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63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36화(63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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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 (5)
강한나의 한탄과 동시에 내 눈앞에 기질창이 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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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을
[예지 LV 15], [미래예지 LV 14], [의심병], [비관적인], [강한 결단력]….=====
예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독특한 능력이었다.
최면술사나 유령기사처럼 특수 직업을 지닌 여자 같았다.
‘뭐, 스킬 설명은 나중에 확인해보기로 하고….’
나는 한가을의 외형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치 서양에서 점을 쳐주는 점쟁이같이 스타일로, 머리도 덮을 수 있는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일단 얼굴만 드러낸 터라 내가 알 수 있는 건 기본 외형뿐이었다.
키는 한봄보다 큰 170정도.
가슴은 망토에 가려졌지만, 대충 봐도 한봄보다 큰 C~D 정도.
머리카락도 한봄보다 긴 웨이브형 머리카락이었다.
어쩌다 보니 한봄과 비교되었지만, 내가 한가을을 보자마자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였다.
‘…이상하네. 친동생이 있다는 소리를 듣긴 했어도, 친언니가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는데.’
한가을이 한봄의 언니처럼 보였다는 것 정도?
‘언니든, 동생이든 유전자 하나는 진짜 기막히게 받았네.’
한여름, 한봄과 마찬가지로 굉장한 미형을 가진 여자였다.
개인적으로 내가 미인 원탑으로 꼽는 게 한봄인데, 사람 취향에 따라서 한가을이 더 예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머리카락 색깔 정도?
금발의 머리카락을 지닌 한봄, 한여름과 다르게 한가을은 연한 보라색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외형 체크를 마치자, 민하연과 한봄이 한가을에게 다가가서 대화하기 시작했다.
“가을아! 설마 너도 여기 왔었어?”
“응. 한… 반년 됐나?”
“반년!? 도대체 어떻게….”
제일 기겁해서 놀란 건 다름 아닌 한봄이었다.
한봄이 놀라는 표정에 한가을이 어깨를 으쓱하며 쓰게 미소를 지었다.
“많은 일이 있었지. 일단 자리를 옮겨서 이야기할까?”
한가을이 그렇게 말한 뒤, 나와 대치하던 남자에게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
“아쉽게도 나랑 친한 사람들이라 데리고 가야겠는데.”
“…미안하지만, 이쪽도 이미 보는 눈이 많아져서 그냥은 못 보내주겠는데?”
한가을과 남자가 서로 마주 보며 눈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어느 한쪽도 질 생각이 없다는 듯이….
하지만 눈싸움은 결국 한가을의 입으로 마무리되었다.
“아쉽네. 단골 한 명이 없어지게 생겼으니.”
“큭….”
딱 봐도 남자가 한가을에게 굽히는 처지인 듯 보였다.
남자는 눈살에 주름을 한껏 만들더니, 바닥에 침을 ‘퉤!’ 뱉으며 중얼거렸다.
“간만에 최상급이 나타났나 싶더니, 텄네.”
“나중에 공짜로 한번 봐줄게.”
“…두 번.”
“훗… 좋아.”
한가을은 그렇게 트러블을 순식간에 잠재우고 다시 민하연과 한봄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렇게 돌아가려는 순간….
“하, 한가을….”
한여름의 맥 빠진 목소리에 한가을이 고개를 돌렸고….
“…설마 너도 있었어?”
한가을은 한여름을 여름철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보듯 기겁하기 시작했다.
“하아, 왠지 길흉이 뒤섞여 있다 싶더니….”
한가을이 그렇게 한여름의 모습에 기겁하며 경보로 자리를 떠나자….
“하, 한가을! 기다려!”
“아! 따라오지 마!”
갑자기 두 사람이 추격전을 벌이며 달리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카리스마를 뽐내던 한가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평소에 보던 한봄과 비슷한 여자애가 한 명 더 생긴 기분이었다.
“일단 저희도 따라가죠.”
“네.”
내가 그렇게 삼인방을 끌고 가려는 순간이었다.
“야….”
“…?”
아까 나와 시비가 붙었던 남자가 나를 말로 붙잡고 노려보며 한마디를 건넸다.
“여기서 지내다 보면 나한테 시비 턴 거 후회하게 될 거다.”
나는 킥킥 웃으며 한마디를 되돌려줬다.
“기대할게.”
“….”
“가죠.”
나는 이를 가는 남자를 뒤에 놓고 삼인방을 데리고 저 멀리 달아나고 있는 한가을과 한여름을 쫓기 시작했다.
추격전을 얼마 가지 않아서 금세 끝마쳤다.
“야! 넌 좀 떨어져! 재수 없으니까!”
“뭐!? 한가을! 너 오빠한테….”
“오빠는 얼어 뒤질…. 그냥 표면상 말하는 게 아니라, 너랑 붙으면 진짜 재수 없을 거 같으니까, 떨어지라고!”
“이런 씨….”
