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67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74화(674/1201)
마법 학교 슈트라 (5)
작은 방, 테이블에 앉아 있는 여자가 나를 짜증 나는 듯이 노려보며 걸레를 한 겹 걸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또 어디서 굴러들어온 얼간이 새끼야?)
“….”
내가 예쁜 여자를 보자마자 드는 생각은 대체로 간단하다.
기질을 보고 싶다는 일념의 외침이다.
그런데 내가 이 여자를 보며 드는 생각은 다른 여자들과 사뭇 달랐다.
‘아르모니아.’
[네.]‘…기질.’
[….]왜? 평소처럼 목놓아 외치지는 않았잖아.
아르모니아의 침묵 후에 내 눈앞에 기질창이 띄워졌다.
=====
클라우디아 슈타트펠트
[마법], [다혈질], [고집불통], [인내심 부족], [모험심]….=====
첫 마디만 봐도 대충 성격이 보였는데, 기질창을 보니 더 확 와닿았다.
진도 10 수준의 대지진 수준의 까칠함.
그게 이 여자에게 보였다.
내가 멍하니 기질창을 바라보자, 클라우디아는 코웃음을 치더니 혼잣말을 이어 나갔다.
(하아… 한동안 아무도 오지 않다 싶더니, 진짜 망한 건가….)
아마 내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하는 듯싶었다.
(그래도 이런 애송이가 들어올 정도로 허술한 곳은 아니었는데….)
아까까지 까칠했던 클라우디아가 서글픈 눈으로 바닥을 내려다봤다.
그리고는 테이블에서 다소곳하게 내려오며 중얼거렸다.
(오라는 양반은 평생 얼굴을 안 비추더니…. 결국 못 보는 건가.)
클라우디아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서서 내 모습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새끼, 기분 나쁘게 나 보는 거 같네.)
“…그야 보고 있으니까요.”
(….)
내 대답에 클라우디아가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갑자기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기 시작했다.
(사람 목소리 들은 지 오래되어서 귀도 병신이 된 건가?)
“제 목소리가 들린 거 보니까. 오히려 정상이신 거 같네요.”
(….)
내 말은 들은 클라우디아는 한동안 나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도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렇게 눈을 마주하고 대치하기를 3분 정도 지나자….
(우왁! 씨발 뭐야!!!)
“….”
클라우디아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벽 끝으로 후다닥 뒷걸음질 쳤다.
다른 사람이 보면 내가 귀신인 줄 알겠네.
하지만 그녀의 뒷걸음질은….
파앗.
허공에 막혀서 더 이상 뒷걸음질 치지 못했다.
혼령이라면 자연스럽게 벽을 통과해서 도주할 수 있었겠지만, 클라우디아는 그러지 못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 허공에 등을 기댄 클라우디아가 나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너… 너 뭐냐.)
일단 클라우디아의 반응은 이해가 갔다.
이 세계에서 혼령을 보는 건 학장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생판 처음 보는 녀석이 가보 방을 들어온 데다, 자신을 바라보기까지 하니 당황할 수밖에….
하지만 클라우디아는 나를 보며 경계하되, 전혀 겁먹은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
나는 일단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일단 진정하세요.”
(….)
내 말에 경계심을 푼 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대화는 가능하게 되었다.
그녀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를 전부 건네줬다.
내가 슈타트펠트 가문의 남은 후손의 연인이라는 것과 선조들의 부탁, 그리고 이곳을 뚫게 된 경위까지….
모든 이야기를 들은 클라우디아는 살짝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푹 쉬었다.
(…결국 망했었다는 건 변함 없네.)
나는 이 여자를 오늘 처음 봤다.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는 그저 기질창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서는….
(염병….)
욕설에서조차 깊은 상실감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왜 저렇게 욕을 계속 찍찍 뱉는 건지….
‘얼굴은 이쁜데….’
[그놈의 얼굴 타령은….]‘예쁜 건 언제나 옳죠. 한나 씨가 이쁜 것처럼!’
[…말이라도 못하면 또 몰라.]나는 그렇게 강한나의 기분을 풀어준 뒤, 정식으로 소개했다.
“저는 슈트라 마법 학교의 1학년생 성수호입니다. 당연히 루나와 동급생이고죠.”
아까까지 슈타트펠트의 마지막 후손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나라는 인물을 직접 소개했다.
그런데 클라우디아는 슈트라라는 명칭을 듣자마자 인상을 구기면서 내게 말했다.
참고로 구겨진 인상도 예쁘다는 게 내 평가였다.
(슈트라… 라고…?)
뭐지? 슈트라라는 단어가 뭔가 거슬릴 게 있나 싶나?
“네, 슈트라요. 마법 학교요.”
