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64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41화(641/1201)
위그드라실 (5)
“야, 한여름. 너 전 재산 얼마냐?”
성수호의 말과 동시에 옆에 있던 민하연과 한봄이 그의 팔뚝을 꽉 붙잡으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안돼. 수호야. 진정해.”
“맞아요. 아저씨. 저런 녀석 말에 넘어가지 말아요.”
성수호를 진정시키려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한여름은 초조하기 시작했다.
만약 성수호가 두 사람의 제지에 마음이 느슨해지면 한여름의 도발에 더 이상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야, 회귀해서 또 도발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번 한번 할 때마다 모든 상황을 시도해 봐야 해!’
한여름은 그렇게 다짐하면 끈질기게 도발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만둬라. 머리 쓰는 건 너랑은 안 어울리니까.”
“미친 새끼세요? 누가 누구한테 머리 타령을 하고 있어?”
한여름은 한봄의 욕설에 짜증이 솟구치긴 했지만, 한편으로 그녀의 반응 덕분에 더 쉽게 도발할 수 있게 되었다.
한여름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카드 게임이 생각보다 머리 좀 써야 하는 거 모르냐?”
“지랄….”
그리고 그런 한봄의 욕설에 반응한 건 의외로 카드를 거둬들인 여자 딜러였다.
“모든 도박은 운도 필요하지만, 그만큼의 머리를 써서 상대방의 심리를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긋한 딜러의 말에 한봄과 민하연은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
두 사람이 코웃음만 치고, 따지지 않은 이유는 딜러의 처지가 이해됐기 때문이었다.
딜러의 입장에서 일반 고객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앞에 앉아 있는 VIP 고객인 한여름이 우선일 뿐….
그렇게 딜러의 말에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성수호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얼마 있냐니까?”
한여름은 성수호의 말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흐흐흐… 저 표정을 보니까 이제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아도 되겠네.’
한여름이 만약 초등학생 때부터 카지노에 입장할 수 있었다면 학교보다 훨씬 많이 들락날락했을 것이다.
즉, 성인이 되고 나서 그만큼 많이 들른 곳이 카지노였다.
그곳에서 따내는 돈은 카지노의 돈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사람끼리 해서 따내는 돈도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그리고 그런 카지노에서 한여름에게 마지막까지 털리는 자의 시작은 언제나….
‘저 녀석이랑 똑같은 표정이었지.’
성수호의 모습과 똑같았다.
한여름은 성수호를 만류하는 민하연과 한봄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나 지금 6천만 포인트 정도 있지.”
잭팟 3천만, 일반 카지노 3천만, 그리고 짜잘 자잘한 카드 게임으로 벌어들인 몇십만….
그게 한여름이 하루 만에 벌어들인 전 재산이었다.
하지만 한여름의 전 재산을 들은 성수호는….
툭, 툭!
테이블 위에 있는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야, 그거 가지고는 턱도 없는 거 알지?”
한여름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케르베로스의 안구]는 게임으로 치자면 서버에 단 하나만 돌아다니는 아이템인 셈이다. [케르베로스의 안구]의 가치를 포인트로 환산한다?1억… 아니, 10억도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한여름이 아니었다.
여기서 한여름이 내걸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네가 원하는 건 뭔데?”
백지수표.
대부분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선뜻 저런 말을 못 할 것이다.
심지어 상대는 성수호.
백지수표에 뭘 써넣을지 모르는 괴물 같은 녀석이었다.
성수호는 한여름의 물음에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야, 너한테 원할만한 게 있긴 하고?”
비아냥이 섞이다 못해, 넘쳐흐르는 모습이었다.
한여름은 성수호를 낚싯바늘에 걸기 위해 손을 꽉 쥐고 인내했다.
“…어차피 내가 뭘 제시해도 시원찮다고 할 거잖아. 네가 직접 말해보라고….”
“하긴….”
성수호는 마치 흥미를 잃은 장난감을 보듯 한여름을 보기 시작했다.
‘씨발 새끼….’
한여름은 성수호의 심드렁한 표정을 보면서도 최대한 인내했다.
하지만 성수호의 입에서 나온 대사는 한여름의 기대와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제시하고, 내기를 해서 이겨도 네가 무시하면 그만 아냐?”