쟨 도대체 여기 오기 전에 뭔 짓을 저질렀길래 가족들이 다 저런 취급을 하는 거야?
삼인방도 내 생각과 같은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을 지켜볼 뿐이었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민하연이 먼저 나서서 한가을과 대화를 시도했다.
“가을아. 여기 온 지 반년 됐다는 게 무슨 소리야? 너 혼자 여기서 반년씩이나 있었어?”
“아, 그 이야기는 내 가게에 가면 해줄게.”
“가게?”
“응. 나 여기서 가게 차려서 생활하는 중이야. 그런데 언니….”
“응?”
한가을이 고개를 살짝 돌려서 나와 삼인방을 힐끗 보며 민하연에게 말했다.
“저기… 남자가 쫓아오는데, 설마 같은 파티는 아니지?”
“….”
민하연이 쓰게 웃으며 내 눈치를 봤고….
동시에 한봄이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처럼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게… 데자뷰라는 건가?
..
..
3층에 올라와서 레티티아 도시를 도착한 지 불과 2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펼쳐졌다.
통행료, 바가지, 텃세, 과거의 인연까지….
그런데 그중에서 진짜 놀랐던 건 단연코 통행료였다.
왜 그게 놀랄 일이냐고?
그 이유가 한봄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아니, 다시 재입장할 때, 통행료를 내는 게 말이 돼!?”
“그게 이 도시의 규칙이야.”
너무 자연스러운 한가을과 다르게 우리는 다들 아연실색하며 고개를 숙였다.
우리 파티는 이 도시에 처음 방문한 뒤, 한 것도 없는데 14만 포인트가 증발한 상태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층을 오갈 때도 나가는 것으로 간주해서 다시 돌아오면 통행료를 내야 해.”
“그렇겠지….”
원래도 포인트가 중요한 세상이었지만, 이 정도면 중요한 것을 넘어서서 포인트에 미친 세상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우리 파티가 아직 포인트가 넉넉하다는 사실이었다.
다만, 그게 파티 기준이라는 점이었다.
‘그래도 아까처럼 얻어쓰는 건 사양하고 싶으니까. 빨리 벌긴 해야겠다.’
나는 첫 통행료를 낸 시점에서 포인트가 거덜 난 상황이었다.
디펜스 공적치 1등으로 먹은 포인트들은 어디에 썼냐고?
전부 파티원 성장에 쏟아부은 상태였다.
삼인방에게 가호에 사용하라고 포인트를 주고, 재료변환 레벨을 올리다 보니 이미 전부 써버린 상태.
그러다 보니 재입장할 때, 하필 포인트가 전부 떨어지는 바람에 민하연이 통행료를 대신 내줬다.
그리고 내 통행료를 대신 내주던 민하연을 바라본 한가을은….
“….”
하늘에서 번개를 직방으로 맞은 것처럼 충격받은 모습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그 충격받은 모습을 유지하며 우리를 가게까지 안내해줬다.
가게 이름은….
“휘날리는 낙엽?”
간판에 휘날리는 낙엽이라고 적혀 있었다.
외형은 대충 봐도 점집처럼 보이는 그런 장소였다.
“응. 들어와. 내 가게야.”
고풍스러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내부에는 점쟁이 집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장식들과 가운데 보라색 원형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가을은 모두 들어온 것을 확인하며 우리에게 말했다.
“다들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언니, 하연이 언니…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응? 아, 그래.”
“동생이랑 이야기 좀 하고 올게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민하연과 한봄이 한가을을 따라나서자, 자연스럽게 한여름이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여름이 뒤따르려는 순간….
“넌 왜 와? 그냥 여기 있어.”
한가을이 짜증이 나는 표정으로 제지했다.
“하아… 이런 씨….”
한여름은 자기가 받은 취급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점집을 박차고 나갔다.
‘설마 회귀하는 건 아니겠지?’
[회귀하더라도 전혀 변하지 않을 상황이니, 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그럼 다행이지.’
나는 대기하라고 만들어 놓은 소파에 앉아서 점집 안으로 들어가는 민하연과 한봄을 바라봤다.
그리고….
‘뭘 저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나.’
나를 께름칙하게 쳐다보는 한가을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
한가을이 민하연과 한봄을 따로 부른 이유는 간단했다.
최소한의 안부와 현재 상황에 관해 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민하연이나 한봄이 아닌 한가을의 입에서부터 시작했다.
“나는 소환된 지 7개월 정도 됐고, 여기서 지낸 건 거의 반년쯤 됐어.”
민하연뿐만 아니라, 먼저 도착했던 한봄과 따져봐도 생각보다 긴 격차였다.
그런데 그 말에 민하연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입을 열었다.
“전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시간이 그렇게 동떨어질 수 있는 거지? 우리는 분명 여기 오기 전날만 해도 같이 밥도 먹었잖아.”
