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71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14화(714/1201)
위그드라실 (6)
<토너먼트전에 이어서 풀리그전의 지배자도 바뀌었습니다!!!>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진행자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후우….”
그리고 동시에 옆에 있던 민하연과 박진희도 한숨을 내뱉었다.
“휴우우우….”
두 사람은 그렇게 한숨을 내뱉고도 진정이 되지 않는지 계속 숨을 몰아쉬었다.
“와… 아슬아슬했네요.”
박진희의 말대로 정말 아슬아슬했다.
지금까지 치른 경기와 다르게 이번 경기는 외줄 타기를 하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손혜은이 상태 이상에 걸리고, 박선희가 죽을 뻔했다.
하지만 기본 순발력이 뛰어났던 한봄이 기지를 발휘해서 두 사람을 동시에 회복시키며 전황을 회복했다.
그렇게 회복하고 나서도 위험이 사라진 게 아니었다.
손혜은이 자기 군마와 상대편의 서포터를 교환하며 또다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하지만 손혜은은 즉시 군마를 재소환하며 상대 팀을 당황하게 했다.
박진희는 경기장에서 환호받으며 퇴장하는 손혜은의 모습을 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전설 직업… 진짜 대단하네요.”
박진희는 자기 손바닥을 바라보며 쥐었다 폈다 하며 중얼거렸다.
“나도… 저렇게….”
손혜은의 모습이 박진희의 열정을 자극한 듯 보였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전설 직업이 장난 아니긴 하네.’
풍부한 경험을 지닌 특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소환사조차 찍어 누르는 존재.
전설 직업과 특수 직업은 그런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경기도 이기고, 두 사람의 의욕도 끌어냈고… 경기 참가하길 잘했네.’
나는 그렇게 흐뭇하게 두 사람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축하해주러 가자.”
“응!”
“네!”
두 사람은 의욕에 불타오르며 내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풀리그전 경기가 끝나고 나서 한봄 일행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경비원의 통제를 받으며 콜로세움 사장 집무실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경비원에게 신원을 밝히고, 사장 집무실 앞에서 한봄을 기다렸고….
“아저씨!”
사장 집무실에서 나온 한봄이 내게 폴짝 뛰어서 안겼다.
“어때요? 우리 잘 싸웠죠!?”
“응. 진짜 대단하더라.”
“히히!”
그렇게 한봄을 시작으로 손혜은과 박진희에도 축하의 말을 건넸다.
“오늘 정말 잘하셨어요.”
“하하… 수호 씨 없었으면 이런 일 상상도 못했죠.”
“맞아요. D등급에서 놀고 있었겠죠.”
“그런 말씀 마세요. 저도 여러 분들 만난 게 그만큼 행운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하… 고마워요.”
내 말에 삼인방이 기분 좋게 웃으며 내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렇게 축하를 건네는 중에 민하연이 끼어들며 말했다.
“오늘은 그냥 못 넘어가겠네.”
이곳에 오고 나서 며칠 동안 컨디션 때문에 유흥 도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우리였다.
하지만 오늘은….
“술집 가죠. 오래간만에 진짜 제대로 마셔보자.”
걱정 없이 다음날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밤을 즐기기로 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술집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다들 이곳에 와서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을 들러본 적은 있어도 술집을 들른 적은 없었다.
가볍게 마실 게 아닌 만큼 눈치 보지 않는 곳을 가고 싶었지만, 아는 곳이 없으니 장소를 제안할 수도 없었다.
“일단 경비원에게 물어보면….”
나는 그렇게 자본주의의 힘을 다시 한번 만끽하려는 순간….
“괜찮다면 저희 집에서 드실래요?”
내 뒤에서 여성의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멍하니 내 뒤를 바라봤고, 나는 그런 모두의 시선을 대변하듯 뒤를 돌아서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어…?”
“불편하지 않으시면 집으로 초대하고 싶어서요.”
목소리의 주인은 한가을이었다.
..
..
나는 한가을의 뒤를 따라가며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 진짜 불편하네.’
불편한 건 나뿐이었다.
민하연과 한봄, 그리고 삼인방은 한가을의 제안에 오히려 고마워했다.
타인의 집에서 마시는 것이라 불편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이곳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들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한동안 이 도시에서 지낼 것이고, 술집이라면 나중에 괜찮은 곳을 물색해서 다시 가면 그만이니까.
다만 문제는 나였다.
‘하필 어제도 그렇게 보고 있을 줄이야….’
게꼬수가 하도 딸딸이를 쳐달라고 아우성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한번 쳐줬다.