“그… 그건….”
한여름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나 계약서라는 존재가 있어서 대충 그것으로 때우려고 했지만, 현재 그 아이템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는 한여름의 모습을 본 딜러가 바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희 카지노는 VIP 고객님께 마나 계약서를 무제한으로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한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됐다.
“자, 됐지? 그럼 원하는 걸 말해봐.”
“흐음….”
성수호는 고개를 기울며 잠깐 고민하더니, 하품하듯 입을 열며 대답했다.
“뭐, 너한테 얻어낼 거라고는 그 몸뚱이가 전부이긴 하다만….”
“….”
분명 입장상 유리한 건 성수호였다.
성수호의 입에 낚싯바늘을 걸기 위해 조롱을 참아내는 한여름의 심장에는 굴욕이라는 낙인이 계속 각인되어가고 있었다.
‘한 번… 한 번만 걸려서 제대로 낚아 보자! 참아!!’
한여름은 속에서 끓어 넘치는 역겨운 감정을 꾹 누르며 참았다.
그리고 성수호의 제안이 나왔다.
“3층 노예.”
“…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한여름의 눈에 성수호가 비릿하게 웃으며 다시 한번 제대로 이야기했다.
“3층에 있는 동안 노예가 필요할 거 같거든….”
“….”
이미 성수호는 한여름을 가지고 놀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케르베로스의 안구.
하지만 그럼에도 성수호가 저렇게 직접적으로 노예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간단했다.
성수호 머리 위에 있는 주황색 경고.
3층에서 한여름에게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쓰는 순간 경고를 받는 제약이 있었다.
성수호는 그 제약을 완전히 무시한 채….
“어때?”
한여름을 갖고 놀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
하나의 층에 있는 동안 노예.
심지어 기간도 정하지 않았다.
대부분 사람이 성수호의 말을 들으면 기겁하며 뒤로 내뺄 것이다.
하지만 한여름은….
“…좋아.”
인생 최대의 도박을 걸기로 했다.
그의 대답을 들은 성수호가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조건 하나는 완성.”
“뭐? 조건 하나라니….”
아무리 한여름이라고 해도 이 이상의 조건을 들어주기는 힘들었다.
만약 성수호가 4층 이상에서도 이 노예 계약서를 유효하게 만들려고 했다면 한여름이 거절하려고 했으니까.
층을 넘나들 수 있는 상황만큼은 피해야 했다.
성수호가 고개를 절레거리며 대답했다.
“포인트가 적어.”
“…뭐?”
“4천만 포인트만 더 끌어 와봐. 1억이랑 네 몸뚱아리를 동시에 걸면 그때는 이 아이템이랑 동급으로 취급해줄게.”
어느새 유혹을 하는 건 한여름이 아닌 성수호 쪽이었다.
그리고 그 유혹에 걸려든 한여름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사… 사천만은….”
지금 한여름은 일반 카지노를 입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턱대고 VIP층에서 아무나 붙잡고 도박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갑자기 끼어들어서 초반에 돈을 왕창 뽑아먹으면 다들 금세 혀를 내두르며 빠질 테니까.
한여름의 불안한 심리를 파악한 딜러가 미소를 지으며 한여름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저희는 담보를 받아서 대출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담보?”
“대부분은 아이템을 담보로 받습니다만….”
딜러가 마치 한여름의 사정을 전부 알고 있다는 듯이 한가을 쪽을 힐끗 보며 조곤조곤 입을 열었다.
“건물이나 땅을 담보로 받아서 대출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한여름은 딜러의 말에 머릿속에 피가 꽉 차는 기분을 느끼며 바로 한가을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잠깐 이리 와봐.”
“…?”
한가을은 갸우뚱하며 한여름을 쫓기 시작했다.
멤버들과 거리를 둔 한여름이 한가을에게 본론을 말했다.
“야, 한가을… 네 건물로 담보 잡아서 대출받아줘.”
“아하!”
한가을은 손뼉을 치며 미소를 지은 다음 손등이 보이게 주먹을 살포시 들어 올렸다.
그리고….
“지랄 마라.”
아름다운 보라색 큐빅이 잔뜩 박혀있는 중지 손톱을 뽐내기 시작했다.
