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68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89화(689/1201)
마법 학교 슈트라 (5)
“오늘 연회가 부디 즐거운 추억으로 남으셨길 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루나가 연설의 마지막을 장식하려는 순간, 연회장에 투박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루나 슈타트펠트 백작님과 춤을 출 기회를 주시지 않겠습니까?”
“…?”
다들 그 목소리가 들린 시선으로 고개를 돌렸다.
참고로 나도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실례라는 것을 알지만, 용기를 내어서 말씀드려봤습니다.”
루이스였다.
그리고 루이스의 용기는 주변에 있던 연회의 열기에 잠식된 귀족들에게도 퍼져나갔다.
“하긴… 연회 마지막이라면 나쁘지 않을지도….”
“아직 혼인도 하지 않으셨으니, 오히려 좋은 기회가 아닐지….”
“맞아요. 오히려 심심하셨을 거예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부 루이스의 말에 호응하기 시작했다.
다들 취기가 돌아서 그런지 속마음을 술술 내뱉는 것이었다.
루나는 갑자기 술렁이는 연회장을 보며 쓰게 미소를 지었다.
“자리를 마련해주시려는 마음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 시간이 많이 지났고, 춤을 춰봤자 한 분만 출 수 있는지라….”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루이스였다.
루이스의 첫 발언은 주변의 시선을 덜 받았지만, 지금 두 번째 발언으로 인해 엄청난 시선을 받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용기가 가상하고, 어떻게 보면 무모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귀족들이 그런 그를 마냥 싫어하지는 않았다.
“젊은 친구가 기백이 있어 좋군.”
“이러다가는 이 좋은 기회가 저 친구한테 넘어가겠군.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나, 나도….”
다른 남자 귀족들이 서로 앞다투어서 루나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연회 특성상 목소리가 높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한편으로 루나의 입장에서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루나는 여기서 가면을 쓰지 않았으니까….’
주인공이자, 주인이기에 오는 핸디캡이었다.
루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주변을 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야말로 연회를 연 주최자임에도 그저 방관하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오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루나의 품성에 흡족해하는 듯 목소리를 냈다.
루나는 뒤를 돌아서 국왕과 알렉산더 왕자에게 허락받고 단상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루나가 단상을 내려오자마자 남자들이 어떻게 해서든 선택받기 위해 그녀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루, 루나 슈타트펠트 공작님! 저는 구웨트….”
“어허! 여기서 신분을 밝히면 안 되지 않습니까?”
“아차….”
“저에게 기회를…!”
그나마 연회장을 빠져나간 사람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만약 연회 시작부터 루나가 저렇게 내려왔다면 자칫 싸움이 일어났을 것이다.
남자 귀족들이 어수선하게 루나를 둘러싸자, 알렉산더 왕자가 단상에 끝에 올라가서 외쳤다.
“그만!”
“!?”
다들 알렉산더 왕자에게 시선이 쏠렸다.
알렉산더 왕자는 조용해진 틈을 타서 입을 열었다.
“연회의 열기가 뜨거운 건 좋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슈타트펠트 백작이십니다. 자중하시길 바랍니다.”
“크흠….”
남자들이 우루루 몰려서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
알렉산더 왕자는 사태가 진정된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슈타트펠트 백작님은 오늘 연회의 주인공이십니다. 백작님께서 직접 선택하시는 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알렉산더 왕자의 판단은 좋았다.
호통만 쳤다가는 자칫 사람들의 반발심만 샀을 것이다.
“슈타트펠트 백작님. 부디 본인이 원하는 분과 연회의 마지막을 장식하시길 바랍니다.”
루나는 알렉산더 왕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모든 사람… 아니, 남자들이 루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천천히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리를 벌릴 뿐, 혹시라도 루나가 다른 남자에게 눈독 들일까 싶어서 그런지 매섭게 노려봤다.
‘루나도 고생 많네.’
진짜 고생도 이런 고생이 없다.
루나의 입장에서는 그냥 무시하고 끝냈어도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연회는 루나의 연이어 터진 복을 축하하는 행사였다.