“나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
민하연과 한봄은 그 부분을 언제나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인맥은 그저 성수호와 삼인방뿐이었고, 대부분 적대적 관계이다 보니 정보를 얻을 곳이 없었다.
그리고 그 부분은 한가을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추측성 정보이지만, 복사의 개념이라고 들었어.”
“복사?”
“응. 우리라는 존재를 완전히 끌고 오는 게 아니라, 카피해서 이곳에 붙여넣기를 한 셈이라고….”
“하아….”
민하연은 탄식하는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이런 상황을 겪게 만든 위그드라실에 대한 불평과 한편으로 현실에 남아 있을 자신에 대한 안도감이었다.
심지어 민하연은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신 상황이었다.
워낙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 자주 잊었지만, 원래 세상에 남아 있는 부모님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아예 상정하지 않고 불러들인 거다?”
“그것까지는 정확하지 않아. 나도 어디까지나 들은 이야기일 뿐이야. 심지어 그 이야기도 추측이고….”
“그래….”
민하연은 더 이상 이곳에 오게 된 이유와 방식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시 한가을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참고로 나 혼자 온 건 아니야.”
“…설마 겨울이도 왔었어?”
한봄이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자, 한가을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맞아. 걔도 같이 왔었어.”
“하아… 우리 가족은 다 불려왔네.”
한겨울.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한봄의 동생이었다.
한가을과는 쌍둥이 관계로, 서열상으로는 한가을이 언니였다.
민하연이 방 안을 둘러보며 물었다.
“그럼 겨울이는 어디 있어? 같이 지내는 거 아냐?”
“하아… 그게….”
민하연의 물음에 한가을이 더 큰 한숨을 쉬며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민하연이 싫은 게 아닌, 민하연의 질문에 답을 하기 싫은 표정이었다.
한가을은 눈살을 찌푸린 채 간신히 대답했다.
“혼자 4층으로 갔어.”
“뭐!?”
한가을의 말에 반응한 건 다름 아닌 한봄이었다.
“왜 혼자 보냈어?”
“설마 내가 보냈겠어? 지 혼자 떠난 거지.”
“그럼 잡았어야지! 너는 언니가 돼서…!”
“그놈의 언니는! 걔가 나를 언니 취급하는 거 봤어?”
한가을과 한겨울.
쌍둥이 관계라 그런지 한여름과 한봄 남매만큼 트러블을 많이 겪는 자매였다.
하지만 트러블을 많이 겪는 것과 별개로 이곳은 위그드라실이었다.
위험한 일이 바람처럼 계속 휘몰아치는 곳에서 동떨어지는 건 어리석은 행위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한봄은 철부지 같이 대답한 한가을을 노려보며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던 노기를 담아서 입을 열었다.
“한가을… 너는 언니라는 년이….”
아까까지 세상에 다시 없을 극적인 상봉을 맛보던 한봄과 한가을의 사이에는 냉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체격 차는 분명 한봄이 한가을보다 모든 면에서 낮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어, 언니 좀 진정하고….”
“진정? 너는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한가을이 한봄의 눈치를 보며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자칫 웃으면서 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리라 판단한 민하연이 중재에 나섰다.
“봄아. 그만해.”
“하지만 언니! 얘는….”
“그만큼 힘든 곳이잖아. 그리고 가을이 입장도 들어봐야 하고.”
“…알았어.”
민하연의 말에 한봄은 팔짱을 끼며 한가을을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사람의 본성이 튀어나올 정도로 극한으로 내몰리는 위그드라실.
그런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지도 않고 무작정 의심하면 안 된다는 것을 한봄도 알고 있었다.
한가을은 민하연의 중재 덕분에 한숨을 쉬면서 쓰게 웃었다.
“와… 언니도 변하긴 변했네. 예전 같았으면 주먹이 먼저 날아왔을 텐데.”
“그리우면 한번 느끼게 해줄까?”
“하하… 추, 추억은 추억일 때 행복한 법이지.”
한가을은 재빠르게 한봄의 시선을 피했다.
민하연으로 인해서 분위기가 풀어지긴 했지만, 냉랭함이 싹 가신 건 아니었다.
한봄이 다른 건 다 참아도 가족을 내팽개치는 것 절대 못 참는 성격이었으니까….
‘언니 살벌한 건 여전하네… 장난치면서 분위기 좀 풀어볼까?’
한가을은 그렇게 생각하며 실실 웃으며 한봄이 제일 싫어할 만한 말을 던졌다.
“아까 그 남자한테 아저씨, 아저씨. 거리던데. 혹시 그런 관계는 아니지?”
분명 화낼 것이다.
남자를 엮는 장난에는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는 한봄이었다.
하지만 아까 있었던 가족 관계 트러블보다는 훨씬 낫다고 판단한 한가을은 한봄의 흥분한 모습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가을의 기대는….
“아, 아저씨랑 내가 그렇게 보였어? 히히….”
한봄의 헤벌쭉한 표정과 대답으로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