명백한 거절.
한여름은 한가을의 모습에 딱히 기분 나쁘거나, 불쾌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우아함을 느낄 뿐이었다.
“야, 일단 내 말 들어봐.”
“꺼져. 지랄 말고 그냥….”
“일단 들어보라고.”
한여름은 한가을에게 성수호가 가진 [케르베로스의 안구]에 대해서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출처와 능력, 그리고 현재 아이템의 가치까지….
한여름에게 [케르베로스의 안구]에 대한 설명을 들을수록 한가을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 가기 시작했다.
모든 설명을 마친 한여름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너는 여기서 반년이나 있었다며? 저 아이템의 가치가 어때 보여?”
“…상상할 수 없을 정도?”
한가을은 3층에서 유유자적 머물고 있지만, 4, 5층에 대한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가을이 수집한 정보 안에 [케르베로스의 안구] 같은 아이템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한가을은 성수호가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 있는 초록색 구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한여름은 한가을의 모습에 만족하며 말했다.
“너, 내 운 믿지?”
“….”
만약 저 아이템이 판돈으로 걸리지 않았다면 한가을은 한여름에게 바로 욕설을 날렸을 것이다.
하지만 위그드라실에서 반년간 살면서 한가을도 배운 것이 있었다.
단 한 번의 기회가 얼마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지….
한가을은 아름답게 칠해진 손톱이 무너질 정도로 양손을 꽉 쥐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게 꽉 쥐던 손과 질끈 감았던 눈을 살며시 뜨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분배는?”
한여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
한여름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내 옆에는 민하연과 한봄이 내 옷자락을 쥐어짜며 닦달했다.
“야, 성수호. 안된다고!”
“아저씨, 제발 정신 좀 차려요.”
민하연과 한봄이 나를 제지하는 일이 간혹 있긴 했다.
그리고 대게 그렇게 제지하는 경우는 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나를 믿지 못하며 제지하는 건 처음이었다.
나는 양팔을 옭아맨 두 사람을 느긋한 표정으로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일단 진정해봐. 나한테 다 계획이 있어.”
아이 해브 어 플랜~
민하연은 내 말을 허풍으로 받아들이며 화냈고.
“계획은 무슨!”
한봄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던 진짜 화난 표정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나를 말렸다.
“아저씨… 이거 하면 나 진짜 화낼 거예요.”
한여름의 운이 정말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었다.
뭐… 나도 직접 겪어봐서 이미 깨달은 상태였지만….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두 사람을 진정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나만 믿어!”
“….”
“….”
노력이 먹히지 않았나?
나를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의 민하연과 한봄.
아직 믿음이 부족한 모양이다.
나는 신앙심이 부족한 두 사람에게 조그마한 기도문을 읊어주기 시작했다.
“내가 만약에 져서 아이템을 뺏기면 3층에 있는 동안 두 사람의 노예가 될게.”
“…정말?”
“진짜요?”
너무 덥석 물어버렸는데?
민하연은 다른 사람이 들리지 않게 한봄과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결정이 났는지 민하연과 한봄은 조용히 엄포를 놓았다.
“모든 회차 포함.”
“우리 말 무조건 듣기.”
민하연과 한봄의 말뜻을 해석하자면 한여름이 죽어서 회귀해도 약속을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설마 저렇게 진지하게 생각할 줄은 몰랐는데….
나는 살짝 한기를 느끼며 민하연과 한봄에게 대답했다.
“으음… 해, 해줄게.”
“흐음….”
“오….”
두 사람은 불안한 표정을 그대로였지만, 한편으로 미소도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한여름에게 아이템을 뺏기는 건 위험하지만, 여차하면 한여름이 죽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일단 민하연과 한봄이 내 팔을 놓아줬다.
그리고는 손에 움켜쥔 한 장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저 멀리서 한가을과 대화를 나누는 한여름을 바라봤다.
‘자, 한여름… 네 운이 타짜한테도 먹히는지 확인해보자.’
내 생각과 동시에 내 손에 있던 카드가 다섯 장으로 늘어나 있었다.
=====
[손놀림 LV 95]손안에서 무언가를 숨기거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다.
=====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