이런 이벤트를 그냥 내치게 된다면 나중에 소문이 좋게 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알렉산더 왕자가 나서서 큰일로 번지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저 인간은 반역 일어날 때는 쥐뿔도 도움 안 되더니, 이런 데서는 도움이 되네.’
개똥은 약에 쓰이려면 없지만, 알렉산더 왕자 도움이 됐으니 알렉산더 왕자가 좀 더 낫다고 할 수 있겠다.
‘개똥보다 나은 왕자.’
[…본인이 들으면 진짜 통곡할만한 대사네요.]그렇게 개똥보다 나은 왕자의 도움으로 루나는 천천히 연회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마 나를 찾고 있을 것이다.
애초에 나 말고 다른 녀석이랑 춤을 추고 싶지 않을 테니까.
‘씁… 막상 이렇게 되니까 불안하네. 나도 좀 얼굴 좀 비춰줄까. 응?’
내가 그렇게 불안해하며 앞으로 나서려고 하자. 마침 루나가 나를 보더니,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오오!! 온다! 온다!’
내가 그렇게 기대하며 루나가 다가오길 기다리는 순간이었다.
‘…응?’
내 앞에 갑자기 루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막는 검은 뒤통수가 등장했다.
그리고 그 뒤통수로부터 두성을 울리며 내 귓속으로 짜증 나는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루나 슈타트펠트 백작님. 부디 저에게 기회를 주시길 바랍니다.”
뒤통수만 봐서는 주변에 보이는 녀석들과 다를 바 없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야… 이번만큼은 절대 뺏기고 싶지 않다는 거지?’
루이스였다.
이 사건의 발단을 만들어낸 장본인.
아까까지 내게 휘둘린 루이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무모한 방식으로 내 앞을 가로막은 것이었다.
‘아까까지 벌벌 떨던 새끼가….’
아까 내 악력을 맛본 루이스는 바닥에 고꾸라지는 치욕을 당했다.
심지어 그건 보는 눈이 있는 곳에서만 있었던 일이었다.
루이스는 자신과 관련된 여자들이 내 자지를 물고 빠는 모습을 보며 굴욕감을 잔뜩 머금은 상태였다.
그리고 어느새 루이스는 내 앞에서 기가 팍 죽은 모습으로 덜덜 떨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아니었다.
‘루나가 그렇게 중요하다 이거지…?’
나는 비웃음을 내뱉으며 루이스의 옆으로 고개를 삐죽 내밀어봤다.
내 눈에 들어오는 루나의 표정은….
‘와… 가까이에서 보니까. 진짜 예쁘네.’
차갑게 가라앉은 서리 여왕의 자태를 풍기고 있었다.
다만, 복장만 여왕의 카리스마를 지닌 건 아니었다.
얼굴에서도 서리가 뚝뚝 떨어져 내릴 것처럼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루나는 루이스를 알아보지 못한 채 독수리를 향해 말했다.
“저는 지금….”
루나가 말꼬리를 흐리며 옆으로 고개를 삐쭉 내밀고 있는 나를 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저분과 같이 춤을 추고 싶네요.”
“자, 잠시만요!”
조용한 연회장에 루이스의 목소리가 주변의 유리들을 깨트릴 듯 크게 울려 퍼졌다.
“부, 부디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저는 당신을….”
아까까지 루이스를 보던 사람들의 시선은 용기가 담긴 남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시선에 보이는 루이스는….
“아니… 저건 좀 아니지 않는가?”
“누구는 용기가 없어서 저렇게 못 하는 건 줄 아는 거 같군.”
“용기가 많은 친구인 줄 알았는데… 그냥 무례한 녀석이었군.”
주변에서 슬슬 루이스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이스는 그런 오물처럼 던져지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루나를 향해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분명 후회할 것입니다… 저런 녀석과 춤을 추면….”
루나는 순간이지만, 미간을 찌푸리며 귀여운 송곳니를 살며시 드러냈다.
원래 루나는 표정이 차분한 편이라, 저렇게 송곳니가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이었다.
그런 루나의 송곳니가 저렇게 드러냈다는 건 그만큼 분노를 많이 참고 있음을 시사하는 바였다.
