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59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90화(591/1201)
영웅 사관 학교 (5)
“너, 너무 피곤하신 모양인데. 나중에 일어나시면 그때 가시게 해주세요.”
나는 서지은의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배려심이 있는 아이네.’
흐뭇했다.
이래서 제자를 키우려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 흐뭇함과 다르게 이소현은 서지은을 살며시 질타하기 시작했다.
“아가씨… 아무리 친분이 있다고 해도 남성입니다. 회장님과 사모님께서 아신다면 마음이 편치 않으실 겁니다.”
“하, 하지만 저렇게 곤히 주무시는데….”
“그냥 깨우면 그만입니다.”
나와 살을 섞었어도 역시 공과 사가 확실한 여자다.
‘저렇게 사랑스러운 포즈로 자는 남자를 깨우려고 하다니.’
[….] [와, 닭살… 남자가 저런 말 하는 거 처음 들어요.]반응들하고는….
침묵도 별론데, 깐족거리는 것도 마냥 기분이 좋지도 않았다.
‘일단 더 이상 알아볼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다시 들어가야겠네.’
나는 그렇게 영혼 상태로 중얼거리며 내 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타이밍 맞게 이소현이 내게 다가와서 어깨를 흔들기 시작했다.
“일어나세요!”
그것도 과하게….
“으음…?”
“아무리 예의가 없어도 그렇지, 아가씨 방에서 그렇게 자도 된다고 생각하세요?”
“하음… 죄송합니다.”
무례한 듯한 발언이었지만, 딱히 화가 나거나 기분 나쁘지 않았다.
정작 이소현의 말에 놀란 건 내가 아닌 서지은이었다.
“소, 소현 씨! 교관님한테 그런 말씀은….”
“아! 깨어났구나?”
나는 황급히 의자에서 일어난 뒤, 서지은에게 다가가서 묻기 시작했다.
“몸은 괜찮니?”
“네. 저는 괜찮아요. 교관님은… 괜찮으세요?”
나는 나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서지은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응? 아, 나는 괜찮아. 네가 기절하고 나서 바로 해결되어서 큰일은 없었다.”
“….”
서지은이 갑자기 시무룩한 표정을 짓길래 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너무 기죽지 말아라. 마나 제어 훈련을 시작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잖아. 금방 나아질 거다.”
서지은은 금세 나약한 감정을 떨쳐내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노력할게요.”
“그래. 나도 계속 노력할 테니까 너도 포기하지 말아라.”
“…네.”
그렇게 대화를 마무리하고, 슬슬 나갈 준비를 했다.
서지은도 일어난 마당에 여기서 죽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이소현이 방문을 열면서 내가 빨리 나가기를 재촉하듯 말했다.
“오늘 지내게 될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내일 보자.”
“네… 교관님. 편한 밤 되세요.”
더 이상 서지은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나와 이소현이 방을 나오자마자 여자 사용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서지은의 편의를 봐주기 시작했다.
‘서지은은 걱정 없겠지. 애초에 기철호도 서지은에게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으니까.’
그렇게 서지은의 방을 나온 뒤, 이소현과 같이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어느 세상이든 같은 장소라고 해도 낮과 밤이 그 장소를 바꿔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건 서가의 저택도 마찬가지였다.
낮까지만 해도 복도에 깔린 밝은 카펫 위로 수 많은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활기를 띠었지만, 밤이 되니 마치 소리를 내는 것조차 죄를 짓는 것처럼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침묵이 감도는 복도를 나와 이소현이 소유자인 것처럼 만끽하며 걷고 있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물컹.
“하아….”
이소현은 발을 멈추고 입술을 살며시 깨물며 중얼거렸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나는 그런 이소현의 투덜거림을 무시하며 천천히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흐읏….”
나는 신음을 흘리는 이소현의 표정을 바라본 채 엉덩이를 주무르며 흥얼거렸다.
“와… 촉감 진짜 좋네요.”
“여, 여기서는… 안 돼요.”
솔직히 의외였다.
내가 이렇게 엉덩이를 주무르면 바로 손바닥을 휘두르며 내 손을 내칠 거라고 확신했으니까.
하지만 이소현은 몸을 경직한 채 내 성희롱과 같은 손놀림을 그저 받아낼 뿐이었다.
나는 그런 이소현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생각보다 순순히 받아들이시네요? 아, 그만큼 기분 좋다는 걸로 이해해도 될까요?”
“흐읏! 기분 같은 거 전혀 좋지 않아요!”
