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70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09화(709/1201)
위그드라실 (6)
“어제부터 찾고 있었는데, 드디어 만났군요!”
“….”
1미터가 될까 말까 하는 키에 초록색 피부로 뒤덮인 흉측한 외형.
걸걸한 목소리에 나와 민하연, 박진희는 넋을 놓고 고블린을 바라봤다.
그리고 나와 민하연은 순식간에 정신을 차리고, 인벤토리에서 활을 꺼내서 고블린을 향해 겨눴다.
“뭐야! 여기에 왜 몬스터가!”
몬스터가 나타나면 전투.
위그드라실에 오면서 너무나도 몸에 밴 행동이었다.
그렇게 나와 민하연이 고블린을 향해 화살을 겨누자, 고블린은 낄낄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어제의 주역들답게 반응이 훌륭하군요.”
우리의 행동이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모양새였다.
아니, 오히려 여유롭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무엇보다 더 의아한 건 고블린의 모습만이 아니었다.
“…뭐지?”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고블린의 모습에 태연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 유일하게 입을 연 존재가 있었다.
“루드윅 님에게 겨눈 활을 거두십시오.”
“….”
바로 고블린 옆에 서 있던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였다.
훤칠한 외모의 남자.
그가 고블린 앞에 서서 우리를 향해 침착한 표정으로 재차 말했다.
“만약 이대로 계속 위협하시면 도시 지하 감옥으로….”
양복을 입은 남자가 우리를 향해서 되려 위협을 하는 순간….
“저리 비켜! 나 이야기 중이잖아!”
고블린은 그에게 호통을 치며 그의 종아리를 뻥뻥 차기 시작했다.
자칫 몬스터가 사람을 향해 공격하는 모양새처럼 보일 수 있는 장면.
하지만….
“죄송합니다.”
양복을 입은 남자는 언제나 있었던 일인 것처럼 몸을 옆으로 비틀며 빼냈다.
나와 민하연, 박진희는 그런 두 존재를 멍하니 바라봤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내 목소리를 캐치한 고블린이 낄낄 웃으며 호쾌하게 입을 열었다.
“일단 오해를 풀어야겠군요. 저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필드나 던전에 돌아다니는 몬스터가 아닙니다.”
“아….”
사실 이쯤이면 해명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했다.
만약 고블린의 말이 사실이 아니었다면 그가 도시에 들어서는 순간 전리품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벌집이 됐을 테니까.
나는 활을 내리며 민하연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연아, 일단 내려도 될 거 같아.”
“…응.”
민하연은 내 말에 따라 조심스럽게 활을 내렸다.
하지만 활을 내렸을 뿐, 화살은 활시위에 걸어 놓은 상태였다.
내 모습을 본 고블린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
“크히히히! 역시 실력자답게 상황 파악이 빠르시군요!”
환하다기보다는…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심지어 대사도 약점을 잡은 악당의 것과 비슷했다.
그렇게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고블린이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일단 이곳은 어수선하니, 제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눠보시겠습니까?”
“사무실…?”
비서 같은 사람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보면 보통 재력가가 아닌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주변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이미 고블린의 정체를 아는 것을 보면 굉장한 유명인 같기도 하고….
나는 일단 상대방에게 예의를 차리며 입을 열었다.
“사무실이 어딥니까?”
“아하… 제 사무실은….”
고블린은 기다란 초록색 검지를 위로 치켜세우며 끽끽 웃었다.
“여기 콜로세움… 이곳에 있는 사장 집무실입니다.”
..
..
이번 위그드라실은 오자마자 놀랄 일투성이였다.
엉망진창 망가진 민하연, 깜박하고 창관에 놓은 한여름, 도심에 나타난 고블린, 그리고 그 고블린이….
“당신이… 콜로세움 사장이라고요?”
“크히히! 그렇습니다.”
이곳 콜로세움을 관리하는 주인이었다.
그냥 관리만 하면서 허세를 부리는 녀석 따위가 아니었다.
“제가 이 도시의 주인이신 웨드록의 셋째 아들, 루드윅이고, 콜로세움의 관리를 도맡고 있습니다.”
도시의 주인인 웨드록이라는 자에게 권한을 받아서 진짜 콜로세움을 운영하는 주인이었다.
일단 전후 사정은 대충 파악이 되었다.
나는 바로 예의를 차리고 정중히 사과했다.
“아까는 놀라서 공격할 뻔했네요. 죄송합니다.”
“크히히! 저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의례 소환사들이 오면 받는 대접일 뿐이니까요!”
아까 같은 상황을 꽤 많이 겪어본 모양새였다.
