 거….”
기철호는 서글서글한 미소를 띠며 살며시 도발을 걸어왔다.
“아가씨를 맡아주실 정도의 실력이 있는지 검증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세형 씨.”
서지은은 기철호가 하는 말의 뜻을 이해하고는 낮게 깔린 음성으로 그를 질타했다.
“손님에게 무슨….”
“아가씨.”
“….”
이번에는 서지은이 역으로 기철호의 기에 눌려서 입을 다물었다.
“이 문제는 아가씨의 안위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즉, 서가와 관련된 문제라는 말이 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성수호 교관님의 실력은 제가 보증을….”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철호가 내 앞에 서서 나를 뱀처럼 뚫어지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직접 보지 않으면 저를 포함해서 가문에 있는 사용인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그런 건….”
서지은은 나와 직원들 사이를 계속 번갈아 보면서 당혹스러운 눈빛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동안 자신을 지켜준 직원들.
그리고 미래를 밝혀줄지도 모르는 희망과 같은 나.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건 서지은으로서도 힘들 것이다.
아까는 손님을 맞이하는 집주인으로서 일갈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집주인으로서 입을 다물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런 둘을 보며 중얼거렸다.
“검증이라….”
기철호는 내 중얼거리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희미하게 웃었다.
“저희 저택에는 의료진이 상시 대기하고 있습니다. 부상에 대한 염려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기철호의 말에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럼 다행이네요. 할게요.”
“훗…. 교관님께서는 다치시는 것에 민감하신 모양이군요.”
명백한 비아냥이었다.
“세형 씨….”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나온 교관분들과 다르게 부상에 민감하셔서 놀랐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부상으로 퇴직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나는 그렇게 말하는 기철호의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다치면 바로 치료해주시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나는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랑 대결하시는 분들의 부상과 퇴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죠?”
..
..
나는 서지은과 몇몇 직원들의 안내를 받은 대기실에 들어왔다.
그렇게 대기실에 들어오자마자 서지은은 다른 직원들을 내보냈다.
서지은은 대기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내게 고개 숙여서 사과하기 시작했다.
“교관님. 죄송합니다….”
“죄송할 게 뭐 있다고.”
“하지만… 저 때문에….”
나는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서지은을 안도시켰다.
“서로의 입장이라는 게 있는 법이지.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
“너를 가르칠 수 있는 실력을 입증할 좋은 기회가 왔으니 놓칠 수 없지.”
“….”
서지은은 내 자신감이 담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긴 얘 입장에서는 그럴 만했다.
아까 기질창을 확인해보니, 기철호와 이소현을 제외하면 서가에서 일하는 대부분 사용인은 능력자였다.
그리고 기철호는 분명 나와 싸울 녀석으로 평범한 녀석을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못해도 중급 영웅 수준의 능력자를 보낼 것이다.
정식 교관급 수준의 고용인과 보조 교관인 나와의 싸움.
이론상으로는 필패다.
나는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서지은을 보면서 쓰게 웃었다.
“대결하기 전에 무기 점검 좀 해야 할 거 같은데 잠깐 비워줄 수 있겠니?”
“…만약 이상이 있으시면 꼭 말씀해주세요.”
서지은은 결국 대기실을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불안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자, 그럼 뭐가 있는지 확인이나 해볼까.’
나는 바로 대기실에 있는 무기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대결은 즉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일단 내가 서가에 초대받은 입장이라 평소에 쓰던 무기를 지참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대기실에 비친 된 무기를 확인하고, 어느 정도 손에 익을 시간을 가진 뒤 대결을 하기로 했다.
나는 대기실에 비치된 무기들을 훑어보면서 감탄했다.
‘무기의 질은 영사관 생도들 것보다 좋은 거 같네.’
[훈련용이 아닌 실전용이기 때문에 내구성이나 강도는 더 뛰어날 것으로 추측됩니다.]‘하긴… 직원들도 사용하는 훈련시설이니까.’
그렇게 무기를 대강 확인하고 있자니, 강한나의 걱정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겠어요?]‘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대결한다는 이야기만 오고 갔지, 누구와 싸울지는 딱히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만약 마법사가 나온다면….
‘해체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금세 제압할 수 있어요.’
내가 쓰는 해체술은 서지은도 인지만 할 뿐, 마법진을 캐치하지 못할 정도로 작게 만들 수 있었다.
동전만 한 크기의 마법진이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캐치할 수 있는 인간은 흔치 않으니까.
그것도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하지만 내 안심이 담긴 말에도 강한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에 마법이 아닌 다른 능력을 지닌 자가 나오면요?]사실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그쪽일 것이다.
만약 초서현과 동등한 실력을 지닌 사용인이 나온다?
순식간에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2단계 초전도체 화살을 날린다면 이길수야 있겠지만, 그런 짓을 했다가는 오히려 나만 곤란해질 뿐이다.
그 기술은 아무 데서나 보여줘서는 안 되니까….
하지만 나한테는 비장의 수가 존재했다.
애초에 그것 때문에 대결을 승낙한 것이기도 하고.
나는 한가지 스킬을 사용하면서 미소를 띠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것도 다 계획이 있으니까.’
내가 통신으로 말하자마자 내 눈앞에는 알림창 하나가 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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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영혼의 능력 카테고리를 결정해주세요.
무술, 마법,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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