(슈트라 학교…? 어떤 머저리가 학교 이름을 그딴 식으로 지어….)
“….”
그 머저리가 손가락 하나로 국가를 멸망시킬 수 있는 존재인뎁쇼?
나는 내 신분을 밝힌 뒤, 정식으로 묻기 시작했다.
“그럼 그쪽은 누구시죠?”
이미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물어보는 것이 인지상정!
내 질문에 돌아온 답은 하나였다.
(내가 너한테 왜 말해줘야 하는데?)
“….”
이런 개 같은 여… 아니, 어이없는 여자를 봤나….
내가 살짝 비틀린 미간을 다시 펴며 입을 열려고 하자….
(푸하하하! 농담, 농담. 내가 예의 차린 녀석한테 재수가 없게 굴 정도로 싸가지 없는 년은 아냐.)
“….”
이미 싸가지 밥 말아 먹은 화법이지만, 적당히 넘기기로 했다.
클라우디아는 자세를 바로잡더니, 손바닥을 올리며 말했다.
(내 이름은 클라우디아 슈타트펠트. 네가 만난다는… 루미? 루돌? 루…시? 하여튼 그 루… 뭐 시기하는 여자의 초대 가주다.)
그 루나가 들으면 상처받겠네….
이름을 이상하게 불린 것보다 초대 가주가 이런 여자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면 충격받을 것이다.
“그럼, 여기에는 왜 계세요? 정작 묘지에는 안 계시길래 진작에 성불한 줄 알았는데….”
(아아… 나는 여기를 못 벗어나. 아니… 말을 바로 해야겠네.)
클라우디아는 방금까지 자신이 앉아 있던 테이블을 턱짓하며 내게 말했다.
클라우디아가 턱짓한 테이블 위에는….
(저 녀석 때문에 못 간다는 게 정답이겠네.)
예식에서 주고받을 법한 반지가 놓여 있었다.
..
..
나는 클라우디아가 가보라고 말한 반지를 들고 그녀와 같이 가면서 물었다.
“그러니까… 가보가 아니라고요?”
(그래… 나는 딱히 가보라고 둔 게 아니야. 그런데 어느 순간 애들이 갑자기 가보라면서 신줏단지 모시듯이 하더라.)
원래 역사라는 것이 그렇다.
인물 당사자는 별 의미 없이 행동했는데, 그 밑의 후손들이 자기 생각대로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예가 바로 그 인물이 남긴 유품이다.
위인의 소중한 물건이 시간이 지나 역사적인 물건이 되고 더 지나서 신화적인 물건이 되는 것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 물건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애초에 아무 기능이 없어도 슈타트펠트 선조들이 찾아달라고 부탁했으니, 지닌 것만으로도 크게 의미는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야. 혹시라도 말하는데, 실수로라도 반지 끼우지 말아라.)
“왜요? 그냥 유품이라면서요?”
(그냥 유품은 아냐. 끼면 평생 빠지지 않고, 그 반지와 연결된 인간이랑 수명을 평생 나누는 반지야. 거기다 상대방한테 평생 복종해야 할걸?)
“….”
이거 가보가 아니라, 그냥 저주의 반지였잖아?
이 여자는 왜 이딴 걸 유품이라고 가지고 있던 걸까?
심심해서 껴보려던 참이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나는 반지를 다시 조심스럽게 바지에 넣었다.
내가 반지를 바지에 넣자, 클라우디아가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환하게 웃었다.
(캬아아아! 그래도 밖이 좋네. 평생 곰팡내 나는 지하에 있다 나오니까 기분 째지네.)
“…어차피 냄새 못 맡지 않아요?”
(기분이 그렇다고. 새끼… 이럴 때는 조용히 듣기만 해.)
동네 초딩 돈 뺏는 깡패도 아니고….
사실 기분은 이해가 갔다.
클라우디아는 아까 내가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 하면서도 도망치지 못했었다.
그 이유가 바로 이 반지였다.
클라우디아는 지금 내가 소유한 반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었다.
마치 슈타트펠트 선조와 루나의 부모님이 죽은 곳에서 못 벗어나는 것처럼….
본인조차 기억 못할 정도로 오랜 시간 지하에 갇혀 있었는데, 정신이 온전한 게 오히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향하는 장소는 내 방이었다.
지금 나 혼자서 클라우디아는 상대하는 건 상황상 좋지 않았다.
딱히 이야기를 주고받을 것이 없기도 했고….
하지만 그건 나 혼자의 착각인 듯싶었다.
클라우디아는 나와 같이 방으로 향하는 동안 딱따구리 나무 찍듯이 조잘조잘하며 궁금한 점을 묻기 시작했다.
(야, 그 루리니나? 라는 애는 예쁘냐?)