고블린의 모습을 한 녀석이 위그드라실의 주민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
일단 오해도 풀었고, 사과도 했다.
제일 중요한 용무를 물어볼 차례였다.
“저는 무슨 일로 찾으셨나요?”
그저 유명인을 만나고 싶다는 식으로 나오면 바로 이 방을 뛰쳐나갈 생각이었다.
그런 무례를 저지르면 도시 주인의 눈 밖에 나겠지만, 고작 유명인을 만나고 싶어서 촐싹대는 녀석이라면 그 윗물도 뻔할 테니까.
하지만 의외로 루드윅이 나를 찾은 이유는 내게도 중요한 일이었다.
“어제 토너먼트 전에서 우승하시고는 그냥 가시지 않으셨습니까!? 서쪽 던전 권리증서도 넘겨받지 않고 말입니다!”
“아….”
나는 그냥 우승하면 알아서 권한이 넘어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빨리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이고….
설마 그날 있었던 경기를 무효로 치려는 건가?
그렇게 걱정하는 순간 내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리듯 루드윅이 께름칙한 초록 손으로 내게 카드를 내밀었다.
“여기 서쪽 던전 관리증서입니다. 부디 일주일간 잘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
[레티티아 서쪽 던전 관리증서]레티티아 서쪽 던전의 관리자임을 증명하는 관리증서.
이 관리증서를 가진 자만이 레티티아 서쪽 던전의 입장을 허락할 수 있다.
타인에게 아이템 양도는 불가능하지만, 관리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일주일 후에 자동으로 소멸합니다.
=====
아이템을 받자마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 쿨하게 넘겨주네?’
나는 분명 전날 경기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떠난 전적이 있었다.
콜로세움을 관리하는 자라면 굉장히 불쾌해할 만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루드윅은 내 생각과 다르게 오히려 실실 웃으며 보상을 확실히 넘겨줬다.
“오늘 방문하시지 않으면 직접 찾으려고 했는데. 수고를 덜어서 다행이군요.”
“하하… 고마워요.”
나는 관리증서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이제 용무가 끝난 듯 보였다.
나는 일어서서 밖에서 기다리는 민하연을 찾으러 가려고 했으나….
“키히히… 급하시군요. 혹시 좀 더 시간을 내주실 수 있습니까?”
“??”
나는 일단 루드윅의 외형과 별개로 그에게 호감이 생겼기 때문에 수락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무슨 일이죠?”
루드윅은 내 모습에 흡족한(괴이한) 미소를 지으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던전 관리에 투입할 인재가 있습니까?”
“…인재요?”
파티원이라면 있다.
하지만 루드윅이 말하는 인재는 내가 생각하는 그런 동료가 아니었다.
“혹시 서쪽 던전 전부를 혼자서 관리하실 생각이십니까?”
“아….”
서쪽 던전을 가보지 않아서 정확히 몇 개가 분포되어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동쪽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대충 3개 정도로 추정할 수 있었다.
동쪽도 던전이 3개가 밀집되어 있었으니까.
그 세 던전을 파티원에게 입장료를 받으며 관리하게 시킨다?
“아뇨. 없습니다.”
내가 파티원들에게 그런 일을 시킬 수 있을 리가 없지.
민하연과 한봄은 당연히 제외이고, 심지어 삼인방에게도 그런 일을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루드윅은 내 대답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는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혹시 저희 쪽에 던전 관리를 위임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위임이요?”
아까는 호의라는 깃털 같은 대화였다면 지금은 현실이라는 낙인을 찍는 대화였다.
나는 일단 경청하기로 했다.
내가 조용히 귀를 기울이자, 루드윅은 술술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저희는 언제나 관리증서를 받은 분에게 똑같은 제안을 합니다.”
던전을 관리하는 건 혼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기껏 콜로세움을 휘어잡는 지배자가 됐는데, 혼자서 던전 입장료 받으며 바쁘게 지낸다?
효율도 엉망이고, 모양새도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고블린이 위임받아서 관리하게 된다면….
“저희가 합리적인 입장료를 계산해서 최고의 효율을 내고, 수익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날 발생한 수익금은 편하게 사람을 통해 받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일단 신뢰는 갔다.
도시 주인의 아들이다.
그것도 콜로세움을 직접 운영하는 관리자.
거기다 아까 보여줬던 신뢰 덕분에 의심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믿게 된 제일 큰 이유는….
=====
루드윅
[신뢰 주의], [산만], [실적주의자]….=====
기질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거래와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신뢰를 중시하는 녀석이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일단 제안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저런 혜택을 그냥 공짜로 해줄 리 없다.
