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710)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10화(710/1201)
위그드라실 (6)
한봄 팀은 경기장에 입장했을 뿐, 아직 결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상대편과 대치한 상태로 심판의 주의를 듣는 중이었다.
‘자, 포인트를 걸어볼까나….’
나는 그런 한봄의 상태를 확인하며 포인트를 걸기 시작했다.
생각 같아서는 올인하려고 했지만….
“아… 많이 걸어도 의미가 없겠네.”
내가 포인트를 많이 걸자, 배당률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만약 지금 경기가 높은 등급 선수끼리의 경기였다면 1,000만을 넘게 걸어도 엄청난 배당률이 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초짜들… D등급끼리의 싸움이었다.
관심이 적은 만큼 관객수도 적고, 그만큼 포인트를 걸려는 사람들이 적었다.
‘그나마 봄이가 포함된 팀이 여자들만 있어서 이 정도겠지?’
아마 관객들 입장에서는 여자들 팀이 당연히 질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전투가 매일 일어나는 이런 세상에는 남자가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대다수니까….
대표적으로 1층에 있던 여관 패거리를 생각하면 편하다.
여자들 대부분은 힘을 쓰기보다는 남자들에게 붙어서 삶을 영위하고 있었으니까….
여기도 다를 건 없을 것이다.
나는 배당률 3배까지 잡히는 100만 포인트를 걸고 나서 더 이상 포인트를 걸지 않았다.
내가 여유롭게 포인트를 걸고 있자, 민하연이 입을 삐쭉 내밀며 한소리를 했다.
“수호야. 봄이 첫 경기인데 걱정 안 돼?”
“아….”
솔직히 걱정은 된다.
“걱정은 되지. 저 녀석들이 봄이 몸에 손끝이라도 건드리면 살생부에 적어둘 거야.”
“정말이지….”
민하연은 내 말에 피식 웃으며 내 옆에 앉아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기겠지?”
“….”
민하연의 걱정도 이해는 갔다.
상대편이 D등급 선수들이라고 해도 경기 자체는 한봄 팀보다 훨씬 많이 치렀을 것이다.
실력만큼 중요한 게 경험이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걱정은 없었다.
“이겨. 나만 믿어.”
한봄과 대치 중인 녀석들의 실력은 이미 꿰고 있었다.
경험이 많다고 해도….
‘레벨 10대 후반… 심지어 중반도 있네.’
체급이 달랐다.
원숭이가 태권도 10단, 유도 10단, 각종 무술을 섭렵하더라도 코끼리를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심지어 콜로세움은 전략을 짜기도 힘든 평지였다.
한봄 팀이 절대 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민하연은….
“후웃… 싸우는 건 봄이인데. 너를 믿으라고?”
“하하….”
민하연이 실실 웃으며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는 크게 한숨을 쉬며 어깨에 힘을 풀기 시작했다.
“그래도 수호,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안심은 된다.”
그 뒤, 박진희도 내 옆에 앉아서 셋이서 유리 벽을 통해 경기를 구경했다.
상대편은 한봄 팀과 마찬가지로 3명이었다.
다만, 한봄 팀과 다르게 근거리 두 명 원거리 한 명으로 이뤄져 있었다.
애초에 한봄 같은 힐러는 어디서 보기도 힘들고….
우리는 한봄 팀이 치르는 첫 경기라서 그런지 아무런 간식도 시키지 않고, 최대한 경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런 집중은….
“아… 너무 시시하게 끝났는데?”
오히려 우리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경기 시간은 고작 1분.
경기 시작과 동시에 손혜은이 타나토스의 군마를 소환해서 냅다 활쟁이에게 뛰어간 것이었다.
놀란 활쟁이가 화살을 쐈지만… 손혜은의 투창에 심장이 꿰뚫려 3초 컷으로 탈락했다.
그리고 나머지 검사 두 명은… 박선희 한 명에게 목숨을 내어줬다.
아마 궁수와 합을 맞춰놓은 게 있는데, 갑자기 죽어버려서 당황한 나머지 실력 발휘를 못 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한봄은….
“봄이는… 히든카드 같이 되어버렸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런데 저게 좋아 보이네. 봄이 능력은 최대한 숨기는 게 도움이 될 테니까.”
한봄이 힐러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를 것이다.