“그런데 얌전하시네요? 평소랑 다르게.”
내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이소현의 귓속을 울리자, 그녀는 한숨을 쉬면서 중얼거렸다.
“…셨으니까요.”
“…네?”
“아가씨를 구해주셨으니까요.”
이야… 기질창에 나와 있는 [충성심]이 서지은의 부모에게만 향하는 건 아니었군.
하지만 감탄은 감탄이고, 희롱은 희롱이었다.
나는 계속 검은 바지를 입은 이소현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말했다.
“그럼 저한테 빚이 있다는 이야기로 받아도 될까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이소현의 상기된 표정과 대답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럼… 방으로 안내해주세요.”
“…가죠.”
오늘 밤은 이소현과 같이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을….
..
..
나는 혼자 침대에 누워서 투덜거렸다.
‘안 씻어도 되는데.’
내가 투덜거리는 이유는 단순했다.
이소현의 방으로 향하며 달아올랐던 열기가 이소현의 샤워를 기다리다 보니 점차 식어갔기 때문이었다.
그야 마음먹으며 열기쯤이야 다시 끌어올릴 수야 있지만….
내 투덜거림에 강한나는 한심하다는 듯이 통신으로 말했다.
[그 정도 인내심은 길러요. 누가 보면 첫날밤이라도 치르는 줄 알겠네.]‘저는 언제나 첫날밤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자와 잡니다.’
[…남녀 관계에 초심만큼 쓸모없는 게 없어요.]누가 보면 연애 고수라도 되는 줄 알겠네.
머리가 똑똑하긴 한 건 인정하지만, 연애만큼은 내 쪽이 훨씬 능숙한데 말이지….
[뭐, 이왕 기다리는 김에 상황 정리 좀 하죠.]서지은의 마나가 폭주를 진정시킨 뒤, 몇몇 가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보의 중심에는 한 사람이 있었다.
‘기철호… 그 인간이 뭔가 조작한 게 맞지?’
[맞습니다. 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아르모니아의 말과 함께 내 눈앞에 화면이 띄워지면서 영상이 하나 흐르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내 시야 안에 아슬아슬하게 포착된 기철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화면에 담겨 있는 기철호는….
[분명합니다. 기철호. 그자가 손에 든 알 수 없는 기기를 조작하는 순간 서지은의 마나가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아르모니아의 말대로 기철호는 화면 속에서 작은 기기를 조작하고 있었다.
그것도 서지은이 폭주하는 타이밍에….
강한나도 아르모니아의 말을 거들 듯이 말했다.
[무엇보다 화면에 잡히는 모습을 봤을 때, 그림자가 증가하는 순간 출력 강도를 높이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어요.]이 이야기로 대충 서지은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서지은이 마나 폭주를 일으키는 원인.
그건 바로….
‘기철호. 그 인간의 소행이라는 거네요.’
평생 자신을 돌봐주던 집사의 짓이라는 사실이었다.
[뭐랄까… 불쌍하네요.]의외였다.
내가 아는 강한나라면 서지은의 부와 명예를 보며 동정심을 가지지 않을 줄 알았으니까.
[솔직히 저 정도 재력을 가진 여자한테 동정심을 가지긴 싫지만, 자신이 제일 믿고 있는 사람이 뒤에서 칼을 겨누고 있다는 거잖아요…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강한나가 서지은에게 동정심을 품는 이유.
다름 아닌 인간관계 때문이었다.
강한나도 나와 만나기 전에 크게 데인 경험이 있으니까 그만큼 이입되는 거겠지.
일단 서지은의 문제는 확인됐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와, 아까 구토 나오는 줄 알았네.’
나는 서지은의 방에 있는 의자에 앉은 채 잠든 척하며 [유령의 시간]을 사용했다.
이유는 기철호의 뒷조사.
그것을 위해 기철호의 방으로 향했지만….
‘시호가 들었다는 환청이 그거였나 보네.’
기철호 방을 들어가는 건 시호뿐만 아니라, 나도 불가능했다.
이상한 환청과 더불어서 접근할수록 정신이 오염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환청과 환각 증세는….
[안타깝게도 저희 쪽에서는 확인이 안 됐습니다. 영혼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통신으로 단 1도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시호가 못 들어갈 정도였다면 나도 당연히 못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오늘 있었던 기철호의 행동이었다.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 아닌 거 같은데, 그렇게 행동했단 말이지….’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나는 다른 영혼에게 기철호의 감시를 부탁했다.
그리고 그 영혼이 마침 이소현의 방으로 들어왔다.