루드윅은 바로 내 낌새를 눈치채고 끽끽 웃으며 대답했다.
“그 대가로 제시해드리는 조건은 간단합니다. 30퍼센트.”
수익의 30%를 달라는 이야기였다.
“관리를 잘한다는 가정하에 나오는 하루 수익은 대략 500만 포인트 정도 됩니다.”
즉, 자기들이 150만 포인트 정도를 먹겠다는 의미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생각보다 별로 못 버네.’
기운이 쭉 빠질 수밖에 없었다.
‘잘 벌어도 한여름이 매춘으로 버는 수준이잖아….’
심지어 한여름은 수수료를 떼고 나서 500만 포인트를 벌어 왔다.
내가 그렇게 축 늘어진 모습을 하자, 강한나가 헛웃음을 흘렸다.
[한 번에 천만, 이천만이 왔다 갔다 하니까 오백만은 우스워 보이네요.]강한나의 말대로 한여름 한 명이 하루 2,500만 포인트를 벌어다 주는 상황.
500만 포인트가 푼돈 같아 보이는 기이한 현상.
하지만 생각을 전환하니 또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한여름에게 빼먹는 것과 별개로 고정 수입이 생기는 건 나쁘지 않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500만 포인트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내가 그렇게 침묵하자, 루드윅이 아까와 다르게 겸손하게 입을 열었다.
“흠… 저희가 받는 30퍼센트의 수수료에는 인건비와 관리 내역까지 전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투명하다는 것을 자부하기도 하고요.”
아마 루드윅은 내가 30%의 수수료가 많아서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합리적이네요. 부탁드릴게요.”
“크히히! 참고로 계약 기간은 일주일이고….”
내 수락에 루드윅은 기분 좋게 계약에 대해서 읊기 시작했다.
관리증서를 가지고 있는 동안 계약은 계속 유지되고, 만약 원하면 조건 없이 중도 파기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루드윅에게 설명을 전부 들은 나는 일어나서 나가려고 했으나….
“잠시만요.”
“…?”
또 할 이야기가 있다고?
짜증 나는 건 아니지만, 슬슬 밖에서 기다리는 민하연과 한봄이 치르는 경기를 봐야 한다는 다급함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루드윅은 내 분위기를 읽었는지 바로 쓰게 웃으며 내게 또 다른 카드를 건네줬다.
“키히히…. 너무 오래 붙잡았군요. 동료들이 기다릴 텐데. 일단 이거 받으시죠.”
“…?”
나는 카드를 받자마자 바로 아이템을 확인했다.
=====
[콜로세움 VIP 입장권]입장료 무료, VIP 전용 관람석, 원하는 식사나 디저트 주문 가능.
지인 동행 가능.
=====
내가 멍하니 카드를 바라보고 있자, 내 표정이 마음에 들었는지 루드윅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
“계약 기간 동안 드리는 제 선물입니다. 부디 즐거운 콜로세움 관람이 되길 바랍니다.”
..
..
나와 민하연, 박진희는 VIP 관람석에 들어오자마자 탄성을 흘리듯 뱉어냈다.
“와… 이게 1인실이라고?”
VIP 관람석 내부는 그저 명칭만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관람석 크기는 열댓 명이 들어와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큰 공간이었고, 각종 편의 가구가 존재했었다.
무엇보다….
“아! 콜로세움 꼭대기에 세워져 있던 게 여기구나.”
경기장뿐만 아니라, 관람석도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곳이었다.
참고로 콜로세움은 왕관 모양을 한 건축물이었다.
둥글게 세워진 콜로세움은 왕관처럼 뾰족하게 나온 곳에 보석처럼 VIP 관람석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었다.
VIP 관람석의 개수는 총 10개.
“VIP 입장권은 포인트를 주고 사고 싶어도 못사는 아이템이래.”
루드윅의 말에 따르면 10개의 VIP 입장권이 존재하고, 입장권은 루드윅의 권한으로만 소지할 수 있는 특수 아이템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관리자 위임 계약 동안 무상으로 이곳을 이용할 권한을 받은 것이었다.
박진희가 방을 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와… 수호 씨는 저랑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분 같아요.”
“하하하….”
내가 민망하게 웃고 있자, 민하연이 창문으로 되어 있는 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 수호야! 봄이 지금 막 출전했어!”
“타이밍 딱 좋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의자에 앉아서 의자 팔걸이에 손목을 올리고는 속으로 흥얼거렸다.
‘던전 수입은 좀 아쉬웠지만… 봄이가 나를 떼부자로 만들어주겠지?’
나는 실실 웃으며 한봄에게 배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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