만약 한봄이 힐러라는 게 알려지는 순간 다음 경기에서 제거 1순위가 될 것이다.
“봄이가 아무것도 못 해서 실망하겠지만, 팀을 위해서는 이게 더 좋겠지.”
내 말에 양옆에 있던 여자 두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이렇게 첫 경기를 무난하게 넘길 수 있었다.
‘거기다 200만 포인트도 얻고 말이지~’
그 뒤에 우리는 긴장을 풀고는 요식 거리를 시킨 다음 경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한봄 팀이 출전하지 않을 때는 셋이서 누가 이길지 내기할 정도로 즐거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렇게 저녁까지 VIP 관람석에서 관람한 결과….
“완승이네. 완승~”
한봄 팀은 연승을 거두며 B등급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오늘의 경기는 여기까지였다.
“내일부터는 사람 많겠다. 그때는 좀 배팅률이 좀 올랐으면 좋겠네.”
나는 한봄 팀에 계속 배팅한 결과, 총 700만 포인트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포인트를 써도 써도 줄지 않는 세상….
내가 이렇게 번 만큼 다른 녀석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있겠지?
그렇게 자본주의의 향락을 맛본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민하연과 박진희와 같이 한봄 팀을 맞이하러 갔다.
나는 먼저 한봄에게 수고의 말을 건넸다.
“수고했어.”
“제가 뭘 했다고요….’
한봄은 마치 패배한 것처럼 고개를 축 늘이고 있었다.
그녀가 왜 이렇게 기운이 없는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자괴감.
하지만 한봄이 그런 자괴감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었다.
“봄이 너는 히든카드 같은 거니까 기운 내.”
“히히… 알았어요. 아저씨.”
그렇게 한봄을 위로하고는 박선희와 손혜은에게도 축하의 말을 건넸다.
서로 대화를 마친 뒤, 우리는 다음날을 기약했다.
“축하 파티는… 내일 하죠. 오늘은 푹 쉬세요.”
“네.”
아마 내일 있을 단체전은 오늘 있었던 경기와 차원이 다를 것이다.
상대의 레벨도 오늘보다 높을 것이고, 예상치 못한 직업이 튀어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그럼 내일 봬요!”
삼인방은 한봄의 인사를 받으며 호텔로 향했고….
“수호야, 밤길 조심해서 돌아와.”
“응.”
나는 삼인방을 따라서 한여름에게 향했다.
호텔에 도착한 뒤, 삼인방과 헤어지고, 한여름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내 눈에 비치는 한여름의 모습은….
“….”
마치 사형 집행인을 맞이하는 사형수의 모습이었다.
의자에 앉아,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웃으며 한여름에게 다가가서는 입을 열었다.
“자, 수금하자.”
“크윽….”
한여름은 내게 정확히 2,000만 포인트를 건네줬다.
이로써 내가 가진 포인트는 대략 5,000만 포인트… 포인트가 써도 써도 줄지를 않네….
나는 갑자기 올라간 포인트 수치에 마치 마약을 맞은 듯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캬… 쾌감 죽이네.”
“이 씨….”
한여름의 말은 욕을 한다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상황에 한탄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 굴욕에 젖은 한여름의 모습에 만족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자. 오늘도 열심히 일했으니까 즐길 시간이다. 야. 내가 얼마나 대단한 주인이냐!? 노예 복지까지 신경 써 주….”
“야….”
“응?”
나는 말이 끊긴 것에 화를 내지 않고 그저 한여름의 말을 기다렸다.
한여름은 좌절감이라는 검은 연기에 그을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부탁이다… 제발… 제발 업소는 가지 말자… 부탁이다… 응?”
“….”
한여름이 내가 침묵하자 자진해서 무릎까지 꿇었다.
“이렇게 빌게! 제발! 거기… 거기 가기 싫다고!!!”
“….”
한여름이 이렇게 애원하는 경우가… 있던가?
그야 몇 번 있긴 했었다.
하지만 그건….
‘회귀하기 전의 이야기지.’
한여름은 회귀할 각오가 생기면 지금처럼 굴욕스러운 행동도 서슴없이 행했다.
회귀자가 누군가에게 무릎을 꿇은 기억은 그저 이불킥을 차면 풀리는 혼자만의 추억일 뿐이니까.
