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677)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77화(677/1201)
마법 학교 슈트라 (5)
사는 세계가 다르다는 게 뭔지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클라우디아는 분명 몇백 년 전 사람이다.
심지어 하필 갇혀 있던 곳도 사람이 거의 들락날락하지 않던 지하 깊숙한 장소였다.
그러다 보니 그녀가 들을 수 있는 정보는 가끔 가보를 확인하러 오는 현 가주들의 하소연이 전부였다.
그리고 클라우디아는 어느 순간부터 의문을 가졌다고 했다.
(왠지… 어느 순간부터 애들이 정실 이야기만 하더니.)
클라우디아가 살던 시대에는 한 남자가 정실을 두고, 측실을 여럿 두는 것이 ‘당연한’ 시대라는 것이었다.
아니, 오히려 ‘측실’을 두지 않으면 욕을 먹는 경우도 허다했다고….
클라우디아의 이야기만 들어보면 남자들이 행복한 삶을 살았으리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측실을 두지 않으면 욕을 먹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전쟁으로 남자가 죄다 죽어 나갔고, 살아남은 남자가 여러 여자를 거둬주는 게 남자의 의무였거든.)
“….”
(내 기억으로는 귀족은 혈통 때문에 넘어가 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평민은 무조건 4명 이상은 거둬야 했을걸?)
참고로 4명 이상 거두지 않으면 진짜 죄였던 시절이라고 했다.
(참고로 애 다섯 이상 낳지 못하고 복상사하면 창피한 일이라고 손가락질받기도 하고.)
“….”
불쌍한 남자들….
전쟁에서 이겼더니, 강제로 부인을 둬야 한다니….
(아마 국가가 안정되니까 점차 풀어준 거겠지.)
일단 이로써 한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었다.
“그럼….”
(마음껏 즐기세요. 나는 상관 말고. 애초에 나는 그 루로니나라는 애도 본 적 없어.)
“…루나예요.”
도대체 이름을 몇 개나 만들어 내는 건지….
그래도 나름 마지막 후손인데, 이름을 너무 못 외우는 건가 싶어서 섭섭했지만 클라우디아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난 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위르겐이 가끔 와서 반지 관리하면서 이야기해준 건 기억하지만.)
“뭐라고 말했는데요?”
(….)
클라우디아는 눈을 몇 차례 깜빡이며 귀여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그건 비밀. 나중에 본인한테 물어보던가.)
“….”
뭐랄까… 겉으로 보면 굉장히 입이 가벼운 여자 같은데, 이런 곳에서 비밀을 지키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 입이 무거운 여자 같기도 하고….
갈피를 잡기 힘든 여자였다.
일단 클라우디아와의 대화는 마무리했다.
클라우디아는 내 사생활에 대해서 일절 간섭하지 않을 것이고, 가끔 혼잣말로 떠드는 것만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말했다.
혼잣말로 떠드는 것까지 막으면 불쌍하긴 하지….
(그럼 잘 부탁해~)
“….”
그렇게 새로운 동료…
(캬아아… 달 진짜 예쁘구만~)
아니, 애매한 동행인이 추가되었다.
..
..
달이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을 감상하던 클라우디아의 감상평을 실시간으로 듣던 중에 누군가가 나를 찾아왔다.
“오늘도 바쁘세요?”
눈을 일자로 뜬 채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루나였다.
루나는 안부 인사가 아닌, 얼굴에 얕게 쌓인 불만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살짝 투정에 가까운 표정을 지은 루나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문을 활짝 열었다.
“아냐. 전혀 바쁘지 않아. 들어와.”
내가 친절하게 문을 열자, 루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하지만 그렇게 들어오고 나서 자신의 표정을 감지한 루나가 다시 불만을 쌓인 표정으로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바쁘지는 않지만, 찾아오지는 않을 정도인가요?”
“하하… 이제 끝내서….”
최근에 위르겐의 교차술 강의를 듣느라 루나에게 소홀한 탓에 루나의 섭섭함이 겉으로 화려하게 표출되는 중이었다.
“흥….”
루나는 고개를 팽 돌리면서도 내 안내받으며 테이블로 향했다.
다른 사람이 보면 고작 저런 거로 삐치냐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저런 모습의 루나가 마냥 귀여워 보였다.
그리고 그 다른 사람은 루나를 보며 갑자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저 애가 루나야?)
나는 클라우디아를 힐끗 보며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그러자 들려오는 말.