사실 치기 전에 수없이 고민했었다.
객실 하나 대실해서 시원하게 치는 모습을 보여줄까 했지만….
‘그놈의 스릴은….’
게꼬수는 내가 스릴감을 가지며 자위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한사코 말해서 결국 한가을의 집에서 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재수 없게 또 걸린 것이고….
나는 채널 대화로 게꼬수에게 한소리를 날렸다.
“이게 다 게꼬수 때문이잖아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왜 내 잘못이야? 네가 들키지를 말았어야지!
이거 보소… 자기 잘못도 없다는 식으로 내빼다니.
하지만 이번만큼은 물러날 수 없다.
“게꼬수가 딸딸이 쳐달라고 해서 한가을이 본 거잖아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아니! 그러니까 네가 몰래 잘 쳤어야지!
끝까지 자기 잘못은 없다 이건가….
나는 그런 게꼬수의 채팅이 괘씸한 나머지 특단의 초치를 취했다.
그건 바로….
“저 이제 딸딸이 안 칠래요.”
금딸 선언.
내 금딸 선언을 들은 게꼬수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어… 자, 잠깐만… 그… 내, 내 잘못 같기도 하고…. 아니, 잘못 같습니다….
‘갑’처럼 채팅을 치던 게꼬수가 ‘을’도 아닌 ‘병·정’ 수준의 위치로 전락하며 굽신거리기 시작했다.
…효과 죽이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여튼 당분간 없어요. 나중에 시간 나면 해주겠지만….”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넹.
말 잘 듣네….
딸딸이 치는 건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나도 오랜만에 치고 나니까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했고….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딸감도 없이 딸딸이 치는 게 얼마나 허망한지 아세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그, 그래? 미… 미안.
갑자기 사과까지 하시네.
사람 민망하게 시리….
게꼬수는 사과의 의미인지 채팅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아… 내 예전 모습 보여줄 수 있으면 화끈하게 벗어주는데.
“….”
게꼬수가 여자라는 사실은 알았기 때문에 딱히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다만 저 자신감을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진짜 여신이라도 됐던 걸까?
하지만 여신이라고 하기에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내 전성기 모습 보면 네 고추 터졌을 텐데….
“….”
채팅이 저렴한 것을 넘어서서 너무 추잡했다.
뭐… 다른 채널도 마찬가지인 것 같으니까 딱히 신경은 쓰지 않았다.
저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니 궁금증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예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음… 방법은 있지. 다만 내 육신은 죽어서 없고, 과거에 만들어졌던 석상 정도는 위층에 남아 있지 않을까?
석상… 신이나 반신이었다면 석상 정도는 남아 있을 것이다.
다만, 석상이 남아 있다고 해도 문제가 있었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그런데 어차피 내 정체를 알려줄 수 없으니까, 봐도 모를 거야. 그게 룰이거든.
“흠… 그건 아쉽네요.”
석상을 보더라도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컸다.
위층에 올라가면 분명 여러 신을 기리는 석상이 진열되어 있을 테니까.
그렇게 대화가 마무리될 때쯤 한가을의 가게에 도착했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가게에 들어가서 한가을의 말을 기다렸다.
한가을은 쓰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1층이랑 2층은 영업하는 곳이라 좀 그렇겠네요. 대신 3층은 마음껏 사용해주세요.”
3층이라고 하면 한가을의 주거지였다.
3층 거실 정도면 충분히 술을 마시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가을이 그렇게 3층에 모든 사람을 이끌고 올라간 뒤, 거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부담 갖지 마시고 마음껏 즐겨주세요. 다만… 넘어올 거 같으면 꼭 화장실을 이용해주세요.”
“하하… 명심할게요.”
“저희 그렇게 놀지 않아요.”
박선희와 박진희가 연달아 말하며 한가을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한가을의 믿음이 깨지는 건….
“그럼 즐겨주세요.”
오래 걸리지 않았다.
***
한가을은 거실에 벌려진 참사를 보며 아연실색했다.
“으아….”
토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술을 다 흘리며 드시네….”
술과 안주로 사 온 음식들이 전부 쏟아져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화가 났냐고 하면… 화가 나지는 않았다.
그저 허탈할 뿐….
“…나만 멀쩡하네.”
한가을이 멀쩡한 이유는 술을 자제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역시 친하지 않아서 그런가….”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술을 함부로 권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어느 정도 멀쩡한 정신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최강의 술꾼인 민하연조차 어느새 뻗어서 성수호의 허벅지를 베고 자는 중이었다.
“흐이… 하아….”