하지만 지금처럼 여자에게 따먹히는 기억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아니, 오히려 회귀자라는 것을 후회하게 되는 지옥과도 같은 상황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한여름의 지금 모습은….
‘와… 진짜 애원하는 것처럼 보이네.’
한여름은 그동안 내게 굴욕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그런지 엄청난 연기력으로 나를 홀리기 시작했다.
진심이 들어있긴 할 것이다.
죽고 싶을 만큼 가기 싫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한여름의 모습을 본 나는….
‘어차피 회귀자 새끼의 말을 믿을 필요는 없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여름의 건너편에 앉아서 입을 열었다.
“야… 너 양심은 있냐?”
“…뭐?”
나는 지금까지 한여름을 보며 웃던 미소를 싹 지우고, 살의를 담아서 말을 쏘아댔다.
“너 지금까지 나를 몇 번이나 죽을 위기에 몰아넣었는지 기억하지?”
“어… 어어…?”
한여름은 마치 회귀를 인지한 인간을 보는 것처럼 놀란 눈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
“기억하냐고 묻잖아.”
“무… 무슨 말이야… 무슨….”
내가 만약 여기서 명령을 내리게 된다면 한여름은 회귀 사실을 낱낱이 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0층 보스전… 네가 억지로 끌고 가서 나랑 하연이랑 죽을 뻔했지?”
“아… 하아….”
한여름은 내 질문의 의도를 깨닫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번 심심해서 몰아넣어 봤는데, 반응을 보니까 잘했다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웃으며 넘길 내가 아니었다.
나는 한여름을 다른 방식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1층에서 내가 네 목숨을 몇 번이나 구해줬지?”
“그… 그건….”
나는 한여름을 붉은 초승달 집단에게서 구해준 적이 있었다.
그야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지만… 한여름은 그 사실을 모른다.
내가 진짜 구해준 줄 알 것이다.
“그리고 케르베로스를 상대할 때… 네가 날뛰어서 엉망으로 만들어서 내가 미끼가 됐던 것도 기억은 하냐?”
“그… 그건… 몰랐어….”
한여름이 안전지대를 엉망진창으로 쓰는 바람에 우리 파티는 전멸의 위기에 놓이기까지 했다.
그야 그것도… 사실 이벤트 보스전이라 결국 살았겠지만….
나는 그런 식으로 한여름을 몰아넣고는 고개를 삐딱하게 돌린 채 중얼거렸다.
“그런 짓을 해놓고 내가 잘 해주길 바라는 거냐?”
“….”
한여름은 절망이 담긴 암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본인도 깨달았겠지… 나와의 관계를 처음으로 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뭐… 애초에 서로 돌리고 싶은 생각도 없겠지만….’
어차피 지금 한여름의 모습도 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침묵한 한여름을 보며 코웃음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일어나. 가자.”
“….”
한여름은 침묵한 채 내 뒤를 졸졸 따라오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어떠한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그렇게 업소에 도착하고 나서 문을 통해 뒤에 따라오던 한여름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확인했다.
한여름의 표정은….
‘좋아…. 표정 살아 있네.’
살기를 풍긴다는 게 무엇인지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한여름의 상태를 확인한 이유는 단순했다.
‘마지막 층까지 회귀 잘 이용해 먹으려면 저 정도 깡이랑 인내심은 있어야지.’
나는 마지막 층까지 한여름을 끌고 갈 생각이다.
그가 여기서 주저앉으며 포기하게 만들 생각 따위는 없었다.
그렇게 한여름의 의지를 확인하며 만족한 나는 업소 안에 들어가서 한여름을 직원에게 맡겼다.
직원 한 명이 고개를 푹 숙인 한여름을 데리고 갔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실실 웃었다.
‘이가 빠지고, 마모되고, 녹슬고, 구부러져도 좋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실실 웃었다.
‘부러지지만 말아라.’
내가 실실 웃자, 옆에 있던 업소 직원이 내게 말을 걸었다.
“사장님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
“아….”
마침 찾아가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잘됐네.
하지만 나는 직원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한여름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리고 그가 코너를 도는 순간….
‘오오….’
살벌한 눈빛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한여름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아 놓은 나는….
“안내해주세요.”
기분 좋게 직원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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