루나는 화를 참는 모습과 동시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조언은 감사하지만… 제 후회는 당신이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비켜주세요.”
“당신을 위해서 못 비켜 드리겠습니다. 지금 뒤에 있는 녀석은 아까부터….”
루이스는 빼꼼 내밀고 있는 내 얼굴을 보며 결심한 듯 목소리를 냈다.
“여자들을 바꿔가며 춤을 추고, 연회장을 나갔습니다.”
이 거지 같은 놈이… 팩트로 승부를 보다니….
내가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자, 루나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나를 힐끗 바라봤다.
그리고 동시에….
“하아….”
루나가 루이스에게 손을 뻗었다.
‘어…?’
[어…?] [어…?]착각이 아니다.
나, 아르모니아, 강한나가 정확히 똑같은 목소리로 멍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두 사람도 나처럼 루나가 저렇게 루이스를 향해 손을 뻗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와 반대로 루이스는 나와 다르게 쾌재를 부를듯한 미소를 지으며 루나에게 손을 뻗었다.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는 순간이었다.
“아뇨.”
“…네?”
루나는 뻗은 손으로 루이스의 손을 잡지 않고, 그대로 그의 어깨를 밀어냈다.
그리고는 내게 손을 뻗으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저는 그래도 이분이랑 춤을 추고 싶어요.”
주변에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나랑 루나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가면을 쓰고 있는 누군지 모를 남자를 콕 집어서 춤을 추고 싶다고 말한 것이니까.
심지어 다른 여자랑 놀아났다는 이야기까지 퍼진 상황에서….
하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루나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지 않았다.
(미리 말을 맞춘 사이였나 보네요.)
(그런데 아까… 여자랑 많이 놀아나는 듯 보였는데….)
(에이, 여기 부엉이 가면도 한둘이 아닌데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 사람이 말꼬리를 흐리자,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을 보며 다음 대사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는 루이스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
(일부러 거짓말한 거 같지 않습니까?)
(아… 하긴… 아까부터 무례한 인간 같아 보이긴 했죠.)
(저런 몹쓸 인간….)
모든 사람이 그 말에 휩쓸리며 루이스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양손을 움켜쥐고 바들바들 떨며 루나에게 애원했다.
“저… 저는 거짓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녀석을 고르면 후회합니다. 제발… 그런 인간을….”
루이스의 애원이 통했을까?
루나는 내 손을 잡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이 들리지 않게 루이스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그럼… 당신은 어떤 인간이신가요?”
“…네?”
루나의 말에 독수리 가면으로 드러난 동그란 눈으로 그녀를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루나가 말을 이어 나갔다.
“고자질쟁이? 무모한 인간? 나르시시즘?”
“그… 그… 그….”
루이스는 루나의 날카로운 말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올 때마다 마치 정신이 베어나가는 듯이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정신이 갈기갈기 찢긴 듯한 모습의 루이스는 바들바들 떨며 루나의 말에 어떠한 반박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루나는 마침내 내 쪽으로 길게 손을 뻗으며 주변에 들리지 않게 루이스에게 말했다.
“확실한 건 하나예요.”
“…?”
“당신이라는 인간이 저에게 어떠한 매력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이죠. 아니… 인간이 아니라….”
루나는 마지막으로 표독스러운 눈으로 루이스를 올려다보며 마지막 말을 건넸다.
“남자로서 매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죠.”
“아… 아….”
루이스는 절망한 듯한 눈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어쩌다 보니 그 눈빛이 나와 마주쳤다.
나는 그런 루이스를 보며 미소를 짓고는 루나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저를 선택해주셔서 영광입니다. 루나… 슈타트펠트 백작님.”
“부디… 연회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는 춤 솜씨를 기대하겠어요. 정체 모를 부엉이 씨….”
“그럼요.”
나는 그렇게 루나를 이끌고 연회장 중심으로 향했다.
그리고 루이스는….
‘12시가 넘으면 마법이 풀려요. 빨리 나가세요. 루데렐라.’
고개를 푹 숙이고 석고상의 저주에 받은 것처럼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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