한가을은 누워있는 성수호의 허벅지를 벤 채 자는 민하연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술이 많이 약해진 거 같네?”
민하연은 주당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술을 엄청나게 잘 마시는 편이었다.
그녀가 쓸데없이 남자에게 꿰이지 않은 이유는 술이 강한 것도 한몫했다.
그렇게 술에 강하던 민하연이 술이 약해진 것 같고, 성수호는….
“저 사람도 진짜 잘 마시네….”
민하연과 마지막까지 마실 정도로 술이 강했다.
둘 중 누가 강하다고 판단할 수 없었다.
거의 동시에 뻗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상황을 보며 딱히 한가을은 불만을 느끼지 못했다.
한가을은 불만이 아닌….
“뭐랄까… 끼기 쉽지 않네.”
소외된 듯한 느낌에, 아쉬울 뿐이었다.
술자리 초반에는 한봄이 한가을을 신경 써줬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한봄도 오늘은 주역이다 보니 성수호의 품에서 희희낙락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마 평소였다면 한봄이 한가을을 많이 챙겨줬을 것이다.
분명 그렇게 확신하면서도….
‘…아닐 수도 있지.’
한가을은, 한봄이 성수호에게 더 큰 마음을 주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목숨을 걸고 싸워온 남녀.
그런 사이는 어디 가서 쉽게 나오지 않는다.
서로의 등을 맡길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애정은 세상 어디에서도 굴복시킬 수 없는 매력을 담고 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
그게 지금 성수호와 그의 곁에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였다.
성수호를 중심으로 누워있는 여자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자고 있었다.
‘나도 저 안에 끼면… 저렇게 즐거울 수 있을까?’
한가을은 그렇게 생각하다가 금세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었다.
‘아냐. 나는 저 남자에게 끌리는 게 아니야. 그저 동료가 되고 싶은 것뿐이지. 무엇보다….’
한가을은 머리를 싸매며 자신의 침실로 향했다.
‘남의 집에서 무례하게 그… 그 짓을 하는 남자를 내가 좋아하게 될 리도 없고….’
한가을은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으며 자신의 침실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
“씨발!”
콰앙!!!
누군가 거친 목소리와 함께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반으로 쪼개질 것 같이 내리친 식탁은 다행히도 견고하게 자리를 버티고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너 때문에 술 쏟았잖아.”
식탁 위에 진열되어 있던 음식과 술들이 자리를 이탈해서 식탁을 더럽혔다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질타에도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욕설을 내뱉으며 다시 한번 식탁을 내리쳤다.
콰앙!
“지금 술이 문제냐!?”
남자의 말에 모두 침묵했다.
맞는 말이었다.
그들은 이곳에 온 지 20분이 넘게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술이 넘어갈 수 없는 존재들….
술집에 모여있는 그들의 정체는 성수호 파티에게 패배한 자들이었다.
그중에 식탁을 내리친 건….
“내가… 내가 그런 녀석에게 한 방에…!!!”
얼마 전까지 개인전의 지배자였던 도미 드레크였다.
그리고 그를 향해 한소리를 했던 자는….
“…술맛 최악이네.”
아까까지 단체전의 지배자 중의 하나였던 케닐이었다.
술집에 모인 건 도미 드레크와 케닐 팀, 총 네 명이었다.
두 파벌은 간간이 이렇게 만나서 술자리를 갖곤 했다.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도,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만남의 자리를 갖고는 입장료 조율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오늘….
“씨발… 성수호… 죽여 버리겠어!!”
그들 입에서 입장료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오히려 입장료를 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기 때문이었다.
도미 드레크가 흥분한 모습을 보며 케닐이 입술을 집 씹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분하니까 진정하라고…. 다음 주에 또 도전을….”
케닐은 자신이 도전자가 된다는 생각이 들자, 목소리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도미 드레크의 사정 따위는 상관없었다.
그가 지면 입장료 조율이 귀찮아지겠지만,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문제는 자리조차 못 지켰고, 다음에도 이길 자신이….
‘씨발… 엿같은 전설 직업….’
없었기 때문이었다.
케닐은 속으로 도미 드레크처럼 욕설을 내뱉으며 분을 삭일 뿐이었다.
그렇게 그들만 전세 낸 듯이 조용한 술집에….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꼴이 말이 아니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경계하듯 자세를 잡았다.
망토를 쓰고 있어서 신원이 불분명한 남자.
그 남자의 머리 위에….
“예전처럼 도움이 필요해 보여서 찾아왔다.”
붉은색 보석이 아름답게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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