(정말 여기 있었군.)
연호였다.
중년의 외모, 그리고 카리스마가 담긴 표정.
그런 그가 나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듯한데 벌써 여자와 잠자리를 가지는 건 옳지 않은 듯하다만….)
“….”
누가 보면 내가 여자라도 되는 줄 알겠네….
연호는 외형에 걸맞게 꽉 막힌 듯한 성격을 그대로 표출했다.
나는 그런 연호를 보며 차단 마법을 시전한 뒤 한숨을 쉬었다.
“요즘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만나고 헤어지는 거지.”
(마음이 맞는 녀석인 줄 알았는데…. 이건 많이 실망이군.)
연호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계속 혼잣말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괜히 호감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를 해서 빠르게 주제를 변경했다.
“어떻게 괜찮은 정보 알아냈나요?”
(그래. 네 부탁대로 이세형이라는 자의 뒤를 계속 염탐했다.)
내가 영혼 상태로 기철호의 방에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동안 연호는 기철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의 꿍꿍이속을 알아봐 줬다.
연호는 아까 보여줬던 못마땅한 표정을 그대로 굳힌 채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용인들을 엄청나게 질타하더군.)
일단 시작은 나와 대결을 펼쳤던 사용인 두 명을 향한 질타였다.
고함을 지르거나, 물리적인 행패는 없었지만, 아마도 향후 저택 생활에 애로사항이 생길 것이라는 식이었다.
그건 대충 예상했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었다.
(사용인들을 전부 내보내고 방에 혼자 남았을 때가 가관이더군.)
물건을 던지거나, 가구를 부순 건 아니었지만, 나를 향해 엄청난 욕설을 내뱉었다는 식이었다.
(마치 다른 사람 같더군. 네가 왜 그를 경계하는지 그 장면을 보고 나서야 이해가 갔다.)
“혹시 욕설 말고는 다른 말은 없었나요?”
연호는 고민하는 표정을 지은 뒤 내 말에 대답해줬다.
(이건 좀 애매한데… 대결에서 너를 다치게 한 다음 저택에 머물게 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어떤 의미에서 계획대로 이미 머물게 됐지만…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연호는 고개를 돌려서 이소현이 들어가 있는 샤워실을 보면서 말했다.
(너뿐만이 아니라, 저 여자도 이용하려는 듯 보였다. 너를 여기에 남게 만들려는 것도 저 여자와 연결하려는 것 같았고….)
연호의 말에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설마 관계가 들켰나?”
이소현이 철두철미한 성격이라 관계는 들키지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기철호의 능력을 생각하며 이소현의 약점을 캐려다가 덩달아 나와의 관계까지 같이 알아냈을 가능성도 컸다.
하지만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시종에게, 너와 저 여자가 같은 방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듣자 오히려 당황했을 정도였으니까.)
기철호가 중얼거리는 말 대부분은 이소현의 몸가짐에 관한 이야기였다.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이소현이 나와 같은 방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오히려 혼란스러워했을 정도라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철호도 그만큼 이소현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조심해라. 녀석이 너와 저 여자가 같은 방에 들어갔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뭔가 꾸미는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아쉽게도 내 정신력으로는 도저히 이세형이라는 남자의 방에 들어갈 수 없었다.)
“흐음….”
연호의 설명을 듣다 보니 어느새 샤워실에서 물소리가 끊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마워요. 빙의도 귀찮았을 텐데. 부탁도 들어줘서….”
(어차피 영적 세계에서는 한량에 불과했던 날 소환해줘서 고맙다고 말하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결혼하지 않는 자가….)
“나중에 또 부를게요!”
(잠깐 아직 더 할 이야기가….)
나는 그렇게 연호를 다시 사후 세계로 돌려보냈다.
연호의 말이 끊기고 나서 강한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이긴 하네요. 기철호라는 남자가 무슨 수작을 꾸미는지 알 수 없으니….]‘내일 시호를 불러줄 수 있어요?’
[가능하죠. 지금 부르면 꼬리를 흔들면서 날아갈걸요?]‘하하… 오늘은 쉬게 해주죠. 시호가 올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내가 진지한 얼굴로 통신으로 말하자마자, 샤워실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방안으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수증기를 뚫고….
“후우… 내 방에 누가 들어오는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몸에 수건 하나 걸친 이소현이 머릿결을 털어내며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일단 이소현부터 상대해야겠어요.’
[맙소사….]나는 그런 이소현을 보면서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마저 통신회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