(슈타트펠트는 왜 망했어?)
(캬… 성 진짜 깔끔하고 좋아졌네. 국왕이 영웅 대접한답시고 이 성 준다고 했을 때는 죽방 때리고 싶어질 정도로 쓰레기 장이었는데.)
농담이 아니라, 내 귓구멍… 더 자세히는 고막에 딱따구리 부리가 쪼아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그래도 참아줬다.
얼마나 대화가 고팠으면 저렇다 싶어서….
(크… 그래. 이게 대화지.)
뭔가 어감만 따지면 ‘대화’ 대신 ‘섹스’라는 단어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말투였다.
그러던 중에 그녀가 살짝 무거운 표정으로 내게 묻기 시작했다.
(야, 궁금해서 그런데 그 인간은 어떻게 됐는지 알아?)
“그 인간이요?”
그렇게 적당히 대답해주는 도중에 클라우디아가 입에서 나온 이름이 나를 멈춰 세우게 했다.
(개명은 하지 않았겠지. 루트비히 리펜슈타인이라고 꼴에 대마법사라고 불리던 인물이야.)
“…?”
내가 아는 루트비히 리펜슈타인은 한 명이다.
그리고 대마법사라는 칭호를 가진 사람도 한 명이다.
그녀가 묻는 사람은 나를 포함한 누가 들어도 단 한 사람에게 귀결될 것이다.
나는 시원하게 대답해줬다.
“학장님이요?”
(…학장? 웬 학장?)
클라우디아는 학장이라는 단어를 듣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하는 듯싶었다.
혼자 뭔가 생각하더니….
(푸하하하하! 학장? 학장!? 푸하하하하!)
“….”
너무 오랫동안 혼자 있던 나머지 개그 코드가 꼬인 건가? 아니면 원래 예전 인물들 개그 코드가 내가 모르는 존재이거나….
클라우디아는 한참 웃어대더니, 날카로운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으로 쓱 훑더니 입을 열었다.
(아, 갑자기 웃어서 미안. 그 인간이 학교를 운영한다는 상상을 하니까 좀 웃겼어.)
“….”
(푸크크… 그 양반이 선생질했으면 개 웃겼겠네.)
클라우디아는 내가 말한 학장이 본인이 아는 존재와 전혀 다른 인물로 규정하고 있었다.
클라우디아는 계속 터져 나오던 웃음을 간신히 머금은 뒤에 입을 열었다.
(특이한 이름이라 동명이인이 있을지는 몰랐는데. 내가 지금 사는 인물을 어떻게 알겠냐? 내가 묻는 양반은 300년 전쯤 인물인데….)
클라우디아는 자신이 알고 있는 루트비히 리펜슈타인을 설명해줬다.
희대의 마법 천재.
한 손가락으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온몸으로 대륙을 불지옥으로 만든 괴물.
모든 권력자가 그의 손가락 하나를 두고, 벌벌 떨며 자진해서 목을 바치게 만든 신적인 존재.
그리고 클라우디아는 마지막 말로 그의 설명을 끝맺었다.
(그 양반이 300년 전 대륙 전쟁을 끝내고… 갑자기 잠적했어. 나도 결국 마지막에는 보지 못한 채 죽었고, 쭉 성 지하에 갇혀 있다시피 해서 그 양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어.)
“….”
클라우디아가 설명한 루트비히 리펜슈타인은 분명 거칠고, 파괴적인 인간상을 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오히려 학장의 업적을 폄하한다며 흥분했겠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분명 학장이다.
전에 학장이 내게 설명해준 것과 거의 같은 과거 이야기였다.
(그래도 혹시 내가 성 지하에 갇힌 사이에 다른 소식이 들렸을까 싶어서 물은 거였어.)
“….”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다.
나는 클라우디아가 갇혔어도 위르겐이나 노라와 같이 어느 정도 정보력을 지닌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는 슈트라라는 존재조차 모르고, 심지어….
(아, 모르냐? 뭐… 결국 조용히 죽었나….)
학장이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학장은 과거에 루나에게 말해준 적이 있었다.
루나의 선조, 그것도 초대 가주와 친분이 있었고. 그자가 죽었을 때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일단 대화가 이어지려면 루나 부모님은 만나고 대화를 나눠야 할 거 같네.’
일단 나는 클라우디아를 이끌고 위르겐과 노라를 만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방으로 향하는 중….
“허허… 이제야 모습을 뵙는군요.”
겸손한 목소리에 나와 클라우디아, 둘 다 뒤를 돌아 상대방을 확인했다.
분명 젊음이 느껴지는 남자.
“돌아오고 나서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아서 섭섭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연륜과 겸손함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클라우디아의 눈치를 보며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녀의 행동은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 뭔데,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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