(싸가지 밥 말아 먹었네.)
“….”
아무리 싸가지 없어도 당신만 하겠습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루나를 테이블로 안내한 뒤, 의자를 빼서 자리에 앉게 해줬다.
“…고마워요.”
입술은 삐쭉 내밀면서 이런 건 또 좋아한다.
그렇게 테이블에 단둘이 마주 앉아서 바라봤다.
자, 그럼 무슨 말로 말문을 틔워야 할까?
무슨 일로 왔는지 물어보는 건 삼류.
이제야 왔냐고 화내는 건 이류.
일류는….
“루나!”
“히읏!”
일단 대화 없이 덮치는 자이다.
[본인이 찾아간다는 선택지는요?]‘….’
남자는 여자를 찾아가지 않는 법.
여자가 찾아오게 만드는 남자…
‘그게 바로 일류죠.’
[…진짜 할 말이 없네요.]내가 한 말빨 하지.
나는 그렇게 강한나의 말문을 막는 것과 동시에….
“수, 수호 씨! 잠깐 이야기를 흐읍!”
루나의 입도 막았다.
하지만….
(캬아아아아! 세상 나오자마자 재미있는 구경 해보네!)
클라우디아의 입까지 막지는 못했다.
나는 클라우디아의 말을 못 들은 척한 채 루나와 섹스하기 시작했다.
..
..
루나는 내 품에 안긴 채 오늘 방문한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폐하께서 직접 행차하신대요.”
루나가 해준 이야기는 이미 학장에게 들은 이야기들이었다.
루나도 아마 오전 중에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내가 무슨 일인지 몰라도 바빠 보이니 눈치를 봐서 저녁에 찾아온 것이다.
타이밍이 좋았다.
오전 중에는 나도 바쁘게 돌아다녀서 찾아왔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테니까.
“아마 당분간 어수선할 거예요.”
“내가 도울 일이 있을까?”
“…왜요? 이제 혼자 노는 거 지루하신가요?”
“하하하… 논 거 아닌데.”
사실 루나의 입장에서 내가 놀았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변명은 없었다.
설명 하나 없이 그저 방 안에 틀어박혀서 무언가 하는구나 하고 생각만 했을 것이다.
“도대체 뭘 하셨길래 저랑도 만나주지 않은 거예요?”
원래 계획은 여기서 가보를 건네주며 ‘짜잔! 너의 가보야!’라고 건네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가보인 반지는 우리 기준에서 사실상 저주받은 물건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루나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였다.
“생각할 게 있었어.”
“흥….”
“미안. 미안.”
나는 사과하면서 루나를 슬며시 껴안기 시작했다.
그리고 껴안으면서 내가 비었을 때 동안 있었던 일들을 묻기 시작했다.
“루이스가 귀찮게 하지 않았어?”
“….”
루나는 내 시선을 회피하고 일순간 침묵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한 단어를 흘렸다.
“…쫌?”
“풋.”
나는 피식 웃으며 루나를 더 깊게 끌어안았다.
루이스는 아직 연금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다만 초기에 비해서 많이 느슨해졌고, 루나의 앞에 나타나서 계속 이야기를 붙였다는 것이었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니 살판났나 보군.
‘잠깐… 그러고 보니까 그날 이후 따로 만나지를 못했네.’
나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과 함께 루나를 끌어안은 채 물었다.
“루나. 루이스 녀석이 그날 일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어?”
“….”
루나의 침묵으로 루이스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루이스는 어떻게 해서든 루나와 내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심지어 사귀는 것을 모르는데도 말이다.
루이스는 나와 루나 사이에 학우애의 감정이 실린 끈조차 연결되지 않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나는 심란한 마음으로 내 시선을 피하는 루나를 꼭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미안해.”
“네? 수호 씨가 왜 미안….”
나는 루나의 말을 끊고 대답했다.
“내가 나서지 않아서 루나가 엄한 소리를 들었잖아. 미안해.”
“….”
진심이었다.
당시에 루이스의 말을 듣고, 옷을 벗은 채 뛰쳐나가서 죽방을 때리고 싶었을 정도로 화가 났었다.
하지만 내가 정말 그렇게 죽방을 갈기면 후폭풍은 루나가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결국 거기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루나는 내 품에 안긴 채 투덜거리듯 목소리를 내며 입을 열었다.
“나중에 제가 직접 말할게요.”
“어떤 걸?”
“…저희 둘의 관계요.”
“….”
사실 루나는 루이스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었다.
바로 세간의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루나의 입장상, 나와 사귀는 것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내가 사는 현대와 다르게 귀족은 한번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그 말이 전부 공적인 힘을 지니기 때문이다.
루나가 기껏 나와 사귀는 사이라며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헤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루나의 이미지만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야 내가 루나와 헤어진다는 건 아니다.
그래도 만일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조심조심 만나 온 것이었다.
지금까지 조용하던 클라우디아가 털털한 웃음을 흘렸다.
(푸핫… 별걸 다 걱정하네. 저 애는 나랑 너무 안 닮았다.)
“….”
당신이 한 말 덕분에 오히려 더 루나가 사랑스러워졌어요. 고마워요.
한마디 던진 클라우디아는 공중에 뜬 채 누워서 다시 천장을 바라봤다.
나는 그런 클라우디아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보다 조용하네.’
[그러게요. 생각보다 약속을 잘 지키네요.]클라우디아를 데리고 가기로 결정했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클라우디아가 호들갑 떠는 모습만 보다 보니 관계 도중에도 분위기를 깨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지금 클라우디아의 모습을 보며 싹 지울 수 있었다.
클라우디아는 호들갑이 담긴 첫마디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혼잣말도 내뱉지 않았다.
심지어 처음에나 나와 루나의 모습을 흥미롭게 볼 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시선을 거두고 천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크으음….)
흥미가 없다기보다는 관음하는 자기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진 것처럼….
나는 그런 클라우디아의 모습에 만족하며 루나에게 마저 말했다.
“너무 급하게 말하지는 말자. 내가 얌전하면 그 녀석도 별말을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면 수호 씨가 답답… 흐읏….”
나는 또다시 루나의 말을 끊고 그녀를 끌어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것보다… 한 번 더 하자!”
“진짜… 못 말려.”
루나는 노라가 지을 법한 모성애가 담긴 미소를 지으며 이불 안에서 다리를 벌려 내 골반을 감싸기 시작했다.
..
..
이제 슈트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왕은 이미 아틀러를 향해 오는 중이다.
그가 와서 정식으로 루나의 백작 승계식과 아틀러 영지 하사식를 하면 모두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마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두 분의 시신은 어디에 있나요?”
두 사람은 내 말을 듣고는 고민하듯 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노라와 눈빛 교환을 하며 침묵하던 위르겐은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말했다.
(따라와라.)
나와 노라, 클라우디아는 위르겐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기다.)
“….”
도착한 곳은 딱히 비밀스러운 곳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내게 아련한 추억이 깃든 그런 장소였다.
루나와 내가 폭우 속에서 섹스했던 장소….
“아, 아름다운 장소네요.”
화단이었다.
내 떨리는 목소리를 들은 클라우디아는 고운 미간을 찌푸리며 툴툴거렸다.
(너 혹시 눈 안 좋냐? 저기가 아름답다고?)
“…꽃이 있잖아요.”
(전쟁통에도 저런 꽃은 지천으로 깔려 있었어.)
그래. 그렇다 치자….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위르겐과 노라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에 묻히셨나요?”
(…묻혔다기보다는 매장당했다고 봐야겠지.)
(이이는… 정말 노력했어요. 아틀러를 지키기 위해서….)
노라의 말에 따르면 위르겐은 갑작스러운 습격에도 최선을 다해서 영지를 지키기 위해 애를 썼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영지를 지키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것도 노라와 같이….
(그때 우리를 죽인 녀석들도 같이 한 번에 죽는 바람에 우리의 시신이 이곳에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더군.)
당시에 신원 확인이 불가능했던 두 사람의 시신은 얼떨결에 화단에 묻히고, 이곳에 영혼이 묶인 신세가 된 것이라고 했다.
참 기묘한 일이었다.
“같이 죽은 자들은 영혼이 되지 않았네요?”
(그건 우리도 모르겠어요. 죽자마자 영혼이 보이긴 했지만, 우리랑 다르게 바로 사라져 버려서….)
노라의 말을 들어보면 슈타트펠트 가문의 사람만 독특하게 영혼이 남았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이곳에 와서 다른 영혼을 본 적이 없기도 하고….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죠. 그럼 시작할까요.”
내 말에 클라우디아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응? 뭘 시작하려고?)
나는 위르겐과 노라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편안한 곳으로 안내해드려야죠.”
좋은 곳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수호 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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